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워치’ 도덕용기상 받은 신동혁 씨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유엔워치'(UN Watch) 올해의 '도덕용기상'(Moral Courage Award) 수상자로 선정된 북한 정치범수용소 출신의 탈북자 신동혁 씨. 사진은 지난달 2일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신동혁씨.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유엔워치'(UN Watch) 올해의 '도덕용기상'(Moral Courage Award) 수상자로 선정된 북한 정치범수용소 출신의 탈북자 신동혁 씨. 사진은 지난달 2일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신동혁씨.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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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인물을 만나보는 RFA초대석, 진행에 전수일 입니다.

1982년 개천 14호관리소 완전통제구역에서 태어나 23년간 수용돼 있다 탈출해 북한 정치범수용소의 인권유린 참상에 대해 책도 쓰고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고 있는 신동혁씨.

그가 국제인권단체인 UN WATCH(유엔워치)가 주는 2013년 MORAL COURAGE AWARD 도덕용기상을 수상합니다.

유엔워치는 신동혁씨가 북한정권의 잔학행위에 대해 용감하게 증언하고 스스로는 목소리를 낼 수 없는 북한주민의 기본인권을 보호하도록 인류의 양심을 일깨운 공로로 그를 올해의 수상자로 뽑았다고 밝혔습니다.

6월 5일 스위스 제네바 시상식에 참석하기 전에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 신동혁씨를 만나 봤습니다.

전수일: 이 도덕용기상이 신동혁씨 개인과 북한인권에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신동혁: 도덕용기상은 독재자에 맞서서 싸우는 인권운동가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만든 상이라고 합니다. 이런 국제적인 상은 처음이라서 얼떨떨합니다. 저를 선택해준데 대해 너무 감사합니다. 사실 이세상에는 저 보다 대단한 분들이 많습니다. 아프리카, 아시아 등 여러 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능하고 용감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수상자로 선정된데 대해 한편 고맙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어깨가 더 무겁습니다. 북한사람들을 위해 더 열심히 일하라는 상으로 생각합니다,

전: 마침 지난 3월에는 스위스 제네바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이 40여개국 만장일치로 통과됐습니다. 그 결의안에 북한인권조사위원회 설립이 포함됐고 5월 초에 조사위 3인 위원이 선정됐습니다. 내년 3월까지 조사 보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라는데 조사위원회에 거는 기대는?

신: 우리가 열심히 협조해야 충분한 성과가 나오리라고 믿습니다. 일단 유엔에서는 조사위원회를 설립해 주었으니 나머지 우리들이 해야할 일이 많습니다. 저를 비롯한 많은 탈북자들이 그 조사에 협조를 할 것입니다. 물론 북한이 조사에 대해 해명을 하고 증거를 제출하면 좋겠지만 그럴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전: 현장조사는 거의 불가능하겠죠?

신: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떳떳하다면 모든 것을 국제사회에 공개하고 밝혀야 하는 것이죠. 그 일은 북한이 결정할 일입니다. 저희로서는 많은 탈북자와 비정부기구가 유엔조사에 협조해야 좋은 성과가 나올 것으로 생각합니다.

전: 5월 2일 서울에 있는 아산정책연구원에서 블레인 하든씨의 ‘14호 수용소 탈출’을 한글로 번역한 책의 출판기념회가 있었습니다. 그 기념회에서 신동혁씨는 이런 요지의 말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사람들이 같은 민족의 고통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만일 북한의 김정은이 반인도범죄로 국제형사재판소에 선다면 북한 인권에 무관심한 한국인들이나 대한민국 정부도 재판소 앞에 서야 할 것이다.’ 어떤 뜻으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요?

