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의 큰 별’ 신해철 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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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 민물장어의 꿈 / 신해철)

-지난 27일 세상을 떠난 가수 신해철 씨의 빈소에 평소 그를 아끼던 많은 연예인들과 일반인들의 발길이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거침없는 발언과 실험적인 음악 정신으로 대중음악의 흐름을 바꿨다고 평가 받는 신해철 씨의 갑작스런 죽음에 한국 가요계는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임충식 회장 : 저는 평상시에 살면서 내가 누구를 만나느냐, 어떤 책을 읽느냐가 인생을 바꿔놓을 수도 있다고 믿는 사람인데 적어도 세계적 피아니스트의 만남이 제 인생의 한 부분을 바꿔놨습니다. )

-공기업의 대표인 임충식 회장은 베트남 출신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와 만남을 통해 환경을 탓하기보다 환경을 극복하는 법을 배웠다고 말합니다.

-악어와 함께 춤추는 사나이.. 무슨 얘길 까요? 잠시 후 세상에 이런 일도 에서 전해 드립니다. '라디오문화마당-세상을 만나자' 오늘 순서 시작합니다.

(Bridge Music / 세상에 이런 일도)

"악어와 함께 춤을"

몸무게가 136㎏에 달하는 거대한 악어와 '춤'을 추는 남성의 모습이 포착돼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미국 루이지애나의 한 강변에서 거대한 악어와 '춤을 추는' 주인공은 스물 아홉 살의 '런스 라크로스'라는 남성인데요, 여행 가이드, 여행 안내인으로 일하는 런스 씨는 물 속에서 악어를 머리위로 번쩍 들어올리는가 하면 입에 문 간식을 악어의 입에 직접 넣어주는 묘기까지 보여줘 지켜 보는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있습니다.

런스 씨가 이렇게 악어와 친할 수 있게 된 건 지난 20년 간 강가에서 수영을 하며 악어와 오랜 친분을 쌓아왔기 때문이라고 하죠. 그 동안 비록 손가락을 물리는 등 가벼운 부상을 입은 적은 있지만 단 한 번도 악어에게 심하게 물린 적은 없다고 합니다.

지난 5월 루이지애나로 여행을 떠난 한 여행객이 런스 씨와 악어가 함께 노는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려 유명해졌는데요, 사진을 찍은 이 여행객은 배를 타고 강을 지나던 중 안내인인 런스 씨가 강으로 뛰어들었을 때는 모두들 깜짝 놀랐다며 이후 거대한 악어와 놀라운 장면을 연출할 때에는 모두 믿지 못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여아 시체 150구와 생일파티…엽기 범죄 충격

이번엔 좀 으시시한 얘깁니다. 러시아에서 3년 전 있었던 일인데요, 3년 전 일이 왜 지금 또 얘기가 되는가 하면 이 이상한 사건을 일으킨 범인이 정신병자로 인정돼 그 동안 치료가 된 걸로 여기고 최근 다시 재판을 받으면서 그 범행 전모가 자세히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은 무덤에서 여아 시체 150구를 꺼내와 각 유골에 여자용 투명 양말인 스타킹, 그리고 여자용 옷인 드레스 등을 입히고 자신의 생일파티, 생일잔치를 치른 그야말로 엽기적인 범죄행각이었습니다.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타임스 영국 판은 3년 전 러시아에서 실제 벌어진 믿기 힘든 여아 시신 150구 절도사건을 25일 소개했는데요, 범인은 46세의 러시아의 역사학자 아나톨리 모스크빈으로 지난 2011년 아동 시체 훼손과 절도 혐의로 체포됐습니다.

그런데 모스크빈은 사실 평소에는 이런 정신병적 질환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만큼 점잖고 영리했던 인물이라고 하죠.

