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을 만나보는 RFA초대석, 진행에 전수일 입니다.
북한에 외부세계의 정보와 소식을 보다 효율적으로 들여 보내는 선진 기술과 개발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기술경진대회, 이른바 '해커톤'이 지난 8월 초, 미국의 서부 첨단정보통신산업의 중심지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렸습니다. 이 대회를 주관한 미국의 Human Rights Foundation, 즉 인권재단은 이 대회에 북한에 정보를 유입시키고 있는 한국의 주요 탈북자 단체 관계자들을 초청해 미국의 첨단 기술자와 해커 등 전문가들에게 북한사회의 특성과 정보차단 실태를 알리고 대북 정보유입의 양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논의도 벌였습니다.
오늘 초대석에서는 이번 대회를 성공적으로 추진 진행한 미국 인권재단의 알렉스 글래드스타인 (Alex Gladstein) 전략담당 부사장을 모시고 해커톤 행사의 내용과 성과에 대해 들어 봅니다.
전수일: 이번 행사의 성격이나 주요 목적에 대해서 먼저 설명해 주시죠.
Alex Gladstein (알렉스 글래드스타인): The Human Rights Foundation, where I am a director, hosted first-ever hackathon style event for North Korea…
이 해커톤 행사의 정식 명칭은 HACK NORTH KOREA입니다. 북한의 정보차단망을 뚫자는 의미죠. 행사의 주요 목적은 100여명 되는 미국의 컴퓨터 통신 기술자, 해커, 기업투자자 그리고 그밖의 첨단 기술 전문가들이 탈북자들과 만나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들의 기술과 구상을 통해 북한에 정보를 유입시킬 새로운 방도를 모색하자는 것이었죠. 저희는 이틀 간 이분들이 서로 논의하고 구상한 방안을 실제 제품으로 개발할 수 있는 후속 조치를 취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이번 행사의 좀 더 큰 목적은 한국의 탈북자 사회와 샌프란시스코의 첨단 기술 사회를 연결시켜 이들이 서로 지속적으로 소통 대화하는데 있었습니다.
전: 현재 한국의 탈북자들과 인권단체들은 이미 북한에 삐라를 통해 그리고 중국 상인이나 밀거래자나 북한 주민들을 통해 외부 정보와 뉴스 등을 유에스비 스틱 저장장치나 씨디 디브이디 알판 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이런 정보 전달 방법이 아직 부족하단 말인가요?
글래드스타인: They have very few international resources, they have few international network, they have very few, if any, links to large tech companies that operate globally...
아직 탈북자 사회는 국제적인 지원이나 연계 체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대규모 첨단기술 회사들과 접촉은 거의 없습니다. 근데 이런 회사들이 탈북자 사회의 정보전달 기술을 조금만 향상시켜주기만 해도 이들이 진행하는 대북 정보 유입의 양과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습니다. 물론 지금 탈북자들이 북한에 정보 들여보내는 활동을 잘 하고는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도 처음에 이들의 활동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고 서울에도 수차례 들어가 이들의 사무소를 방문하고 관계자들을 만나 현재 벌이고 있는 일을 보아 온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활동을 보면서 그분들이 외부 선진기술의 협조를 받으면 좋겠다 하는 아쉬운 점을 느꼈습니다.
예를 들어 풍선을 사용해 북쪽에 보내고 있는 삐라살포의 경우 풍선이 북한의 어떤 지역에 떨어지는지 확인이 잘 안됩니다. 지피에스, 즉 위성위치파악장치가 없기 때문인데요 이를 활용하면 대북 삐라가 어디에 떨어지는 지 알 수 있고 이건 향후의 대북 삐라 운용 전략을 세우는데에요 유용합니다.
또 조-중 국경을 통해 외국영화가 담긴 디브이디나 씨디가 합법, 불법적인 거래로 북한에 들어가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이 영화만이 아니라 위키피디아 같은 백과사전식의 세계 정보를 북한에 들여보낸다면 더 강력한 영향을 끼칠 수 있겠죠. 이런 정보를 북한 주민들이 쉽게 받아 접할 수 있도록하는 방안을 만들어 내면 그건 현재 디브이디 방식과는 크게 다른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말입니다.
북한 주민들은 인터넷은 물론 북한 내부적으로 사용되는 인트라넷에도 접속할 수 없습니다. 이런 북한 주민이 위키피디아와 같은 여러가지 정보를 검색해 볼 수 있는 방도를 접한다면 엄청난 사회적인 변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다양한 정보를 찾아 볼 수 있는 수단을 여러 방식으로 북한에 유입시키는 것은 중요합니다.
