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초대석] 영국 내 탈북자 단체 '재영조선인협회'의 김주일 사무국장

0:00 / 0:00

화제의 인물을 만나보는 RFA 초대석. 진행에 전수일 입니다. 한국 다음으로 탈북 망명자가 많이 사는 나라는 영국입니다. 탈북자 수는 250여 명. 미국의 두배 반이나 됩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정착을 스스로 돕기위해 ‘재영조선인협회’라는 단체를 만들었습니다. 이 단체를 이끌고 있는 김주일 사무국장. 그는 불과 3년만에 북조선 인민군 장교에서 영국 내 탈북동포사회의 지도자로 변신했습니다. 영국의 수도 런던에 살고 있는 김주일 씨를 전화로 만나봤습니다.

전수일

: 영국에는 언제 가셨습니까?


김주일

: 2천7년에 도착했습니다. 북한에서는 2005년에 나왔습니다.

: 탈북해 곧장 영국으로 가셨습니까 아니면 한국으로 일단 가셨습니까?

: 탈북해서 중국에 한 2년 있다가 엔지오 [비정부기구]단체 분들의 도움을 받아 영국에 오게됐습니다.

: 혼자 가셨습니까 아니면 가족과 함께 가셨습니까?

: 가족과 같이 왔습니다.

: 가족 사항을 말씀하실 수 있습니까?

: 처와 딸이 있습니다.


: 딸은 나이가 몇이나 됩니까?

: 열 살입니다.


: 그러면 영국에서는 소학교에 다닙니까?

: 그렇습니다.

: 북한으로 치면 몇 학년이 되는 겁니까?


: 인민학교 2학년 정도 됩니다.

: 딸이 적응을 잘 하고 있습니까?

: 처음에는 낯선 환경에 잘 적응을 못하다가 요즘은 영어 소통이 되는지 예전보다는 많이 나아졌습니다.

: 북한에서는 어느 지역에 살았습니까?


: 함경북도지역에서 살았습니다. 북한에 있을 때 인민군 장교였습니다.

: 탈북하시게 된 동기는?

: 북한사회의 많은 주민들이 굶어 죽고 있고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군인들 까지도 경제적으로 악화된 상태에 놓여 있었습니다. 저희 부대만 해도 한 개 중대에 군인 30프로가 영양실조였습니다.그런 불합리한 사회상을 보면서 과연 북한에서 말하는 인민을 위한 사회주의가 인민들과 병사들을 굶겨 죽이는 사회인지, 우리가 바라는 지상낙원인지, 그런 회의감을 느꼈습니다. 또 북한이 아닌 다른 국가는 어떻게들 사는 지가 궁금해 탈북을 하게 됐습니다. 실제 나와서 경험한 국제사회는 제가 교육 받으며 살았던 북한사회와는 너무도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해외에 나와서도 우리 북한은 바뀌어야 겠구나 하는 생각을 굳히게 됐습니다.


: 보통 탈북자들이 택하는 곳은 한국인데 영국을 택한 이유가 있습니까?


: 그렇지 않아도 한국행을 권유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이 세계 경제 10위권안에 들어가는 경제대국이란 것도 알았습니다. 그렇지만 현재 북한의 주적관에 따르면 미국과 한국이 주적으로 돼 있습니다. 우리가 영국으로 갈 때와 한국으로 갈 경우를 비교하면 북한에 둔 가족과 친지들이 북한사회로 부터 받을 고통과 불행의 도가 틀리다는 말입니다. 저희가 주적인 한국에 갔더라면 북한식 말로 ‘조국을 배신한 반역자’가 되어 북에 남아있는 온 가족이 정치범수용소에 끌려 가 심지어 공개 처형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기 때문에 영국이란 제 3국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 그러면 아직 북한쪽에 놔두고 온 가족이 계시겠네요.

: 네. 있습니다.

: 영국에 가셔서 탈북동포들의 단체 재영조선인협회를 이끌고 계신데, 현재 영국 내 탈북 동포는 몇명입니까?

: 탈북자로 위장 입국한 일부 조선족들도 영국 이민국 통계에 잡혀 있어 진짜 탈북 동포들의 숫자와는 다를 겁니다. 저희 북한 출신들이 지연이나 인맥을 통해 확인한 바로는 250여 명 정도가 살고 있습니다.

