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탈북민연대’ 토마스 바커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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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탈북민연대'의 법률자문인 토마스 바커 (THOMAS BARKER) 변호사. 사진-바커 변호사 제공
‘재미탈북민연대’의 법률자문인 토마스 바커 (THOMAS BARKER) 변호사. 사진-바커 변호사 제공

화제의 인물을 만나보는 RFA 초대석, 진행에 전수일 입니다.

미국에서 운전 면허를 따고 집을 구하고 의사를 찾아 병원에 가는 일은 미국인들에게는 너무나 일상적인 일이지만 영어를 모르고 미국 문화에 낯설고 관련 법에 생소한 탈북자들에게는 너무나 큰 장벽입니다. 그래서 미국에 먼저 입국한 탈북자들이 나중에 들어오는 탈북자들의 정착을 돕기위해 1년 반 전에 단체를 조직했습니다. NKUS (North Koreans in the USA), 즉 '재미탈북민연대'입니다. 이 단체의 출범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미국인이 있습니다.
토마스 바커 (THOMAS BARKER) 변호사입니다. 이 단체의 법률자문으로 탈북자들의 일상적 문제를 돕는 것은 물론 북한의 인권유린 실태를 미국인들에게 알리는 일에도 적극 나서고 있는 바커 변호사를 만나 봤습니다.

전수일: 폴리 호그(Foley Hoag)라는 법률회사에서 의료문제와 그 시행규제법에 관한 분야를 전문으로 하고 계신 변호사이신데요, 어떻게 탈북자들을 돕는 일에 관여하시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Thomas Barker: I started law school the year Kim il-sung died in July of 1994. And I can remember watching his funeral on TV, and just thinking to myself what a strange country it was…

1994년 7월 김일성이 사망했을 당시에 저는 법과대학을 다녔습니다. 당시 텔레비존에서 김일성의 장례식 장면을 봤는데 아주 이상한 나라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왜냐면 그 장례식 보도 화면에 북한 주민들이 땅에 주저앉아 통곡을 하더군요. 그런 광경은 본 적이 없거든요. 그래서 북한이란 나라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어서 관련 서적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제서야 주민들의 통곡이 웃을 일이 아니라는 걸 느꼈습니다. 북한에서 심각한 인권유린이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죠. 법학대학을 졸업하고도 계속해서 북한에 대해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북한인권단체를 지원했습니다. 그러다 5년전쯤에 탈북자 참상을 그린 영화 크로싱을 봤습니다. 1990년대 후반과 2000년 초반의 북한의 기아상황은 알고 있었지만 북한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진짜 제 가슴에 와 닿는 계기가 됐습니다. 그 영화를 본 뒤에 북한의 정치범수용소에 대해서도 읽게 됐습니다. 그 후 북한 주민을 위해 멀리서 지켜보기만 할 게 아니라 그들을 돕기 위해 나서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전: 이 지역의 탈북자들을 여러 방면으로 돕고 계시다는데요, 어떻게 돕고 계신지요.

Thomas Barker: About 3 years ago, I met four defectors who were living in DC area. And I just got to know them and became friends with them, and we started talking a couple of years ago about the need to form an organization that would provide support to North Korean defectors who are living in the U.S…

한 3년전에 워싱턴 지역에 살고 있는 탈북자 네 사람을 만났습니다. 알고 지내면서 친구가 됐습니다. 그러던 중 미국에 사는 탈북자들의 정착을 돕는 단체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구상을 하게 됐습니다. 미국에 탈북자 150여명이 살고 있는데 이들이 정착하는데 여러 일상적인 난관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민 관련 문제에서부터 의사를 찾는 일, 의료보험을 드는 문제, 또 주택구입 융자를 얻는 일과 운전면허를 따는 일, 또 만일 이혼하게 되면 아이들 양육은 어떻게 해결하는가 하는 문제 등등 탈북 난민들이 해결 방법을 모르는 문제들이 많습니다. 이런 문제들은 어찌 보면 우리 미국인들에게는 아주 일상적인 일같이 보일 수 있지만 생소한 미국땅에 와서 정착하려는 탈북자들에게는 큰 어려움입니다. 그래서 탈북자들 정착생활에 필수 불가결한 이런 일들을 돕기 위해 재미탈북민연대NKUS가 조직됐습니다.

전: 그렇군요. 그러니까 워싱턴 지역의 탈북자뿐만 아니라 미국 전국에 흩어져 살고 있는 탈북자 모두를 위해 도움을 주는 일이군요?

Thomas Barker: Yes. I helped defectors who are far away in Texas, and in California…

그렇습니다. 텍사스주와 캘리포니아주 등 멀리 떨어져 있는 지역의 탈북자들도 도운 적이 있습니다.

