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세포위원장 대회, 숙청의 회오리 바람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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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신문 다시 보기'.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안보통일연구회 수석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중석: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오중석: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노동신문 12월 24일자 1면에 게재된 "조선노동당 위원장 김정은 동지께서 조선노동당 제5차 세포위원장대회에서 역사적인 연설을 하시였다"라는 제목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지난 12월 23일 제5차 세포위원장대회에서 김정은이 행한 "당 세포를 충성의 세포, 당 정책관철의 전위대오로 강화하자"라는 연설내용을 기사화한 것입니다. 특히, 이 기사는 김정은이 당 세포를 강화하기 위해 제시한 당 세포위원회 사업방향, 당 세포 사상교육 방법과 내용 등을 그대로 옮겨 적고 있어, 현재 북한 정권이 직면해 있는 사상사업의 어려움과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파악해 볼 수 있는 자료로서의 가치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오중석: 북한 매체들에 의하면 이번 제5차 당세포위원회에서는 지난 시기 당 세포사업에서 이룩한 성과와 경험뿐 아니라 사업추진 과정에서 드러난 결함까지 총체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당 세포강화방안을 마련하여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어떤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해결 방안들이 제시되었는지 관련 내용을 좀 더 상세하게 짚어 주시죠.

이현웅: 네, 첫째, 김정은은 당 세포의 강화의 목적이 "당 세포의 대중적 지반을 공고히 하고 당의 영도적 역할과 전투적 위력을 강화하여 미제국주의자들과 적대세력들의 반공화국 제재압살책동을 짓 부시며, 사회주의강국건설에서 새로운 앙양을 일으키는데 있다"고 밝혔습니다.

둘째, 당 세포활동의 문제점으로는 "아직도 사업기풍과 실천력, 활동성이 당 중앙의 요구에 따라서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당 세포를 충성의 세포, 당 정책관철의 전위대오로 만들기 위해 "세포 안의 모든 당원을 김일성-김정일주의자들로 키울 것"을 강조하였습니다.

