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을 만나보는 RFA초대석, 진행에 전수일입니다. 북한 주민과 탈북자들의 인권문제는 북한의 핵과 지역 안보문제에 밀려 국제적 관심을 별로 끌지 못해왔습니다. 하지만 2013년 봄 유엔인권이사회가 북한인권조사위원회를 설립해 북한 인권실태를 조사하면서 북한의 인권문제, 특히 정치범수용소 수감자들과 강제북송 탈북주민들의 심각한 인권 유린문제가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동부의 여러 유수 대학교 젊은이들 역시 북한인권문제 개선을 위한 토론과 행동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이 같은 운동의 중심에 한국계 대학생 단체들의 연례 북한인권 행사가 있습니다. '미국대학연합 북한인권컨퍼런스' 라는 학술 강연 전시 종합 행사인데요, 이 행사를 2년째 주관한 동부의 명문 프린스턴 대학교의 북한인권 모임의 '레이먼드 하''(Raymond Ha) 회장을 모시고 얘기를 들어 봅니다. 하 회장은 현재 프린스턴 대학교 정치학과 4학년에 재학 중입니다.
전수일: 11월 하순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프린스턴 대학교가 미국 대학연합 북한인권 컨퍼런스를 열었습니다. 이 행사에서 미국의 국제인권운동가들과 함께 북한 정치범수용소 출신의 탈북자이며 인권운동가인 신동혁씨가 나와 강연을 했는데요, 이번 회의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이 회의 홍보 표지에 신동혁씨 사진이 크게 인쇄돼 있고 북한의 인권참상을 고발하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목소리의 주인공으로 소개된 것입니다. 신동혁씨 강연내용을 저희 청취자들을 위해 간략히 소개해 주시죠.
Raymond Ha (레이먼드 하) 대표: 신동혁 씨는 다른 데서도 강연을 많이 하셨지만 이번 강연에서는 북한의 정치범수용소 사정을 모르는 학생들이나 참가자들을 위해 스스로 정치범수용소에서 겪은 것들을 상세하고 생생하게 있는 그대로 설명해 주셨습니다. 더욱 신선하게 느낀 것은 신동혁 씨가 강단 위에서 한 시간 동안 내내 얘기를 한 것이 아니고 15분가량 설명하고 관련 영상을 보여준 뒤에는 청중들의 질문을 받아 좀 더 자유로운 형식으로 설명을 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청중 개인들의 질문에 대해 답변하면서 더 자세히 설명을 한 것이죠.
전: 프린스턴 대학교 북한인권모임의 인터넷 페이스북에 올라가 관련 사진들을 봤는데 일반 학생들이 많이 보이더군요. 근데 한인 학생뿐 아니라 서양인 학생도 많이 보였습니다. 이들이 어떤 질문을 했는지 궁금합니다.
하: 북한인권이 주제이다 보니 아무래도 한국계 학생이 많기는 합니다. 하지만 서양인 학생들도 참여해 관심을 보여준 것이 이번 회의에서도 뜻 깊었습니다. 한국인의 입장이 아닌 다양한 시각으로 질문들을 했습니다. 예를 들자면 한 학생은 정치범수용소에서 일하는 간부들이 어떤 방식으로 선발되느냐고 물었고 또 다른 학생은 정치범수용소 내에서는 외부의 소식을 들을 수 없다는 것이 사실이냐는 질문도 했습니다.
전: 물론 그에 대한 답변은 수용소는 외부와 완전 차단돼 있다고 하니 외부 소식 듣는 게 굉장히 어렵다는 것이었겠네요.
하: 네. 그렇습니다.
전: 작년 11월에도 프린스턴대학에서 북한인권회의가 처음 열리지 않았습니까?
하: 그랬습니다.
