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라디오문화마당-세상을 만나자 이장균입니다.
오래 전부터 북한이 내걸었던 인민의 낙원, 강성대국이라는 말은 북한 주민에게는 빛 바랜 구호가 돼가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이 처한 현실이 세월이 지나도 나아지기는커녕 가난과 배고픔이 여전히 주민들에게 고통을 안고 주고 있기 때문이죠.
북한 당국으로 봐서는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일일 텐데도 부끄러워하는 기색도 보이질 않습니다. 오히려 그 동안 많은 지원을 해준 남한을 위협하고 비난하는 목소리만 높습니다.
그럼에도 북한 주민 여러분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남한에는 많습니다. 배고픔과 질병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일은 체제나 이념이나 그 어떤 것보다 우선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라디오문화마당-세상을 만나자 이 시간에는 연말을 맞아 북한 주민 여러분의 힘든 삶을 안타까워하고 여러분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따뜻한 마음들을 모아봅니다.
체제나 이념, 정치적인 이해관계를 떠나 당장 굶주리고 각종 질병으로 목숨을 위협받는 북한 주민은 살려놓고 봐야 한다며 북한 주민 돕기 사업을 계속해 오고 있는 단체들이 많습니다만 그 가운데 하나가 해외개발원조단체 '봄'입니다.
사단법인 '봄' 김원 이사장 – 죽어가는 생명은 이념, 정치 우선해 살려야
사단법인 '봄'을 이끌고 있는 김 원 이사장은 광장 건축환경연구소 대표로 평범한 건축가로 활동해 오다 지난 2010년부터 아예 단체를 따로 만들어 북한주민을 돕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김 원 이사장은 지난 2004년 6월 북한을 직접 방문하고 나서 정말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찾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김 원 이사장 : 그때 그... 어깨동무 재단이라는 게 지금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그 역시 북한의 어린이들, 병든 어린이들을 의료사업으로 돕자는 단체인데.. 그때 그분들과 같이 평양에 어린이병원을 짓는 데 다녀왔습니다. 지금도 병원이 잘 되고 있으리라고 생각하는데 그 병원 건축을 완공하고.. 어린이들의 병 치료라는 게 기초체력이 없으니까 치료가 잘 안 된다고 그래서 처음에는 여기서 분유, 우유 등을 가져다 먹여보려고 그랬어요, 그런데 그걸 아이들이 못 받아들이더라고요 그래서 두유공장을 차려줬죠. 지금 병원하고 두유공장이 아주 잘 되고 있다고 보는데 그때 가서 본 것이 참 절실하게 그건 정말 필요한 일이다, 그런 생각을 계속해왔죠.
남북관계 단절되면 북 어린이들에게 큰 피해
김 원 이사장은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단절될 때 그 피해를 가장 크게 입는 층은 북한의 어린이들이라고 말합니다.
김 원 이사장 : 체제, 그런 얘긴 하고 싶지 않지만 어린아이들한테는 그런 책임이 없거든요. 그리고 이렇게 (남북관계가) 나빠졌을 때 가장 피해를 받는 게 어린아이들이고.. 특히 병 걸렸을 때 치료 못 받는 거 이건 정말 억울한 일이죠, 그 백신 약품과 일회용 주사기, 냉장 키트, 알코올 솜 이런 거 다 포함해서, 운송비까지 다 포함해서 한 명한테 주사 놓는 비용이 우리 돈으로 천 원이에요, 단돈 천 원을 가지고 그 애들한테 평생 간염이 안 걸리는 예방주사를 놔줄 수 있다는 것은 생각해 보면 참 엄청난 일이에요.
김 원 이사장의 북한 주민 돕기는 인도적이라든가 동족에 대한 지원이라든가 그 어떤 수식어에도 우선하는 그저 죽어가는 생명은 살려야 한다는 데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김 원 이사장 : 사상을 떠나서 인도적이라는 말도 붙이기 이전에 설사 사람이 아니더라도 다른 경우라도 죽어가는 생명을 보면 우선 살려놓고 보자는 생각이 들 텐데 정말로 형편없어요.. 정말로 이런 체제, 논쟁, 이런 걸 떠나서 할 수 있는 일이 또 있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걸 충실히 하고 또 상황이 좋아지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고...
월남민 김용찬씨 – 고통의 나날이더라도 희망 갖고 포기하지 말아야
남한에는 6.25전쟁 때 남한으로 내려온 많은 북한주민들, 이른바 월남민들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한 분인 김용찬 씨는 취업지원회사로 특히 탈북자 취업에도 관심을 많이 기울이는 코리아리쿠르트의 이사를 지내면서 자신처럼 북한이 고향인 많은 탈북자들이 남한 정책을 도왔습니다.
김용찬 씨는 현재의 고통이 아무리 견디기 힘들더라도 언젠가는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날이 온다는 꿈을 포기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김용찬 이사 :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정의는 언젠가 살아날 거고 진리는 언젠가는 드러나게 돼 있기 때문에 지금 당하는 고통이 힘들고 어렵고 정말 견디기 어려운 경우를 당하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그래도 꿈을 포기하지 말고 언젠가는 나도 자유를 누릴 수 있을 때가 오지 않겠나..
