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장균입니다. 해마다 이 맘 때면 자주 등장하는 말이 다사다난했던 한 해라는 말입니다만 2011년 남한의 연예계에도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이른바 문화대통령으로 불린 서태지와 이지아의 결혼과 이혼 얘기를 비롯해 연예계 최고의 사회자로 군림했던 강호동의 잠정 은퇴선언, 그리고 노래나 연기 등에 뛰어난 인재를 발굴하는 경연프로그램 이른바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이 거셌던 한 해였습니다. 오늘 세상을 만나자는 2011년 남한의 연예계를 되돌아 보는 시간으로 마련합니다.
서태지-이지아 결혼과 이혼
북한 주민 여러분 가운데도 젊은 세대 가운데는 서태지를 아는 분들이 계시겠죠. 요즘 남한에서는 아이돌(idol) 가수 혹은 아이돌 그룹이라는 말을 자주 들을 수 있습니다만 원래 아이돌은 영어로 우상이란 뜻입니다만 아이돌 가수나 그룹은 은 주로 청소년들에게 큰 인기를 얻는 가수나 그룹을 말하죠. 요즘 아이돌 가수나 그룹이라면 빅뱅, 아이유, 티아라, 소녀시대, 2pm, 원더걸스, 비스트, 엠블랙, 시크릿, 동방신기… 등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그리고 이런 아이돌 가수나 그룹은 남한은 물론 전 세계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죠. 전 세계적으로 한국의 아이돌 가수나 그룹의 노래, 이른바 K-POP의 열풍이 뜨겁습니다. 이런 아이돌 그룹의 원조, 그런 바람을 처음으로 일으킨 그룹이 바로 ‘서태지와 아이들’입니다. 1992년에 지금 들으시는 ‘난 알아요’로 등장을 했을 때 그 열기는 엄청났었죠
얼마나 인기가 있었던지 서태지와 아이들이 텔레비전에 나와서 입었던 옷은 다음 날 많은 청소년들이 너도 나도 사 입었습니다. 후에 서태지는 문화대통령으로 까지 불릴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이 서태지가 무려 14년 동안 언론과 대중은 물론, 주위의 측근들까지 감쪽같이 속이고 이지아와 결혼과 이혼을 했다는 사실은 온 국민을 큰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서태지와 텔레비전 배우 이지아는 지난 1993년 미국에서 처음 만난 후 1997년 미국에서 결혼식을 올렸다고 하죠, 당시 이지아의 나이는 19살이었고, 한국에서 은퇴한 후 바로 미국으로 건너간 서태지의 나이는 25살이었습니다. 그 후 두 사람은 2009년, 정식으로 이혼했습니다.
결국 12년만의 결혼생활에 종지부를 찍은 두 사람의 관계는 영원히 묻힐 뻔 했지만 올해 4월, 이지아가 서태지를 상대로 ‘위자료 및 재산분할 청구 소송’을 진행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됐습니다.
이 후 두 사람은 소송을 취하하는 과정에서 몇 차례 갈등을 보였지만 결국 합의하고 각자의 길을 가게 됐습니다.
현재 서태지는 새 앨범 발매를 준비 중에 있고 이지아는 다시 텔레비전 배우로 돌아와 드라마에 출연하고 있습니다.
강호동 잠정 은퇴
남한에서 씨름의 일인자를 천하장사라고 합니다만 이 천하장사 출신으로 독특하게 방송 연예프로그램 사회자로 최고의 인기를 누린 사람이 바로 강호동입니다. 북한 주민 여러분 가운데 남한 텔레비전을 자주 보시는 분들은 익히 강호동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다들 아실 텐데요.
지난 1993년 MBC에서 개그맨, 즉 희극 연기자로 방송가에 선보인 이래 18년 동안 방송가의 천하장사로 군림했던 강호동은 벌어 들인 많은 돈만큼 나라에 내야 할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았다는 혐의를 받고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스스로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잠정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강호동 은퇴 선언 기자회견 : 안녕 하십니까 강호동입니다. 최근 세금과 관련한 불미스러운 문제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죄 드립니다. 저는 젊어서 씨름을 했습니다. 씨름 선수 시절 국민 여러분들의 응원으로 천하장사까지 오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연예인이 되어 다시 시청자 여러분들의 분에 넘치는 응원과 관심 속에 지금 많은 프로그램의 MC 라는 자리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의 사랑이 없었다면 지금의 강호동이 없었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여러분의 사랑에 실망을 드렸습니다. 저는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입니다. TV를 통해 시청자 분들께 웃음과 행복을 드려야 하는 것이 저에게 주어진 의무이자 명령입니다. 그런데 제가 지금과 같은 상황에 어찌 뻔뻔하게 TV에 나와 얼굴을 내밀고 웃고 떠들 수 있겠습니까, 제 얼굴을 본들 시청자 여러분께서 어찌 마음 편히 웃으실 수 있겠습니까, 그리하여 저는 이 시간 이후로 잠정 연예계를 은퇴하고자 합니다.
강호동의 잠정은퇴로 연예계는 엄청난 지각변동을 빚었는데요, 강 호동은 은퇴 당시 KBS 2TV ‘1박2일’, MBC ‘무릎팍도사’, SBS ‘강심장’ ‘스타킹’ 등 방송3사 간판 예능프로그램 진행을 맡고 있었기 때문에 강호동의 은퇴는 방송가에 큰 파장을 몰고 왔었습니다.
