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초대석] 탈북여성-남한남성 중매 ‘남남북녀’ 강옥실 대표 "4년간 300쌍 성사 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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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인물을 만나보는 RFA 초대석. 진행에 전수일 입니다.

탈북 여성과 남한 남성의 중매 전문업체인 '남남북녀'를 운영하고 있는 강옥실 대표. 2002년 중국을 거쳐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 강 씨 자신도 6년전 한국의 중매전문 회사의 소개로 남한 남성 홍승우 씨를 만나 결혼했습니다. 4년 전 남편과 함께 남남북녀 짝짓기 사업을 시작해 벌써 탈북 여성 300명의 결혼을 성사시켰습니다. 강 대표는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 만9천여명 중 만 5천명 정도가 여성이지만 혼기를 넘긴 한국 남성들은 동남아 국가에서 신부감을 구하고 있다면서 같은 민족인 남남북녀의 짝을 맺어주는 것은 단순한 중매사업의 차원을 넘는 뜻 있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강옥실 대표를 전화로 만나봤습니다.

전수일: 고향이 평양이신데, 탈북자 남성보다 남한 남성을 택하신 동기가 무엇입니까?

강옥실: 한국사람을 만나야 한국사회에 정착을 빨리 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서였습니다.

전: 남한에 탈북자 여성 비율이 높다고 하죠?

강: 네, 70퍼센트 정도입니다.

전: 그래서인지 지금 운영하시는 결혼정보회사 '남남북녀'가 탈북여성 전문이라고 돼 있습니다. 사업에 대해 알고 싶은데요, 회원제로 운영한다는 것이 무엇입니까?

강: 여성들은 회원제가 아닙니다. 인터넷을 보고 남한 남성들이 회원으로 가입합니다. 여성들은 회원제 가입 같은 것에 대해 전혀 모릅니다. 북한에서는 결혼업체라는 게 없거든요. 결혼하신 여성들의 소개로 인맥을 통해 들어옵니다.

전: 그런데 북한여성들만 남한 남성과 짝을 지어준다면 북한 남성들은 어떻게 합니까?

강: 참, 남성들이 고민인데요. 탈북 후 한국에 입국해 내 집을 받는데까지는 거의 1년이 걸립니다. 태국과 같은 제3국을 거쳐 한국의 국정원과 하나원까지의 과정에서 다른 탈북자들과 만납니다. 그 기간에 짝을 짓지 않으면 남한사회로 나와 북한 여성을 만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탈북 남성들은 그 안에 짝을 만나려고 합니다.

전: 그 기간안에 짝을 못 찾은 탈북남성들은 어떻게 합니까?

강: 중국 여성들을 찾는 탈북 남성들이 많습니다. 탈북여성들이 탈북 남성들을 배우자 감으로 찾지 않는 상황에서 탈북남성들은 외국여성에게 눈을 돌리게 되는데 다른 외국 여성과는 말이 안통하니까 중국의 한족 여성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탈북남성들은 중국에 체류하면서 한족말을 배워 아니까 한족 여성들을 데려오기도 합니다.

전:중매 비용은 한국 남성에게만 받고 북한 여성들은 무료라고 들었습니다.

강: 그렇습니다.

전: 한국 남성에게 받는 중매 비용은 얼마입니까?

강: 2백만원입니다. 성혼비는 별도로 없습니다. 한국 결혼업체에서는 중매비 외에도 일단 결혼이 성사되면 성혼비를 추가로 받습니다.

전: 2백만원 이면 미국돈으로 2천달러 가까이 되는 셈이네요. 지금까지 경험한 바에 따르면 남한 남성들이 북한 여성들에 대해 가장 바라는 희망사항, 이상형에 대한 조건은 어떤 것입니까?

강: 저희 회사 문을 두드리는 남한 남성들은 일단 북한여성들이 자본주의 물을 안 먹었으니까 순수할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전: 다른 자격 요건 같은 게 있습니까?

강: 생활력이 강할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전: 외모는 안 따집니까?

강: 그건 당연하죠. 예전에 북한 미녀 응원단이 오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북한 여성들이 예쁠 것 같다, 순수할 것 같다, 생활력이 강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오는 분들이 많습니다.

전: 조금 민감한 질문입니다만, 탈북여성들이 중국에서 인신매매도 당하고 어떤 경우에는 중국인 남자들에게 팔려가서 중국사람과 결혼한 과거가 있는 사람들이 많을 텐데 이런 과거에 대해 한국 남성들이 꺼려하지는 않습니까?

강: 초혼과 재혼의 경우가 틀립니다. 주로 30대 후반 남성들이 많이 옵니다. 장가 가려는 급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라서 그런 걸 가슴 아프게 받아들이면서 '사람만 착하면 된다'라고 합니다. 그런데 30대 초까지는 그런 걸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텔레비전을 통해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오기 때문에 그런 민감한 부분에 대한 질문은 잘 안합니다.

