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 Chopin - Nocturne No. 2 in Flat Major Op.9-2 / Dang Thai Son piano)
-러시아 출신, 베트남 출신 등 아주 특별한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들의 피아노 연주가 10월의 깊어가는 가을 밤을 수놓고 있습니다.
( 양창순 박사 : 가장 복잡한 관계고요, 가족은 복잡하기 때문에 가장 많은 노력이 필요한 관계고요, 가족끼리도 감정의 여과장치가 있어야 되고 가족관계에 있어서도 합리적인 기대치가 필요한 겁니다.)
-흔히 가족은 가장 가까우니까 서로의 노력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신경정신과 전문의 양창순 박사는 가까운 가족일수록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감정 표현도 조심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시한부 판정을 받은 한 미국 여성이 고통스럽게 죽음을 기다리기 보다 남편과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편안하게 죽음을 맞겠다고 존엄사를 선택한 사연이 담긴 동영상이 세계인들을 먹먹하게 하고 있습니다. 잠시 후 전해 드리죠.
‘라디오문화마당-세상을 만나자’ 오늘 순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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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세 최고령 트랜스젠더 탄생
트랜스젠더라는 말 들어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아마 북한에는 없을 거라는 생각인데요, 트랜스젠더는 성전환수술을 받고 성별이 바뀐 사람을 말합니다.
영국의 한 신문에 따르면 최근 81세의 나이에 성전환수술을 한 영국 최고령 트랜스젠더가 탄생했다고 하죠.
한때는 영국공군의 조종사이기도 했던 이 여성의 이름은 루스 로즈로, 성전환 수술 이전에는 제임스라는 이름을 가진 남성이었습니다.
루스는 9살때부터 자신의 몸이 남성인 것이 잘못 됐다는 생각을 가지고 지내왔지만 여성과 결혼을 했고, 반은 남자 반은 여자인 채로 삶을 이어왔습니다. 그러나 11년 전 세 명의 자식을 두었던 자신의 부인과 이혼한 뒤부터는 공공연히 여성의 삶을 살기 시작했고 4년 전부터는 꾸준히 여성호르몬 치료를 받아왔다고 합니다.
그러나 성전환수술을 결정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고 하죠. 용기를 내기에는 나이가 너무 많았기 때문입니다.
긴 고민 끝에 그녀는 결국 수술을 하기로 결정했고 닷새간의 수술과 8주에 이르는 회복기간을 가졌습니다.
이제는 완전한 여성으로 다시 태어난 그녀는 자신의 새로운 삶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하네요.
29 살 젊은 신혼 여성 '존엄사' 선택 사연에 세계가 울컥
안락사 혹은 존엄사라는 말도 여러분에게는 생소하실 것 같은데요, 최선의 치료를 다했지만 살아날 가망이 없을 때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품위를 지키면서 죽을 수 있도록 하는 걸 말합니다.
그러나 안락사나 존엄사는 윤리적인 혹은·종교적 문제뿐 아니라 법적, 의학적인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세계적으로 오랫동안 논란이 계속돼 오고 있고 대부분의 나라에서 적극적 안락사는 허용되지 않습니다.
유럽의 네덜란드를 비롯한 몇 나라에서는 합법화하고 있고 미국은 오레건주와 워싱턴주에서 법적으로 허용하고 있고 40개 주에서는 인공호흡기 제거 등의 소극적 형태로 허용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2009년 대법원이 무의미한 연명치료 장치 제거 등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려 사실상 소극적 안락사를 인정한 첫 사례가 있습니다.
최근 미국에서는 악성 뇌종양을 앓고 있는 29살의 브리터니 메이너드라는 여성이 고통스런 연명 대신 약을 먹고 편안히 눈감는 ‘존엄사’를 결정하고, 그 심경을 인터넷에 동영상으로 올려 보는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2012년 결혼한 메이너드는 최근 남편의 생일 이튿날인 11월1일 의사가 처방한 약물을 먹고, 남편과 부모, 친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놓고 남편과 함께 지냈던 침대에서 세상과 작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메이너드는 올해 1월 뇌종양 진단과 함께 6개월 밖에 살지 못한다’는 시한부 선고를 받았습니다. 악성 뇌종양이 환자를 천천히 고통스럽게 죽음으로 몰고 간다는 얘기를 듣고, 메이너드는 고통 속 연명보다 사랑하는 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담담하게 죽음을 맞기로 마음먹었다고 하죠.
메이너드는 자신이 살고 있는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존엄사가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존엄사가 법적으로 허용되는 오리건주로 거주지를 옮겼습니다.
메이너드는 자신의 선택이 절대로 자살이 아니라며 남은 날들을 가고 싶었던 곳을 여행하고 친지들과 아름답게 작별하고 평화롭게 세상을 떠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녀는 존엄사를 결정하기 전에 이미 많은 의사를 찾아봤고 치료방법을 찾아봤지만 치료가 안 된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합니다.