또 북한에 정보를 유입시킬 때에도 경비대나 보위부등 당국에 걸리지 않도록 은밀하게 전달될 수 있는 방도를 강구해 볼 수도 있습니다. 특히 북한정권이 주민들에게 금기시하는 외부 정보가 담긴 도구라면 사용자들의 안전을 위해서도 탐지하기 어려운 방식의 유입 방안을 개발하는 건 더욱 중요합니다.
전: 이번 해커톤에서 주목할만한 기발한 구상이나 개발안이 있었다면 어떤 게 있었는지 소개해 주시죠.
글래드스타인: Our goal was to make sure we have 4 north korean defectors and refugees there, 3 of whom are experts on the subject…
이번 행사에 초청한 탈북자 전문가 들과 주최측인 저희가 함께 첨단 기술자들의 구상과 계획안을 심사 평가했습니다. 심사결과 8개의 구상과 개발안이 우수작으로 뽑혔습니다. 특별한 기술이 필요없는 단순한 방식에서부터 첨단 기술방안까지 다양했습니다. 예를 들어 고무줄로 돌을 날려 새를 잡는 새총 같은 기구를 활용해 정보가 담긴 기기를 북한에 날린다는 구상이 있는가 하면 북한의 도시 주민들이 근거리 통신망을 통해 라우터 같은 데이터 전달촉진 중계장치로 서로 정보를 소통하고 공유하도록 하는 첨단 정보통신 기술개발안도 있었습니다.
또 어떤 개발안은 컴퓨터 게임 프로그램을 이용해 외부의 영화나 자료 등 문화정보를 북한주민들에게 전달하는 것인데요, 이건 게임이라서 당국에서 제재를 하지 않을 것이란데 착안한 방안입니다. 게임 프로그램은 1급부터 3, 4급 등 그 단계가 올라가면서 게임을 더 흥미롭게 만드는 게 통상적인데요, 예를 들어 1단계 게임을 끝낸 뒤에 2단계 게임으로 올라가면 게임 대신에 외부 영상이나 문화 자료가 자동적으로 튀어 나오게 하는 것이죠.
아시다시피 최우수 상은 북한 주민이 한국과 외부세계에서 보내는 방송을 청취하거나 시청할 수 있게 하는 초소형 라지오와 소형 위성안테나 개발안에 주어졌습니다.
미국의 젊은이 세명으로 구성된 팀이 낸 개발안입니다. 세명 중에 두명은 한국계 청소년으로 17세난 남매입니다. 대단하죠. 또 한 사람은 구글에서 일했던 젊은이인데 샌프란시스코의 한 회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제안한 초소형 라지오는 명함만한 것으로 한국 방송을 들을 수 있고, 소형 위성안테나는 두 손바닥만한 크기로, 중국인들에게 송출되는 한국 스카이라이프 위성 텔레비전 방송을 이걸로 북한주민들도 방송파를 잡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크기가 작아 숨기기도 좋고 개인이 소지하기도 쉽습니다.
전: 아까 행사에 초청된 탈북자들에 대해 언급하셨습니다만 이들 탈북자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요?
글래드스타인: They are vital. I don't think you can have a discussion with people in the San Francisco tech community about North Korea without having some actual north koreans there…
없어서는 안 될 분들이죠. 북한에서 살고 경험한 이분들이 안계시면 이번 행사는 무의미 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무엇보다 이번 행사에 탈북자 4명을 초청한 것은 행사 목적의 중요한 일환이었습니다. 이 중 세분은 대북정보유입분야의 전문가들입니다.
박상학씨는 풍선에 외부정보를 담은 삐라를 부착해 북쪽으로 날리고 있는 일을 하고 있고 탈북지식인연대의 김흥광 대표는 북한 주민들이 접속할 수 없는 인터넷을 대신에 '쇄도우 인터넷' (shadow internet), 즉 데이터를 전달하는 중계장치로 주민들 사이에 근거리 통신망을 이용해 정보를 소통할 수 있는, 첨단 장치와 그밖의 정보전달 수단의 다양한 개발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그리고 강철환씨가 이끄는 북한전략센터는 북한에 외부 문화와 연예 소식과 정보를 여러 방식으로 북한에 유입시키는데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분들은 북한에서 직접 살아 본 사람들이라서 북한의 실태를 설명할 수 있고 당국이 어떻게 사회와 정보를 통제하는 지도 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분들은 현재에소 북쪽에 소식통을 두고 연락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의 내부 실정에 누구보다 밝습니다. 그래서 이번 기술경진대회에 참여한 기술자 팀들은 자신들의 구상이나 제품 개발안이 북쪽 사정과 어울리는지 등을 이분들로부터 소상히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전: 외부 정보와 뉴스를 북한에 전달하면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으십니까?
