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을 만나보는 RFA초대석. 진행에 전수일 입니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해외 비밀자금의 행방을 수년 간 집요하게 추적하며 국제사회에 조사와 동결을 촉구하는 일본인 카토 켄(Ken Kato)씨.
일본의 민간단체 아시아인권 (Human Rights in Asia) 대표인 카토 씨는 김정일 위원장이 스위스 은행에 숨겨뒀던 40억달러의 비밀자금이 현재 유럽의 작은 나라 룩셈부르크의 은행에 있는 것으로 믿고 룩셈부르크 정부에 그 조사를 촉구했습니다. 그리고 유럽연합 회원국들과 북미주 국가 정부에는 룩셈부르크 당국이 철저히 조사하도록 압박하라는 편지와 전자우편을 계속해 보내고 있습니다. 북한정권의 반인도적 범죄를 중단시키기 위해서는 금융제재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주장하는 카토 씨를 전화로 만나봤습니다.
전수일 기자
: 김정일 위원장이 유럽 은행에 숨긴 비밀자금 규모가 40억달러라고 보도되고 있습니다. 또 카토 대표도 그렇게 언급하셨는데 비자금 액수의 근거는 무엇입니까?
카토
: Statement made by Senator John McCain, he was saying in 2003 that the world should freeze Kim Jong-il’s secret bank account which amounts to $4 billion US dollars. I also read a report in the US House Intelligence Committee…
미국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2천3년에 이런 말을 했습니다. ‘국제사회는 40억달러에 달하는 김정일의 비밀 은행계좌를 동결해야 한다.’ 또 저는 미국의 연방 하원 정보위원회에서 나온 보고서도 읽었습니다. 김정일의 총 재산은 40억달러가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미국의 정보기관인 CIA보고서에서도 같은 액수의 김정일 비밀 자금 대한 내용이 있습니다. 사실상 김정일의 비밀자금이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김정일도 이런 저런 투자를 많이 하고 있을 테니 그 금액은 항상 유동적일 겁니다.
전
: 김정일 위원장이 그렇게 많은 자금을 어디서 끌어들였다고 생각하십니까?
카토
: I think it’s from state-sponsored crimes he commits selling nuclear technologies, narcotics. Here in Japan there are many customers of NK made drugs…
핵 기술이나 마약 판매와 같은 북한정부가 지원하는 불법 외화벌이라고 봅니다. 여기 일본에는 북한 마약을 찾는 고객들이 많습니다. 또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 신문에 보도된 바와 같이 보험사기로 버는 돈도 많습니다. 그밖에도 달러지폐위조와 위조담배 수출 등도 주요 자금 수입원입니다. 특히 위조담배를 밀매하는 것은 북한에 아주 중요한 사업의 하나고, 그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일본 산케이 신문에도 보도됐습니다만 경찰청 특수 조사과의 정보에 따르면 이 위조담배 사업에 북한 정부가 연루돼 있다고합니다.
전
: 지난3월 중순 영국의 주요 일간지인 텔레그라프는 한국 정보기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김정일의 비밀자금이 스위스 은행에서 룩셈부르크 은행으로 옮겨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왜 북한은 자금을 이체했다고 보십니까?
카토
: Many people have a wrong idea, but the Switzerland is very strict in money laundering. They protect money of tax dodgers, evaders, but they don’t protect the money of criminals…
많은 사람들은 스위스가 돈세탁 범죄에 대해 관대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과 다릅니다. 스위스정부는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진 않지만 납세회피자나 탈세자의 자금은 보호합니다. 하지만 범죄자들의 불법자금은 보호하지 않습니다.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스위스정부는 단순한 세금 회피행위는 범죄로 간주하지 않습니다. 탈세와 함께 사기가 행해질 때에 비로서 탈세를 범죄로 봅니다. 그것이 스위스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입니다. 하지만 범죄자는 처벌합니다. 실제 스위스 당국은 아이티의 두발리에, 파키스탄의 부토, 필리핀의 마르코스 나이지리아의 아바차등 과거 일부 국가 독재자들의 은행계좌를 동결시켰습니다. 스위스 정부는 독재자들의 비밀 자금 예치를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공식적인 안내책자에서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독재자들에게는 스위스 은행이 그리 안전한 곳이 못된다는 얘기죠.
