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이스’의 랜들 바란청 사무총장

랜들 바란청 사무총장
랜들 바란청 사무총장 (사진-랜들 바란청 사무총장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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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인물을 만나보는 RFA초대석, 진행에 전수일입니다.

카나다 청년들로 구성된 탈북자 지원단체 '한보이스' (HanVoice). 2007년 토론토에서 출범한 이래 북한체제의 탄압으로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주민들을 대신해 그들의 인권문제를 세계인들에게 알리는 일에 앞장서고 있는 단체입니다.

한보이스는 이 사업을 가장 효과적으로 추진하려면 탈북자사회 자체의 지도자를 키워야 한다는 신념으로 작년 여름 최초로 한국의 탈북대학생을 카나다로 초청해 여섯달 동안 대학교와 의회에서 공부하고 체험하는 연수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오늘 초대석에서는 한보이스의 '랜들 바란청' (Randall Baran-Chong) 사무총장을 모시고 탈북청년 연수 프로그램의 진행과 성과에 얽힌 얘기를 들어 봅니다.

전수일: 한보이스의 주요 사업 중에서도 파이어니어 프로젝트 (Pioneers Project)라고 해서 한국의 탈북 청년들을 탈북자 사회와 미래의 북한의 지도자로서 양성하는 프로그램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 프로젝트의 첫 수혜자로 한국 외국어 대학교의 탈북 대학생 이성민씨가 지난 12월 6개월 간의 연수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귀국했다고 들었습니다. 이 파이어니어 프로젝트가 어떤 것이고 또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 저희 청취자들을 위해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랜들 바란청 (Randall Baran-Chong): Sure. Back in 2010, we co-hosted International conference on North Korean human rights and refugees. One of the issues that one of the speakers brought up was that NK human rights movement didn't really have a spokesperson who is from the NK defectors community that is fluent in English and have the skills and confidence in influencing key decision makers, policy makers, politicians and leaders, etc.
네. 2010년 북한인권난민국제회의가 카나다에서 열렸습니다. 저희단체가 공동 주관했습니다. 당시 행사에서는 북한의 인권유린과 함께 여러가지 의제가 토론됐는데요 그 가운데 하나가 탈북자 사회를 대변할 지도자 양성의 필요성이었습니다. 초청 연사 중의 한 분이 이 문제를 거론했습니다. 탈북자 사회에서도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한편 한국은 물론 세계 각각의 정책 결정자들이나 주요 의사결정권자 또 정계 인사들에게 북한 인권문제를 알리고 또 그들의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역량과 자신감에 찬 인물이 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국제회의가 끝난 뒤에 이 제안에 대한 프로그램을 충분한 시간을 갖고 개발해 왔습니다. 바로 파이어니어 프로젝트가 탄생한 것이죠. 그러니까 차세대 탈북자사회를 이끌어 갈 탈북청년 지도자를 양성한다는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에 따라 탈북청년을 카나다의 도시 토론토로 초청해 특수 대학 교육과정 3개월 간 기본적인 소양 교육을 받게 하고 나머지 3개월 간은 카나다 수도 오타와의 연방의회 현장에서 실제 연수 체험토록 하는 것입니다.

전: 이성민씨가 6개월 간 펼친 활동이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의 주요 활동과 활약에 대해 몇 가지 소개해 주시죠.

바란청: Sung-min arrived in July of this year (2013), and he started out with three months in Toronto where he attended a special school called the Global Advocacy Leadership Lab…
이성민씨는 작년 7월 토론토에 도착해 3개월간 글로벌 애드버커시 리더쉽 랩 (세계 지역사회 권익옹호 지도자양성 연구소)에서 공부했습니다. 이 특수 학교에서는 지역사회의 권리옹호, 대정부 영향력행사, 언론매체 활용 등에 대한 과정을 집중적으로 교육합니다. 이성민씨는 이 학교에서 교육 받으면서 카나다인 급우들과 함께 토론도 하고 자신의 의견 발표력 향상과 국가의 정책변화를 이끄는 방안에 대해 배웠습니다. 물론 영어 학습도 하면서 영어소통에 자신감을 늘리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저희 한보이스 단체에서 벌이고 있는 다양한 지역사회 권리옹호 운동과 시민들을 중심으로 한 풀뿌리 운동의 진행에도 함께 참여하며 배웠습니다.

전: 이성민씨가 3개월 특수 학교 집중교육을 끝낸 뒤에는 카나다 국회의 배리 드볼린(Barry Devolin)하원 의원실에서 연수를 계속하지 않았습니까?

