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다시 보기’.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안보통일연구회 수석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박성우: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박성우: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오늘 살펴볼 기사는 노동신문 4월 11일자 6면에 실린 “선제타격은 미국의 독점물이 아니다”라는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미국이 북한의 계속되는 핵무기 개발 및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응하여 한반도에 군사적 전략자산을 전개하고 한미 군사훈련을 강화하는 등의 방어 조치들을 북한에 대한 ‘핵 선제타격’ 시도라고 비난하면서 북한도 미국과 한국의 군사적 조치에 대한 대응방식을 ‘선제공격’으로 전환하였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박성우: 기사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소개해 주시죠.
이현웅: 이 기사는 먼저 미국과 한국이 북한을 선제타격하기 위해 하고 있다는 군사훈련들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한국이 북한의 화학무기를 신속하게 제거하기 위해 미국 해병대의 ‘F-35B’ 스텔스 전투기들을 주일미군 기지에서 출격하여 정밀폭탄 모의투하 훈련을 전개했다는 것입니다. 또한 괌에 배치된 핵 전략폭격기 ‘B-1B’를 한반도에 출동시키고, 핵잠수함 ‘콜럼버스’호를 한국 내에 정박시켰으며, ‘F-35B’ 스텔스 전투기도 한국의 상공에 투입하였는데, 이는 핵 전략무기를 북한에 전개하는 시간을 단축하고 종류도 다양화하는 방안을 미국과 한국이 검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주장입니다.
다음은 북한 핵무기 능력 고도화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대응 조치와 관련하여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핵 선제타격”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기사는 “불의의 선제타격은 제국주의자들이 다른 나라들을 침략할 때마다 쓰는 상투적인 수법”이라고 비난하면서 미국은 그동안 대북 적대시 정책의 실패로 골머리를 앓고 있으며 그 대안으로 ‘선제타격’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참수작전’ 등을 운운하며 한미 군사훈련에 미국이 동원하고 있는 군사장비들과 특수부대들이 모두 ‘선제타격 수단’이라고 규정하고 한미 군사훈련의 성격을 북한에 대한 선제 침략위협으로 부풀려 왜곡 선전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기사는 미국은 지난 시기 “외과 수술적” 선제타격에 대한 컴퓨터 모의실험 결과 막대한 희생을 낼 수 있다는 답이 나와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다면서 휴지장이 된 선제타격 계획을 쓰레기통에 내던지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썼습니다. 이와 더불어 북한은 미국과 한국에 대한 군사적 대응방식을 선제공격으로 전환하였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과 미국 본토, 태평양 지대의 미군기지를 핵 조준경 안에 집어넣고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사소한 선제타격 움직임이라도 포착될 경우, 강력한 핵 타격수단을 동원하여 초토화시키겠다고 위협하고 있습니다.
박성우: 북한이 미국과 한국의 군사훈련을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 훈련’이라고 왜곡하여 비난하는 이유는 뭐라고 보면 될까요?
이현웅: 미국에서 북한 핵 시설에 대한 선제 타격론이 급부상한 것은 2016년 1월 6일 4차 핵실험 이후입니다. 북한의 4차 핵실험은 미국의 기존 대북정책, 즉 ‘전략적 인내’ 정책이 실패했음을 인정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경제적 제재를 넘어 군사적 제재 수단이 필요하다는 인식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그 후 2016년 9월 9일 5차 핵실험으로 인해 북한에 대한 초강경 제재론이 대두되면서 ‘선제 타격’, ‘선제적 자위’, ‘예방적 공격’ 등 다양한 선행 군사적 제재들이 폭넓게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이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을 ‘공식 대북정책’으로 채택하고 있다기보다는 현실적 위협으로 등장한 북한의 핵에 대응하기 위해 군사적 제재를 배제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 미국의 조야에서 점점 힘을 얻게 된 것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전개되고 있는 한미 군사훈련을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 훈련이라고 비난하는 북한의 주장은 다음과 같이 분석할 수 있습니다. 첫째 미국과 한국을 상대로 핵무기 개발과 군사적 도발의 명분을 축적하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둘째 대내적으로 한미 군사훈련을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 훈련이라고 주장해야만 주민들의 핵무기 개발에 대한 지속적인 지지와 동의를 얻어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셋째 대외적으로 왜곡 선전함으로써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강도에 영향을 주려는 속셈이 작용하였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북한에 우호적인 친북 국가와 단체들이 북한을 지원하고 옹호하는데 필요한 논리를 제공해 보려는 의도도 있다 할 것입니다.
박성우: 북한도 미국과 한국에 대한 군사적 대응방식을 ‘선제공격’으로 전환했다고 강조했는데, 그 배경과 의도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이현웅: 먼저 그 배경을 살펴보면, 북한은 트럼프 행정부가 강경 제재 위주로 대북정책의 방향을 설정했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미국은 북한이 핵실험 도발을 할 가능성을 감지하고 이를 억제하기 위해 핵 항공모함 ‘칼빈슨호’를 한반도 해역에 전진 배치토록 하였으며, 서태평양에 있는 핵 항공모함 ‘니미츠호’도 이와 관련한 준비태세를 갖추게 하였습니다. 북한은 이러한 전략자산의 움직임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사실 미국이 전략자산을 한반도 주변 해역에 전개하는 것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로 인해 한반도에서 전략적인 군사균형이 깨졌기 때문으로 북한이 자초한 일이지요. 그러함에도 그 책임을 한미 당국에 전가하면서 선제공격을 위협하고 나선 것은 그야말로 어불성설이 아닐 수 없다 할 것입니다.
또한 그 의도는 태양절을 전후해 한성렬 외무성 부상과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등이 핵무기 개발을 위해서는 전쟁도 불사할 수 있다고 말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핵무기 능력 고도화와 대륙간 탄도탄 미사일 개발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대내외에 각인시켜 핵 보유국 지위를 확보하고, 미국 트럼프 행정부에 대해 대북제재 무용론을 제기하여 대북 강경정책을 변화시켜보려는 데 있다고 판단합니다.
그러나 북한 통치세력들은 미국과 중국 정상들이 북한의 핵개발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호전적이며 막무가내식 선제공격 주장은 북한 정권의 종말을 자초할 수도 있다는 점을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박성우: 그렇죠. 특히 중국의 북한에 대한 대응이 매우 주목받고 있는 시점입니다.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북한을 경제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중국이 북한에 ‘더 이상 도발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는 현 상황을 북한 지도부는 허투루 평가해선 안 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이현웅 안보통일연구회 수석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오늘도 감사드리고요.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