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을 만나보는 RFA초대석, 진행에 전수일 입니다.
북한 김정은 제1위원장의 암살을 다룬 미국의 희극영화 '인터뷰' 상영과 관련해 북한이 영화사 소니에 사이버공격을 가하자 미국정부는 북측 해킹에 상응하는 비례적 보복을 천명하고 북한의 무역기관과 고위관계자 등에 대한 추가 제재를 한 후 잇따라 최근에는 미국 연방의회까지 나서서 대북 금융 추가제재와 테러지원국 재지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편 이 영화 '인터뷰'의 디브이디 알판과 유에스비를 대거 확보해 대북삐라와 함께 날리겠다는 한국 내 탈북자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과 미국의 인권단체 '인권재단'의 계획이 발표되면서 한반도에서는 남북 당국간 또 다른 긴장의 불씨가 되고 있습니다. 북한당국은 대북삐라 중단 없이는 어떤 대화도 없다고 밝혔지만 남한 당국은 대북삐라는 표현의 자유로 막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오늘 초대석에서는 대북삐라살포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박상학 대표를 모시고 삐라살포에 대한 한국 내 찬반 논쟁과3월 중순, 자유북한운동연합의 영화 '인터뷰'의 알판 살포계획에 대해 얘기를 들어 봅니다.
전수일: 정부로부터 공식 요청을 받으면 삐라살포 자제를 고려해보겠다고 했는데 요청이 있었습니까?
박상학: 아닙니다. 저는 국정에 책임 있는 분이 공문형태로 자제 요청하면 받아들이겠다고 했는데 그런 요청이 없었고 또 엊그제 통일부 기자설명회에서도 정부 차원에서 공문서 형식으로 대북삐라의 자제를 요청할 의향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우리로서는 정부의 구두 요청만으로는 자제할 수 없는 입장입니다. 만일 구두 요청에 우리가 대북전단 날리기를 자제한다면 많은 국민이 북한의 테러에 겁을 먹었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또 우리 대북 전단을 지원하는 많은 분들이 우리를 비겁하다고 여길 수도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납득할만한 방법으로 자제를 요청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대북전단 보내기를 자제할 수 없습니다.
전: 그런데 박 대표께서 정부가 공식적으로 삐라살포의 자제를 요청하면 고려하겠다고 한 근거는 무엇입니까?
박: 왜냐면 정부 자체가 공식적으로 국민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미국의 소니픽쳐스 해킹사건이나 최근 프랑스의 풍자 신문 샤를리 엡도에 대한 잔인한 테러행위와 저희 대북전단날리기에 대한 한국정부의 입장을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프랑스 국민은 만화가 등 12명이 테러에 희생되고 무고한 일반 주민 4명 죽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국민은 '내가 샤를리'라 하면서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위해서는 살인 폭력에도 굴복하지 말라며 100만이 넘는 시민이 프랑스 파리 거리에 나와 시위했습니다. 우리나라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미국의 소니픽쳐스 사건과 파리의 샤를리 엡도 테러사건은 우리에게 좋은 반면교사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우리나라에서 대북전단을 보내다 김정은의 총포 사격으로 사람이 죽었다고 한다면 우리 국민은 어떻게 대응할까요? 역시 프랑스와 미국은 선진국이고 선진국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조그만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고 언론과 표현의 자유는 지킬 가치가 있다고 믿는 국민에게는 그 어떤 테러분자라도 또 다른 테러행위를 감행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난주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대북전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표현의 자유도 있지만 지역주민의 안전도 함께 고려하겠다'고 답변했는데 저는 그 답변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북전단은 표현의 자유에 관한 것이고, 지역주민의 안전은 국가안보에 관한 것입니다. 진실을 전하는 평화적인 편지 보내기에 대해 총포를 쏘며 지역주민들을 살육하겠다는 북한이야말로 IS회교테러단체보다 더 잔인한 대상이 아니겠습니까. 박 대통령은 '나와 국군이 있는 한 우리 국민의 안보는 철저히 지키고 북한의 도발을 막을 것이다. 그리고 대북전단 보내기는 표현의 자유에 관한 문제다' 라고 했어야 합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소니영화사가 영화 '인터뷰'를 스스로 중단하겠다고 했을 때 그 중단 결정에 유감을 표명하면서 '그 결정 전에 나를 찾아 왔어야 했다' 라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선진국의 정치 사회 분위기는 한국의 분위기와 너무 달라 안타깝습니다.