이웃의 증언에 따르면, 그는 무려 13개 국어를 구사할 정도로 머리가 좋아 '천재'라는 별명으로 불렸고 지금까지 13권에 달하는 러시아 역사책을 집필했고 지역 역사박물관에서 강의를 한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멀쩡한 겉모습 이면에는 여자 아이 시체를 탐하는 끔찍한 정신질환자의 모습이 감춰져 있었는데요. 그는 동네 공동묘지에서 3살에서12살 사이 여자아이 시신을 몰래 파내 집으로 가져와 붕대 등을 이용해 미라처럼 만든 뒤 다시 드레스를 입혀 치장하는 행위를 오랫동안 지속해왔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그의 이런 행동은 시신이나 유골에 애착을 갖는 정신질환인 네크로필리아(necrophilia)에 기인한 것으로 진단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그는 동네 무덤가의 덤불이나 빈 관에서 노숙을 했던 적도 몇 번 있었다고 하죠.

2011년 당시 법원은 모스크빈은 정식 혐의를 적용할 만큼 온전한 정신 상태가 아니라고 판단, 3년 간 정신과 치료를 받고 다시 재판을 하도록 조치했고 3년이 지난 지난 주, 법원은 다시 한 번 모스크빈의 재판을 유예했는데 여전히 그의 정신상태가 온전하지 않다고 판단돼 계속 집중적인 정신과 진료를 받게 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Bridge Music / 라디오문화마당)

(음악 :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 / 신해철)

지난 27일 마흔 여섯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가수 신해철 씨에 대한 애도와 추모의 분위기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 여러분에게는 좀 낯선 락이라는 강한 음악, 그리고 실험적인 음악을 많이 시도 했던 가수라 그리 친숙한 가수는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북한 주민 여러분도 축구 좋아하시니까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국민응원 구호로 꼽히는 '대~한민국 짝짝짝짝짝' 이 응원소리는 아시는 분들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Act : 대~한민국 짝짝짝짝짝)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국가대표축구팀 공식응원단 붉은악마의 요청으로 신해철 씨가 만든 응원가 '인 투 디 아레나(IN TO THE ARENA)'에 바로 이 소리,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외쳐봤을 만한, 너무도 익숙한 '대~한민국 짝짝짝짝짝'의 리듬과 멜로디가 나옵니다.

가수 신해철 씨는 지난 22일 갑자기 심장 작동이 정지돼 수술을 받고 병원에 입원했다가 다시 장 협착 수술을 받고 혼수상태에서 지난 27일 밤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습니다.

신해철 씨는 1988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무한궤도라는 그룹의 일원으로 대상을 받으면서 세상에 알려졌고 이후 1992년 록밴드 '넥스트'를 만들어 활동했고 그 뒤에는 혼자 노래를 하기도 하고 그룹에 참여해 노래도 하면서 많은 활동을 펼쳤습니다.

(음악 : "REBOOT MYSELF" - A.D.D.A / 신해철

최근에는 6년 만에 새 음반 '리부트 마이셀프'를 발표해서 본격적으로 다시 활동을 펼치려는 강한 의욕을 보이기도 했었습니다.

90년대를 보통 일반적인 가요 보다는 소리가 훨씬 강한 록음악의 선두주자로 평가 받는 신해철 씨는 노래 뿐만 아니라 평소 자신의 생각을 꾸밈없이 직선적으로 얘기하는 가수로 그 거침없는 성격 때문에 '마왕'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신해철 씨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돌연 영국 유학을 떠났고 이후, 전자음악을 접목한 새로운 형태의 음악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심야 라디오 음악프로그램 진행자로 무명의 가수나 밴드들을 발굴해 내기도 하고 텔레비전 프로그램에도 출연해 정치계든 음악계든 가리지 않고 거침없이 비판했습니다.

( MBC 100분 토론 출연 신해철 : 전반적으로 정치인들이 보여준 자질이라든가.. 오늘도 치열한 전쟁중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국회의원 여러분들의 모습을 볼 때 여당, 야당을 막론하고 청소년들이 보기에 그다지 모범적인 모습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엉뚱한 '동방신기'나, '비'를 청소년유해매체로 지정할 것이 아니라 국회 자체를 유해장소로 지정하고 뉴스에서 차단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신해철 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 취임 이듬해인 2004년 문화부 장관 후보 물망에 오르기도 했는데요, 그때 그는 인터뷰에서 "내가 장관 나부랭이나 하려고 음악을 해온 줄 아느냐"고 대꾸했습니다.