바란청: Correct. Barry Devolin is the co-chair of Canada-Korea inter-parliamentary friendship association…
그렇습니다. 배리 드볼린 의원은 현재 '카나다-한국의원 친선협회' 공동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카나다 의회에서 한반도 문제를 다루는 주도적인 위치에 있는 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성민씨는 석달 간 그분 사무실에서 연수하면서 자료조사 일도 보고 드볼린 의원과 함께 카나다 정계의 여러 인사들과 직접 만나 자신의 북한생활, 탈북과정, 한국의 정착생활 등에 대해 들려줬습니다. 의회 의원들만 만난 게 아닙니다. 정부의 각료, 특히 카나다의 귀화이민부 장관, 외교부 장관을 만나 면담했고 '스티븐 하퍼' 총리까지도 만나 북한인권문제를 얘기했습니다. 이런 정계 인사 대부분은 탈북자를 만나거나 직접 탈북자 체험 얘기를 접하는 게 처음이라서 이성민씨의 경험담을 듣고 무척 감동받았습니다.

전: 하퍼 총리를 직접 만난 건 이성민씨 개인뿐만 아니라 한보이스 단체에게도 아주 특별한 경험이었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바란청: Absolutely.
물론입니다. 이성민씨가 귀화이민부 장관과 외교부 장관도 만나지 않았습니까? 이 면담에서 이성민씨는 장관들이 탈북 난민문제와 인권문제에 대해 거리낌없이 자신들의 소견을 피력하는 걸 들었습니다. 그런데 단순히 장관만이 아니라 카나다의 최고 지도자인 총리에게까지 북한 인권문제를 직접 거론하는 기회를 얻은 것은 정말 흔한 일이 아닙니다.

전: 하퍼 총리와는 어떤 얘기를 했다고 합니까?

바란청: From my understanding from talking to Sung-min…
이성민씨에게 들은 바로는 하퍼 총리에게 자신이 북한 북부 지역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겪었던 고난의 생활과 탈북 후 한국사회에서 정착한 일, 그리고 현재 한보이스의 파이어니어 프로젝트로 카나다에 와서 배우고 일하는 연수 체험에 관한 얘기를 들려 드렸다고 합니다. 사실 하퍼 총리는 이성민씨를 만난 날 정말 바쁜 일정에 쫓겼다고 합니다. 마침 그날은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넬슨 만델라가 사망한 날이었기 때문인데요. 그럼에도 하퍼 총리는 바쁜 일정을 쪼개어 이성민 학생과의 면담 시간을 제공하고 그의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얘기를 경청해 주신 겁니다.

전: 이성민 학생은 연수로 바쁜 일정 가운데서도 카나다와 미국의 주요 대학교에서 개최된 행사에 초청돼 강연도 몇 차례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바란청: Correct. He spoke at various universities. Here at University of Toronto, and he did a lot of different speaking engagement in Ottawa as well at the Canada-Korea Forum…
맞습니다. 여러 대학교에서 강연을 했습니다. 저희 토론토 대학에서도 강연했고 오타와에서 열린 '카나다-한국 포럼' 토론회에서도 몇 차례 강연했습니다. 그리고 미국 대학교에서 열린 행사에도 초청받아 갔었구요. 컬럼비아 대학교 토론회에서도 강연했고 존스홉킨스 대학교에서도 했습니다. 그리고 인터넷 업체인 구글의 뉴욕 지사로부터 초청받아 거기에서도 직원들을 대상으로 북한문제에 대해 강연했습니다.
어디에서 강연하든 청중은 이성민씨의 영어구사 능력에 찬사를 보냈습니다. 한국말로 강연을 하면 영어 통역사가 풀어줘야 하는데 탈북청년 연사가 직접 영어로 자신의 경험을 얘기하는 것을 들을 수 있으니 카나다인 청중이나 미국인 청중에게는 훨씬 인상적이고 마음에 와 닿을 수 있었던 것이죠.

전: 대학교 강연 말고도 카나다에서 열린 큰 행사, 이를테면 지난 10월 마지막 주에 열렸던 영화제 같은 행사에도 참여해 활동하지 않았습니까?