전: 이 회의에는 미국 동부의 15개 대학교의 북한인권모임들이 참여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프린스턴 대학교의 북한인권관련 단체 회원뿐 아니라 미국 전국 대학교의 대학생이 전반적으로 북한인권에 관심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 네. 그렇습니다. 사실 저희 학교의 그룹이든 북한인권 주제를 다루는 그룹이든 공통적인 고민 중의 하나는 북한이라고 하면 일단 안보 문제를 먼저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다른 표면적인 지식만 가지고 인권문제에는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최근에 신동혁 씨 같은 인권운동가들의 활발한 활동 덕분에 북한 인권문제가 과거보다 좀 더 조명을 받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사회뿐아니라 대학사회에서도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전: 북한인권토론회 외에도 프린스턴 대학교의 북한인권 모임은 작년에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 행사도 벌이고 기금을 모아 탈북자 구출단체에 기부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 그렇습니다. 저희뿐 아니라 하버드 대학교, 시카고 대학교의 학생들과 같이 그 일을 했습니다. 작년 봄에 31명의 탈북자가 강제북송 된 일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탈북자 강제북송을 반대하는 단식을 31시간 계속해 했습니다. 북송 된 탈북자 수를 상징한 것이었죠. 단식하며 모금을 했습니다. 저희 단체의 경우는 모금된 금액을 미국 내 탈북자구출단체에 기부했습니다. 기부할 때 저희 기금은 탈북자구출에만 쓰여지도록 요청을 했습니다. 그 구출단체에서 몇 달 뒤 직접 저희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저희가 기부한 기금은 탈북자 청소년 한 사람을 구출하는데 쓰여졌고 이 청소년이 지금은 안전하게 한국으로 들어갔다는 그런 연락이었습니다. 우리 참가 학생들은 단순히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를 상징하는 단식만 한 것이 아니라 그 단식과 기부에 의한 행동으로 실제 탈북 청소년 한 사람의 생명을 구했다는 데에 가슴 뿌듯했습니다.
전: 물론 그러셨겠습니다. 대학생 북한인권단체가 북한의 인권에 관한 토론회나 강연을 주로 하면서 미국 내 주요 인권 전문가나 인권운동가 또는 탈북자를 초청해 얘기를 듣곤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미국의 있는 유일한 북한 대표부인 유엔 대표부의 관계자를 초청해 그들의 입장이나 정책을 들어볼 계획은 없는지요?
하: 저희 단체에서는 그런 계획이 없었습니다. 직접 북한대표부 사람을 초청하는 건 저희 생각으로는 좀 민감할 수 있는 사안으로 생각됐습니다. 저희 단체가 설립된 지도 얼마 되지 않았고 앞으로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것인지에 대한 구상을 하는 단계입니다. 이런 저런 계획을 고려할 수는 있지만 아직 북한 관료를 초청해 강연할 구체적인 계획은 없습니다.
전: 미국에 정식 난민 지위를 받아 정착한 탈북자가 160명이 넘습니다.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들과의 교류는 있습니까?
하: 저희 그룹이 그분들과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교류는 없습니다. 다만 2011년 가을로 기억을 하는데요, 미국에 정착하신 탈북자 한 분을 초청해 강연회를 열었었습니다. 하지만 시카고 대학교의 북한인권단체는 북한인권에 대한 전반적 활동도 하면서 탈북자들의 미국 내 정착을 적극 돕는 활동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희는 탈북자들의 정착을 돕는 일 보다는 전반적인 북한인권에 대해 미국인들이 정확한 의식을 갖게 하고 북한의 인권을 개선하는데 진력하고 있습니다.
전: 최근 북한의 2인자로 알려진 장성택이 처형됐다는 보도가 온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가 그나마 북한에서는 개혁가로 알려졌는데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의 인권에 좀 더 부정적인 결과가 우려되지는 않겠습니까?
하: 당연히 우려된다는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는 장성택의 유무에 따라 북한 정치범수용소가 더 엄격해 지거나 느슨해 지거나 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 그의 있고 없고에 따라 북한정권의 주민탄압이 줄고 늘고 하지는 않을 겁니다. 물론 장성택의 제거가 북한의 개혁에 영향이 있을 수는 있다고 보고 도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제 개인적으로는 장성택이 사라졌다 해도 북한정권의 인권탄압과 정치적 탄압은 큰 틀로 볼 때 예전과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RFA 초대석, 이 시간에는 북한인권문제 개선을 위해 미국 유수 대학교 학생단체들이 참여하는 '미국대학연합 북한인권컨퍼런스'를 2년째 주관한 프린스턴 대학교의 북한인권협회 '레이먼드 하''(Raymond Ha) 회장을 모시고 얘기를 들어 봤습니다. 저는 전수일입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