전: 그러니까 미국 영화사가 '인터뷰'라는 영화를 상영하려 하자 북한측이 해킹테러 한데 대해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상영을 밀고 나가라, 표현의 자유는 수호되어야 한다'고 했고 프랑스의 샤를리 엡도 신문이 풍자 만화로 과격 회교도분자의 테러를 당했을 때 프랑스 지도자와 온 국민은 '절대 테러에 굴복해선 안 된다'는 걸 보여줬는데 어떻게 한국에서는 표현의 자유인 대북전단 날리기에 대해 북한의 위협이 있다고 해서 이에 맞서지 않고 시민 안전과 연계시켜 자제만 시키려 하느냐 하는 말씀이군요.
박: 그렇습니다.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건 대북전단이 아닙니다. 본질적으로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건 116개 유엔회원국들이 반인륜범죄로 인권결의안을 통과시키고 국제형사재판소에 고소하려는 김정은과 그 도당입니다.
대북전단에는 포탄이나 실탄을 실은 것도 아닌데 전단 날리는 지역에 총포탄을 쏘겠다는 건 탈북자가 아니라 김정은입니다. 그런 폭력을 휘두르는 장본인을 규탄하고 비판해야 하는 것이지 어찌 대북전단이 전쟁을 발발시키고 평화를 깨고 잔인한 독재자를 자극하는 것이라며 비판을 합니까? 지금 모든 국제사회가 김정은을 반인륜범죄로 규탄하는 마당에 우리 탈북자가 그런 규탄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까? 살인 공갈 협박이 두렵다고 진실을 얘기하지 말라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이런 자유민주주의가 어디에 있으며 이렇게 비굴한 사회가 어디에 존재합니까? 전 세계가 지금 미국과 프랑스에서 벌어진 표현의 자유 수호 움직임을 보고 있지 않습니까?
전: DVD날려 보내는 문제와 관련해서, 북한이 상영하지 말하며 위협하고 해킹을 했던 영화 '인터뷰'의 디브이디 알판 살포를 미국의 인권단체 '인권재단'과 추진 중이라고 언론에 밝혔는데요, 현재 인권재단이 디브이디 알판을 확보한 것인가요?
박: 현재 저작권에 관한 문제를 놓고 인권재단과 소니픽쳐스가 원만한 방법으로 협의 중에 있다고 합니다. 사실 이 영화를 불법 복제한 씨디 디브이디 유에스비 등이 지금 시중에 많이 돌고 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 그것이라도 사용하고 싶지만 우리가 진실의 편지를 보내는 입장에서 불법적인 것을 보내고 싶지는 않습니다.
또 1월과 2월은 대북전단을 보내기에 적기는 아닙니다. 시베리아 대륙성 고기압이 내려오는 계절이라서 그렇습니다. 원래 대북삐라는 3월 중순부터 보냅니다.
그래서 우리는 본격적으로 '인터뷰' 영화의 디브이디 유에스비를 3월 중순부터 보내려 합니다. 미국 인권재단에서 이번에 서울 오시는 분들은 인권재단 관계자는 물론 재단을 지원하는 분들도 같이 옵니다. 우리가 풍선을 어떻게 보내는지 알아 보고 그리고 살포 현장도 답사해 이것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 것인지 직접 보고 싶어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번에 이분들이 오는 목적은 디브이디 보내려는 것 보다는 시험적으로 테스트하기 위해 오는 것입니다.
저희가 디브이디를 북으로 보내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김정은은 북한 주민들에게 신격화된 우상으로, 인민의 자애로운 어버이로 여겨지고 있지만 국제사회와 인류는 김정은을 코메디 같은 독재자로 알고 있다는 것을 북한 인민에게 알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탈북자들이 꾸며서 만든 영화도 아니고 대한민국에서 제작한 것도 아닙니다. 국제사회에서 만든 것입니다. 이건 표현의 자유에 속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북한주민에게 꼭 보여줘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 인터뷰 영화는 영어로 만들어 진 것인데요, 북한 사람이 보려면 한글자막이 깔린 것이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박: 서울에서도 한글 자막이 들어간 복사판들이 많이 돌고 있습니다. 한글자막의 번역을 좀 더 문학적 예술적으로 다듬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더 좋기로는 한글자막 보다는 한국말로 대사가 동시통역 방법으로 더빙돼 나오는 디브이디를 만들면 좋겠습니다. 그 작업도 앞으로 해야 될 것입니다.
RFA 초대석, 이 시간에는 대북삐라살포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박상학 대표를 모시고 북한 김정은 제1위원장의 암살을 다룬 미국의 희극영화 '인터뷰'의 알판 살포계획에 대한 얘기를 들어 봤습니다. 저는 전수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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