가을을 수 놓은 특별한 피아니스들의 연주회
이달 10월에 아주 특별한 두 피아니스트의 한국 공연이 있습니다. ‘괴물 같은 신예’ ‘무결점 피아니스트’로 불리는 ‘다닐 트리포노프’가 지난해에 이어 14일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연주회를 가졌고 오는 19일 예술의 전당 IBK 챔버홀에서는 베트남 출신으로 피아노의 서정시인으로 불리는 당타이손이 4년 만에 한국의 청중과 만납니다.
( 음악 : Chopin - 12 Etudes, op. 25 / Daniil Trifonov piano)
14일 공연을 가진 트리포노프는 러시아의 니즈니노브고로드에서 태어난 올해 스물세 살의 촉망 받는 피아노 연주자로 세계 주요 공연장과 음악축제에서 초청 1순위에 오른 인물입니다.
2010년 쇼팽 콩쿠르에서 3위, 2011년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이름을 알린 이후 세계적으로 가장 주목 받는 피아니스트로 손꼽힙니다.
트리포노프는 완벽한 테크닉, 즉 연주기교와 사려 깊은 음악성을 두루 갖추고 있다 또는 신예임에도 거장의 해석을 들려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최근 피아노 음악계에는 잘 생긴 외모와 차림새, 또는 무대에서의 화려하고 현란한 기교로 각광을 받는 젊은 인기 피아니스트들이 많지만 트리포노프는 자신을 돋보이게 하려는 태도는 전혀 없이 오직 음악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연주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 피아노의 서정시인 베트남 출신 피아니스트 ' 당타이손
10월에 한국 무대에 서는 또 한 사람의 특별한 피아니스트는 베트남 출신의 ‘당타이손’입니다.
올해 쉰 여섯의 나이인 당타이손은 1980년 쇼팽 콩쿠르에서 아시아인으로는 처음 우승을 차지해 화제가 됐습니다.
당시 그는 3개의 특별상(폴로네이즈상, 마주르카상, 콘체르토상)까지 거머쥐면서 세계적인 주목을 끌었습니다.
당타이손이 세계적인 피아니스트가 되기까지는 하노이 음악원 피아노과 교수였던 그의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고 하는데요, 폭격 소리가 들리는 베트남전쟁 피난지에서 나무 판자에 그려놓은 피아노 건반을 짚어가면 연습했던 일화는 유명합니다.
( 음악 ; Chopin Nocturne in E, Op.62-2 / Dang Thai Son piano )
당타이손은 1974년 베트남을 방문한 피아니스트 아이작 카츠에게 발탁돼 러시아로 유학, 모스크바 음악원에서 공부했습니다.
당타이손은 섬세하고 감성적인 연주뿐 아니라 겸손하고 따뜻한 성품으로도 동료 피아니스트들의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한국출신 피아니스트 백혜선 씨는 “당타이손은 피아니스트들이 좋아하고 존경하는 연주자”라며 “겸손과 순수함이 그대로 배어 나오는 연주, 듣는 순간 눈물이 나올 만큼 가슴 뭉클한 연주를 들려준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당타이손은 현재 캐나다 몬트리올 대학에 교수로 재직중입니다. 지난해에는 일본 NHK 초청으로 후쿠시마를 방문해 쓰나미와 원전 사고를 겪은 학생들에게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며 위로하기도 했습니다.
19일 열리는 4년 만의 한국 방문 연주회에서는 프로코피예프의 ‘잠깐 사이의 환영 op.22’와 슈만의 ‘다비드동맹 무곡’을 비롯해 라벨의 ‘우아하고 감상적인 왈츠’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 ‘물의 유희’ ‘라 발스’ 등을 연주합니다.
당타이손은 23일 저녁에는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KBS교향악단과 협연을 갖습니다.
이날 KBS교향악단 제687회 정기연주회에서는 모차르트 교향곡 34번 K.338 1악장, 멘델스존의 피아노 협주곡 1번, 브람스의 교향곡 2번을 연주합니다. 지휘는 요엘 레비 음악감독이 맡습니다.
(Bridge Music / 용기를 주는 한마디)
건강한 가족이 되는 비밀 (2), 양창순 마인드앤컴퍼니 대표
가정은 우리가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 접하는 사회이고, 가족은 처음 접하는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그 처음 접하는 사회와 사람들 속에서 세상을 배우고 인간관계를 배웁니다.
그러나 서로가 갖는 가족에 대한 오해로 인해 가장 가까운 사이가 가장 멀고도 상처를 주는 사이가 되기도 합니다. 마인드앤컴퍼니 대표이자 신경정신과 전문의인 양찬순 박사로부터 우리가 흔히 가족에 대해 갖고 있는 오해는 무엇인지, 그리고 건강한 가족관계를 맺기 위해 우리가 알아야 할 가족에 대한 진실은 무엇인지에 대해 들어봅니다. 오늘은 가족관계에 대한 오해에 대해 들어봅니다.
