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만나자] 소월 시 노래하는 증손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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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장균입니다. 어느덧 한 해의 마지막 달인 12월에 접어 들었습니다. 벌써 연말 연시라는 말이 주변에서 자주 들리고 휴가 계획, 여행 계획을 세우는 사람도 많습니다. 남한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 그리고 제주항공 같은 저비용 항공사까지도 벌써 국제선 예약율이 90퍼센트에 육박하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 유럽, 동남아, 일본 노선은 물론 특히 따뜻한 지역인 괌이나 발리 푸켓 등으로 가는 노선은 거의 꽉 찼다고 하네요 이렇게 연말 연시에 세계로 세계로 떠나는 사람들이 많고 공항마다 인파로 북적이는데 북한의 평양 근처 순안 비행장과 고려항공을 떠올리면 참 초라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 세계의 항공사 전체 서비스를 점검해 우수 순위를 매기는 회사가 영국의 스카이트랙스입니다만 여기서 얼마 전 세계 최저 수준의 항공사로 북한의 고려항공을 꼽았다는 기사가 전 세계에 보도된 일도 있었죠

고려 항공은 약 20대의 러시아산 항공기를 보유하고 중국이나 러시아 스위스 불가리아 헝가리 체코 등에 취항하고 있다고 하죠, 이에 비해 지난 해 말 이미 500대를 넘어섰습니다만 남한은 수백 대의 최신 항공기로 전 세계의 하늘 길을 연결하고 있습니다. 비교 자체가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북한 당국이 입버릇처럼 외치는 강성대국, 과연 그 강성대국의 의미가 뭔지 새삼 궁금해집니다. 세상을 만나자 출발합니다.

온종일 게임만 하는 남편 사세요

북한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웹사이트에서도 간단한 컴퓨터 게임이 있어서 해본 적이 있습니다만 일반 자유세계에서 즐기고 있는 컴퓨터 게임은 여러분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종류도 다양하고 기술력도 엄청납니다. 문제는 이런 컴퓨터 게임들이 얼마나 실감나고 흥미진진한지 게임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데 있는데요, 이런 남편을 둔 한 여자 분이 참다 참다 못해 남편을 사가라고 시장에 내놨네요.

최근 미국 유타 주의 한 지방에 살고 있는 앨리스라는 부인이 남편 카일을 벼룩시장에 매물로 내놨다고 합니다. 벼룩시장은 집안에서 필요 없는 잡다한 물건들을 싼 값에 내놓는 시장을 말하죠. 앨리스는 남편을 매물로 내놓기 전에 시어머니에게 허락을 구했는데 시어머니조차도 그렇게 하라고 허락을 했다고 합니다.

남편을 팔기 위해 매물로 내놓으면서 올린 광고 글이 재미있습니다. ‘내 남편 카일은 관리하기가 쉽습니다. 세시간에서 다섯 시간 마다 밥과 물만 주면 됩니다. 거기에 인터넷이 있어야 하고 게임을 위한 공간도 필요합니다.’ 이런 내용입니다.

돈과 성공 만이 행복을 주지 않아요

오스트리아의 한 백만장자가 전 재산을 자선 단체에 기부하고 한 달에 1,350달러로만 생활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돈이 행복을 주는 것이 아니라고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칼 라베더라는 사람이 주인공인데요 어릴 때 부터 가난했기 때문에 돈이 행복을 가져다 준다고 믿고 부자가 되기 위해 열심히 일해오다가 문득 자신이 돈을 더 벌기 위해 노예처럼 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모든 것을 기부하기로 결심했다고 하죠.

그는 부인과 함께 아프리카와 남미 같은 곳을 여행하면서 많은 가난한 사람들의 생활을 보고 자신이 가진 부와 그들의 가난이 서로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돼 죄의식을 느꼈다며 결국 자신의 사업체, 자택, 별장, 고급 자가용을 모두 팔아 제3국을 돕는 자선단체를 설립했다고 합니다.

도덕성 추락 어떻게 해야 하나 – 중국 공무원 논술 과목 주제

중국 사회에서 심각한 병폐로 지적되는 ‘도덕성 추락’ 현상이 드디어 공무원 시험 논술 문제로 등장했다고 하죠. 28일 베이징천바오에 따르면 전날 전국적으로 치러진 공무원 시험 논술 과목에서 '어떻게 중국인들의 도덕관념을 건설해야 하는가'가 주제로 제시됐다고 합니다.