셋째, 세포위원장들의 역할은 ① 당원들의 사상생활강화를 위해, 김씨 일가 위대성 교양, 사회주의신념교양, 김정일 애국주의교양, 반제반미교양, 계급교양 등 5대교양사업의 도수를 높이고 ②당원과 근로자들이 고상한 도덕품성과 높은 문화적 소양을 지니도록 사회주의 도덕 및 문화정서 교양을 참신하게 진행하며 ③ 세포 안에 당의 유일적 영도체계를 철저히 세우고, 당 생활 총화의 정치사상적 수준을 높이며, 비판과 사상투쟁 분위기를 세워 자기비판과 상호비판을 강화하고 ④ 당원과 근로자들이 혁명적 열의와 창의, 창발성을 갖고 당 정책관철과 혁명과업수행에 적극 떨쳐 나설 수 있도록 당 노선과 정책의 정당성, 중요성, 수행방도에 대하여 원리적으로 해설해 주며 ⑤ 모든 당원들과 근로자들이 필승의 신심과 자력갱생, 간고분투의 투쟁정신으로 생산적 앙양을 일으킬 수 있도록, 언제나 군중의 모범이 되고, 기술혁신안과 창의 고안들을 많이 내놓도록 하며, 대중영웅주의가 높이 발휘될 수 있도록 사람과의 사업을 마음과의 사업, 감정과의 사업으로 전환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넷째, 세포위원장들이 역점을 두고 수행해야 할 '군중공작 방법과 내용'에 대해서는 ① 김일성이 좌우명으로 삼고 실행했다는 '이신작칙과 이민위천'의 사업기풍을 귀감으로 삼아 정치사업방법과 군중동원 방법을 구현해나가고 ② 인민들의 혁명의식과 계급의식을 마비시키며 사회주의혁명진지를 허무는 '비사회주의적 현상'을 뿌리 뽑기 위해 '비타협적인 투쟁과 섬멸전'을 강도 높게 벌려나가며 ③ 문화예술부문 당 세포들에 대한 '세포사업'을 강화하여 제국주의 사상문화와 부르주아 반동문화침투를 짓뭉개버려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오중석: 북한 정권은 올해 초부터 지난 11월까지 군수공업부를 중심으로 핵실험과 중장거리 미사일 도발 등 핵무력강화에 진력해왔습니다. 12월에 들어서서 이런 군사적 행보를 전환하여 당 세포위원장 대회를 대대적으로 개최하였는데요, 북한 정권이 당의 기층조직 강화에 나선 이유와 배경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네, 말씀하신 대로 북한 정권은 금년 내내 '핵무력강화'에 진력해왔으며 지난 11월 29일 "국가핵무력완성"을 선언한 바 있듯이 핵무기개발 외에 북한 주민에게 내세울 만한 '선물'이 전혀 없는 상태입니다. 역설적으로 북한 정권의 "국가핵무력완성" 선언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강경여론을 자극하여 유엔안보리의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 제2397호가 채택되는 결과를 초래하였습니다. 대북제재 결의가 다시 추가됨으로써 장마당의 물품마저 고갈되는 등 북한 주민들은 허리띠를 한 줌씩 더 졸라 매도 배고픔을 면하기 어려운 처지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더욱이 국제사회의 대북 군사옵션선택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전쟁공포분위기가 북한 사회 전반에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는 전언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스스로 '사회주의강성국가'임을 자랑스럽게 내세우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물질적 배급과 보상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비정상적이고 절름발이 사회주의국가'라는 사실이 주민들의 인식에 깊이 자리잡게 될 때, 김정은 정권과 '김씨 왕조'의 앞날은 매우 불투명해질 것입니다. 이로 인해 있을 수 있는 '참상'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전국 도 시 군 의 말단 단위 당 조직인 세포를 가동해 전 주민들의 동향을 철저히 감시해야 할 필요성이 절박하게 요청되었을 것입니다.

오중석: 김정은은 제5차 세포위원장 대회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세포위원장들이 '자아비판과 상호비판' 등 사상투쟁을 강화하고, '비사회주의적 현상'과 제국주의 문화 침투를 짓 부시는 데 '비타협적이고 섬멸적인 투쟁'을 전개하라고 지시하였습니다. 이런 김정은의 지시가 어떤 부정적 결과를 낳게 될지 걱정이 됩니다.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이현웅: 네, 이번 김정은의 세포위원장들에 대한 주문은 매우 폭넓으면서도 구체적입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자아비판과 상호비판이라는 '사상검열'을 통해 들어날 이른바 '종파분자'와 '반동'들에 대한 숙청과 처형입니다. 김정은에 대한 '절대적 충성'이 검증되지 않을 경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무차별적인 처단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숙청의 강도도 사상최고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측됩니다. 북한 서열 2위였던 황병서는 북한의 언론매체 보도에서 사라졌으며, 차수에서 상좌로 6계급이 강등되어 전방부대로 좌천되었다고 합니다. 종교와 신앙, 한국 영화 소지, 걸 그룹 노래 청취 등 부르조아 문화 소비나 비사회주의적 활동을 적발하기 위한 대대적인 법, 행정기관의 활동이 전개될 것이며, 적발될 경우 시범케이스로 극단적인 처형 방법이 재연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런 광란의 사상검열과 처단은 김정은 정권의 핵무력 강화 및 이로 인해 빚어진 '전시동원체제' 유지 필요성라는 또 다른 차원과 맞물려 있어 상당기간 장기화 될 것입니다.

오중석: 이번 세포위원장 대회에 참가한 세포위원장들은 어떻게 하는 것이 진정으로 북한 인민들을 위한 것인지, 슬기롭게 판단하여 자신이 해야 할 일, 담당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 곰곰히 따져봐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위원님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