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씨 일가의 만리마가 된 청년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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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신문 다시 보기’.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안보통일연구회 수석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중석: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오중석: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1월 17일 오늘은 북한 조선노동당의 외곽단체인 ‘김일성-김정일주의 청년동맹’(이하 ‘청년동맹’) 결성일(1946.1.17) 입니다. ‘청년동맹’ 결성 72주기를 맞아, 과거 노동신문에 실린 “청년들은 전민총돌격전의 앞장에서 새로운 영웅신화를 창조해나가자” 제하 기사(2017.1.17)와 “김일성-김정일주의 청년동맹 대변인 성명”(2017.9.25) 등을 중심으로 ‘청년동맹’의 결성 배경, 조직 성격, 기능 및 역할 등을 알아보고 김정은 정권의 ‘청년중시 정책’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오중석: 북한은 전 주민을 당의 외곽단체인 근로단체에 강제 가입시켜 통제해오고 있습니다. ‘청년동맹’조직도 이런 단체중의 하나인데요, 북한이 언제 어떤 목적으로 ‘청년동맹’을 결성했는지 그 배경을 먼저 말씀해주실 까요?

이현웅: 네, ‘사회주의혁명’ 세력들은 혁명이 성공한 다음, 혁명 이전 사회를 ‘사회주의사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중간단계인 ‘과도기’에 ‘프로레타리아 독재’를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워 놓고 있습니다. 이 기간에 ‘독재’권력을 휘두르는 조직은 사회주의혁명을 주도해온 혁명의 참모부 ‘전위당’인데요, 종전의 사회와는 전혀 질이 다른 새로운 ‘사회주의사회’의 건설은 소수 혁명엘리트만으로 조직된 ‘전위당’만으로는 불가능하므로, ‘전위당’의 사회 및 인간개조 사업을 대중에게 설득하고 지도하는 중간조직의 절대적 필요성에 의해 계층별, 분야별로 이른바 ‘인전대 조직’을 결성하여 활용하게 됩니다.

‘청년동맹’은 14세에서 30세에 해당하는 청년들이 강제적으로 가입하게 되어 있으며, 그 규모는 약 50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김정은은 지난 2016년 5월에 23년 만에 열린 제9차 ‘청년동맹’ 대회에서 명칭을 종전의 ‘김일성사회주의 청년동맹’에서 ‘김일성-김정일주의청년동맹’으로 바꾸었습니다.

오중석: 북한 김정은 정권은 ‘청년중시’정책을 공개적으로 강조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청년동맹’에게 부여하고 있는 성격, 역할, 청년 중시정책이 무엇인지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실 까요?

이현웅: 네, 먼저 성격을 살펴보면 북한 ‘청년동맹’의 성격은 세 단계의 변화를 겪게 됩니다.

첫째 최초 설립 단계에서는 당과 대중을 연결하는 “인전대, 대중적 정치조직, 사상교양단체”의 성격을 갖게 됩니다. 김일성이 “당과 당의 외곽단체를 ‘복숭아 씨’와 ‘복숭아 살’로 비유하면서 복숭아가 잘 크고 맛이 있어야 안에 있는 씨가 잘 보호되고 실속 있게 여무는 것처럼 근로단체(청년동맹)들이 일을 잘해야 대중을 당의 주위에 튼튼히 묶어 세울 수 있으며 당을 힘있는 당으로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한 말이 이런 성격을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둘째는 ‘청년동맹’ 명칭은 1946년 1월 ‘북조선민주청년동맹’으로 시작한 후, 1964년 5월 ‘조선사회주의로동청년동맹’(사로청)으로 바뀝니다. 이때부터 ‘청년동맹’은 ‘김일성 우상화’에 앞장서게 되고 김일성의 ‘사조직’으로 변화됩니다.

다음은 ‘청년동맹’의 역할인데요, 2017년 1월 17일자 노동신문의 “청년들은 전민총돌격전의 앞장에서 새로운 영웅신화를 창조해나가자”라는 사설은 ‘청년동맹’의 역할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습니다.

첫째, 사회주의조국을 보위하기 위한 투쟁에 한결같이 떨쳐나서야 한다. 둘째, 일당백의 만능 싸움꾼, 백두산호랑이들로 튼튼히 준비하여야 한다 셋째, 미제와의 판가리 결사전에서 새로운 전승신화를 창조하여야 한다.

넷째, 적들의 사상문화적 침투책동을 단호히 짓 부시며 사회주의 화원에 온갖 비사회주의적이며 이색적인 독초가 돋아나지 못하도록 하는 데서 투쟁의 기수가 되고 맹수가 되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다섯째, 특히 청년들은 만리마 속도 창조의 격전장에서 물불 가림 없이 산도 옮기고 바다도 메우는 피 끓는 청춘들의 용맹과 기상을 남김없이 떨쳐야 한다고 그 역할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청년중시 정책’내용을 살펴보면

첫째, ‘청년 띄우기’입니다. 이처럼 ‘청년 띄우기’를 통해 실질적으로 노리는 것은 청년들이 ‘김정은 비판세력’으로 돌아서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여 정권의 안정을 확보하는데 있습니다.

이 사설은 청년들을 “수령결사옹위의 빛나는 전통을 굳건히 계승해나가는 전위투사, 사회주의 강국건설의 선봉대 및 돌격대, 반제 대결전의 근위대 및 결사대”라며, 북한에서 가장 중요한 계층이라는 정치의식을 주입하는데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하고 있습니다.

둘째, ‘청년동맹 교육하기’ 입니다. 구체적인 교육내용은 ① ‘청년동맹’의 전투적 기능과 역할을 백방으로 높이고 ② 위대성교양을 기본으로 하는 5대교양에 화력을 집중하여 청년들의 심장 속에 혁명적 수령관과 투철한 반제계급의식, 고상한 도덕관을 깊이 심어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김정은의 ‘청년중시 정책’이란 청년들을 김씨 가문의 독재정권 수호를 위한 결사대로 만드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중석: 이와 같은 북한의 ‘청년중시 정책’이 어떤 문제점들을 안고 있는지 말씀해 주실 까요?

이현웅: 네, 무엇보다도 북한 청년들을 김일성-김정일주의로 획일화시키는 사상교육의 포화로 젊은이들의 다양성과 창조성을 말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청년동맹이 김정은 정권에 기여하는 만큼, 그에 따른 보상과 대우가 매우 열악하다는 것입니다. 북한의 ‘청년동맹’ 맹원이 당원이 되는 퍼센티지는 약 11%로, 구 소련의 73%, 중국의 84%에 비해 현격한 차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지나친 강제노역에 따른 부실공사와 북한 사회가 생기를 잃어 가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청년돌격대를 동원하여 ‘여명거리’를 만들었으나 청년들에게 돌아오는 혜택 부재와 공기단축에 따른 부실문제로 인해 ‘여명거리’는 김정은 정권이 의도했던 만큼 빛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오중석: 북한이 ‘진정으로’ 청년들을 중시하는 정책을 펼칠 용의가 있다면 청년들을 ‘김정일-김일성주의’라는 획일 사상의 전위대라는 굴레에서 해방시키고, 청년조직의 체계를 개선하여 다양한 역할과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복수의 청년조직 결성을 허용해야 할것입니다. 이위원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