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을 만나보는 RFA초대석, 진행에 전수일입니다.
한국에서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학생 활동이 가장 활발한 대학교의 하나로 알려진 한동대학교.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세계를 이끄는 지도자를 양성한다는 이념으로 운영되는 한동대학교 학생 19명이 이달 초 미국 워싱턴과 뉴욕을 방문해 인권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 앰네스티 국제사면위원회와 세계은행 헤리티지재단 등의 유수 금융기관과 연구기관 등을 견학했습니다.
방문기간 중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을 찾은 학생들은 인솔교수들과 함께 저희 방송을 청취하고 주요 북한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습니다.
오늘 초대석에서는 한동대 학생 방미단을 이끈 이 대학교 부설 '국제지역연구소'의 마민호 소장과 함께 학생들의 북한관과 통일관 그리고 북한문제에 대한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마 소장은 중국정치와 지역문제 전문가입니다.
전수일: 한동대학교에서 학생들이 북한문제에 대해 특히 중국- 북한관계, 중국- 남한관계에 대해 질문을 할 때 어떤 식으로 답변하십니까?
마민호 소장: 학생들이 북한문제를 대할 때 주의할 점은 내부자적 관점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시각만으로는 이해가 안 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오해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김정은 체제가 출범했을 때 많은 한국인들은 물론 다수의 학생들은 나이 29세밖에 안된 어린 사람이 정권을 잡으니 북한은 곧 무너질 것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입장에서는 자유 민주주의 경험이 없습니다. 북한사회는 고려 이후 이씨 조선, 또 일제 식민지 시대를 거친 뒤에 다시 ‘김씨 조선’으로 간 것이기 때문에 집권자의 나이는 상관이 없습니다. 이씨 조선에서 9살이나 10살배기도 왕이 될 수 있었는데 29살이면 김씨 왕조로서는 상당히 나이가 많은 편이라고 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되고도 남는 나이라고 볼 수 있죠. 그렇게 북한의 내부자적 관점으로 보지 않으면 이해가 안 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로만 본다면 29살짜리가 대통령이 된다는 게 이해할 수 없겠죠. 그런 점에서 북한문제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관련 문제를 객관적으로 보도록 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러니까 북한의 입장에서 보고 생각토록 하는 것입니다.
전: 젊은이들이 표피적인 시각만으로 판단하지 말도록 하라는 가르침으로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특정 현안, 예를 들어 남북한 간 평화를 지속할 것인지 아니면 남북통일이 되어야 하는지 등 학생들의 통일관은 어떻습니까?
마 소장: 저희 한동대학교의 경우 통일에 대해서는 바른 시각을 가진 학생들이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청년들의 시각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일반 청년들은 통일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입니다. ‘왜 우리가 통일비용을 부담해야하나? 왜 통일을 해야 하는가?’ 등의 시각이죠. 하지만 우리 학생들은 그 선을 뛰어 넘어 통일의 구체적인 준비와 그 방법론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합니다. 통일 당위성은 거의 모두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한동대 안에서는 북한을 중보하는 모임이 많습니다.
전: 중보라는 건?
마 소장: 북한을 위해 기도하는 것입니다. 북한 정권이 아니라 핍박 받는 주민과 지하 성도들을 위해서 또 통일을 위해 기도하는 모임이 많습니다. 중요한 건 통일이 한반도에서 담론화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 개인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잘 하고 있는 점을 꼽으라면 한반도 통일을 하나의 국가적 담론으로 만들어 가면서 통일의 중요성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한국의 과거 정권이나 사회는 통일을 하나의 시대적인 담론으로 끌어가지 못했습니다. 저희 학생들은 그에 대한 노력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저희 학생들은 통일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 가운데 작년 재작년에 '통일스케치'란 모임을 갖고 통일이 왜 중요한지, 그리고 통일을 한다면 어떤 통일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얘기를 많이 나눴습니다. 그리고 통일을 한다면 그건 명품통일을 되어야하는데 그 명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스케치, 즉 밑그림을 잘 그려야 한다는 결론이 모아졌습니다. 그래서 우리 모든 청년들에게 '명품통일을 위해 각자는 어떤 스케치,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가' 하는 질문을 하도록 했습니다. 스스로 통일에 대해 고민을 하게 한 것이죠. '통일'이라고 하면 보통 '이건 어른들의 문제다. 어린 학생들이 무슨 통일 얘기를 하겠는가'라는 게 통념인데 저희는 '통일스케치'를 계기로 통일에 대해 새롭게 접근해 봤습니다.