지금 당장의 현실만 바라봤을 때는 굉장히 어렵겠지만 그러나 당장 지금을 볼 것이 아니라 조금만 고개를 들어 앞을 내다본다면.. 동서남북은 사람이 모두 막을 수 있다고 합니다. 동서남북은 사람이 다 막을 수 있지만 위로 터져 있는 건 막을 재간이 없다는 거죠, 사람의 힘으로는.. 그래서 하늘을 만들어 줬다는 우스개 같은 소리도 있죠 사실.. 그래서 정 답답할 때는 하늘을 쳐다보라는 말도 있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볼 때는 머지 않아서 좋은 날은 오리라고 믿고요 그때까지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기도하는 생활을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특별히 기독교인들, 처음에 넘어왔을 때는 거의 다 기독교인들이 넘어왔거든요, 해방직후에 넘어올 때는 거의 다 기독교인들이 넘어왔기 때문에 사람들이 지금도 북한주민들을 위해 기도를 하고 있어요. 포기를 하지 않고,,
지금 반세기가 지났다고 하지만 아직 포기하지 않고 북한 주민들을 위해 정말 눈물 흘리며 기도하고 있는 먼저 남한에 내려온 탈북인들이 있기 때문에 절대로 포기해서도 안되고 분명히 지금 북한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그날이 오리라고 저는 믿는 거거든요. 그 기도를 계속하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영화 '크로싱' 장면)
북한 함경도 탄광마을의 한 가족 얘기를 다룬 영화 '크로싱' 북한 주민 여러분 가운데도 보신 분들 계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생생한 북한 주민의 실생활을 들여다 볼 수 있었고 북한에도 가족간의 뜨거운 사랑은 남한의 여느 가족과 조금도 다름이 없다는 걸 느끼게 해준 영화였습니다.
영화 '크로싱'을 만든 김태균 감독은 북한 주민 여러분의 고통에 무관심했던 자신에 대한 반성으로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김태균 감독 : 이 영화를 찍으면서 저도 스스로 많은 질문과 반성을 했습니다. 내 안에 얼마만한 사랑이 있는가.. 우리 북쪽에서 고생하는 동포 여러분들, 여기 와 있는 탈북자 분들.. 또 제3국을 떠돌고 있는 우리 민족들에 대해서 얼마나 제가 사랑을 갖고 있는가.. 그런 사랑 없음에 대해서 반성하면서 만든 영화입니다.
그곳에도 가족이 있고 그곳에도 사랑이 있고 아마 어떤 체제를 만들어 내더라도 그것은 끊으려고 노력을 해도 안 끊어지는 부분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그것이 다 살아있습니다. 흩어진 가족들이 얼마나 그리워하며 마음 아파하고 자식 못 먹여서 또 늙으신 부모 봉양 못해서 가슴 아파하는지 그게 또 우리 민족 안에 같이 공감대를 형성하리라 믿고 만들었습니다.
지금 핵 문제 이런 걸로 너무 가려져 있는 인권 문제가 이 영화를 통해서 좀 더 많이 알게 되고 또 그들을 이해하게 되고 해서 마음이 흘렀으면 좋겠습니다.
이 영화가 고통 당하고 있는 탈북자들, 이 땅에 와서도 소외돼 있는 분들, 또 북녘 땅까지 이 영화가 전해진다면 그들을 위해 어떤 사람들이 눈물을 흘린다는 사실, 그것으로 그들에게 위로를 주고 싶고 대한민국 사람들에게는 저들의 고통을 보면서 자기 가족의 소중함을 돌아볼 수 있고.. 서로 위로가 되는 영화였으면 좋겠고요,
남한에는 북한 동포를 돕기 위한 많은 단체가 있습니다. 정부 기관이 아닌 NGO, 즉 비정부기구 단체가 대부분인데요, 크게 일반 민간단체와 종교단체로 구분됩니다.
대화와 경색 국면이 계속 반복되는 남북관계의 어려운 상황에서도 많은 민간 단체, 종교 단체들은 꾸준히 북한 주민을 돕는 일을 계속해 오고 있습니다.
2010년 12월에 시작된 '손과 마음 선교회'도 남북의 정치 관계를 떠나 고통을 겪고 있는 북한 동포를 돕자며 그 동안 대북지원 활동을 해오던 교회들이 모여 만든 북한 선교 단체입니다.
