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다시 보기'.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안보통일연구회 수석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중석: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오중석: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노동신문 11월 27일자 6면에 실린 "병진의 한길로 변함없이 나아갈 것이다 "라는 제목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미국 트럼프행정부가 지난11월 21일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데 반발하면서 미국의 대북압박에 굴하지 않고 핵∙경제 '병진노선'을 더욱 강력하게 추진함으로써 '국가핵무력 완성'과 '사회주의강국' 건설의 길'을 좌고 우면 하지 않고 가겠다는 점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오중석: 미국의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조치는 중국이 시진핑 주석의 특사를 북한에 파견했는데도 김정은이 면담을 거부하고 빈손으로 돌려보낸 사실이 알려진 직후 전격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북한은 중국특사에 대한 홀대가 어떤 파장을 가져올 지 어느 정도 예상은 했을 것입니다. 스스로 매를 번 격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에 반발한 노동신문기사 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 주시죠?
이현웅 네, 북한은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된 후 11월 22일부터 26일까지 각종 언론매체와 사회단체들을 동원하여 입에 담기 거북스러운 비속어로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재지정에 찬성입장을 보인 한국 정부를 향해 저주에 가까운 비난을 퍼 부었습니다. 이 기사는 종전의 비난일색에서 벗어나 어느 정도 냉정을 찾은 모습인데요, 좀더 살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미국이 북한을 '살인 정권' 으로 매도하며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 것은 용납 못 할 폭거이며, 북한의 핵 무력완성을 향한 힘찬 동음을 더 이상 막을 수 없는 자가 '물에 빠진 지푸라기 라도 잡는 격'으로 전개한 '단말마적인 발악'에 지나지 않는 다고 평가절하였습니다.
둘째, 오히려 미국의 북한 테러지원국 지정은 북한 주민들로 하여금 대미증오심을 폭발시켜 자기가 선택한 길을 더욱 억세게 돌진해나갈 혁명적 기상을 떨치게 하여주고 있다며 테러지원국 재지정이 향후 주민들에게 미칠 영향을 차단하는데 선수를 쓰는 조급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셋째, 미국 등 적대세력들이 그 어떤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하여 제재와 압박을 가하여도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만단의 준비가 되어 있으며, 제재와 무관하게 '핵∙경제 병진노선'을 추호도 흔들림 없이 추진해나갈 것임을 밝히면서 이 번 제재와 압박에 대해서는 반미대결전을 통해 최후 승리를 앞당겨 오겠다며 애써 제재무용론을 확산시키는 데 주력하였습니다.
오중석: 이번 노동신문 기사는 북한이 왜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되어 있는 지, 그 원인은 밝히지 않은 채, 미국과 한국에 대한 비난에만 집중하고 하고 있는 데요, 청취자 여러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 이유를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현웅: 네,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면서 제시한 이유와 근거는 3 가지 정도로 압축됩니다.
첫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이복형인 김정남을 말레이시아 국제공항에서 그 것도 백주의 대낮에 신경가스를 이용하여 암살했다는 것입니다. 김정남은 비록 이복형제지만 '백두혈통'이며 같은 혈육입니다. 고도로 훈련된 테러리스트 조직을 내 보내 외국의 공항현지에서 독가스로 사람을 살해하는 것은 인격이 말살된 지극히 비정상적인 범죄행위에 해당됩니다. 이런 비인간적인 '지도자'가 핵 단추를 손에 쥐게 된다면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기약할 수 없을 것입니다.
둘째, 지난 6월 북한에 억류 됐던 미국 대학생 웜비어가 식물인간 상태로 풀려 난지 6일만에 사망하자, 미국 의회가 충격을 받고 트럼프행정부에 대해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재지정여부를 결정하라는 법안을 통과시킨 데 있습니다. 북한은 웜비어에 대해 성실한 치료의무를 다하지 못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본국으로 조기송환 할 수 있음에도 식물인간 상태로 방치하여 거의 죽음에 이른 상태에서 추방하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정상적인 국가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셋째, 미국은 북한의 연이은 핵실험과 미국을 겨냥한 중장거리탄도미사일 도발에 대해 고강도 군사적 시위를 전개 하면서도 북한이 대화에 나설 수 있는 길도 열어두고 있습니다. 미국은 중국을 통해 북한을 간접적으로 설득하려는 시도까지 했으나 북한은 중국특사를 빈손으로 돌려보내는 외교적 무례를 의도적으로 저질러 대화의 문을 닫음으로써 '테러지원국 재지정'을 스스로 자초하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오중석: 북한이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됨으로써 강력한 제재를 받게 되었는데요. 이번 제재의 내용을 보면 북한에 미칠 파장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북한에 어떤 어려움들이 나타날지 전망해주실까요?
이현웅: 네, 북한은 이번 테러지원국 재지정으로 무기수출금지, 테러에 사용될 수 있는 이중용도품목에 대한 수출통제, 경제원조 금지, 무역제재 등의 제재를 받게 됩니다. 이런 폭넓은 제재가 북한에 미칠 영향을 국제사회의 대북제제 분위기와, 북한 정권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북한 주민들에게 미치는 영향 등 세가지 차원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미국의 테러지원국 재지정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조치를 더욱 강하게 유도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대북제재에 소극적이었던 국가나 단체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이끌어 내게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와는 달리 '세컨더리 보이콧'과 같은 최후 '봉쇄조치'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둘째, 북한 정권의 '사활적 이익'이 심대한 타격을 받게 될 것입니다. 이번 미국의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재지정은 국제사회에서 전반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번 테러지원국 재지정조치가 '미국과 중국의 합작'이라는 평가도 있는 만큼, 중국이 북한제재의 수위를 미국의 대북제재 수준으로 올린다면 북한 정권은 존망의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셋째, 이번 테러지원국 재지정에 따라 북한의 경제는 더욱 나락으로 떨어질 것입니다. 북한은 이런 파장을 미리 알아차린 듯 '자력갱생'과 '천리마정신'으로 똘똘 뭉쳐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며 북한 주민들을 다그치고 있습니다. 이번 제재에 따라 중국의 에너지 지원과 외부세계의 식량지원이 전면 중단되고, 북한 주민들의 삶의 터전인 장마당의 물건마저 고갈될 경우, 북한 주민들에게는 '길고도 추운 겨울'을 맞게 될 것이며 그 고통은 1990년대 '고난의 행군기' 를 능가할 수 도 있을 것입니다.
오중석: 북한은 1987년 12월 대한항공기 폭파사건을 일으켜 1988년 1월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된 전력을 갖고 있습니다. 지구상에는 약 200여 나라가 있는 데요, 이들 중 테러지원국으로 지명된 나라에 이란과 시리아, 리비아 그리고 북한이 속해 있습니다. 북한이 테러지원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요인에 대한 암살행위와 엽기적인 처형방법들을 하루 속히 폐기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지금까지 이현웅 안보통일연구회 수석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오늘도 감사드리고요.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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