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초대석] NK지식인연대의 김흥광 대표

지난달 27일 미국 워싱턴 중국 대사관 앞에서 탈북자와 미주 한인들이 북한의 권력세습을 지지하는 중국정부에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 (왼쪽이 김흥광 NK 지식인 연대 대표).
지난달 27일 미국 워싱턴 중국 대사관 앞에서 탈북자와 미주 한인들이 북한의 권력세습을 지지하는 중국정부에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 (왼쪽이 김흥광 NK 지식인 연대 대표). (RFA PHOTO/김진국)

0:00 / 0:00

화제의 인물을 만나보는 RFA 초대석. 진행에 전수일 입니다. 북조선 공산대학에서 전자계산기강좌 교수였던 김흥광 씨는 2003년 탈북해 그 이듬해 한국에 입국한 지 4년만에 북조선 지식인들로 구성된 통일 학술 단체를 세웠습니다. 2008년, 북한 출신 교사, 교수, 기자, 작가, 기술자, 의사 등 고학력 탈북자 100여명으로 시작한 NK지식인연대는 이제 360명의 전문가 집단으로 늘어났고 통일 관련 학술 연구 중심 사업뿐만 아니라 북한인권과 탈북자 정착지원 활동까지 그 사업을 확대해 왔습니다.

미국 내 주요 도시의 한인들에게 북조선 실태와 통일 안보에 관한 순회 강연 중 10월 마지막 주 워싱턴을 방문한 NK지식인연대의 김흥광 대표를 만나봤습니다.

전수일

: 10월 27일 수요일 워싱턴에 있는 중국대사관 앞에서 열리고 있는 김정일 김정은 권력세습 규탄 집회에 참석하고 계신데 3대권력세습에 대해 중국이 어떻게 대처해야 북한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겠습니까?

김흥광 대표

: 지금처럼 중국이 북한 권력세습에 대해 무원칙하고 자국의 이익이나 친중정권을 세우려는 목적으로3대세습을 허용한다면 사회주의권 내 국가들을 망신시키는 것입니다. 80년대 김정일의 권력세습 때에는 중국이 공식적으로 엄청 반대했습니다. 세습은 사회주의 국가에서 있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죠. 그러나 이번에는 180도 정반대입니다. 그 이면에는 가뜩이나 붕괴 직전에 있는 북한체제가 권력세습을 하지 못할 경우 망할 우려가 있다든가, 아니면 북한 체제의 현상유지가 안되면 중국으로서는 위태롭다고 판단을 했는 지, 아니면 친중정권 수립 의도가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거기다 요즘 중국군을 평양시 근교에 배치한다는 얼토당토한 소문도 솔솔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요, 저는 중국정부에 대해 의견이 있습니다. 중국은 북한에 대해 원칙적으로 대해야 하고 국제적 기준을 가지고 G-2국 지도 국가로서의 역할을 다 하라는 요구를 전하러 왔습니다.

: NK지식인연대 창립한 지 거의 2년 반이 됩니다. 그동안에 학술활동, 북한인권활동, 탈북자정착지원활동 등 여러가지 활동을 펴오셨는데 우선 가장 중요한 창립 취지의 하나가 북한과 한반도 통일에 관한 학술연구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북한 정세와 실태에 관해 근래 개최한 학술회의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 단독주최는 아니지만 지난 4월 진행된 북한인권주간 때는 과거 북한에 있을 때 주민들에게 피해를 입힌 탈북 엘리트들의 자기 반성과 체제의 흉악스런 행태에 대해 고발하는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금년에는 남북한 과학기술 실태 비교를 위해 6월 이화여자대학교에서 한국과학기술연구원과 공동으로 학술 세미나를 했습니다. 그리고 이달 30일에는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과총이라는 단체와 함께 북한과학기술 실태에 대한 학술회의를 합니다.

: 북한인권에 대해서도 여러 활동을 하셨는데요, 연대가 설립되고 나서 탈북자 고문피해사례 증언 간담회도 했고, 작년에는 워싱턴에 오셔서 북한자유주간 행사에도 참여했습니다. 2010 년 올해 주목할 만한 북한인권 활동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 최근 북한 인권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는데 대해 국제적인 움직임이 있습니다. 반인도범죄국제조사위원회가 설립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희 NK지식인연대는 그 위원회의 성원 단체로 참여하게 됩니다. 저희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국제사회에 북한의 인권상황을 규탄하는 목소리에 정확한 자료를 제공하고 대안을 제시하기위해 탈북자들의 실제 증언과 고문피해 자료를 발굴하기 위한 사업을 지금 진행하고 있고요, 국제조직과 발 맞춰서 북한의 인권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이 사업을 과감하게 벌릴 계획입니다.

: 지식인연대의 탈북자 정착 지원활동은 언론에서도 많이 보도가 되고 있고 또 현재 활동을 많이 하고 계신데 ‘디딤돌’ 학교에 대해 소개해 주시죠.

