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을 만나보는 RFA초대석. 진행에 전수일 입니다.
북한체제의 중추 이념은 주체사상이 아닌 편집증적인 민족주의라고 주장하는 북한학자 브라이언 마이어스 (Brian Myers)교수. 한국의 동서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인 마이어스 교수는 지난달 출간한 "가장 순수한 민족" (THE CLEANEST RACE: HOW NKOREANS SEE THEMSELVES-AND WHY IT MATTERS.)이란 제목의 책에서 북한은 결코 핵무기개발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미국과의 평화협정을 바라지도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현재 미국을 방문하고 있는 마이어스 교수를 전화로 만나봤습니다.
전수일 기자
: 북조선의 핵심적 이념은 공산주의, 스탈린주의, 유교사상, 주체사상이 아니라 조선민족의 우월성에 입각한 민족주의라고 주장하셨는데요, 어떤 근거에서입니까?
마이어스(BRIAN MYERS)
: MOST OF THE WORLD SO FAR HAS SAID NK IS HARD LINE COMMUNIST STATE OR LAST BASTION OF STALINISM, AND I’VE BEEN ARGUING AGAINST THAT FOR QUITE A LONG TIME. ONLY LAST YEAR NK GOVT MADE THINGS EASY FOR ME BY FINALLY DELETING ALL MENTION OF COMMUNISM FROM THE LATEST VERSION OF NK CONSTITUTION…
거의 모든 세계 국가가 대체로 북한의 이데올로기를 강경 공산주의라든가 스탈린주의의 마지막 보루 등으로 말하고 있지만 저는 수년간 이에 반론을 제기해 왔습니다. 제 주장을 밑바침 하듯 북한은 작년 봄 개정헌법에서 공산주의란 용어를 모두 제거했습니다. 북한 정권은 이제 자국 체제를 공식적으로 ‘선군주의’라고 칭하고 있습니다. 선군주의는 바로 1930년대와 40년대의 일본제국과 나치 독일의 군국주의와 맥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일본제국이 1920년대와 30년대 조선을 식민지통치할 때 일본인과 조선인은 순수한 ‘야마토’민족의 후예라고, 즉 ‘내선일체’를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1945년 해방이후 북한에서 일본인들이 모두 쫓겨난 뒤 북한은 1930년대 자신들에게 주입됐던 일본제국의 모든 상징과 은유와 용어를 자기들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그 한 예로 히로히토 천황은 자신을 ‘대원수’로 지칭했습니다. 1945년이후 북한에서도 김일성을 ‘대원수’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또 히로히토 천황은 사진에 항상 일본 민족의 순수성을 상징한다는 백마를 탄 모습을 보이곤 했는데 김일성 역시 흰말 타고 찍은 사진이 있습니다. 북한의 문화와 프로파간다, 즉 선전선동과 이데올로기는 냉전시대의 미국의 적대적 공산국가들 (소련, 동구권 국가) 보다는 20세기의 우익국가들 (나치 독일, 일본 등) 것과 더 닮았습니다.
전:북한의 김정일 정권은 미국과 평화협정을 맺거나 외교관계를 수립하는데 관심이 없고 핵을 포기할 의도가 없다고 주장하셨는데요, 하지만 북한은 계속해서 미국에 평화협정을 맺자고 주장하고 있지 않습니까?
마이어스
: WE NEED TO KEEP IN MIND THE NK REGIME HAS BEEN TELLING HIS PEOPLE LAST 60 YEARS THAT AMERICANS SIGNED AN UNCONDITIONAL SURRENDER AGREEMENT IN 1953, SO WERE NK NOW TO BEGIN NEGOTIATING IN EARNEST A PEACE TREATY WITH THE U.S. THAT WOULD PLACE THE REGIME IN A LOT OF DIFFICULTIES INTERNALLY …
우리가 유의할 건 지난 60년동안 북한은 자국민에게 미국은 1953년 (정전때) 북조선에 대해 ‘조건없는 항복 문서’에 서명했다고 선전해 왔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이제 와서 미국과 평화협정 체결 협상을 한다면 북한정권은 자가당착에 빠지게 됩니다. 60년전에 ‘무조건 항복한다’는 문서에 서명했다는 미국과 이제와서 무슨 평화협상을 벌이냐는 의문이 국민사이에 나올 수 밖에 없다는 것이죠. 북한은 미국과 평화협정을 맺고 싶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 진정한 의도는 협상을 계속해서 상황을 지연시키자는 것입니다. 이같은 북한의 행태는 과거 수없이 봐 왔습니다.
