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만나자] 클래식 거장들 넥타이 풀고 대중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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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자녀 정책으로 고령화 시대에 노인만 홀로 사는 이른바 빈둥지 노인가정이 늘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서 신효도 24계명이라는 효도지침이 나왔지만 반응이 신통치 않습니다.

( 음악 : 마이스키 첼로 연주)

- 엄숙하고 입장료도 비싸 대중과는 좀 거리가 있는 클래식 음악. 즉 고전음악의 기존 인식을 허물기 위한 노력으로 고전음악계의 거장들이 넥타이를 풀고 젊은이들에게 다가가가고 있습니다.

- 어떤 일을 정말 흥미를 가지고, 즐거움을 가지고 하지 않으면 절대로 굉장한 업적이나 성취를 낼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연세대학교 서은국 교수는 성공해야 행복한 것이 아니라 행복해야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말합니다.

‘라디오문화마당-세상을 만나자’ 오늘 순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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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dge Music / 세상에 이런 일도)

암 특효약은 '결혼'(?)

결혼은 해도 후회하고 안 해도 후회한다는 재미있는 말이 있습니다만 최근 의학계의 여러 연구 발표를 보면 건강 측면에서는 분명 결혼이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 가운데 이번에는 결혼이 암치료의 특효약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네요. 미국 메릴랜드 대학 의과대학 영상종양전문의 엘리자베스 니콜스(Elizabeth Nicols) 박사가 최근 발표한 내용을 보면 폐암 환자의 경우 배우자가 있는 사람이 독신인 사람보다 훨씬 오래 산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니콜스 박사는 2000년부터 2010년 사이에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치료를 받은 진행성 폐암 환자 16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분석 결과 3년 생존율이 결혼한 사람은 평균 30%인데 비해 독신자는 10%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에도 이와 비슷한 연구결과가 나왔었는데요 노르웨이 연구팀이 남녀 44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분석 결과 암으로 사망할 위험이 독신남성은 결혼한 남성에 비해 35%, 독신여성은 결혼한 여성보다 22% 각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보고가 있었습니다.

결국 사망률이 높은 질병의 경우 가까이에서 보살펴 주는 사람이 있으면 생존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그런 얘기가 되겠죠.

중국 고령화 대책 ‘신효도 24 계명’ 내용은 좋은데 실효성은 의문

고령 인구가 많아지는 건 비단 중국만의 문제는 아닙니다만 고령화 시대에 대비해 중국에서 부모님께 효도하는 24가지 효도지침. 이른바 ‘신효도 24계명’이 나왔습니다.

효도지침 내용 가운데 몇 가지 소개해 드리면 ‘부모님께 인터넷 서핑, 그러니까 인터넷에서 여러 가지 정보를 검색하는 방법 가르쳐 드리기’, ‘해마다 부모님 생신축하연 열기’, ‘혼자 사시는 부모님의 재혼 돕기’, ‘보험가입 해 드리기’, ‘부모님과 자주 여행가기’, ‘부모님의 옛 이야기에 귀 기울이기…' 이런 내용들입니다.

최근 중국 전국부녀연합회에서 만들어서 발표한 지침이라고 하는데요, 내용은 구구절절이 고령화 시대에 부모들을 기쁘게 해줄 수 있는 제안들로 가득합니다만 정작 중국의 젊은 층 사이에서는 이 효도지침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며 비웃음을 사고 있다고 합니다.

예컨대, '부모님과 자주 여행가기'의 경우 일부 전문직 종사자들은 가능할지 모르지만, 하루하루 먹고살기에 바쁜 2억5천200만 명의 농민공들에게는 꿈같은 얘기라는 거죠.

농민공은 농촌에서 도시로 이주한 도시 노동자들을 말합니다만 해마다 그 숫자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이들 가운데는 거의 하루도 쉬지 못하고 일하면서 수 년간 고향을 가보지도 못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또 부모의 건강 챙겨드리기 지침과 관련해서도 비평가들은 국가 건강보험이 잘 갖춰져 있다면 자식들은 부모의 건강을 그렇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현재 중국의 60세 이상 고령인구는 1억8천500만 명으로, 2050년이면 3배 가까이 늘어나 5억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특히 1970년대 후반 '한 자녀 정책'의 도입으로 외동인 자녀가 급증해 이른바 '빈 둥지 가구'가 늘어나면서 더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현재 전체 가구의 반 이상이 자녀가 출가하고 부모만 사는 빈 둥지 가구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전국인민대표회의는 고령화 진전에 따른 사회 충격을 막기 위해 자식들이 부모를 정기적으로 찾아가되,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부모가 자식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제출하기도 했는데요 그러나 구체적으로 방문 횟수 등을 언급하지 않아 실제 법이 적용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합니다.

