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을 만나보는 RFA초대석, 진행에 전수일입니다.
10년 동안 북한주민과 탈북자들의 인권 향상을 위해 활약했던 활동가가 지금은 인권문제뿐만이 아니라 사회 전반적인 문제의 해결을 추구하는 국제단체 아쇼카 (Ashoka)의 한국 지부 (Ashoka Korea) 대표가 됐습니다.
33년전 미국에서 출범한 아쇼카는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정신으로 사회를 변화 개발시켜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려는 아쇼카 펠로우 (Ashoka Fellow), 이른바 진취적인 사회적 기업가들을 찾아 그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있는데요, 현재 70여개국에서 3천명 가까운 아쇼카 펠로우를 발굴해 이들을 중심으로 한 세계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지구촌 곳곳의 작고 큰 사회적 문제를 풀어 나가고 있습니다.
한반도에서는 올 봄 처음으로 문을 연 아쇼카 한국의 이혜영 대표를 오늘 초대석에 모셨습니다.
전수일: 아쇼카 한국에서 그동안 어떤 활동을 해오셨는지 소개해 주시죠.
이혜영 대표: 저희는 올 3월에 출범해 아직 1년이 채 안됩니다. 그래서 많은 활동은 못 했습니다만 가장 중요한 일은 뛰어난 소셜 안트러프러너-사회적 기업가들을 찾아 선정하는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아쇼카 휄로우가 세분 선정했습니다. 공식 발표행사는 11월 4일 예정입니다. 아쇼카가 추구하는 비전은 'Everyone a change maker'라는 것으로 모든 사회 구성원이 변화를 만들어 나가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여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어린애들이 체인지메이커가 될 수 있도록 기술과 자질을 갖추도록 돕는 활동입니다. 한국에서 특히 중요한 교육부문이나 청소년 아동이 겪는 여러 제약과 관련해 이들의 공감능력을 발달시키는 프로그램을 준비 중입니다.
전: 아쇼카 펠로우, 즉 사회적 기업가를 발굴하셨다는데 어떤 분야의 분들입니까?
이: 지역개발은 그동안 정부나 대기업 등 외부의 주도로만 가능하다고 믿었는데 지역 주민들과 시민들의 자발성에 기초한 지역개발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신 펠로우 한 분이 계시고요, 또 한 분은 인터넷상의 유해한 정보에 아이들이 무방비 노출된 문제에 대해 기존처럼 규제나 교육을 통해 아이들을 보호한다는 접근보다는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판단주체가 될 수있겠금 새로운 방식으로 정보공해에 맞설 수 있게 훈련시키고 계신 분닙니다. 크게 보면 아동 청소년 분야와 새로운 지역개발 분야입니다. 전: 원래 이혜영 대표는 비정부단체에서 활동하며 인권활동에 관심 많았다고 알고 있습니다. 어떤 활동이었습니까?
이: 대학원 시절에 진로를 고민하면서 책에서만 봤던 인권이나 빈곤과 같은 국제적 문제를 실제로 체험하고 싶었습니다. 대학원을 졸업하면서 한국의 '북한인권시민연합'에서 국제 캠페인팀 간사로 시작했습니다. 2년 간 일하며 일본 체코공화국 등에서 개최된 국제회의 진행 일을 보고 언론과 정치인들을 접촉하면서 북한인권문제를 국제사회에 알리는 과정에 참여했습니다. 특히 2003년에는 유엔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이 최초로 상정됐습니다.
전: 벌써 10년이 지났죠?
이: 그렇습니다. 이제는 북한인권결의안 상정이 연례행사처럼 됐지만 처음에는 그 통과 여부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당시 스위스 제네바에 파견돼 결의안 통과를 위해 유엔 회원국들에 로비도 하고 탈북자들과 인터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나름대로 국제사회에 북한인권문제를 알리는 중요성을 인식했지만 그 한계도 느꼈습니다. 지금은10년 넘게 결의안아 매년 통과되긴 하지만 실질적으로 북한주민과 탈북자들의 삶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에 대해 고민하게 됐습니다. 그런 과정에 중국 내 탈북여성의 인신매매를 조사하는 일을 미국 비정부기구로부터 위임받았습니다. 2년 넘게 중국 여러 곳에 다니며 100명이 넘는 북한 여성들과 그 가족들–중국에서 새로 생긴 가족들을 말합니다- 그리고 중국의 지역사회 농촌사회의 현실과 또 조선족 사회의 실태를 접하게 됐습니다. 현장 체험을 통해 과거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됐던 여러가지 시도가 가능하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제가 만났던 많은 사람들 중에는 인신매매과정을 거친 사람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었습니다. 중국 농촌과 도시로 가서 결혼해 살고 있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아이도 낳고.