북한이 미국에 양자회담을 하자고 해서 미국은 그렇게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북한은 평화협정을 맺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미국이 평화협정을 맺기전에 핵무장부터 해제하라고 말하니까 북한은 평화협정부터 먼저 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런식으로 북한은 한편 시간을 벌면서 또 다른 한편에서는 핵무장을 계속하는 것입니다. 그때문에 저는 북한이 미국과 평화협정을 바란다는 그 말에는 진실성이 없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런 말은 자국민들에게 선전하고 있는 바와도 정 반대입니다. 북한 정권은 국민들에게 미국은 불구대천의 원수라며 하늘을 함께 이고 살 수 없는 나라라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미국에 대해 하는 말 보다는 자국민들에게 하는 말이 북한체제의 본질을 꿰뚫는 훨씬 좋은 척도라고 생각합니다.
전
: 결국, 북한이 노리는 것은 협상을 통해 시간을 벌자는 것이란 말씀인가요?
마이어스
: THAT’S WHAT I BELIEVE THESE NEGOTIATIONS ARE AIMED AT. THE VERY FACT THAT WE HAVE HAD ZERO PROGRESS ON THE DISARMAMENT FRONT SPEAKS FOR ITSELF…
그렇습니다. 실제 북핵폐기협상을 그렇게 오랜동안 해왔지만 진척된 것은 한 치도 없다는 그 사실 하나 만으로도 시간벌기의 의도는 명백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만일 북한이 핵무장 해제를 하고 미국과 평화협정을 맺는다면 이것은 북한정권의 존재가 무의미하다는 것을 스스로 나타내는 것과 같습니다. 북한정권이 한국과 분리해 독립국가로 존재하는 유일한 근거와 합법성은 북한정권이 지금껏 주장하는 ‘양키 원수에 감연히 맞서 조선민족을 위한다’는 대의명분인데 미국과 평화협정을 맺고나면 한반도내 별도 국가로서의 북한의 존재 이유는 없어지는 것이죠. 그리고 북한 정권의 주요 적대국인 미국과 외교관계를 체결한다면 ‘선군주의’ 체제는 더더욱 설땅이 없어지는 것입니다.
전
: 그런 점에서 북한은 핵을 포기할 의도가 없다는 말인가요?
마이어스
: THAT’S RIGHT. I DON’T THINK WHAT THE U.S. AND SKOREA ARE OFFERING THE NORTH WOULD REALLY BE ACCEPTABLE TO ANY COUNTRY IN THE WORLD…
그렇습니다. 사실 미국이나 한국이 북핵 폐기와 관련해 북한에 제의하고 있는 것은 다른 어떤 국가를 상대로 제의한다 해도 수용할 수 없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이 캐나다에 대해 현재 군사력을 절반으로 감축하면 캐나다 국민의 생활수준을 10퍼센트 올려주겠다고 제의한다고 가정합시다. 제가 볼 때 그 어떤 캐나다 시민도 이런 제의를 받아들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이런 제의는 캐나다 국민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것으로 간주될 겁니다. 하물며 강력한 군사력 그 하나만으로 국민의 자존심을 고취시키고 있는 북한에 대해서야 말할 게 무엇 있겠습니까? 북한에 남은 게 그것 하나뿐이잖습니까. 북한이 핵을 동결하거나 포기하라는 것 자체가 북한정권에 대해 정치적으로 자살하라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핵포기를 기대하는 게 무리죠.
전
:그러니까 앞으로 북핵 6자회담에 복귀하더라도 복귀하는 목적은 시간을 벌고 핵 무장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는 말씀입니까?
마이어스
: EXACTLY. NK DOESN’T WANT ALL-OUT WAR. NK DOES NOT WANT ALL-OUT PEACE EITHER. SO WHAT NK DOES IS TO USE THESE NEGOTIATIONS AND THESE 6 PARTY TALK PROCESS AS A WAY OF MANAGING THE TENSION…
그렇습니다. 북한은 전면 전쟁이나 전면 평화를 원하지 않습니다. 북한은 6자회담 협상을 긴장 조절용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입니다. 긴장이 너무 고조돼 전쟁으로 치닫는 것은 막으면서 협상과정을 통해 시간을 벌고 핵 개발을 지속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현재 북한은 1994년 핵 협상이 시작된 당시보다 훨씬 만만치않은 핵 적대국이 돼버렸습니다.
