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을 만나보는 RFA 초대석. 진행에 전수일 입니다. 유럽 여러나라에 살고 있는 탈북 망명자들이 곧 연합단체를 구성합니다. 영국 독일 노르웨이 스위스를 비롯한 유럽 국가에 난민 지위를 받고 들어간 탈북자들은 다음 달 6월 재유럽조선인총연합회를 설립해 국제사회에 북조선의 인권 유린 실태를 알리고 북조선의 개혁개방을 위한 관심과 협조를 촉구하는 활동을 펼칠 계획입니다.
이 시간에는 재유럽조선인총연합회 발족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이며 재영조선인협회를 이끌고 있는 김주일 씨를 전화로 연결해 얘기를 들어봅니다. 북조선 인민군 장교였던 김 씨는 2005년 가족과 함께 탈북해 2007년 영국에 정착해 살고 있습니다.
전수일
: 유럽에 거주하는 조선인들을 대표하는 총연합회 설립을 준비하고 계신데 유럽에 살고 있는 탈북동포의 숫자는 어느정도 됩니까?
김주일
: 아직 정확한 통계는 아니지만 400여명정도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전
: 어떤 나라에 살고 있습니까?
김
: 주로 영국 독일 네델란드 노르웨이 스위스 프랑스 아일랜드 등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특히 노르웨이 같은 북유럽 지역에 많이 살고 있습니다.
전
: 재유럽조선인총연합회 준비에 현재 300여명의 탈북자들이 동참하고 있다는데 어떻게 이들을 모았습니까? 각 나라에 탈북자 단체나 협회 같은 것이 있습니까?
김
: 유럽에 퍼져 살고 있는 탈북동포들 조직이 몇 개 됩니다. 제일 큰 조직이 재영조선인협회이고 기타 조선민주화방송, 조선을 향한 기도모임, 약칭 조기모, 그리고 노르웨이 거주 동포들의 연합 등이 있는데요, 이런 조직들이 연대해 현재 3백여명이 동참하고 있습니다.
전
: 그러니까 다른 나라에 있는 탈북동포들의 협회들과 영국에 있는 재영조선인협회가 서로 유기적으로 연락을 하겠군요.
김
: 그렇습니다.
전
: 총연합회 설립의 주요 목적의 하나가 ‘국제사회에 북한의 실상을 바로 알리는 것’으로 돼 있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알린다는 것인지 설명해 주시죠.
김
: 현재 국제사회나 한국사회에서 북한인권이라고 하면 주로 탈북동포들이 중국에서 당하고 있는 인권 유린이라든가 북한내 정치범수용소 문제 같은 제한된 범위에서만 거론되고 있습니다. 저희 재유럽조선인총연합이 발전적으로 추구하는 목적의 하나는 북한의 정치범수용소나 공개처형과 같은 문제뿐만 아니라 별로 알려지지 않은 장애인들의 인권과 북한 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인민군들의 인권 실태를 알리는 것입니다.
북한에는 세계에서 보기 힘든 10년 장기의 군복무제도가 있습니다. 특히 여성들도 징집돼 군에 복무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한 인권실태가 국제사회에 많이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인간적으로 누려야할 기본 권리조차 받지 못하고 살아가는 북한군 청년들의 실상을 집중적으로 파헤쳐 알리려합니다. 외부 세계에서 지원되는 물자가 군대에 전용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군에서 실제 굶어 죽어가는 군인들도 있습니다. 특히 여성군인들의 경우 여성의 기본 위생 권리조차 못가집니다. 심지어 화장품같은 가장 기초적인 여성생활품도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또 북한사회에는 헌법이라는 것이 존재하고 있지만 주민들이 실제로 정치범수용소나 각종 구류장 단련대 같은 곳에 끌려가 고통 받고 처벌 받는 기준은 법이 아니라 당의 유일사상 10대원칙이라는 세상에도 유례없는 강령에 따른 것입니다.
그런 문제를 저희가 집중 조명해 국제사회에 부각시켜 10대원칙의 철폐운동 같은 구체적인 인권개선 활동을 펼치고자 합니다.