통일운동을 하고 있는 청년들을 불러 그들로부터 사례를 듣는 모임을 가졌습니다. 사례 가운데는 남한 청년들이 탈북청년과 연합해 북한 떡을 만들고 판매한 일이 있는데 장사가 잘 됐습니다. 이런 사례를 학생들에게 들려주고 보여주면 모임에 참여한 다른 학생들은 '우리 젊은이들도 통일 준비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되는 것입니다. 반응이 아주 좋았습니다. 또 한국인 보다는 외국인 중에 한반도 통일에 더욱 열심인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사례도 소개하도록 했습니다. 그런 모임을 통해 우리 청년들이 구체적인 통일준비에 대한 접근 방식을 알게 됐습니다. 한동대에서는 그런 일들을 종종 하고 있습니다.
전: 중국은 사회주의체제 임에도 자본주의를 도입해 이만큼 세계 초강국으로 발전했는데 왜 북한은 이런 모델, 모범을 따르지 못하는가? 하는 얘기가 많습니다. 중국 전문가로서 북한이 중국을 본따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마 소장: 중국의 지도자들은 권력 세습이나 자기 개인의 정권유지를 위해 나라 운영을 하진 않습니다. 대체로 인민을 위해 열심히 일한다고 봅니다. 자기의 집권기간이 끝난다고 해서 이를 자기 자녀에게 물려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나름대로 정권의 정당성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은 세습권력으로 그런 정당성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북한이 개방을 할 경우 체제가 위험해지는데 대해 상당한 두려움이 있기 때문에 중국처럼 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중국의 개혁개방에서 배워야 할 두가지 접근방법이 있습니다. 첫째로 중국이 개혁개방할 때 잘 한 건 외국에 있는 중국인들의 화교 자본을 활용한 것입니다. 화교들은 중국에 대해 상업적인 목적의 투자가 아닐지라도 자신들이 이미 외국에서 돈을 많이 모았고 또 자신들의 고향에 투자하겠다는 마음이 있습니다. 중국은 이들의 자본을 잘 활용했습니다.
둘째는 종교자본, 기독교자본이 중국에 들어오는 걸 허락해 중국의 개혁개방에 필요한 자원에 충당했습니다. 북한도 여기서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중국의 경우를 한국에 비유하면 한국에는 많은 실향민들의 자본이 있습니다. 중국의 화교자본에 상당한 것이죠. 이를테면 정주영씨 같은 분이 북한에 투자했었는데 북한은 이런 분들의 투자에 잘 대응했어야 합니다. 하지만 정주영씨의 아들이 대북사업에 어려움을 겪어 결국 죽게 만든 건 북한에 불행한 일입니다. 또 다른 한 가지, 기독교나 그밖의 종교 자본이 선교목적으로 들어가도록 허락하는 것입니다.
비상업적 목적으로 들어가는 이런 자본들을 잘 활용하면 북한도 개혁개방에 필요한 좋은 자원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RFA 초대석, 이 시간에는 한국에서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학생 활동이 가장 활발한 대학교의 하나로 알려진 한동대학교의 '국제지역연구소'의 마민호 소장과 함께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마민호 소장은 한동대 학생 19명과 함께 이달 초 미국을 방문해 주요 인권단체와 저희 방송을 찾았습니다. 저는 전수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