전
: 미국, 한국은 물론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계속되고 식량난, 에너지난, 그리고 특히 지난해 11월 화폐개혁의 실패로 주민들의 불만이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그에따라 사회불안이 높아지고 김정일 정권의 주민 통제도 과거보다 어렵게 되지 않겠습니까?
마이어스
: I HAVE NO DOUBT THAT IT BECOMES MORE AND MORE DIFFICULT FOR KIM JONG-IL TO CONTROL HIS PEOPLE, BUT I THINK WE PEOPLE IN THE WEST SHOULD BEWARE OF RUBBING OUR HANDS IN GLEE AT THIS DEVELOPMENT, BECAUSE THE MORE DIFFICULTIES KIM JONGIL HAS KEEPING HIS OWN PEOPLE IN LINE, THE HIGHER THE RISK IS OF NK ENGAGING IN SOME KIND OF DIVERSIONARY MILITARY OR NUCLEAR ACTIVITY AS A WAY OF UNITING THE PEOPLE AROUND THE REGIME.
김정일이 주민 통제가 점점 더 힘들어 지고 있다는 것은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하지만 북한내 경제난과 사회불안에 따른 이런 동향을 보면서 서방세계가 쾌재를 부르기에는 이릅니다.
김정일 정권의 주민 통제가 어려워 질수록 군사적 혹은 핵 위협적인 행태를 보일 위험이 커집니다. 정권을 수호하기 위해 주민들의 결속을 다지기 위한 수단이죠. 그래서 북한의 사회불안 조짐이 보일때 우리는 더더욱 유의해야 합니다. 북한이 외부세계와의 긴장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전
: 경제난의 악화와 사회불안이 조성되는 상태가 북한 정권의 붕괴를 불러올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마이어스
: NO, I DON’T. FOR ONE THING, THE OPPOSITION TO THE CURRENCY EXCHANGE OR REFORM IS A SLIGHTLY EXAGGERATED. WE HAVE TO KEEP IN MIND THAT THE KIND OF PEOPLE WHO ARE SENDING INFORMATION TO THE OUTSIDE WORLD, THESE INFORMATION BROKERS ARE ACTUALLY THE PEOPLE, PRECISELY THE SORT OF PEOPLE WHO LOST MONEY DURING THE CURRENCY EXCHANGE…
그렇게 생각지 않습니다. 북한내 화폐개혁 반대에 관한 언론 보도가 다소 과장됐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외부세계에 북한 화폐개혁에 관한 정보를 전하는 사람들 다수가 사실상 화폐개혁으로 돈을 잃은 계층의 주민들입니다. 그리고 이런 사회불안에 관한 극적인 정보를 외부에 파는 것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실제 북한의 일반 주민들 중에 이불밑에 3천달러를 숨겨놓을 만큼 돈 있는 사람이 없습니다. 또 화폐교환때 돈을 많이 잃은 사람도 없습니다. 오히려 보통 소시민들은 암시장에서 돈을 많이 벌어들인 상인들이 화폐개혁으로 돈을 잃고 콧대가 꺽인데 대해 고소해 할 수 있습니다. 더우기 김정일은 자기 통치력의 기반에 해가 될 일을 할 인물이 아닙니다. 다시말해 당군정의 핵심 지지세력들은 화폐교환조치에도 손해를 보지 않고 쌓아놓은 부를 지켰을 것이라는 겁니다. 김정일에게는 이들 지지세력 말고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전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북한과 협상하기 보다는 중국과 협상해야 한다고 주장하셨는데요, 무슨 얘기입니까?