(Bridge Music / 라디오 문화마당)

첼로 거장 마이스키, 강남 클럽 찾아 연주

클래식 음악, 즉 고전음악은 좀 격식이 있고 품위 있는 분위기를 떠올리게 되는데요, 그래서 대중에게 다가가는데 한계가 있다고 해서 격식을 허물고 대중에게 친근한 분위기로 접근하려는 시도가 많이 있어왔습니다.

최근 남한에서 젊은이들이 모여 최신 유행 음악에 맞춰 춤을 추기도 하면서 즐기는 클럽이라는 곳에서 고전음악계의 거장 첼로 연주자 마이스키가 연주를 한 것도 그런 시도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첼로의 거장이자 한국출신의 세계적인 첼로 연주자 장한나 씨의 스승으로도 잘 알려진 미샤 마이스키 씨가 지난 달 23일 요즘 싸이의 노래로 유명해진 서울의 번화가 강남의 한 클럽을 찾아 열정적인 연주를 들려줬습니다.

( 음악 : 마이스키 첼로 연주)

손에는 첼로를 들었지만 통상적으로 입는 연주예복인 턱시도 대신 편안한 티셔츠를 입고

나비 넥타이 대신 화려한 금목걸이를 했습니다.

화려한 영상시설과 무대미술 장치를 완벽하게 갖춘 가운데 2천 여명의 젊은이들이 마이스키의 연주에 흠뻑 빠져들었습니다.

(관객1 : 클럽 친구들이랑 놀러만 와봤는데 클래식도 듣고 하니까 좀 더 접하기 쉬웠고..)

(관객 2 : 기존의 클래식 공연은 제한된 곳에서 제한된 음악을 들을 수 있었는데 자유롭게 앉고 싶은 데 앉아서 공연 들을 수 있다는 게 정말 흥미롭습니다.)

이런 클래식 음악회와 젊은이들의 클럽과의 만남은 사실 이번 강남 연주회가 처음이 아닙니다.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를 위해 한 음반사가 2004년 독일 베를린에서 처음 시작했습니다.

이후 유럽과 미국의 여러 도시에서 인기를 끌었고, 한국에서는 지난 5월 기타리스트 밀로쉬에 이어, 이번에 미샤 마이스키가 클럽 무대에 섰습니다.

클럽 연주회에 참여하는 음악가들은 기꺼이 보수도 받지 않고 참여해 젊은이들과 소통하는 기회를 즐기고 있습니다.

(미샤 마이스키 : 분위기도, 청중도 다르고, 모든 것이 아주 다른 곳에서 이 멋진 클래식 음악을 연주하게 돼 정말 기쁩니다.)

' 록의 대부' 신중현, 28일 미국 LA서 단독공연

( 음악 : 미인 / 신중현)

한국에서 신중현 씨 하면 서양음악 한국 록 음악의 개척자로 불리우죠. 북한 주민 여러분에게 록음악은 여전히 좀 낯설게 느껴지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지금 들으시는 신중현 씨의 노래 미인에 중간 부분에 나오는 기타 연주 분위기가 록음악의 분위기입니다.

올해 이른 넷의 연세에도 불구하고 기타를 손에서 놓지 않고 있는 신중현 씨가 이번에는 록의 본고장 미국에서 단독 공연을 갖는다고 하죠. 오는 2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유서 깊은 공연장인 엘 에이 씨어터에서 열리는 초청 공연입니다. 초청한 회사는 음악 거장들의 옛 음원을 활발하게 재발매하고 재조명해 온 미국 음반사 ‘라이트 인 디 애틱 레코드’ 사입니다.

( 음악 : 미인 / 신중현)

신중현 씨는 1시간 정도 예정된 단독 무대에서 ‘석양’ ‘떠나야 할 그 사람’ ‘미인’ ‘할 말도 없지만’ 등 자신이 만들고 부른 인기곡들을 부르고 기타도 연주합니다.

이 공연에는 1970년대 전설적 포크가수의 신비로운 행적을 다룬 음악영화 ‘서칭 포 슈가맨’의 주인공 시스토 로드리게스(70) 도 무대에 오른다고 하죠. 한국에서 록 음악을 하는 음악가가 미국 음악계 초청으로 현지에서 공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입장권을 벌써 모두 팔렸다고 합니다.