전
: 룩셈부르크 정부 대변인은 김정일 비밀자금 계좌와 관련한 영국 신문의 질문에 대해 비록 그런 계좌가 존재한다고 해도 북한과 관련이 있는 것인지 추적확인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카토
: Well, I think the comments came from Mr. Jean-Lou Siweck, he’s an advisor to Prime Minister Juncker. I think he was saying there is no bank account in the name of the North Korean leadership, such as of Kim Jong-il or Jang Sung-taek…
대변인은 ‘장 루 씨웨크’ 씨인데요 현재 ‘융커’ 총리의 자문이기도 합니다. 그가 말한 것은 김정일이나 장성택 같은 북한 지도부 인사의 명의로 된 계좌가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대변인이 지적한 것처럼 북한은 계좌 주인 명의를 외국인 사업가의 이름으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김정일과 가까운 비즈네스맨 (사업가)세 사람이 있습니다. 김정일은 이 사람들은 진짜 신뢰합니다. 마카오의 산에리호프나 이탈리아의 바이엘리, 발로울리 등입니다. 이런 사업가들의 명의를 사용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계좌 금액 규모가 워낙 크니까 룩셈부르크의 관련 은행들은 그런 계좌 배후에 대해 의심을 가질 수 있고 또 당국에 보고를 하겠지요. 계좌주에 대한 모종의 정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김정일의 비밀 자금에 대해 공개적으로 거론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봅니다. 언론에 보도가 나갈 때마다 관련 은행들은 실제 주인의 정체가 의심스러운 비밀계좌를 유치하고 있는 것이 위험하다는 것을 인식할 것이고 이를 당국에 보고하지 않겠습니까?
전
: 김정일 비자금이 룩셈부르크 말고 다른 나라 은행으로도 이체됐을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카토
: Well, part of it might be transferred to other countries with banking secrecy. There are lots of places with banking secrecy like Singapore, Hong Kong…
비밀 계좌가 허용되는 다른 나라에도 일부 자금이 옮겨졌을 수도 있겠죠. 싱가포르나 홍콩 등 비밀 계좌 거래가 허용되는 곳이 많습니다. 하지만 어떤 나라에 또 비밀 계좌가 있는지는 알 수 없죠.
전
: 싱가포르 정부에도 편지를 보내셨다고 들었는데요.
카토
: It was a different matter. It was about a North Korean investment fund managed by a British firm, called the Chosun Fund.
그건 김정일 비밀자금 문제와는 다른 사안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영국 기업 ‘조선펀드’가 운영하고 있는 북한 투자기금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싱가포르에 있던 이 펀드는 홍콩으로 옮겼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시 홍콩 당국에 문의하는 전자우편을 보냈었습니다. 여하튼 이 조선 펀드는 더 이상 운영되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인터넷 웹사이트를 찾아가보니 사이트를 재구성 중이라는 공지만 있고 내용은 안 나오더군요.
전
: 룩셈부르크 정부에 김정일의 비밀계좌와 관련한 조사 요청 편지를 보내셨고, 올 1월 답장을 받으셨다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카토
: Luxembourg government sent a reply suggesting that they’re now doing some kind of investigation on North Korea’s secret fund…
룩셈부르크 정부 답장에는 별다른 내용이 없고 다만 현재 북한의 비밀자금에 대해 현재 조사가 진행중에 있다고만 돼 있습니다. 룩셈부르크는 외부의 비밀계좌를 공개하지 않는 나랍니다. 탈세자들의 천국이랄 수 있죠. 외부 계좌의 비밀을 지키는 것은 마치 종교적 신념 같을 정도입니다. 자금세탁과 테러자금 차단을 위한 국제간 정책개발 추진 협의 기구인 FATF(financial action task force: 불법자금대책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룩셈부르크의 자금세탁 방지 조치는 매우 비효과적이란 지적을 받았습니다.