신: 지금 상황에서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북한인권이 더 큰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아무리 정권이 바뀌어도, 보수정권이 들어서도 이것이 이슈화가 안되고 있습니다. 물론 이번 보수정권이 들어서서는 북한인권문제를 알리기 위해 노력을 하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외국에 비교하면 아직도 많이 부족합니다. 특히 북한에서 많은 주민이 굶어 죽고 정치범수용소에서 고통을 당하고 있는 인권침해에 대해 한국정부는 형식적으로는 ‘같은 나라, 같은 민족’이라며 인권을 말하고는 있지만 실제 행동이 뒤따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얘기였습니다. 종국적으로 만일 정치범수용소 수용자들이 모두 죽는다면 과거 북한정권을 두둔한 한국정권은 당연히 책임을 져야한다는 말이었습니다.

전: 신동혁씨의 책 출판과 인권활동도 한 몫을 했겠지만 최근에 한국 정부차원이나 국회차원에서도 북한인권에 대해 주목하는 움직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의 최석영 주 제네바 대사는 신동혁씨의 ‘14호 수용소 탈출’ 영문판을 각국 대사들에게 배포하는 등 북한 인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을 제고시키고 있다는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 기사가 있었고 또 집권당 새누리당의 최고중진연석회의가 5월 초에 있었는데 여기서 정몽준의원은 신동혁씨의 ‘14호 수용소 탈출’ 책을 소개하면서 국회의 북한인권법 제정을 촉구했는데, 이런 움직임이 한국 정계에서도 북한인권에 대해 신경을 쓰고 있다는 조짐이 아니겠습니까?

신: 그건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 책을 통해서든 아니면 다른 활동을 통해서든 북한인권이 국회나 정부차원에서 이슈화되고 논의된다는 것은 굉장히 고무적인 일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얼만큼 지속될 지는 지켜 볼 일입니다. 저 역시 정몽준 의원님이나 제네바 주재 최 대사님을 만나 뵈었었습니다. 합리적이고 공정한 분이라고 저는 느꼈습니다. 그분들이 북한인권을 거론해 주는 것은 굉장히 고맙죠.

전: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응은 한국에서의 반응과는 많이 대조되는 것 같습니다. 미국의 주요 케이블 텔레비전 CNN방송은 5월에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특집보도를 냈고 또 거기에 신동혁씨의 얘기가 크게 다뤄졌습니다. 또 CBS방송에서는 신동혁씨의 정치범수용소 경험에 대한 특집방송을 작년 12월에 이어 바로 몇 주전에 재방송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5월초 북한자유주간을 기해 영국의 록그룹 우버퓨즈 (Ooberfuse)는 신동혁씨와 협력해서 북한인권유린에 관한 노래를 제작 발매했습니다. 이런 국제사회의 반응은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인식을 제고한다는 차원에서는 신동혁씨에게 격려와 보람이 될 것 같습니다.

신: 물론입니다. 저도 열심히 해서 북한인권문제를 알리려 노력을 하고 있지만 더불어 많은 사람이 이해해주고 동참해 주는 것이 감사하고 뿌듯합니다.

전: 6월 5일 민간인권단체인 유엔워치 20주년 창설 기념일을 기해 제네바에서 수상식을 하는데요, 거기서 신동혁씨는 유엔관계자 유엔주재 각국대사 민간 인권단체장 등 참석자들을 상대로 수상연설을 합니다. 그 자리에 갈 수 없는 저희 청취자들을 위해 수상연설의 요지를 미리 전해 주시죠.

신: 영어로 연설을 해야 한다고 해서 지금 나름대로 준비하고 연습하고 있습니다. 저는 태어날 때부터 보잘것없이 태어났고 성인이 될 때까지 인간이 아닌 짐승처럼 살았었지만 국제사회와 접하면서 인간대접을 받고 인간으로 존중을 받아온데 대해 정말 고맙고 또 인권상을 준데 대해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RFA 초대석, 이 시간에는 국제인권단체인 UN WATCH(유엔워치)부터 2013년 MORAL COURAGE AWARD 도덕용기상을 수상하는 개천 14호 관리소 수용자 였던 탈북자 신동혁씨를 만나 봤습니다.
저는 전수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