K-POP, 전세계로 뻗어나가다
2011 년은 지구촌 전역에서 한국 가요, K-POP의 발길이 안 닿은 곳이 없었던 한 해였습니다. 아시아 시장에서는 이미 오래 전 자리를 굳힌 한국 가요는 유럽, 북미, 남미, 중동, 호주 등 전 세계 곳곳에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아시아 최대의 음악시장이라는 일본은 이미 수많은 국내 아이돌 그룹이 진출해 성공을 거뒀죠. 동방신기는 올해 1월 일본의 오리콘 싱글 월간차트, 즉 인기가요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었고 소녀시대와 카라는 올해 상반기에만 각각 26억엔, 21억엔 미화로 2천5백만 달러 가까운 수익을 올렸습니다.
이 밖에도 샤이니, 2PM, 비스트, 엠블랙, 시크릿, 레인보우, 씨엔블루, FT아일랜드 등 10여 팀 이상이 올 한해 일본에서의 활약이 컸습니다.
올해 들어 K-POP, 한국의 젊은 세대의 가수와 그룹이 부르는 한국가요는 일본과 아시아를 넘어 전세계로 뻗어나갔죠. 미국, 프랑스, 영국, 브라질 등지에서 많은 가수와 그룹의 공연이 펼쳐졌습니다.
서인영과 나인뮤지스는 중동 최대 뮤직 페스티벌 ‘얏살람 2011’ 무대에 올라 중동까지 진출했는데요 공연뿐만 아니라 인터넷이나 손전화 등을 통해 음악을 내려 받는 음악 시장에서 남한의 인기 가요들이 판매되는 액수도 크게 늘고 있습니다. 이런 K-POP의 눈부신 움직임을 세계 각 나라 현지 언론들도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그룹 티아라 매니저인 박규현 씨는 남한 방송 인터뷰에서 이제는 남한 내 이곳 저곳을 공연하러 다니는 게 아니라 세계를 무대로 공연을 다니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박규현 : 예전에는 저희가 차량으로 광주, 대구, 부산, 킬로 수를 얘기했어요, 오늘 800킬로미터를 뛰었다.. 그런데 지금은 비행기로 일본을 갔다 오고 베이징을 가고.. 이러다 보니까 하루 생활권의 나라들을 왔다 갔다 하다 보니까 킬로 수가 마일리지로 바뀐 거죠..
‘나가수’ 열풍
MBC 방송의 ‘우리들의 일밤 – 나는 가수다’ 프로그램에서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혼혈 가수 인순이가 불렀던 아버지 라는 노래입니다.
MBC의 나는 가수다는 ‘나가수’로 불리며 올해 엄청난 인기와 화제를 불러 일으켰습니다. 김건모, 이소라, 백지영, 윤도현, 박정현, 김범수, 정엽 등 최고의 가수들이 모여 서바이벌, 즉 탈락자를 내는 경연방식으로 화제가 됐죠.
높은 인기만큼이나 말도 많고 탈도 많았습니다. 탈락한 가수에게 재도전 기회를 주었다 해서 프로그램을 탄생시킨 프로듀서가 도중 하차하는가 하면 탈락자 대신 계속 새롭게 투입되는 가수와 관련해서도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았습니다.
숱한 논란 끝에 방송 10개월에 접어든 ‘나가수’는 이제는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은 모습입니다. ‘나가수’는 주말 시청률이 가장 높은 황금 시간대에, 다양한 연령층의 실력파 가수들의 노래를 들을 수 있게 해줬다는 점만으로도 여러모로 의미가 깊은 프로그램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오디션 춘추전국시대
2011년 올 한해는 지난해에 이어 경연프로그램, 오디션 열풍이 거셌던 한 해였습니다. Mnet의 '슈퍼스타K'와 MBC '스타오디션-위대한 탄생' 외에도 지상파 방송사와 케이블채널들은 앞다퉈 오디션 프로그램을 내놨습니다.
분야도 기존의 음악 외에 연기, 코미디, 다이어트, 패션 등으로 넓어졌습니다. MBC는 자사 신입 아나운서를 공개적으로 선발하는 '우리들의 일밤-신입사원'코너를 내놓았고 KBS는 취업기회를 제공하는 '휴먼 서바이벌 도전자'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오디션 즉 예능에 뛰어난 소질을 뽑는 경연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인기가 높은 프로그램은 역시 노래 오디션이라고 할 수 있죠.
MBC의 위대한 탄생에서는 중국 연변 출신 청년 백청강이 큰 인기를 끌었고 마침내 대상을 차지했습니다
지난 5월27일 방송된 결승전에서 상금 3억원, 미화로 30만 달러 정도 되는 거금이죠, 이와 함께 중대형 자동차를 상으로 차지했습니다. 이날 백청강은 이영현의 '체념'을 자신만의 색깔을 입혀 애절하게 불렀습니다.
올 한해 노래방 애창곡 1위는 아이유의 ‘좋은 날’
올 한 해 남한의 노래방에서 가장 많이 불려진 노래는 아이유의 ‘좋은 날’이었습니다. 전국에서 170만 번 넘게 불려졌습니다.
깜찍한 외모에 뛰어난 가창력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올해 열 여덟 살의 앳된 소녀, 아이유의 노래 ‘좋은 날’ 들으면서 올 한해 남한의 연예계 이모저모를 결산해 본 ‘세상을 만나자’ 순서 마칩니다.
며칠 남지 않은 한해 잘 마무리 하시고 어렵고 힘든 나날일지라도 언젠가 반드시 좋은 날이 오리라는 희망으로 새해 맞으시길 바라겠습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제작, 진행에 이장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