전
: 캐나다, 영국, 호주정부에도 김정일 비밀자금과 관련한 편지와 이메일을 보내 답장을 받았다고 하셨는데 이런 나라들이 김정일 비밀자금과 무슨 관련이 있습니까?
카토
: No, I don’t think that they’re involved, but they can put pressure on Luxembourg. I asked them to put pressure on Luxembourg…
관련이 있어서가 아니라 룩세부르크 정부에 대해 김정일 비밀자금 조사를 철저히 하도록 압력을 넣어달라는 요청을 한 것입니다. 이 나라들 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 당국자들에게 편지를 보냈습니다. 며칠 전에는 미국 국무부의 ‘커트 통’ 한반도 과장과 재무부의 ‘스튜어트 레비’ 테러금융범죄 담당 차관에게도 편지를 보냈습니다. 작년에는 미국 상원의원 100명 모두와 하원의원 170명에게 김정일의 해외 비밀자금을 철저히 조사하도록 요청하는 서신을 보냈습니다.
‘커트 통’ 한반도 과장은 작년 10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을 대신해 보내온 답장에서 미국정부는 유엔안보리의 대북 제재 1874호에 따라 북한의 돈세탁과 달러 위조를 포함한 불법행위 차단조치를 철저히 이행하고 있다고 적었습니다. 아일랜드의 마이클 마틴 외무장관실은 북한의 돈세탁과 비밀자금문제는 마카오 북한계좌 동결 사건이후 더욱 부각된 사안이라면서 아일랜드 정부는 국제사회의 추가 제재 필요성 여부를 계속 검토하겠다고 답장을 보냈습니다. 독일 연방 의원 150명, 그리고 프랑스 국회의원들에게도 룩셈부르크 정부에 김정일의 비밀자금 조사 압력을 넣어달라는 이메일(전자우편)을 보냈고 며칠 전에는 유럽의회에도 보냈습니다. 마침 4월 7일 한국내 탈북자들이 유럽의회 청문회에서 북한 인권유린 상황에 관해 증언할 계획이라서 김정일 비밀자금 조사 촉구가 시의적절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전
: 김정일의 40억달러 비밀자금 계좌가 동결될 수만 있다면 역사가 바뀌게 될 것이라고 텔레그라프 신문에 말씀하셨는데, 무슨 뜻입니까?
카토
: Everyone knows that when $24 million [of North Korea] was frozen in Macao, NK did make a lot of concession…
2005년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있던 북한 자금 2천4백만 달러가 동결됐던 사건, 전 세계 사람들이 잘 알고 있습니다. 만일 2천4백만 달러 동결을 푸는 조건으로 북한이 북핵 회담에 복귀하는 양보를 했다면 4십억 달러 동결 해제를 위해 얼마나 양보 할 것인지는 상상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북한은 핵무기 개발 계획도 포기할 겁니다. 그리고 북한주민들의 인권을 존중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김정일은 심복 간부들의 충성을 얻기위해서도 그 비밀자금이 필요합니다. 김정일은 벤즈 승용차라든가 로렉스 시계같이 값비싼 선물들을 사주면서 그들의 충성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김정일이 그들에게 선물을 사주지 못하는 처지가 되면 그들은 김정일 정권의 생명도 끝났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또 다른 권력자를 물색할 수도 있죠. 심복들에게 죽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김정일의 간부들이 진짜로 충성을 하고 있다고는 보지않습니다. 그저 현재의 신분을 유지하거나 공포에서 비롯된 것이지 진정한 충성심에서 우러난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그래서 상황이 바뀌면 그들의 충성심도 곧바로 변할 것이란 말입니다. 김정일도 그걸 알고 있을 겁니다.
RFA 초대석, 이 시간에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해외 비밀자금의 행방을 수년 간 집요하게 추적하며 국제사회에 조사와 동결을 촉구하고 있는 일본의 민간단체 아시아인권 (Human Rights in Asia)의 카토 켄(Ken Kato)대표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저는 전수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