바란청: Yes. He spoke at the Jayu North Korean Human Rights Film Festival…
그렇습니다. 토론토에서 열린 '자유'라는 주제의 '북한인권영화제'에서 이성민씨가 강연을 했습니다. 또 오타와에서 열렸던 카나다-한국 포럼 행사에서도 이성민씨가 강연했었죠. 그때 저도 강연을 했습니다. 당시 행사에는 카나다 상원, 하원 의원들이 많이 참석했고 한국의 정치인들과 외교관들도 왔습니다. 거기서 이성민씨는 교수, 전문가, 외교관 특히 한국의 국회의원과 대사를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성민씨는 이런 국제행사에 참여한 것 만이 아니라 카나다의 일반 시민생활을 체험해 볼 기회도 많았습니다. 한번은 이성민씨를 미스코카에 있는 제 작은 별장에 초청하기도 했습니다. 근처 호수에서 낚시도 하고 수영도 함께 했죠. 낚시는 이성민씨가 북한에 있을 때 해보고는 처음이라며 참 좋아했습니다. 또 야구경기와 호케이 (하키)경기도 관람했고 또 카누도 함께 타 봤습니다. 그러니까 공부와 연수 말고도 그야말로 카나다 일반 소시민의 일상 생활도 직접 체험해 본 것이죠.

전: 다음 한보이스 프로젝트의 운영 계획은 어떻게 됩니까?

So far the response has been overwhelmingly positive. When we first planned the project, a lot of people didn't think that it would work or happen…
지금까지 저희 파이어니어 프로젝트에 대한 반응이 매우 긍정적입니다. 저희가 처음 이 프로젝트를 구상할 때 많은 사람들이 실현하기 어렵거나 잘 안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저희 프로젝트의 첫 수혜자인 이성민씨는 저희 사업의 성과가 기대치 이상으로 높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 프로젝트를 계속적으로 진행하고 싶습니다. 이성민씨 한 사람에게만 탈북자 사회를 이끌 역량을 심어주는 게 아니라 다른 탈북 청년들에게도 그런 지도력을 양성해 주고 싶습니다. 그래서 새해에도 적어도 탈북 대학생 한 사람을 초청해 연수토록 할 계획입니다. 현재 한국측 관련 단체들을 접촉해 차세대 지도자 교육을 받을 만한 후보를 심사 천거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전: 이 프로젝트 진행에 소요되는 자금도 만만치 않다고 들었습니다만, 그만한 경비가 들더라도 이 프로젝트는 진행할 가치가 있다는 말도 되겠네요.

바란청: Absolutely. It is quite an expensive program, and we are hoping we've been able to prove how successful it was last year….

당연하죠. 물론 예산이 많이 드는 프로젝트입니다. 하지만 저희는 작년 첫 프로젝트의 '파이어니어'인 이성민씨의 연수를 성공적으로 마쳐 새해 또 다른 연수는 더욱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성민씨가 카나다 현지 연수 6개월만에 얼마나 바뀌고 성장했는지 모릅니다. 처음 카나다에 도착한 며칠동안 이성민씨는 무척 수줍어했던 걸 기억합니다. 근데 그가 한국으로 돌아갈 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연수를 통해 자신이 정말 많은 자신감을 얻게 됐다는 겁니다. 카나다 오기 전에 청중 앞에서 연설하는 게 그렇게 두려울 수가 없었지만 이제는 청중이 백명이든 천명이든 상관없이 자신감을 갖고 강연을 할 수 있게 됐다는 것입니다. 카나다 보통 사람들도 만나기 힘든 총리와도 만나 당당하게 얘기 했습니다. 또 4백여명 넘는 청중 앞에서 강연해도 전혀 떨리지 않고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는 것입니다. 저희가 봐도 그가 많이 성장한 걸 알 수 있습니다. 이성민씨 자신도 이 프로젝트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강조했습니다.

전: 저희 방송을 듣는 북한의 청취자들에게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해 주시죠.

바란청: They should just know that there are people around the world, especially here in Canada, when we get to meet people like Sung-min, we know that there are just as many Sung-mins that weren't as lucky to get out and are still in NKorea or waiting freedom in China…
저희가 탈북대학생 이성민씨를 만난 것처럼 탈북자를 만나는 세상 사람들은 특히 카나다 사람들은 아직도 북한에 남아 고통을 당하는 많은 주민이 있고 중국에서 자유의 나라로 가길 고대하고 있는 탈북 난민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런 분들을 위해 새해에도 지원활동을 멈추지 않을 것이며 이분들도 언젠가는 자유롭고 풍요한 나라에서 살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RFA 초대석, 이 시간에는 카나다 청년들로 구성된 북한인권단체 '한보이스' (HanVoice)의 '랜들 바란청' (Randall Baran-Chong) 사무총장을 모시고 최근 성공적으로 마친 탈북청년 지도자 양성 프로그램에 관해 얘기를 들어 봤습니다. 저는 전수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