마이어스
: WHAT I WANT TO MAKE CLEAR WE SHOULD NOT BE ASKING THE CHINESE TO PUT PRESSURE ON THE NKOREANS. THERE IS A DREAM AMONG MANY PEOPLE IN THE US, AND WASHING IN PARTICULAR THAT THE CHINESE SOMEHOW HAVE MUCH MORE INFLUENCE WITH NKOREANS THAN WE DO, AND THEREFORE THE CHINESE CAN SOMEHOW PERSUADE NKOREANS TO DISARM EVEN IF WE CAN’T DO THAT. WELL THAT’S NOT GOING TO HAPPEN…
제 생각은 우리는 중국에 대해 대북 압력을 넣도록 압박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여러나라 특히 워싱턴에서도 중국은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미국보다 크기때문에 중국이 북한의 핵무장을 해제토록 설득하는 게 미국이 하는 것 보다 효과적일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효과가 없다는게 제 주장입니다. 아까도 지적했지만 북한이 핵무장을 해제하거나 핵 동결을 하는 것은 김정일에게는 정치적 자살과 다름없습니다. 그 어느 누구도 (중국을 포함해) 한 정권에 대해 정치적인 자살을 하라고 회유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중국과 북핵 문제로 협상을 할 수는 있지만 북한을 설득하라고 압박해서는 안됩니다.
하지만 그 대신 우리는 북한이 붕괴하는 것은 중국의 이익에 부합된 다는 점을 설득해 북한의 붕괴를 그냥 놔두라고 해야합니다. 다시 말해서, 북한에 대한 중국의 지원을 차단하도록 설득해야한다는 것입니다. 북한은 중국의 지원 없이는 머지않아 붕괴합니다.
전
:그러니까 중국의 대북지원은 북한의 생존에 중차대하다는 말씀이네요.
마이어스
: YES, IT’S CRITICAL. OF COURSE WE KNOW CHINA IS REAPING A LOT OF ECONOMIC BENEFIT FROM ITS DEAL WITH THE NKOREAN STATE. THOSE DEALS PROBABLY WOULD HAVE TO BE RENEGOTIATED IN THE CASE OF UNIFICATION OF THE KOREAN PENINSULA.
그렇습니다. 매우 중대합니다. 중국은 북한 정부와 거래에서 많은 경제적인 이익을 보고 있습니다. 남북이 통일되면 그런 거래 조건은 다시 검토될 수 있겠죠.
중국으로선 북한이 현상태를 유지 존속하길 바라는 이유가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중국과 협상을 하면 성공할 확률이 있습니다. 중국인들은 이성적인 면이 있고 중국 정부 역시 이성적인 집단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중국에 대해 북한의 붕괴를 막지 말라고 설득하는 것이 북한에 대해 정치적인 자살을 하라고 설득하는 것 보다 훨씬 쉬울 것으로 봅니다.
전
:김정일의 3남인 김정은이 김일성, 김정일에 이어 3대 세습 통치자로 내세워지고 있습니다. 김정은이 실제로 후계자가 될 것으로 보십니까? 그리고 후계자가 될 경우, 북한 통치를 성공적으로 할 수 있겠습니까?
마이어스
: I DON’T BELIEVE THAT IT WILL BE VERY EASY. SOME WESTERN PEOPLE THINK THAT SOMEHOW KOREAN PEOPLE ARE TRADITIONALLY MORE INCLINED THAN PEOPLE IN ANOTHER COUNTRY TO ACCEPT THE HEREDITARY SUCCESSION BECAUSE KOREA HAS CENTURIES OF MONARCHICAL RULE…
그리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부 서방세계 전문가들은 조선민족이 수백년동안 군주제 사회에서 살아온 만큼 다른 나라 사람들 보다는 권력 세습에 대해 수용적일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건 사실과 다릅니다. 북한 정권이 김정일 체제 세습 준비에 15년 걸렸습니다. 아직도 북한정권은 김정일은 김일성 주석이 직접 뽑은 북한을 이끌 후계자였다고 주민들에게 선전하고 있습니다. 김정일이 집권한지 1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렇게 김정일의 세습을 정당화하는 선전을 계속해서 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것은 그만큼 권력 세습에 저항을 느끼는 인민이 있다는 걸 나타내는 것입니다.
1,2년 전만해도 전혀 듣지도 보지도 못한 스물 대엿새 정도 난 청년이 또 다시 세습 통치할 거라는 데 대해 인민들의 저항은 김정일때 보다 더 클 것입니다.
김일성 때와는 달리 김정일의 가족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알려진 게 없습니다. 오랜동안 북한 사회에서 김정일은 처자가 없다는 식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일은 일만 열심히 하고 희생적이라서 결혼도 하지 않은 채 혼자 살고 있다는 식으로 말입니다. 그래서 북한의 선전선동기관들은 김정은을 세습 통치자로 부각시키는데 엄청난 노력을 해댈 것입니다. 그런데 걱정스러운 것은 김정일 정권이 이런 알려지지않은 청년을 합법적이고 자격있는 새 통치자, 선군주의 총사령관으로 내세우기 위해서는 핵이든 군사적이든 뭔가 김정은의 치적으로 돌릴 수 있는 일을 꾸며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말은 결국 북한과 외부세계 간의 긴장이 높아질 것이란 얘깁니다.