: 탈북자들이 영국 이민국에 북한 출신임을 증명하기가 쉽습니까?

: 영국 이미그레이션(IMMIGRATION)에서는 북한 동포 여부를 입증하기 위한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래서 진짜 북한 동포지만 차이니즈코리안 (CHINESE KOREAN),즉 조선족으로 오인돼 난민비자를 못 받는 사례도 지금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통역 잘못으로 그렇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협회는 향후 영국 국회를 통해 그런 문제를 최소화하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영국인들은 입국하는 동포가 진짜 북한사람인 지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북한 사회에서 살았던 우리 회원들은 북한인 여부를 판단할 기준이 있는 만큼 영국 당국을 도울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영국 당국과 긴밀히 협조하는 활동을 우리 협회가 추진하고 있습니다.


: 방금 재영조선인협회의 주요 활동 한 가지를 소개해 주신 셈임데요, 그밖에 협회가 계획하거나 진행하고 있는 사업은 어떤 것입니까?

: 해외에서 탈북 동포의 정착 역사로 보면 미국이 오래 됐지만 숫자로 보면 영국이 제일 많은 것으로 집계돼 있습니다. 북한 사람들이 제일 많은 영국에서 우리 스스로 거주, 주거, 문화적 차이, 언어 소통의 문제, 그에 따른 통.번역 서비스 등의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 잘 정착할 수 있을까에 대해 저희 협회가 많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그런 어려운 문제들을 협회 차원에서 같이 서로 풀어가는 방법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에 있는 탈북자들은 북한과 문화와 언어가 같으니까 그마나 좀 낫겠지만 이곳 영국의 탈북 동포들은 언어소통과 통번역 문제를 취업 못지않은 어려움으로 겪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영어를 빨리 배워 영국의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영어공부도 관련 단체들의 도움을 받아 진행 중에 있습니다.

: 협회가 정착을 위해 여러가지 일을 하고 계신데요, 영국 당국의 정착 지원이 궁금합니다. 한국의 경우는 정착교육기관인 하나원에서 석달 교육 받고 나오면 정부가 아파트도 지원해주고 정착 초기 지원금도 주고 직장에서 1년 이상 꾸준히 일하면 추가 정착 보조금도 나오는데요. 영국은 어떻습니까? 탈북자가 입국하면 초기 정착 지원하는 게 있습니까?

: 영국은 레퓨지(REFUGEE)라고 해서 [난민]망명 신청을 한 뒤 그 결과를 기다리는 중에는 최소한의 생활비와 주거공간을 제공해 줍니다. 그리고 레퓨지 허가를 받으면 일반 이민자들과 똑같이 취업할 때까지 취업보증금 혜택을 주고, 하우징 베니핏(HOUSING BENEFIT)이라고 해서 집세의 80퍼센트까지 보상해주는 주거의 혜택도 줍니다. 또 자녀들에게는 무상으로 학교에 다닐 수 있게하는 교육의 혜택, 그리고 영어를 못해 취업을 못하는 우리들이 영어를 무료로 배울 수 있도록 하는 에듀케이션 혜택을 영국 정부로 부터 보장받고 있습니다.


: 그러니까 영국에서도 탈북 동포들이 영국 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초기 단계에서 기본적인 지원은 하고 있다는 말이네요.

: 네.

: 주로 거기서 탈북 동포들이 하고 있는 생업은 무엇입니까?

: 탈북 동포들이 영어를 잘 못해 사무직같은 기술직은 별로 없구요, 대부분 건설 노동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식당에서 허드렛일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 재영조선인협회가 생긴 지는 얼마나 됐습니까?

: 2008년에 설립해 현재 만 2년이 됐습니다.


: 협회 회원들 간 친목도 도모하십니까?


: 네, 저희는 매주에 한번씩 만납니다. 모임도 다양한 프로그램에 따라 모이고 있습니다. 축구 같은 스포츠를 통한 모임, 문화체험이나 탐방으로 하는 모임, 영어 스터디 같은 영어 클럽을 통해 만나는 모임 등 다양한 친목활동을 통해 회원들 간의 교류를 증진하고 있습니다.

RFA 초대석, 이 시간에는 영국에 난민 지위를 받고 들어간 탈북자250여 명의 정착과 권익 옹호를 위해 세워진 단체 ‘재영조선인협회’를 이끌고 있는 김주일 사무국장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저는 전수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