: 이 학교는 대안학교입니다. 초.중.고등학교 등의 일반학교, 즉 제도권 학교에 들어갈 실력이 부족하거나 적응하기 어려운 학생들을 사전에 준비 시켜주는 학교입니다. 저희 학교에서 공부할 학생들의 대부분은 중국말 밖에 모르는 아이들입니다. 중국에서 탈북여성들이 낳은 아이들, 그리고 북한에서 온 아이들 가운데 학력이 서로 다르고 오랫동안 공부를 못해 여기 일반 학교에는 들어갈 수 없는 청소년들, 또 부모들이 직장을 다니기 때문에 오후 시간에 집에 오래 방치돼 있는 학생들, 이런 세 부류의 아이들과, 또 지역사회 저소득층의 한국 학생들과 다문화 가정 아이들까지 어울려 함께 가는 그런 학교로 설립 준비 중입니다. 11월 중에는 학교를 시작할 계획입니다.

: 탈북자 장학금도 지원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 통일연구원의 협력아래 금년에 2년째 탈북 중.고등학생 52명에게 장학금 지원을 했습니다. 액수는 많지 않지만 학생들의 학습에 보탬이 됩니다. 통일연구원과 지식인연대 회원들의 정성이 깃들어 있는 사업입니다.

: 한국 내 탈북자들에게 일자리도 마련해 주고 또 디딤돌 같은 학교 기금에 보태기 위해 북한전통음식점 ‘류경옥’을 설립하셨죠?

: 평양을 ‘류경’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북에서 온 음식점, 평양집이라는 뜻으로 류경옥이라고 이름을 지었는데요, 올 4월 28일에 개점해 현재 6개월정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요즘처럼 된다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그럼 장사가 잘 된다는 얘깁니까?

: 네. 처음엔 좀 힘들었습니다. 사람들이 낯선 북한음식에 수저 드는 게 쉽지 않더라구요. 그리고 저희[북한]사람들이 나긋나긋하질 못하잖습니까? 그래서 초기에는 힘들었죠. 하지만 지금은 수요자들의 마음도 읽었고 그래서 찾아오는 고객들의 입에 맞는 음식을 만드느라 연구도 많이 해서 지금은 잘 되고 있습니다.

: 일하시는 분들 다 탈북자들이죠?

: 다섯 명이 모두 탈북자입니다. 제가 이번에 미국에 와 보니 미국에 차려도 괜찮겠어요. 잘 된 식당 모델을 만들어서 그걸 통해 탈북자들이 창업이나 취업의 기회를 갖도록 하고 거기서 나오는 영리는 대안학교 운영자금으로 쓸 겁니다.

: 류경옥에서 봉사하는 음식종류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 열 여섯가지 정도가 됩니다. 주로 북한 정식인데요, 귀한 손님 오실 때 정성껏 올리던 밑반찬들, 생선조림, 전, 그리고 북한 5개 도에서 손꼽을 만한 점심 메뉴를 준비했습니다. 북한에서 즐겨 먹던 명태무침회, 순대, 냉면 등이 있습니다.

: 지금 북한 소식지도 발간하고 계신데요. 요사이 NK지식인연대에서 북한에 있는 내부통신원들을 활용해서 전하는 북조선 내부소식을 한국 내 언론사들도 많이 받아서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북한 내 소식을 전하게 됐습니까?

: 저희 단체는 투쟁 단체가 아니라 고학력 전문가들로 돼있는 학술연구단체입니다. 북한을 연구하고 통일의 지름길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현 실태를 반영하는 자료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북에 있는 저희 지인들, 동료들, 협조자들을 현지 통신원처럼 활용해 북한 내부 상황이 발생했거나 저희가 필요한 자료가 있을 때 이들과 자주 전화 연결해 소식을 받아 분석합니다. 또 국제사회에 알릴 필요가 있는 중요 소식에 대해서는 저희 웹사이트 홈페이지에도 게재하고 또 전 세계 8천4백여명의 네티즌, 즉 인터넷 사용자들에게, 뉴스레터라고 해서 주간 북한소식을 전자우편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분기에 한 번씩 ‘북녘마을’이라는 계간지도 발간하고 있습니다.

: 이 통신원들은 북한의 특정지역에만 있습니까?

: 그렇지 않습니다. 전국에 모두 퍼져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주로 압록강 두만강 일대에 있습니다. 특히 함흥, 평양, 원산 등 중요 도시의 통신원들은 조-중 국경쪽으로 나와 통화로 소식을 전합니다.

: NK지식인연대가 현재 추진하는 장, 단기 활동계획은 어떤 것입니까?

: 많은 탈북자들이 통일이 되면 고향으로 돌아갈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통일의 날을 앞당기려면 탈북자 각자가 자기 생업에 열심히 해 부자가 되는 방법도 있겠습니다만 저희로서는 남북 국민들의 성원을 받아 통일을 이루기 위한 단계적인 전략, 전술 등을 통일학술연구단체인 지식인연대가 앞장 서 연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한 가지 더 바라는 게 있다면 박정희 전 대통령이 한국사회의 발전을 위해 만들었던 KDI 한국개발연구원처럼 NKDI 즉 북한개발연구원을 만들어 북한 미래 발전의 주춧돌이 되고 싶습니다.

RFA 초대석, 이 시간에는 한국 내 고학력 지식인 탈북자들로 구성된 단체 ‘NK지식인연대’를 이끌고 있는 김흥광 대표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저는 전수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