북 한류특집② 한류, 주민의 삶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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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라디오문화마당-세상을 만나자’ 에서 2014년 새해를 맞아 보내드리는 북한한류 특집 두 번째 시간입니다.

오늘은 북한 주민에게 가장 인기 있는 남한의 대중 문화, 한류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고 한류가 북한 주민들의 생활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한류-북한주민의 삶을 바꾼다’ 편을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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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 텔레비전 프로그램 가운데 남한에 살고 있는 탈북자들이 출연해 꾸미는 ‘이제 만나러 갑니다’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채널 A 방송에서 제작 방송하는 프로그램인데요 지난해 11월 100회를 맞아 특집방송을 내보낼 만큼 장수프로그램 가운데 하나입니다.

(음악 : 사모곡 / 태진아)

" 북한 최고한류스타 태진아, 이병헌과 양대산맥"

100회 특집에서는 탈북자들이 북한에서 만나보고 싶었던 가수들이 출연해 축하무대를 가졌는데요 북한에서 만나보고 싶었던 최고의 한류스타로 뽑힌 가수는 태진아 씨였습니다.

MC( 여) :이분 정말 대단한 북한 한류의 열풍을 일으킨 분입니다.

MC( 남) : 그렇죠. 남북한은 항상 적이 아니라 동반자 관계가 돼야만 한다 그런 역할을 하실 분입니다.

( 음악 : 동반자 / 태진아)

탈북여성 한선화 씨는 북한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한류스타로 배우는 이병헌 씨 그리고 가수로는 태진아 씨가 가장 인기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MC( 여) : 태진아 씨 나오니까 탈북녀 분들이 입이 귀에 걸렸어요 너무 티 내는 거 아니에요?

탈북녀 한선화 : 제가 북한에 있었을 때 제 이상형이었어요. (북한에서) 태진아 선생님 젊었을 때 봤었거든요. 노란 손수건 할 때 다리를 이렇게 할 때 정말..

MC( 남) : 그 노래 알아요? 한번 해보세요

( 탈북녀 : 노란 소수건 노래 )

MC ( 여) 북한에서의 태진아 씨 인기가 이정도 일 줄은 몰랐는데요 선화 씨도 굉장히 좋아하셨다면서요

한선화 : 지금 손발이 떨려서.. 너무 신기하고.. 저희 어머니는 더 푹 빠졌어요

MC( 남) : 북한에서 태진아씨 인기가 정말 그렇게 있었어요?

한선화 어머니 : 그렇게 노골적으로 듣지는 못하지만 우리 친구들이랑 많이 들었어요 힘들고 어려울 때 너무 힘이 됐어요

( 음악 : 사랑의 미로 / 최진희)

북한 전역에 퍼져 있는 노래로 김정일마저 사랑하는 노래로 알려진 '사랑의 미로'는 소문 그대로였습니다. 노래의 주인공 최진희 씨는 북한을 방문하던 당시의 상황을 이야기하며 북한에서의 인기를 전했습니다.

최진희 : 평양 두 번 갔다 오고 금강산 갔다 오고 평양에서 정말 인상 깊었던 게 호텔에 있다가 판문점에 갔어요. 북한에서 판문점 쪽을 갔어요 그래서 우리나라 (한국) 군인들 하고 벽돌 가운데 있잖아요 거기서 악수했어요

MC ( 남) : 우리나라의 대중가요가 최초로 북한에서 알려진 게 최진희 씨 노래거든요, 다들 와~~ 그랬나요?

최진희 : 그럼요, 저는 여기서 북한 공연 가기 전에 북한에서 연형묵 총리가 우리나라에 왔었어요. 그때 저를 좀 보고 싶다고 해서 만나고 그때 북한에서 제 노래가 정말 많이 알려졌다는 걸 들었어요.

MC ( 남 : 이수진 씨 북에서 이 노래를 언제 들으셨어요?

이수진 : 군대 시절에 들었어요. 남한 초소에서 들려오는 노래를 들었거든요. 근무일지에 써놓고 가사를 익혔어요. 최진희라는 이름은 몰랐고 그냥 사랑의 미로를 알았어요

탈북녀 : 저는 평양에 오셨었을 때 방송을 통해서 봤는데 처음에 다른 노래를 부르시고 재청! 재청! 하니까 사랑의 미로 불러드리겠습니다. 여러분 이 노래 아시죠? 하니까 한 놈도 대답을 안 하더라고요 알면 안되니까..

MC : 최진희 씨 나오신 김에 좋은 말씀 한 마디 해주시죠.

최진희 : 북한에서 정말 목숨을 걸고 남한으로 탈출하셨는데 정말 보람 있고 행복감을 정말 많이 느끼면서 남한 생활을 잘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음악 : 사랑의 미로 / 최진희)

북한에 부는 한류 가운데는 남한의 대중가요를 비롯해 텔레비전 드라마가 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 음악 : 겨울연가 주제곡)

2008년도에 본격적으로 남한의 인기드라마들이 퍼져 나갔을 때 가장 인기 있는 드라마는 ‘겨울연가’와 ‘유리구두’ ‘가을동화’ ‘올인’ ‘천국의 계단’ ‘사랑이 뭐길래’ ‘대장금’ 순으로 알려졌고 영화로는 ‘장군의 아들’이 가장 인기 있었다고 합니다.