신중현 씨는 지난 2009년 세계적인 기타 제조사인 펜더사로부터 기타를 헌정받은 뒤에 ‘라이트 인 더 애틱 레코드’의 제의로 대표곡 14곡이 담긴 음반 ‘아름다운 강산 : 대한민국 신중현의 사이키델릭 록 사운드’를 발매했고 1년 만에 미국 공연까지 하게 됐습니다.

( 음악 : 아름다운 강산 / 신중현)

(Bridge Music / 용기를 주는 한마디)

성공이 행복을 주는 게 아니라 행복이 성공으로 이끈다

사람들은 모두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갑니다. 많은 사람들이 흔히 성공을 하면 행복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서은국 교수는 인생에서 무엇을 이루어야, 즉 어떤 분야에 성공을 해야 행복한 것이 아니라 행복해야 성공적인 더 큰 인생을 살수 있다고 말합니다.

서은국 교수 : 우리는 흔히 이렇게 생각하잖아요? 인생에서 뭔가 성공을 얻으면 곧 행복해질 것이다.. 그런데 약 20년 간의 연구들을 보면 의외로 그 생각을 뒷받침 하는 과학적인 증거가 굉장히 미약해요. 역으로, 흥미롭게도 그 반대의 씨나리오.. 다시 말하면 성공을 해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행복한 사람들이 다양한 삶의 영역에서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 에 대한 생각을 지지하는 연구들은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요.

행복이라고 하는 것이 저는 개인적으로 오래 살게 해준다, 저는 뭐 그렇게 오래 살고 싶지도 않아요. 여하튼 그런 것 보다는 행복이 갖고 있는 중요한 장점 중에 하나가 뭐냐 하면 어떤 창의력의 중요한 어떤 자원이 된다고 하는 점이 있기 때문에 저는 행복한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분이 누군지 아세요? 2002년도에 경제학 노벨상을 받은 대니엘 케네만 (Kahneman, Daniel) 이라는 교수님인데 원래는 심리학자셨어요. 심리학자로 최초로 경제학 노벨상을 받으셨는데 이분이 스톡홀름에서 상을 수상하실 때 어떤 기자가 이런 질문을 했어요. ‘교수님은 평생을 공휴일로 없이 하루 종일 연구만 하셨는데 평생을.. 그렇게 몰두하신 이유가 뭡니까?’ 이랬을 때 뭐라고 대답하셨을까요? 출세하기 위해서? 훌륭한 아버지가 되기 위해서? ..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고 뭐라고 그러셨느냐.. ‘한마디로 연구하는 것이 너무너무 흥미롭고 너무너무 재미 있었고 거의 웃길 지경이었다..’ 어떻게 생각하면 가장 가벼운 대답이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가장 중요한 대답이에요.

어떤 일을 정말 흥미를 가지고, 즐거움을 가지고 하지 않으면 절대로 굉장한 업적이나 성취를 낼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저는 대학을 졸업하고 유학을 가서 행복이라는 것을 거의 반평생을 공부했어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을 많이 받겠죠? 그토록 오랫동안 공부를 하셔서 행복에 대해 알게 된 것이 무업니까? 참 난처한 질문이에요, 왜냐하면 공부를 하나도 안 한 제 여동생이 저보다 더 행복하거든요.

그래도 억지로라도 대답을 만든다면 그 중에 하나는 이거예요. 많은 사람들은, 특히 한국사람들이 좀 그런데 행복이라고 하는 것을 마치 인생의 피땀을 흘려가지고 노력하고 참고 해서 인생의 말미에 그 노력에 대한 대가로 얻는 무슨 쿠폰이나 보상, 이런 생각을 하면서 현재의 소소한 즐거움들을 그냥 없애고 참고 미래를 위해서 살아요. 인생에서 뭔가를 이뤄야지 그것에 대한 보상으로 얻는 것이 행복이다 이런 생각을 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런 연구를 보면 그렇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인생에서 어디를 가든 간에 행복감을 가지고 가는 삶과 행복감이 결여된 삶은 여러 가지 영역에서 질적으로 다른 결과를 창출해 낸다 그런 얘기를 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지금의 소소한 것. 지금 소소한 즐거움을 주는 이런 것들을 놓치지 마시고 지금 다 여러분 행복한 삶을 만드시길 바라겠습니다.

(Title Music)

라디오문화마당-세상을 만나자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제작, 진행에 이장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