제목과 관련해 인용된 지문에서는 중국의 도덕성 추락 현상을 보여주는 사건들이 제시됐다고 하는데요 예를 들면 비계가 적어서 상품성이 적은 돼지를 키우려고 사료에 금지 약품을 넣은 사건을 비롯해 최근 사례들이 많이 열거됐다고 합니다.

중국 정부가 공무원 시험에서 도덕성 추락 현상을 정면으로 다룰 정도면 중국 당국도 이 문제를 얼마나 심각하게 여기고 있나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중국은 작년 말 GDP(국내총생산)를 기준으로 세계 2위의 자리에 도약하는 등 최근 수년간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듭했지만 국민의 의식 수준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원자바오, 즉 온가보 중국 총리도 지난 4월 중난하이에서 연 좌담회에서 "중국이 급속한 경제 발전에도 도덕 수준은 크게 뒤떨어진다"며 "윤리와 신용 문제에서 개선이 없다면 진정한, 존경 받는 강국이 될 수 없다"고 강조한바 있습니다.

할아버지 시처럼 힘든 사람 위로하고 싶어요 – 소월 증손녀 김상은

한국인에게 가장 사랑 받는 민족 시인 하면 누구나 서슴없이 김소월이라고 대답하겠죠. 북한 주민 여러분도 김소월의 시 한 두 편쯤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 분들이 많으시리라 믿습니다.

남한에서도 김소월은 현대시 100년 사상 최고의 시인으로 꼽히고 있고 한국인의 애송시 1위에도 김소월의 ‘진달래꽃’이 항상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또 남한의 교과서에 가장 많이 실린 시도 김소월의 ‘엄마야 누나야’ ‘진달래 꽃’입니다. 그의 시를 가사로 노래한 가곡이나 대중가요도 많습니다.

(음악 : 가곡 진달래꽃 / 이은하의 초혼)

김소월의 본명은 김정식이고 소월은 호입니다. 평안북도 정주에서 태어나 한국 근대 문학사를 대표하는 서정시인으로 평가 받고 있지만 평탄하지 않았던 삶만큼이나 김소월에 대한 평가도 북한에서는 순탄치 않았습니다.

1960년대에는 봉건, 유교 사상으로 낙인 찍혀 그의 고향 평북 영주군 곽산면에 있는 묘소 앞에 세워진 시비마저 뽑히는 수난을 겪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20년 넘게 어둠 속에 묻혔던 소월의 문학은 92년 김정일 위원장이 ‘주체문학론’을 발표하면서 일제 때 진보적인 작품을 창작했던 신채호, 한용운, 김억, 정지용 등과 함께 직접 이름까지 거론하면서 이들의 복권을 지시하면서 다시 세상으로 나오게 됐다고 합니다.

그러나 2000년 북한이 펴낸 조선문학사에서도 김소월에 대한 평가는 그리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조선문학사에서는 김소월이 깊은 비애의 정서를 노래함으로써 1920년대 시단에서 민요풍의 시를 개척하고 발전시켰지만 노동계급의 계급적 이념과 인민적 입장에서 출발하지 못해 1920년대의 시대적 높이에 이르지 못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김소월은 생전에 4남 2녀를 두었는데 삼남인 정호 씨만 남한에서 살다 세상을 떠났고 그의 딸 김은숙 씨와 아들 김영돈 씨가 남한에 살고 있습니다. 김은숙 씨는 2006년 세상을 떠난 김정호 선생은 생전에 북에 있는 형제들을 만나고 싶다고 했고 이산가족 상봉 신청을 했는데도 웬일인지 이뤄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김은숙 씨는 아버지가 6.25전쟁 때 북한 의용군에 끌려갔다 포로가 된 후 남한을 선택하고 풀려난 반공포로였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남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김소월의 가족으로 남한에 살고 있는 후손으로 손녀 김은숙 씨와 그의 아들 김영돈 씨 외에 김소월의 맏딸의 맏딸의 맏딸 즉 증손녀가 남한에서 기독교 복음성가 가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노래를 불렀습니다. 김상은 씨는 자신의 증조할아버지 김소월의 시에 곡을 붙여 노래했습니다.