양창순 : 가족이란 게 참 불가사의한 관계입니다. 서로를 가장 아끼고 사랑하고, 이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 접하는 그렇게 중요한 관계이면서도 또 가장 깊은 상처를 주고받는 불가사의한 관계죠.
그래서 일본의 유명한 영화감독 기따노 다케시는 가족이란 누가 보지만 않는다면 그냥 갖다 버리고 싶은 존재라고 그랬습니다.
셰익스피어는요, 자기는 후회하기 위해서 결혼한대요, 어떤 기혼자는 혼자 살면 외롭고 둘이 살면 괴롭다고 그랬습니다. 그리고 어떤 성직자는 결혼은 또 다른 성직생활이라고 그러셨어요.
그게 왜 그러냐 하면 우리가 가족에 대해서 오해와 편견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누군가에 대해서 오해와 편견을 가지면 그 사람에 대해서 어떤 사람인지 제대로 알 수도 없고 그 사람과의 관계를 제대로 맺을 수가 없는 것이죠.
그럼 우리가 가족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오해가 뭐냐, 가족관계는 단순하고 평면적이다, 두 번째는 가족은 노력할 필요가 없는 관계다, 가족끼리는 감정을 다 표현해도 된다, 사랑하기 때문에 가족은 기대치가 커도 된다..
이게 오해면 그럼 진실은 뭡니까? 가족은요, 가장 복잡한 관계고요, 가족은 복잡하기 때문에 가장 많은 노력이 필요한 관계고요, 가족끼리도 감정의 여과장치가 있어야 되고 가족관계에 있어서도 합리적인 기대치가 필요한 겁니다.
정답이 나왔습니다. 가족관계는 복잡하다.. 예를 들어서 아버지, 엄마, 딸로 이루어진 가족 사이에서 파생되는 관계는요, 부부관계, 부모관계, 그 다음에 부녀관계, 모녀관계.. 이 세 사람으로 이뤄진 관계에서 네 가지예요, 그런데 동생이 생겼어요 그러면 네 가지에서 무려 열 한가지로 늡니다. 한번 그려보세요, 아버지 쪽의 형제, 엄마 쪽의 형제, 그러니 얼마나 복잡합니까..
그리고 가족은요, 다른 인간관계에 있어서는 문제가 안 되는 것까지도 문제가 되는 관계예요. 그렇잖아요? 다른 인간관계에서 잠자는 버릇, 밥 먹는 버릇, 화장실 사용하는 버릇.. 문제 안 되잖아요. 하지만 가족끼리는 그게 다 문제가 되지요. 그러니 얼마나 복잡한 관계입니까..
두 번째 가족은 노력할 필요가 없는 관계다.. 제가 맨 처음에 가족이 가장 노력을 많이 해야 하는 관계라고 그랬더니 어떤 분들이 막 화를 내시면서 피를 나눈 사이에 사랑하는 사이에 무슨 노력이 필요하냐.. 그래요.
네, 아까 말씀 드린 것처럼 가장 복잡한 관계이기 때문에.. 우리가 시험이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공부도 많이 해야 되죠. 그러니까 가장 노력이 필요한 관계입니다. 그런데 이 관계에서 가장 노력을 안 하기 때문에 우리가 서로 상처를 받는 거고요. 설사 노력을 한다 하더라도 그건 나 빼놓고 너네들만 노력해 이렇게 되니까 더 상처를 주고받는 거죠.
세 번째 오해, 가족끼리는 감정을 다 표현해도 된다.. 여러분들 한번 생각을 해보세요. 맨발로 못을 밟았을 때 하고 구두를 신고 못을 밟았을 때 어떤 때가 더 상처를 많이 받습니까? 내가 가족이라고 믿고 열어 보이고 다 얘길 했는데 나중에 싸울 때 넌 마마보이야, 그딴 식으로 살았으니 그거 밖에 못 하지 하면 그 상처가 더 큰 것이죠.
네 번째, 우리가 가족에게 기대가 큰 것은 그만큼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사랑이 아니고 가족을 내 소유물이다, 아니면 나의 어떤 욕구를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죠. 가족일수록 이 사람이 어떤 장점과 어떤 보완할 점을 가지고 있고 무엇을 원하는지 볼 수 있는 합리적인 기대치가 필요한 겁니다.
(Bridge Muscic / 내가 최고야)
한국의 신인가수를 발굴하는 인기프로그램인 ‘슈퍼스타-K6’가 요즘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 동안 예선을 끝내고11명의 최종 후보자 생방송으로 결선을 향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지난 주에는 11명의 팀 가운데 두 팀이 탈락했습니다.
그 동안 가장 큰 화제가 됐던 팀은 곽진언, 김필, 임도혁 세 남성으로 구성된 ‘벗님들’이었는데요 그들이 불렀던 ‘당신만이’ 라는 노래가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심사위원들로부터도 극찬을 받았던 노래 ‘당신만이’ 들으면서 오늘 라디오문화마당-세상을 만나자’ 마칩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제작, 진행에 이장균이었습니다.
(음악 : 당신만이 / 곽진언, 김필, 임도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