프로젝트를 한 시기가 2004,5,6년이었는데 중국에서 아이 낳고 사는 장기 체류자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외부에서 언론을 통해 간헐적으로 보는 중국 내 탈북자의 생활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항상 쫓겨다니는 생활이 아니라 나름대로 생존방식을 따라 거기에 정착해 새로운 가정을 꾸리고 그 가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북한에 두고온 가족을 위해 열심히 돈을 모아 북에 보내는 분들도 있었고요.
중국에서 탈북자들이 그렇게 다양한 방식으로 살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에 대한 지원 역시 다양한 방식이어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결혼해 아이를 낳고 살고 있는 분 중에는 신변안전문제만 보장되면 굳이 한국에 가지 않고 중국에서 살겠다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런 분들을 위한 지원방식을 구상하게 됐습니다. 그런 지원방식의 하나로 중국 내에 아동이나 여성을 위한 단체들이 많이 활동하고 있고 국제단체도 진출해 있다는데 착안했습니다.
전: 중국 내에 비정부기구라든가 하는 단체들이 많이 있습니까?
이: 그럼요. 특히 여성이나 아동 분야는 비정치적인 분야로 인식되고 있고 또 중국 자체 내에서도 아동과 여성의 권익이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변호사 단체도 많습니다. 중국 땅이 넓다 보니 농촌 여성이 도시로 인신매매 되기도 하고 중국의 인접국, 그러니까 북한 말고도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 등의 동남아국가에서 거꾸로 중국에 인신매매되어 오는 여성도 많습니다. 인신매매는 북한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중국이란 큰 나라를 둘러싼 베트남 태국 기타 다른 나라들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나름대로 중국 자체의 노력도 있고 국제기구가 중국에 들어가 펼치는 노력도 있습니다. 이런 노력이 이미 존재하는 걸 봤는데, 왜 이런 긍정적인 시도가 북한에 대해서만은 안 되고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갖게 됐습니다. 그래서 당시 국경에 진출한 국제기구들이나 중국 여성변호사들이 운영하는 단체를 찾아가 탈북자와 북한 여성문제에 대해 같이 협력하는 일을 시도를 했었고 그런대로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내기도 했습니다.
전: 근데 아쇼카 한국에서 사회적 기업가- 아쇼카 휄로우- 를 선정하셨다고 했는데요, 앞으로 이런 업무가 물론 범아시아적으로 이뤄지겠지만 이혜영 대표께서 과거 집중적으로 활약했던 탈북자, 탈북여성 또 남한정착 탈북자 문제와 연결하는 일도 생각해 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 네. 저희는 매년 5-6명의 아쇼카 펠로우를 선정할 계획입니다. 분야를 막론하고 근본적인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면 어디에서든지 펠로우를 선정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저희 아쇼카 한국은 열려있습니다. 더욱이 한국 내 탈북자 사회는 10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져있습니다. 탈북자 사회가 아시아와 전세계 지역에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국내 탈북자 가운데서도 펠로우가 머지않아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또 바라고 있습니다. 그리고 좀 더 멀리 보면 북한에 어떤 큰 변화가 오고 또 북한이 열린다고 할 때 북한 사회는 모든 분야에서 새로운 건설이 되어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입니다. 그때 선의적이고 혁신적인 접근이 많이 필요할 것입니다.
전: 분야가 무궁무진 하겠죠?
이: 그렇습니다. 그때에 대비해 아쇼카의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통한 혁신적인 모델이 북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 전 단계에서 국내 탈북자나 북한과 관련한 일을 하시는 분 중에서 기존의 막힌 상황을 뚫어줄 수 있는 용기있고 창의적인 접근을 할 수 있는 분들이 계시면 적극적으로 저희 아쇼카 한국에 접촉해 주시고 문의해 주시길 바랍니다. 기꺼이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찾아볼 생각입니다.
RFA 초대석, 이 시간에는 북한주민과 탈북자인권 활동경험을 바탕으로 진취적인 사회적 혁신가들의 발굴 지원에 나선 아쇼카 한국의 이혜영 대표를 모시고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저는 전수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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