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평창올림픽 참가용의는 위장평화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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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신문 다시 보기’.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안보통일연구회 수석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중석: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오중석: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노동신문 1월 1일자 1면에 게재된 김정은의 2018년 “신년사”입니다. 김정은의 신년사는 2018년 1월 1일 오전 9시부터 30여분에 걸쳐 발표되었는데요, 지난해 치적 평가와 함께 당과 모든 부문 기관들이 올 한해 동안 추진해야 할 각 부문별 과제와 전략적 이행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오중석: 먼저,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지난해 치적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상세하게 짚어 주시죠?

이현웅: 네, 김정은은 지난해 치적 평가에서 두 가지를 강조하였는데요, ‘국가핵무력’의 완성’과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수행’에 진전이 있었다는 것을 강조하였습니다.

첫째, ‘국가 핵 무력완성’은 “당과 국가와 인민이 쟁취한 특출한 성과”로 “미국 본토 전역이 북한 핵 타격 사정권 안에 있어 미국의 그 어떤 핵 위협도 분쇄하고 대응할 수 있다”고 선전했습니다. 또한 김정은은 핵 단추가 사무실 책상 위에 항상 놓여 있다며 대미 핵 위협이 현실임을 알아야 한다고 호언했습니다.

둘째, 지난해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수행에서도 “커다란 전진”을 이룩했다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금속공업의 주체화를 실현하였고 화학공업은 자립적 토대를 강화하였으며, 경공업부문에서도 생산공정의 현대화로 인민소비품의 다종화, 다양화를 실현하여 제품의 질을 담보하게 되었을 뿐 아니라 기계공업과 농업, 축산 분야에서도 만리마의 속도 창조로 최고 생산 년도 수준을 돌파하는 성과를 이룩했다는 것입니다.

오중석: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 했던 대로, 김정은이 ‘국가핵무력완성’을 자기 입을 통해 다시 한번 선언함으로써 자기의 ‘최대 업적’으로 부각시키는데 주저하지 않았다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어서 금년 과제로는 어떤 것들이 제시되었는지 말씀해 주실 까요?

이현웅: 네, 올해 과제로는 대내과제와 대남과제로 크게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공화국 핵무력 건설에서 이룩한 역사적 승리를 ‘새로운 발전의 도약대’로 삼고 사회주의 강국건설의 모든 전선에서 새로운 승리를 쟁취하기 위한 혁명적 총공세를 벌려 나가야 한다”며, 핵 보유국 입장에서 이룩해야 할 과제들이 제시될 것임을 예고하였습니다.

대내과제로는 첫째, 인민생활향상에서 전환을 가져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경공업과 농업 그리고 수산업에서 앙양을 일으키며 자체 기술역량과 경제적 잠재력을 총동원하여 증산절약 투쟁을 힘있게 벌려 물질적 재부를 창조해야 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특히 내각을 비롯해 경제지도기관들은 인민경제계획을 현실성 있게 세우고, 책임지고 집행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둘째, 사회주의문화를 전면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과 의료, 체육 등에서 새로운 교수내용과 의약품 생산 설비를 늘리고, 체육기술과 경기전법들을 창조하여, 혁명적인 사회주의문학예술의 힘으로 ‘부르조아반동문화’를 짓 눌러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전 사회적인 도덕기강을 바로 세우고 사회주의생활 양식을 확립하여 온갖 ‘비사회주의적 현상’을 뿌리 뽑기 위한 투쟁을 드세게 벌릴 것”을 지시하였습니다.

셋째, 자위적 국방력을 더욱 튼튼히 다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민군을 혁명적 당 군으로서의 면모를 더욱 완벽하게 갖추기 위해 전투훈련을 실전환경에 접근시켜 강도 높게 실시함으로써 모든 군종과 병종, 전문부대들을 일당백의 전투대오로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핵탄두와 탄도미사일을 대량생산하여 실전 배치하는 사업에 박차를 가할 것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대남과제와 관련해서는 한반도정세를 통일차원에서 진단하는 ‘틀 짓기’ 작업을 먼저하고 있는 데요, 북한은 조국통일을 앞당기기 위해 투쟁해왔는데 미국과 그 추종세력인 ‘남조선당국’이 대북압박과 전쟁도발책동으로 조국통일의 앞날에 유례없는 엄중한 난관과 장애가 조성되었다는 것입니다. 사실과 다른 허위날조를 바탕으로 세 가지를 제의하고 있습니다.

첫째, 한국은 미국의 북침핵전쟁책동에 가담하지 말고 미국 등 외세와의 핵전쟁연습을 그만 두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미군사연습중지를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둘째, 민족적 화해와 통일을 지향해나가는 분위기를 적극 조성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남북관계개선을 위해 집권여당과 야당, 각계각층 단체와 개별적 인사들을 포함하여 대화와 접촉, 래왕의 길을 열어 놓겠다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전형적인 위장 평화통일공세라고 볼 수 있습니다.

셋째, 평창올림픽대회에 대표단을 파견하며 필요한 조치를 실행할 용의가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의 국제적인 체육행사를 통해 호전적 이미지를 탈색 등 여러 가지 포석을 염두에 둔 제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중석: 이번 김정은 신년사는 북한이 ‘핵무기보유국의 위치’에서 대내과제와 대남과제를 제시하고 있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런 과제를 제시하고 추진하려는 의도와 배경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이현웅: 네, 먼저 지난해 치적 평가에서 ‘국가핵무력완성’을 크게 강조하고 있는 것은 김정은의 권력 정통성을 강화하고 세습통치의 정당성을 확보하여 정권의 안정성을 높이는데 적극 활용해 보려는 의도로 볼 수 있습니다.

다음, 대내과제 중 인민생활향상이나 경제활성화의 돌파구 마련을 채택한 것은 집권 7년차에 들어서면서 ‘핵과 경제병진노선’이 사실상 ‘핵노선’으로 변질됨으로써 그 동안 누적된 경제적 난제들을 풀어나가는데 더 이상 지체해서는 안 되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인민생활의 향상’을 고대하는 주민들의 불만을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다는 생각을 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핵폭탄과 미사일 대량생산 실전배치와 자위적 국방력 강화를 주문한 것은 인민생활 향상과는 배치되는 과제여서 북한주민들의 삶의 질이 향상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특히 핵무기 최종완성과 재래식 군사력 재정비에 더하여 비사회주의적 현상 제거를 위한 강력한 억압통치가 이어질 것이 자명함으로, 지난해와는 달리 북한의 정치사회적 내구력이 심각하게 훼손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대남과제와 관련하여 ‘악화된 한반도정세’의 책임을 미국과 한국에 전가하고 대미 핵전쟁 불사를 위협하면서도 평창올림픽참가 용의를 강력하게 내비치고 있는데요, 이런 북한의 태도는 너무나 익숙한 술책으로, 한미(韓美) ‘대북 핵 공조’를 깨뜨리기 위한 전형적인 이간책동입니다. 한국의 평화적이고 성공적인 동계올림픽 개최 여망을 이용한 ‘위장평화공세’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의 ‘핵개발프로그램’에는 이미 평창올림픽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했을 것입니다.

오중석: 김정은 신년사는 결국, 핵무기에 관해서는 자기 길을 끝까지 가겠다는 것이며, 평창올림픽 참여 선언으로 국제사회제재국면을 피하고, 불량국가 이미지를 벗어나 보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핵무기개발을 포기하지 않고 평창올림픽 참여 등 위장평화공세로 현재 북한이 처한 위기를 극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말씀에 공감이 갑니다. 이위원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