북한이 획책하고 있는 것은 계속해서 외부세계를 위협해 모종의 합의를 이끌어 내는 성공담을 만들어 이를 김정은의 공으로 돌릴 것이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1993년과 1994년 핵협상에서 이미 우리가 본 것이지만 북한 선전기관들은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북핵위협에 항복해 평양을 방문했다’고 선동했습니다. 그리고 모든 일이 끝난 뒤 그 공로는 김정일에게 돌아갔습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북한이 앞으로 핵협상에서 이로운 합의를 이끌어 낸 다음에는 그 성과를 김정은에게 돌릴 것이란 얘기죠.
전
: 북한의 선전선동에 대해 알아보죠. 탈북자들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한국의 드라마나 실상을 알수있는 씨디 디비디가 북에 들어가고 있고, 바깥 세상, 특히 중국과 한국이 잘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많은 북한 주민들은 북한 정권의 프로파간다(선전.선동)를 믿지 않는다고 합니다. 다만 처벌이나 처형 당할 것이 두려워 말을 하지 않을 뿐이라고 합니다. 김정일 체제의 선전선동이 일반 인민들에게 먹히지 않는다는 것을 뜻하는 것 아닙니까?
마이어스
: WELL, ONE OF THE PROBLEMS OF THESE REFUGEES, THESE MIGRANTS IS THAT THE OVERWHELMING MAJORITY OF THEM COME FROM THE LEAST EDUCATED AND LEAST PROPAGANDIZED SECTOR OF THE SOCIETY…
탈북자 중에는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정권의 선전선동을 자주 접하지 못한 함경북도나 외진 지역 출신들이 많습니다. 북한정권은 사실상 2천년이후 지난 10년간 남한 주민들은 북한 주민보다 잘 살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그래서 중조 국경을 통해 북한에 들어가는 씨디나 디비디 등은 그 자체로 체제 전복적인 것은 아닙니다. 진짜 체제 전복적인 것은 남한 사람들이 잘 살고 있을 뿐아니라 아주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인식입니다. 왜냐면 그건 북한의 선전선동에 대치되는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선전하길 남한 사람이 잘 살긴 하지만 모두가 김정일 장군 밑에서 살고 싶어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북한정권이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은 자기들의 이같은 선전이 사실이 아니라는 인식이 퍼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정권은 더더욱 핵위협을 해 대는 것이고 군사강국의 이미지(영상)로 북한주민들이 북한에 사는 것을 긍지로 삼도록 하는 것입니다.
전
: 결론적으로 미국이나 한국 그리고 서방세계가 북한 문제를 풀기위해서는 어떻게 접근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마이어스
: WE TALKED ABOUT WHAT I BELIEVE IS THE MOST IMPORTANT SOLUTION, WHICH IS TO BEGIN SHIFTING OUR DIPLOMATIC EFFORTS AND OUR RESOURCES AWAY FROM THIS COMPLETELY FUTILE NEGOTIATION PROCESS…
아까 말씀드린대로 가장 중요한 해법은 무익한 6자회담 과정에 쏟아붇고 있는 외교적 노력과 자원을 중국과의 협상쪽으로 돌리는 것입니다.
아무런 성과가 없는 핵협상은 중단하고 중국과 협상을 하는 것이지요. 특히 한국의 이명박 정부가 북한에 제의하고 있는 그랜드 바겐 (일괄타결방안)은 결코 실현될 수 없다고 봅니다. 경제적 지원을 대가로 북한 지도부가 핵무기, 군사적 자부심을 포기할 것이란 생각은 비현실적입니다. 그걸 포기하면 북지도부는 인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습니다. 적어도 이런 현실을 인식하는 것이 북한 문제를 푸는 첫 단추가 돼야한다고 봅니다.
RFA 초대석, 이 시간에는 북한체제의 중추 이념은 주체사상이 아닌 편집증적인 민족주의라고 주장하는 한국 동서대학교의 북한학자 브라이언 마이어스 교수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