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초대석] 북한 정치장교 출신의 탈북자 심주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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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인물을 만나보는 RFA 초대석. 진행에 전수일 입니다. 주체사상을 신봉하던 평양 방어사령부 정치장교 중좌에서 하느님을 따르는 한국 기독교 목사로 변신한 심주일 씨. 한국에서 들어간 성경을 몰래 읽고 대북방송을 숨어서 듣던 그가 마흔 여섯 나이에 주체사상의 허황됨을 깨닫고 기독교 신앙을 추구하기 위해 북한을 떠나 한국으로 들어간 지 벌써 12년이 됐습니다.

현재 경기도 부천에 있는 창조교회의 성직자로 목회하면서 극동방송에서는 대북 설교방송을 하고 있는 한편 성경을 북조선말로 번역하는 등 북한에 기독교를 전파하는 일에 힘을 쏟고 있는 심주일 목사를 전화로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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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부천 창조교회의 성직자로 목회하면서 극동방송에서 대북 설교방송을 하고 있는 심주일 목사. (사진: 연합뉴스 제공) (사진: 연합뉴스 제공)

전수일: 먼저 성경 얘기부터 듣고 싶습니다. 한국어 성경을 북조선말로 고쳐야 할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심주일: 북한말과 한국말이 통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서로 달리 쓰는 게 많습니다. 그래서 말 한마디에 하나님을 만나고 못 만날 수 있습니다.

전: 결국은 성경이 심목사님의 인생을 바꿨다고 할 수 있겠는데요, 성경을 처음 받은 것이 1976년이라고 했죠?

심: 네. 그렇습니다. 오래됐죠.

전: 성경을 친구분한테 받아봤을 때 이해가 됐습니까?

심: 이해가 안되죠. 하나님이란 말 자체가 거부감이 오는데 어떻게 되겠습니까.

전: 그런데도 어떻게 몇차례나 읽기를 시도 하셨습니까?

심: 이해가 안되고 거부감이 있지만 일단 한번 읽고 나니까 생각이 달라지더군요. 저 같은 경우, 한번 읽고 나니 ‘야 이거 보통책이 아니구나’하는 생각을 가지게 됐습니다. 그리고 두번째 읽다가 창세기에서 북한의 주체사상이 성경에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전: 어떤 점에서 그런 생각을 하셨나요?

심: 성경에 보면 창세기에 하나님이 인간을 만들고 또 인간들에게 복을 주시어 이 땅의 모든 것을 다스리라고 축복을 주시고 하는데 바로 그 부분에 주체사상이 있는 것입니다. 인간의 기원 문제나 지위와 역할 문제가 거기[창세기]에 있는데 그게 바로 주체사상이에요. 그렇다고해서 주체사상이 하나님을 인용했다는 건 아니지만 거기에 인간 문제가 있거든요. 주체사상도 인간문제를 논의한 것이거든요.

전: 그렇다면 북한의 주민들도 성경을 읽으면 이것이 바로 주체사상과 비슷하구나 하는 생각을 가질 수 있겠습니까?

심: 당연하죠. 그러니까 북한이 성경을 절대로 허용하지 않는 겁니다. 기독교만 들어가면 주체사상은 무너지게 돼 있는 겁니다.

전: 성경책을 전해준 친구분이 보위부에 계셨다고 했죠?

심: 예. 그런데 그 문제는 다루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전: 알겠습니다. 그 성경책을 준 친구분도 기독교인이었습니까?

심: 당연하죠. 나보다 먼저 그렇게 된 거죠. 중국땅에 많이 다니다 보니까.

전: 그러니까 그분이 중국에 왔다갔다 하다가 기독교를 알게 된 거군요.

심: 네. 누구든 중국땅에 넘어가면 [기독교를] 접하게 돼 있어요.

전: 그런데 중국땅에 가보지 않은 북한 주민들이 기독교라고 하면 무엇인지 알겠습니까? 하나님, 예수님, 기독교를 들으면 뭔지 알겠습니까?

심: 몰라요. 기독교가 뭔지 천주교가 뭔지. 불교는 혹시 조금 아는 사람이 있을 수 있어요.