전: 남성 회원들에 대한 심사가 까다롭다고 들었습니다.

강: 저희 북한 여성들은 목숨을 걸고 힘들게 한국까지 왔습니다. 잘 살아보려고 왔습니다. 그런 걸 아는데 신용불량자에게 소개해 줄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한국 여성들처럼 조건이 까다롭지는 않습니다. 학력을 따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느정도 안정된 사람이어야 합니다. 나이대에 따라 다르지만30대 초는 아직 일한 경력이 많지 않으니까 열심히 일하려는 사람,30대 후반부터는 안정된 직업이 있어야 하고 전세집이라도 있는 사람, 40대 초반부터는 직업과 자기 집이 있어야 하는 사람입니다. 그런 남성들은 그만큼 열심히 살았다는 증거도 됩니다.

전: 탈북여성들이 한국남성의 외모도 따집니까?

강: 나이대에 따라 다릅니다. 20대 여성들은 경제적인 것 보다는 외모를 따집니다. 사랑을 시작할 나이잖아요. 그런데 30대 초반부터는 외모를 별로 안 따집니다.

전: 2006년에 사업 시작하셔서 5년째인데 그동안 짝짓기 성공 사례는 몇 건이나 됩니까?

강: 약 300쌍 성사시켰습니다.

전: 실패한 사례는 몇 건 됩니까?

강: 네명 정도입니다. 한국내 결혼업체 중에서는 실패율이 제일 낮은 편입니다. 그 이유는 저희는 결혼 성사로 손을 떼는 게 아니고 결혼해서 아이를 낳을 때까지 계속해서 관계를 지속하기 때문입니다. 탈북여성들은 혼자 왔기 때문에 부부간에 문제가 생기면 저희한테 연락이 옵니다. '갑자기 무슨 일이 생겼는데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고 묻습니다. 그래서 제가 상담사 역할도 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러면 저는 양쪽 말을 다 들어보고 두 사람이 다시 살게끔 조언하고 도와줍니다. 실제 들어보면 둘 사이의 문제는 아주 사소한 것인데 이혼까지 생각하는 부부가 있습니다.

전: 실패한 사례 한 가지를 구체적으로 소개해 주시죠.

강: 최근의 한 사례를 보면 부부간에는 문제가 없는데 주위 환경 때문에 헤어진 경우가 있습니다. 남편 쪽이었는데요, 이분이 저희 회원 등록을 하면서 어머니가 무당이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부부가 살면서 일이 잘 안되면 그 시어머니는 며느리에게 '네가 들어와서 일이 안되는 거다'라고 계속 구박을 하더랍니다. 결국 이 탈북여성은1년을 살다가 너무 견디기 힘들어 헤어지고 말았습니다.

전: 그러면 성공한 사례 중에 가장 흐뭇한 경험을 한 가지 소개해주시죠.

강: 대구에 사는 남성인데요 나이가 49세입니다. 재혼한 경우입니다. 첫 결혼에서 아이가 없었습니다. 탈북여성는 39세였구요. 그런데 결혼하자 마자 아이가 생겼습니다. 남편은 물론 시어머니가 너무 기뻐했구요 저희한테도 고맙다면서 따로 사례비를 주셨습니다. 온 동네에 자랑을 하시고. 전: 오늘 밤 늦게 귀가 하셨는데, 하루 일과를 어떻게 시작하시고 끝내시는지 소개해 주시죠.

강: 저희는 부부가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사무실에 매니저가 두 분있는데 한 분은 사무실에서 전화를 받고, 또 한 분은 저와 함께 다니면서 사람을 만나고 결혼상담하는 일을 돕고 있습니다. 아침 10시에 출근하면 주말에 있을 남남북녀 결혼 후보들의 미팅, 상견례 일정을 세웁니다. 그리고 후보 탈북여성들에 대해서는 직접 집을 방문해 현재 사는 것도 보고 살아온 과정을 알아보고 그들이 원하는 남한 남성에 대한 이상형에 대해서도 듣습니다. 남한 남성들에 대해서는 저희 남편이 담당합니다.

전: 그동안 탈북 여성들을 위해 결혼 상담과 중매를 많이 하셨는데 앞으로 한국 남성과 결혼하고 싶은 탈북여성들에게 조언을 해 주신다면?

강: 나 자신을 알고 나의 수준에 맞게 남자를 선택한다면 편안하게 살 수 있습니다. 너무 이상형만 좇지말고 현실을 감안하라는 것입니다.

RFA 초대석, 이 시간에는 탈북 여성과 남한 남성의 중매 업체인 '남남북녀' 결혼정보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탈북여성 강옥실 대표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저는 전수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