전: 미국 내 탈북자들 돕는 일 말고도 재미탈북민연대에서는 북한정권의 폭정을 미국인들에게 알리고
또 북한 주민들에게는 자유와 민주주의의 가치와 독재통치자 김씨 일가의 실체에 대해 알리는 일도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Thomas Barker: Those are two more missions of NKUS. One concern I have as an American is that a lot of my fellow American citizens really don't pay any attention to what's going on in North Korea…

그렇습니다. 저희 재미탈북민연대의 사명은 탈북자 지원외에 그 두 가지가 더 있습니다. 저도 미국인이지만 동료 미국 시민들이 북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참상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는 게 정말 안타깝습니다. 그런 무관심 이유 중의 하나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핵실험을 하는 등 호전적인 도발이 나올 때에만 그리고 농구 스타인 데니스 로드만이나 구글의 회장 같은 유명인사가 북한을 방문할 때에만 북한문제가 언론에 부각되기 때문입니다. 미국인들은 그런 것 말고는 북한 내의 인권유린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정치범수용소나 관리소 혹은 보위부에 대해서도 모릅니다. 그래서 재미탈북민연대는 미국인들에게는 북한의 참혹한 인권유린 실태에 대해 알리고 또 북한주민에게는 외부소식을 전해 당국의 선전으로만 배운 미국이 결코 나쁜 나라가 아니란 것을 알리자는 겁니다. 독재통치자 김씨 일가가 신 같은 존재가 아니라 자기 백성의 인권을 참혹하게 유린하는 인간일 뿐이란 사실을 알리겠다는 겁니다.

전: 북한 주민들에게 알리는 수단은 어떤 것들이 있겠습니까?

Thomas Barker: 한국에서는 대북 방송이나 풍선을 이용한 삐라 등을 이용하고 있는데 저희도 그런 수단을 포함한 여러 방안들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 북한의 정치범수용소뿐만 아니라 북한의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 그리고 최근 미국 유명인사들의 평양방문 같은 것이 북한 주민의 인권문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쓰신 글을 읽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Thomas Barker: Yes, Exactly.

네. 바로 그렇습니다.

전: 한국에는 탈북자가 25000명이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는 2004년 북한인권법이 제정된 이후 미국에 입국한 탈북난민의 숫자는 150여명에 불과합니다. 바커 자문께서는 미국정부가 탈북자를
더 많이 수용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Thomas Barker: I guess I would say two things. First, The North Korean Human Rights Act presupposes that North Korean defectors would have to come to the United States not by going to South Korea first. They would have to come in from China or Laos, Thailand or Mongolia, some other places where they can get to US consulate or US embassy. That’s one path for them to get in…

그 문제와 관련해서는 두 가지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미국의 북한인권법에서 언급한 탈북난민은 한국을 거치지 않고 미국에 오는 분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일단 탈북한 뒤에 중국이나 몽고 혹은 라오스나 타이 같은 제 3국에 주재하는 미국 대사관이나 영사관을 통해 미국에 입국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것이 미국에 입국할 수 있는 한 방법입니다. 물론 저는 미국정부가 난민이나 망명 자격을 갖춘 탈북자들이라면 그 누구를 불문하고 미국의 입국을 허용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만일 북한으로 돌려보내면 거기서 탄압을 받을 거란 충분한 근거가 있어야 하는 분들을 가리키는 것이죠.
두 번째로 언급하고 싶은 것은 제 생각에 미국이 탈북자를 입국시키지 않고 있는 게 아니라 탈북 주민 자체가 한국 외의 다른 나라로 가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란 점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중국으로 탈북하는 북한 주민 대다수가 한국행을 원하고 있습니다. 우선 한국에서는 자동적으로 시민권을 딸 수 있고 말도 같고 문화도 같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분들이 말과 문화가 다른 미국에 가겠다는 생각을 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죠. 거기다가 북한에서는 자라나면서부터 미국이 나쁜 나라라고 배워왔을 터이니 말입니다.

I have noticed in the past couple of years that a lot of North Korean defectors in South Korea are coming to America to study, to learn the language, and I think that's a very very good thing. And I think it would be wonderful more North Korean defectors living in South Korea come to America…
하지만 지난 2년여 동안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이 한국 시민권자 자격으로 미국에 공부를 하거나 영어를 배우기 위해 온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서울에 살면서 미국을 방문해 워싱턴 지역에서 공부하고 있는 탈북자가 열댓 명 정도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정말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많은 한국 내 탈북자들이 미국에 오는 걸 환영합니다. 물론 그럴 경우 이민 법규에 따라야 하겠지만 한국국적의 탈북자가 취업비자로 입국해 거주하다가 본인이 원한다면 영주권이나 시민권도 딸 수 있습니다.

RFA 초대석, 미국에 먼저 입국한 탈북자들이 나중에 들어오는 탈북자들의 정착을 돕기위해 1년 반 전에 조직한 단체 NKUS, 즉 ‘재미탈북민연대’의 법률자문인 토마스 바커 (THOMAS BARKER) 변호사와 얘기를 나눠 봤습니다. 저는 전수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