전: 그럼 성경책을 북한에 사역하시는 분들을 통해 들여보냈을 때 주민들이 그것을 읽고 ‘아 , 이건 읽어볼만 하구나’라고 생각하기가 어렵겠네요? 무슨 말인지 모르니까.

심: 처음에는 어려울 거에요. 그렇지만 어거지라도 한번 읽고 나면 되는 겁니다. 한번 읽는 게 문제죠.

전: 당시 읽으셨던 성경책 분량은 몇 페이지나 됐습니까?

심: 내가 읽었던 성경이 라이프 성경인데 신,구약 전체입니다.

전: 그럼 북조선에서 받아본 성경이 두꺼웠겠네요.

심: 우리가 읽는 일반 성경 그것입니다.

전: 그러니까 간략하게 적어놓은 것이 아니군요.

심: 원문 전체 그대로입니다.

전: 그곳에서는 성경을 못 읽게 하는데 그것을 읽다가 들키면…

심: 북한에서는 저나 우리 집(가족)에 대해서 의심을 가질 여지가 없었죠.

전: 다른 일반 주민들은 어떻습니까? 그 사람들은 마음대로 성경을 읽을 수 없을 것 아닙니까?

심: 마음대로 읽지는 못하지만 몰래 읽으면 읽을 수 있어요. 아무리 통제를 한다고 하지만 집집마다 매일 수색을 할 수는 없잖아요.

전: 심목사님 생각에 지금 몰래 성경을 읽는 군인이나 민간인이 있다고 보십니까?

심: 물론 있죠. 특히 옛날부터 그루터기 신앙을 가진 사람도 있구요. 그리고 많은 탈북자들이 중국까지 갔다가 성경을 접하고 다시 북으로 넘어간 사람들이에요. 그런 사람들이 많습니다.

전: 그 말씀 하시니 북한선교에 대해서도 한 말씀 듣고 싶은데요, 중국에 갔다 성경말씀, 기독교 사상 혹은 종교를 알고 북으로 돌아간 사람들이 북한에서 선교를 할 수 있습니까?

심: 네. 그런사람들이 들어가서 기독교 일을 하고 있죠.

전: 심목사님 생각에 어떻게 하는 것이 기독교 선교가 효과적일 것이라고 보십니까?

심: 북한선교는 북조선 그리스도연맹을 통해 북한에 돈 가져다 주고 집 지어주고 하는 사람들, 특히 해외에 있는 동포들이 많은데요 그것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북한에 성경이 들어가야 합니다. 말씀이 들어가야 합니다. 그래서 성경 들어보내는 게 우선이구요. 그 다음에 방송사역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자기발로 걸어 나온 사람들은 한명도 놓지지말고 중국땅에서 백프로 다 크리스찬으로 만들어야 돼요.

전: 거기서 모두 선교 해줘야 한다는 말씀이죠?

심: 네. 그런 사람들은 본인들이 모두 다시 북에 돌아가겠다고 합니다. 기독교를 접하면 거기서 감동을 받고 다시 들어가겠다는 사람이 태반입니다. 그럼 그 사람들을 다시 파송하고 또 한국으로 가겠다는 사람들은 한국에 보내 훈련시키고. 그렇게 하는 게 최선의 효과적인 선교 방법이에요.

전: 방송사역 말씀하셨는데 심목사께서도 북에서 한국 방송을 들으셨다죠?

심: 들었습니다.

전: 방송이 무엇이었죠?

심: 제주극동방송이었습니다.

전: 단파방송이었습니까?

심: 중파였습니다.

전: 중파도 잘 들립니까?

심: 잘 들려요. 제주극동방송은 잘 들려요.

전: 그럼 극동방송은 일부러 들은 것입니까 아니면 어쩌다 듣게 된 것입니까?

심: 어쩌다 들은 게 아니라 내가 성경을 보고 하나님을 깨닫게 되다보니 그렇게 됐죠. 대한민국에 있는 방송들을 저희는 잘 알고 있었어요. 그거 모두 우리가 까부셔야 할 것니까 잘 알고 있었죠.

전: 그러니까 극동방송의 설교를 들으면서 믿음으로 많이 흐르게 됐다는 말씀이네요.

심: 네. 목사님들 설교가 제 믿음을 성장시켰죠.

전: 한국의 방송에 대해 잘 알고 계셨다고 하셨는데 평양 방어사령부 정치장교라고 하셨죠?