진실과 정직한 마음 전해야
김 목사는 선교회가 단순한 물질적 지원이 아닌 기독교 정신에 바탕을 두고 북한 주민에게 생명과 자유, 희망을 전하는 일을 사명으로 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김창범 목사 : 아직은 저희가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지원규모가 미미한 상태입니다. 그러나 저희가 하고자 하는 목적 자체가 북한에 생명, 자유, 희망을 전하자, 그리고 우리가 사는 남한의 진실과 북한의 현실에 대한 자각, 이것을 분명하게 해주기 위해서 여러 가지 정보를 전달하는 일을 목적으로 하자 해서 저희가 조금씩 조금씩 추진을 하고 있죠
김창범 목사는 굶주림과 물자 부족으로 고통 받는 북한 주민에게 물질적 지원은 많은 도움이 되는 게 사실이지만 그동안 거짓 선전에 속아 오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고 살아온 북한 동포들에게 더 소중한 것은 외부에서 전해지는 진실하고 정직한 마음이라고 말합니다.
김창범 목사 : 실제로 저희가 선교하는 과정에서 많이 느끼는 것이 뭐냐 하면 진실하고 정직한 내용에 대해서 북한 사람들이 매우 굶주려 있다는 사실이죠, 상당히 갈증을 느끼는 거죠. 그래서 진실과 정직한 내용을 그들에게 전해줬을 때 이분들은 눈물을 흘릴 정도로 너무너무 좋아합니다. 그런 정신적인 현상을 보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그들을 도와주는 것이 얼마나 보람 있는 일이고 중요한 일인가.. 뭐 물자를 많이 보내서 그들에게 도움이 되면 더없이 좋겠지만, 비록 물자가 잘 들어가지 않는다 할지라도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남한을 포함한 온 세계의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 진실한 모습을 전한다는 자체가 그분들에게는 너무나 큰 기쁨이라는 것이죠. 그것을 저희가 선교하는 과정에서 매번 느끼고 있습니다.
고통 받고 있는 자신들을 잊지 않고 진심으로 걱정하고 돕는 손길과 마음이 있다는 것이 그들에게는 큰 위안이 된다는 말입니다.
김창범 목사 : 선교라고 해서 직접적으로 우리의 기독교 교리를 전하는 것도 중요한 목적입니다만 진실한 얘기를 통해 그들에게 공감을 주고 그들이 외롭지 않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것 이것이 그들에게는 너무나도 큰 기쁨이고 힘이 된다는 거에요. 자기들은 외롭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죠
기독교의 정신은 사랑이라고 말합니다만 그 사랑은 고통을 함께 나누는 데서 출발합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직접 죄로 고통 받는 인간들을 위해 직접 사람으로 이 땅에 와서 그 고통을 혼자 다 짊어지고 십자가에서 처참한 고통을 당한 예수를 믿고 따릅니다.
남한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는 북한 동포 여러분이 겪고 있는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함께 아파하며 기도하는 많은 기독교 신자들이 있습니다. 북한에서 전해지는 뼈만 앙상한 유아들의 사진을 보면서 또 정치범 수용소에서 일어나는 참혹한 얘기들을 전해 들으면서 함께 울며 통곡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들 가운데는 직접 북한과 중국 국경 지역에서 북한을 탈출해 오는 탈북자, 그리고 중국에서 떠돌며 공안에 체포될까 두려움과 공포 속에 지내는 탈북자들을 돕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애쓰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탈북 하려는 북한 주민 사이에는 중국에 나가면 어디에 십자가가 있는지부터 찾아 보라는 얘기가 있다고 합니다.
'손과 마음 선교회'는 선교회에 속한 여러 교회에서 전해지는 작은 정성들을 모아 마치 작은 물방울이 바위를 깨뜨리듯이 북한 주민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오늘도 기도하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 여러분 마음속에 생명과 자유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그리고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주기 위해 이 시간도 북한 주민 여러분을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고 있습니다.
김창범 목사 : 고통 받고 있는 우리 북한 동포 여러분에게 구체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저희는 지금도 연구하고 있고 생각하고 있고 또 그것을 조금이라도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시길 바라고요, 여러분은 외롭지 않고 정말 여러분을 위해 기도하고 애쓰고 있는 남한의 같은 동포들이 있다는 것을 끝까지 믿고 기대하시기를 부탁 드리고 싶습니다.
(음악 : 당신은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 이수영)
외부 방송을 보고 들을 수 있는 여러 가지 수단들이 발전하면서 북한 주민 여러분에게도 외부 세계 소식들이 많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그저 북한 당국이 그렇다면 그런가 보다 하고 체념과 복종 속에서만 살다 외부 세계에 눈뜨면서 왜 우린 이렇게 살아야 하나 하는 고립감과 외로움을 더 느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여러분의 고통과 힘든 삶을 외면하지 않고 여러분을 위해 끊임없이 도움의 손길을 주려고 노력하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일제 치하에서 우리 민족이 신음할 때 그렇게 갑자기 해방이 찾아 오리라 생각했던 사람은 없었습니다. 북한 주민 여러분을 향한 따뜻한 마음들이 얼어 붙은 땅을 녹여 자유롭고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는 날로 바꿀 그 날을 꿈꾸면서 2014년 새해 맞으시기 바랍니다.
(음악 : 당신은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 이수영)
라디오문화마당-세상을 만나자 '여러분 곁에 저희가 있습니다' 오늘 순서 마칩니다. 제작, 진행에 이장균이었습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