(음악 : 내 마음 깊은 곳의 너 / 신해철)

신해철 유언장 "다음 생에 태어나도 당신 남편"

아까운 나이에 세상을 떠난 신해철 씨가 남긴 유언장 내용이 그를 아끼던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는데요, 신해철 씨는 지난 2011년 7월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아내와 아이들을 위해 영상 유언장을 남긴 바 있습니다.

당시 신해철 씨는 "집안 친척 중 급사한 분들이 몇 있는데 갑자기 돌아가신 분은 가족들에게 마지막 작별인사를 못한다"며 유언장을 작성한 이유를 밝혔죠.

그는 유언장에 "결혼 전 자살충동의 경향이 굉장히 센 편이여서 조절하는 훈련이나 치료를 받았는데 아이들이 생기고부터는 너무 행복해서 저절로 치유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나도 당신의 남편이 되고 싶고 당신의 아들, 엄마, 오빠, 강아지 그 무엇으로도 인연을 이어가고 싶다"며 아내 윤원희에 대한 뜨거운 사랑을 다시 한 번 확인했습니다.

자신의 장례식장에서 울려 퍼질 곡이라고 말한 '민물장어의 꿈' 도 화제

(음악 : 민물장어의 꿈 / 신해철)

신해철 씨의 죽음에 충격과 애도의 물결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그의 빈소에는 신씨가 자신의 장례식장에 울려 퍼질 노래라고 꼽았던 '민물장어의 꿈'이란 노래가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저 강들이 모여 드는 곳 성난 파도 아래 깊이/한 번만이라도 이를 수 있다면 나 언젠가/심장이 터질 때까지 흐느껴 울고 웃으며/긴 여행을 끝내리 미련 없이' 신해철 씨는 2010년 6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노래 중 뜨지 못해 아쉬운 한 곡을 꼽아달라'는 질문을 받고 "'민물장어의 꿈'이라며 '이 곡은 내가 죽으면 인기를 얻을 것이다, 내 장례식장에서 울려 퍼질 곡이고 노래 가사는 내 묘비명이 될 것이다' 라고 답했습니다.

(음악 : 민물장어의 꿈 / 신해철)

신해철씨가 지난 7월21일 방영된 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출연해 남긴 말도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신해철 씨는 '한국 청년들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진행자의 부탁에 "신은 당신이 잘되는지 아닌 지엔 관심이 없고, 당신이 행복한지 아닌 지에만 관심이 있다. 자신의 행복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신해철 : 그 꿈이 꼭 행복이랑 직결되는 건 아니라는 거.. 네가 무슨 꿈을 이루는 지에 대해서 신은 관심을 갖지 않는다.. 하지만 행복한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엄청나게 신경을 쓰고 있다 그러니 오늘 잘 되고 있는지 아닌지는 모르겠는데 지금 당장 행복한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항상 지켜보고 있으니까 그것이 훨씬 중요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Bridge Music / 용기를 주는 한마디)

문화예술에서 배우는 삶 _신용보증재단중앙회 임충식 회장

신용보증재단중앙회 임충식 회장은 자신의 공직생활 경험과 자신의 또 다른 관심분야인 문화예술계를 접목시켜 동반상승효과를 내고자 노력하고 있는 분입니다.

임 회장은 자신에게 가장 깊은 감명을 준 베트남 출신 피아니스트 당타이손과의 만남을 계기로 얻은 교훈, 즉 어떤 악조건 속에서도 환경을 탓하지 않는 성실한 노력에 대해 강조합니다.