심: 네.

전: 정치장교는 뭣하는 겁니까?

심: 정치장교라는 건 미국에도 없고 다른나라 군대에도 없는 거에요. 이해하시기 어렵겠지만, 가령 대한민국의 국군은 나라를 지키기 위한 것이지만 북한군의 사명과 성격은 그 나라를 지키는 게 아니구 김정일을 지키는 군대입니다. 그게 다릅니다. 그러니까 군대를 김정일 군대로 만들어야하는데 그걸 만드는 게 정치장교들이 하는 겁니다.

전: 1998년에 탈북하셨고 중국에 계셨을 텐데 한국 입국은?

심: 98년 10월 13일입니다.

전: 그러면 탈북 후 같은 해에 한국으로 들어가셨네요?

심: 네.

전: 도움을 주신 분이 있었던 모양이죠.

심: 네, 외국에 계신 목사님이 대한민국 정부에 편지를 전해 줬구요. 편지를 받은 대한민국에서 저 때문에 중국으로 왔어요. 와서는 여러가지 방면으로 저를 테스트하고 그 다음 정부의 결론을 받아서 저를 안내했죠.

전: 당시 심목사님은 결혼을 안 하셨나요?

심: 했습니다. 가족은 북한에 있어요.

전: 결혼을 하셨었군요.

심: 그럼요.

전: 가족에게는 얘기를 하고 나오셨나요?

심: 가족에게 얘기를 하고 나왔죠. 그런데 문제는 내가 김포공항에 내리는 순간에 KBS가 생방송을 하면서 다 틀어졌어요. 국정원 사람들이 왔을 때 약속을 두 가지 한 것이 있어요. 첫째 일체 언론보도를 차단한다는 것이고 둘째 평양에 있는 가족을 중국까지 내어와 가족과 합류시켜 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제3국에 있는 분이 평양에 가족을 데리러 들어갔고 나는 국정원 사람들 따라 한국으로 들어오는 순간 KBS가 생방송을 해 평양에 들어간 사람이 가족들을 못 데리고 나왔죠.

전: 근데 입국하신 후 목사가 되기위한 교육과정, 장로회 신학대학에는 곧장 입학하셨나요?

심: 저는 여기 오자마자 신학대학에 가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나를 데려온 한국정부는 나에게 요구하는 게 많았어요. 그래서 제가 사회 일반인이 되지못하고 해당기관에서 1년정도 일을 했어요. 그러다가 99년 말에 서울 시민이 됐습니다. 그래서 99년 원서를 대학에 넣고 2000학번이 됐습니다.

전:현재 창조교회 목사로 목회하는 것도 바쁘고 성경을 북조선말로 바꾸는 것도 힘들 텐데 대북방송 설교도 하고 계시죠?

심: 네.

전: 주로 설교 내용은 어떤 것이죠?

심: 설교내용은 저 사람들이 깨달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전: 일반 주민들이 심 목사님 말씀을 들으면 무슨 얘기인지 알 수 있을까요?

심: 알 수 있어요. 그것 때문에 제가 하는 거예요.

전: 지금 박사 논문도 쓰고 계시다고 들었는데요.

심: 네. 지금 하고 있습니다.

전: 2012년이 강성대국 건설의 해라고합니다. 심 목사님께서 2년내에 이루고 싶은 일이 있다면 어떤 것입니까?

심: 저는 북한을 회복하기 위한 일꾼들을 키우는 캠퍼스를 하나 세웠으면 좋겠어요. [캠퍼스를 북조선말로 하면?] 학교죠. 신학교를 세워서 ‘북한선교대학’을 하나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지금 일꾼들이 사실 없거든요. 통일이 된다해도 저땅에 들어가 일할 사람들이 없어요. 한국분들은 저쪽에 들어가서 일을 할 수도 없거니와 또 들어갈 사람도 없어요.

전: 결국은 북한에서 나온 분들을 교육시켜서 그쪽에서 일하도록 만들어야 겠다는 말씀이네요.

심: 그럼요.

RFA 초대석, 이 시간에는 주체사상을 신봉하던 평양 방어사령부 정치장교에서 하느님을 따르는 한국 기독교 목사로 변신한 심주일 씨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저는 전수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