남한 텔레비전 드라마 겨울연가는 이미 10여년 전부터 북한에서 암암리에 퍼져 나갔던 걸로 보입니다. 2004년 일본의 한 신문이 보도한 내용을 보면 드라마겨울연가를 북한으로 갖고 들어간 북한청년이 공개처형 됐다고 합니다.

북한은 2004년 4월 형법을 개정해 외국에서 방송된 녹화테이프 또는 디스크를 북한에 반입할 경우 최고 5년 이하의 노동교화형에 처한다고 돼 있는데 김정일은 당시 그 청년을 공개처형 시키도록 했다고 합니다.

신문은 한국의 정보당국을 인용해 이 청년이 특권계층의 자제일 가능성이 크다며 북한에서는 특권층에서부터 한국 드라마나 화장품이나 의류 같은 한국제품의 유통이 은밀하게 많이 이뤄진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 음악 : 신사동 그사람 / 주현미 )

남한 노래로는 ‘내마음 별과 같이’ ‘사랑은 나비인가봐’ ‘신사동 그사람’ ‘사랑을 위하여’ ‘당신은 모르실거야’ ‘잘 있어요’ 등 대부분 트로트 곡이었고 인기 가수들은 현철을 비롯해 태진아, 송대관, 주현미, 설운도 등이었습니다.

연예인으로는 배용준, 장동건, 김희선, 권상우, 이영애, 등이 꼽혔습니다.

북한에서는 요즘엔 하루 만에 남한 텔레비전을 볼 수 있어 그 뒤에 나온 수많은 드라마나 대중가요가 북한 주민들에게 확산되고 사랑 받고 있을 걸로 보입니다.

실제로 최근 한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한 한 탈북여성 김아라는 북한에서 남한드라마가 인기라고 소개했습니다.

김아라는 지난해 SBS ‘도전천곡’ 프로그램에서 귀순방송인 전철우와 팀을 이뤄 출연해 노래실력을 뽐내기도 했습니다.

사회자가 "북한사람도 남한의 연예인을 많이 안다고 하는데 어떤가?"라고 질문하자 김아라는 "거의 다 안다. 남한의 드라마도 하루 만에 북한으로 가기 때문에 바로 바로 볼 수 있다. USB를 통해 간편하게 공유한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습니다.

휴전선을 넘어 부는 북한의 한류바람

( 음악 : 소원을 말해봐 / 소녀시대)

최근 북한에서는 태진아, 현철, 설운도 처럼 트로트 가수 위주에서 이른바 K-팝스타로 불리는 소녀시대, 빅뱅 같은 아이돌그룹의 노래와 댄스는 물론 ‘무한도전’, ‘1박2일’ 등 예능 프로그램들도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죠.

그런가 하면 씨름선수 출신으로 연예프로그램의 사회자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강호동과 국민 MC로 불릴 만큼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유재석이 북한에서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보도도 있습니다.

북한 전문 매체인 Daily NK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이 유재석, 강호동이 출연한 예능프로그램을 DVD 판매점에서 빌려보고 평양 소·중학교 학생들 사이에 유행하는 것 중 하나가 이 프로그램에 나오는 게임들이라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남한의 대중문화, 한류가 북한 전역으로 점차 번져 나가자 북한 당국이 한류 바람을 차단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10대와 20대 사이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다는 것이 최근 탈북자들의 증언입니다.

또한 북한군 내에서 한국 영화와 TV 드라마를 시청하다 적발되는 사례가 속출하는 것으로 전해져 북한에서 부는 한류가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하게 하고 있습니다.

( 음악 : 드라마 '천국의 계단' 가운데 '아베 마리아' )

북한 주민들은 남한 드라마나 영화를 볼뿐만 아니라 이를 모방하고 있다고 하죠. 북한 주민들 속에서 몸에 쫙 붙는 바지, 가슴이 파인 옷, 머리핀, 말투, 헤어스타일, 즉 머리모양의 변화 등 ‘한류’ 양식은 가장 인기가 많다고 합니다. 드라마를 본 주민들은 한국 배우의 머리 모양을 부러워하면서, 송승헌이나 송혜교 머리 등을 따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현재 '남조선 바람'의 영향으로 북한 사회의 변화를 이끄는 중심은 대부분은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들로 이런 '남조선 바람'은 북한 주민들의 생활은 물론 장차 북한체제의 변화를 가져오는 촉매제로 작용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습니다.

이렇게 오늘 날 북한 주민들의 가장 큰 관심거리는 한류라 말해도 과언이 아닐 텐데요, ‘인민의 낙원 건설’ 이라는 북한 당국의 선전 속에 꾸었던 꿈은 현실과는 동떨어진 환상이었지만 그 환상이 눈앞의 현실로 한류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고, 드라마 한편 속에 그대로 녹아 있기 때문입니다.

남한 영상물을 보다 단속에 걸리면 목숨까지 내 놓아야 할만큼 두려운 일인데도 눈앞에 펼쳐진 새로운 세계에 빠져드는 것은 북한주민들에게는 너무나 힘들고 지친 삶 속에서 유일하게 잡을 수 있는 희망의 끈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 음악 : 드라마 '천국의 계단' 가운데 '아베 마리아' )

라디오 문화마당-세상을 만나자 ‘북한 한류 특집’ 오늘은 두 번째 순서로 ‘한류-북한 주민의 삶을 변화시킨다’ 편을 보내드렸습니다. 제작, 진행에 이장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