(음악 : 김소월 시에 곡 붙인 노래들 / 김상은 )

김상은 씨가 지난 9일 노래를 부른 곳은 서울에 있는 차병원그룹 병원의 하나인 차움이었습니다. 김씨의 남편이 차병원 의사이기 때문입니다. 김상은 씨는 증조 할아버지의 노래를 부를 때 할아버지의 마음을 더 많이 담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합니다.

김상은

: 할아버지의 시를 노래 할 때는 어떡하면 할아버지의 마음을 더 담을까, 그리고 어떡하면 이 시를 잘 전달할까 이런 거를 더 많이 생각하게 돼요

내년이면 김소월 시인의 탄생 110주년을 맞습니다.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 어두웠던 시절 한국인에게 위로를 주었던 자신의 시를 이제는 그의 증손녀가 노래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김상은

: 할아버지가 그 한 세상에서 많은 민족을 위로하는 시를 쓰셨듯이 저는 할아버지의 시를 다시 한번 노래하면서 힘들 때 그리고 외로울 때 제가 도움이 되는..

(음악 : 김상은 /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빛..)

(Bridge Music / 내가 최고야)

한국뿐만 아니지만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연예 쪽에 재능이 있는 사람을 공개적으로 뽑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많습니다. 이른바 오디션 프로그램이라고도 하는데요 경쟁자들을 계속 물리치고 난 최후의 일인자를 뽑는 생존 방식인 서바이벌 형식의 프로그램도 많습니다. 상금도 상금이지만 우승 자체가 인기 연예인으로 가는 지름길이나 다름없어 경쟁이 치열합니다. 그중에 KOREA'S GOT TALENT 줄여서 코갓텔이라고 부르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미국과 영국의 프로그램을 본 따 만들었죠.

지난 6월에 최성봉이라는 앳된 모습의 한 청년이 출연해 심사위원을 울리고 방청객을 울리고 나중에는 온 국민을 울렸습니다. 부모를 잃고 다섯 살 때부터 고아원에서 자랐고 온갖 어려움을 딛고 자란 그의 험난한 과거와는 달리 그가 부르는 노래는 너무나 아름다웠기 때문입니다. 그의 노래는 유튜브라는 동영상 사이트에 올려져 전 세계인을 감동시켜 마침내는 미국의 유명한 뉴스채널 CNN에도 출연했습니다.

심사위원과 방청객을 울렸던 당시 노래 들어보죠.

(음악 / 넬라판타지아 / 최성봉)

간디의 신발 한 짝 : 두 짝 다 있어야 신지 않겠나..

인도의 민족운동 지도자이자 인도 건국의 아버지인 마하트마 간디는 청년 시절 어느 날 기차에 오르다 신발 한 짝을 떨어뜨리자 곧바로 나머지 한 짝을 그 곳으로 던졌습니다. 그리고 이유를 묻는 친구에게 대답한 말은 주변에 모인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기차가 플랫폼을 막 출발했습니다. 그런데 실수로 신발 한 짝을 기차 밖으로 떨어뜨렸다면 여러분은 어떤 행동을 했을까요? 어떤 친구는 바닥에 주저앉아 울 것이고 어떤 친구는 화를 못 이겨 가슴을 칠 것입니다. 하지만 세계적인 인권운동가이며 인도의 독립운동지도자였던 간디는 조금 다른 선택을 했어요. 어느 날 간디는 친구와 기차를 타려다 실수로 그만 신발 한 짝을 떨어뜨리고 말았습니다. 기차가 속력을 내기 시작해 신발을 주을 수가 없었죠 그러자 간디는 얼른 나머지 신발 한 짝마저 벗어 금방 떨어뜨렸던 신발을 향해 기차 밖으로 던져 버렸답니다. 친구가 의아해서 그 까닭을 물었어요. 그러자 간디는 미소 띤 얼굴로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만일 누군가 저 신발을 줍는다면 두 짝이 다 있어야 신을 수 있을 게 아닌가’ 그 곳에 모인 사람들은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간디의 생각과 행동에 모두 감탄했습니다. 이런 긴박한 순간에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의 신발 한 짝까지도 던져 주었던 간디는 20세기 최고의 성인으로 많은 사람의 존경을 받고 있답니다.

라디오문화마당-세상을 만나자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제작, 진행에 이장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