글래드스타인: Yes. One of the more powerful stories was Ms. Yeon-mi Park was telling us. She's only 20 years old, but…
그렇습니다. 그 좋은 예가 이번 행사에 초청을 받아 강연한 탈북여성 박연미씨입니다. 불과 스무살의 처녀인데요, 자신이 북한에 살 때 접했던 외부 정보가 자신의 외부세계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바꿨다고 증언했습니다. 청소년 어린 나이에 미국의 타이태닉 영화를 처음으로 봤던 경험을 얘기했습니다. 그 영화를 보고 사람은 체제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다른 목적으로 자신의 목숨을 내 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체험이었죠. 젊은이가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서 자기 목숨을 바친 그 얘기입니다. 그런 영화 내용은 자신에게 충격적인 일임과 동시에 외부세계에 눈을 뜨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었죠. 그게 탈북 원인의 하나가 되기도 했고요. 박연미양은 남한으로 가서 정착해 미국에 와서 유학도 했습니다. 지금 자유세계에서 자유를 즐기며 살고 있다는 말이었습니다. 아주 감동적이었습니다.
저희들이 지난 10년간 탈북자들에게 듣고 알게 된 바로는 북한으로 유입되는 남한 미국 인도 등등 여러 나라의 드라마와 영화를 비롯한 외부 세계의 문화는 북한 젊은층의 의식과 삶에 큰 변화를 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 젊은이들이 남한식 말투를 따라하고 머리 모양을 흉내내는 게 유행이라고 합니다.
전: 이번 해커톤 행사 이후, 어떤 후속 조치를 게획하고 있나요?
글래드스타인: As an orgazation, Human Rights Foundation, we focus on dictatorships all over the world…
국제적인 단체로서 저희 인권재단의 활동은 북한의 독재자뿐이 아니라 전 세계 독재자들의 행태와 체제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러시아, 쿠바, 이란, 중국 등등 여러 독재 국가가 포함돼 있죠. 하지만 북한문제와 관련해서는 이번 해커톤 행사의 최우수 수상자들을 서울에 보내 탈북자 단체 관계자들을 만나 그들의 개발안을 실천에 옮기는 방안을 협의하도록 할 겁니다. 또 10월에는 저희가 주최하는 대규모 국제토론회 행사가 노르웨이에서 열립니다. 오슬로 프리덤 포럼이라고 하는 것인데요, 세계적 기업, 자선 사업, 첨단 기술, 언론 분야의 지도자들을 초청해 여러나라 반체제 인사들과 인권활동가들과 만나게 하는 겁니다. 이 행사 강연자 중에 2명이 탈북 여성입니다. 아까 말한 박연미씨와 국제 강연으로 유명해진 이현서씨입니다. 이 국제토론회에서 두 여성은 자신들의 북한 생활과 탈북과정과 한국 정착 그리고 세계 강연활동에 대한 얘기를 할 예정입니다. 이렇게 저희는 국제적인 행사에 탈북자들을 초청해 계속해서 북한문제를 세계에 조명시키고자 합니다. 해커톤도 계속 확대할 계획입니다. 이미 영국 런던과 오스트랄리아 멜버른에서는 우리와는 별도로 북한정보 유입 해커톤을 기획하는 사람들이 저희에게 알려왔습니다. 우리 행사가 세계로 확산되는데 대해 기대가 큽니다. 세계 첨단 기술 사회와 인권단체 사회를 연결시키는 좋은 계기가 될 겁니다.
RFA 초대석, 이 시간에는 북한에 외부세계의 정보와 소식을 보다 효율적으로 들여 보내는 선진기술과 개발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기술경진대회, 이른바 '해커톤'을 최근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한 미국의 Human Rights Foundation, 즉 인권재단의 알렉스 글래드스타인 (Alex Gladstein) 전략담당 부사장을 모시고 해커톤 행사의 내용과 성과에 대해 들어 봤습니다.
저는 전수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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