전
: 김주일 부위원장께서는 런던에서 조선민주화방송국을 운영하고 있다는데 무슨 방송이고 대상은 누구입니까?
김
: 조선민주화방송은 시험방송을 준비하는 단계에 있습니다. 이를 통해 북한 주민의 계몽을 이끌어 내고 밖으로는 북한의 실상을 좀더 구체적이고 전문적으로 국제사회 미디어를 통해 알리는 것을 취지로 하고 있습니다.
전
: 방송이라면 인터넷 매체를 활용합니까 아니면 중파나 단파로 방송합니까?
김
: 저희들은 궁극적으로는 북한에 텔레비전 방송을 송출하는 걸 목표로 합니다. 하지만 초창기에는 인터넷 방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방송의 경험을 토대로KBS, MBC같은 지상파 방송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프로그램 제작은 제 3국에서 하면서 중계는 러시아나 일본쪽 중계소를 통해 북한 전지역에 북한과 동일한 주파수로 공중파 방송을 할 수 있는 체계를 구상 중에 있습니다.
전
: 총연합회의 또 다른 설립 취지는 북한의 개혁개방에 국제적인 관심과 협조를 촉구하는 활동을 전개하는 것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북조선의 개혁개방을 위한 활동으로 어떤 것을 구상하고 있습니까?
김
: 저희들은 북한 사회전반에 대한 개혁개방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이웃국가 국민들이 기본적으로 누리고 있는 거주 이전의 자유라든가 경제활동의자유 사회내 결사와 시위 등 개인적 자유가 보장되도록 촉구하는 활동을 할 계획입니다. 특히 북한에 야당이 있다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조선노동당 일당이 반세기 이상 군림해 왔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북한에 다당제 같은 정치적인 활동도 보장될 수 있는 그런 개혁개방까지 추구할 겁니다.
전
: 특히 북조선 대사관이 나가 있는 나라에서 ‘대담한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말합니까?
김
: 현재 영국 북유럽 기타 유럽국가 중 북한과 대사급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에는 대사관이 있습니다. 우리들은 북한에서 정부를 향한 목소리를 낼 수없어 탈북 했습니다. 북한대사관은 북한정부를 대변하는 곳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북한대사관을 북한 정부로 간주하고 대사관 앞에서 북한사회의 인권문제라든가 자유억압문제 민주화 문제 등에 대해 북한 주민으로서 목소리를 높이는 시위 집회 피켓활동을 할 계획입니다.
전
: 자녀들을 글로벌 인재, 그러니까 국제적인 인재로 키워 통일조국의 역군으로 육성하는 것도 이번 총연합회 설립의 목적이라고 들었습니다. 단순히 현재 살고 있는 국가에서 자녀들에게 열심히 공부시켜 먹고 사는데 어려움 없게 하겠다는 소박한 이민자의 꿈으로 만족하지 않고 남북통일의 인재로도 키우겠다는 뜻으로 생각되는데요.
김
: 네. 북한사회의 문이 열렸을 때 현실적으로 북한 사회를 재건할 인재들의 육성이 필요합니다. 남한 내 2만 명의 탈북동포들도 북한사회를 새로 건설할 인재가 되겠지만 재건사업에는 외국의 협력도 중요합니다. 해외에 나가있는 탈북동포들 자신이나 2세들이 계속해서 역량을 쌓으며 대비하면 국제사회의 힘을 북한의 재건운동에 끌어 들일 수 있는 중요한 고리가 될 수 있습니다. 미래의 개방된 북한과 국제사회의 가교적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인재들을 키워야 한다고 판단해 그런 목표를 세웠습니다.
전
: 6월에 재유럽조선인총연합회가 발족 하면 제일 먼저 시작할 일은 무엇입니까?
김
: 일단 영국, EU (유럽연합) 국회와 유엔에 가입한 유럽 국가들을 상대로 북한인권 개선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달라는 공개서한을 보낼 예정입니다. 그리고 이 공개서한은 북한 대사관에도 직접 전달하려 합니다.
RFA 초대석, 이 시간에는 유럽에 거주하는 탈북 동포들이 올 6월에 설립하는 재유럽조선인총연합회의 발족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주일 씨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저는 전수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