(음악 : Chopin Nocturne in E, Op.62-2 / Dang Thai Son piano)

임충식 : 그렇게 공직생활을 하다가 2005년도로 기억됩니다 드디어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와의 만남이 저의 생을 바꿔놨습니다.
저는 평상시에 살면서 내가 누구를 만나느냐, 어떤 책을 읽느냐가 인생을 바꿔놓을 수도 있다고 믿는 사람인데 적어도 세계적 피아니스트의 만남이 제 인생의 한 부분을 바꿔놨습니다.
바로 당타이손이라는 베트남 출신의 피아니스트입니다. 이 당타이손은 1980년도 제10회 쇼팽 콩쿠르에서 동양인 최초로 우승한 분입니다. 그런데 그 사람은 놀랍게도 베트남 출신입니다. 문화의 불모지인 베트남 출신입니다.
1958년 생인 당타이손은 어머니가 하노이 음악원의 피아노과 교수였습니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배웠고 그런데 월남전이 발생하니까 온 가족이 시골로 피난을 갔습니다. 거기서도 역시 어머니 덕분에 피아노를 배우게 됐습니다
그러나 미군들이 그 마을에 포위망을 좁혀오니까 어쩔 수 없이 밀림 속으로 피난을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가족들은 놀랍게도 중고 피아노를 끌고 밀림 속으로 피난을 간 겁니다. 그 밀림 속에 있는 동굴 속에다가 피아노를 갖다 놓고, 물론 그 동굴 안에는 전기가 없죠
촛불이나 횃불을 켜 놓고 그 상태에서 연습을 했고 더 놀라운 것은 미군들이 만약 밖에서 수색작전을 펼치는데 피아노 소리가 나면 안되지 않습니까? 그때는 널빤지에다가 건반만 그려놓고 소리 내지 않는 손가락만 연습했다는 것입니다. 그러한 악조건에서 연습한 분이 동양인 최초의 가장 권위 있는 쇼팽 콩쿠르의 우승자가 됐다는 것입니다.
제가 2005년도에 그분의 음악회에 갔습니다 자기의 주영역인 쇼팽의 곡들을 연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연주를 듣다가 갑자기 제 머리를 스친 게 있었습니다. 아.. 바로 저거구나.. 저런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도 좀 더 잘하는 분야가 있는데 좀 더.. 역시 모짜르트 곡보다는 쇼팽 곡 연주를 더 잘하더라 이거죠. 제가 볼 때..
그렇다면 어이 임충식이.. 너도 너만이 할 수 있는 게 뭐냐 너 만이.. 그렇다면 네가 할 수 있는 클래식 음악과 발레와 오페라 등을 통해서 뭔가 메시지를 전하는 강의를 해보면 어떠냐는 생각이 갑자기 연주회 도중에 떠오른 것이죠.
그래서 저는 그래 맞다 싶어서 바로 그 당타이손과의 만남을 계기로 해서 제가 중소기업 시책을 하던 걸 그만 두고 제가 강의자료를 만들어 가지고 직접 강의를 하기 시작한 게 바로 2006년도부터입니다.
그러다가 결정적인 사건은 제가 수년 전에 광주 전남 중소기업청장으로 근무 할 때 어느 교회의 요청에 의해서 강의를 한 적이 있습니다.
뭐가 전달하고 싶었는가 하면 결국 환경을 탓하지 말라는 그런 메시지였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 날 글을 받게 됐습니다. 그 교회에서 강의를 들었던 여자 분 중에 너무 삶이 힘들어서 자살을 생각했던 분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저한테 글을 보내기를 '청장님 덕분에 제가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나를 다시 살려주신 청장님께 감사 드립니다' 라는 글을 받았습니다. 그때 저는 많은 생각을 했죠. 아.. 나의 강연이 한 사람의 목숨을 구할 수 있는 거구나…
이런 등등을 경험하면서 또 다시 한번 문화예술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신념이 확산됐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음악 : 길 위에서 / 신해철)

신은 여러분의 꿈을 이루었느냐 아니냐 보다 여러분이 지금 행복한가 아닌가에 엄청난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신해철 씨의 얘기를 되새겨 봅니다. 힘들게 고난 속에 살아 가시는 북한 주민 여러분을 하늘은, 신은 결코 외면하지 않으실 거라는 생각을 해보면서 오늘 라디오 문화마당-세상을 만나자 마칩니다. 제작, 진행에 이장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