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을 생각하는…’ 문무홍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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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인물을 만나보는 RFA초대석, 진행에 전수일입니다.

냉전시기 도이췰란드의 통일 준비의 중요성을 역설했고 통일 도이췰란드의 첫 대통령이 된 리하르트 폰 바이츠제커 처럼 한국에서도 남북통일을 준비하는 단체가 있습니다.

바로 '통일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임' 약칭 '통일생각'입니다.

작년 7월 출범한 이 단체는 한국의 통일부에서 통일정책실장과 남북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의 관리위원장을 역임한 문무홍 상임대표가 이끌고 있습니다.

'통일생각'은 한반도 통일을 위해서는 남북 간의 노력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공감대 확산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신념아래 최근 미국의 주요 도시들에 잇따라 해외 지부를 설립했습니다. 오늘 초대석은 통일생각의 문무홍 대표를 모시고 통일준비 사업에 관한 얘기를 들어 봅니다.

전수일: '통일생각'은 한마디로 통일을 준비하는 단체라고 하겠는데요, 어떤 일을 합니까?

문무홍 대표: 중요한 건 통일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확산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첫째 사업입니다. 그 배경에는 근래 여론조사 결과에서 40대 연령층은 22% 30대에서는 17%가 통일이 필요하다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분단이 지속돼 68년 지나다 보니 분단상황에 익숙해 지면서 통일에 관심이 멀어졌습니다. 차세대에 통일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심어야 합니다. 두번째는 통일이 되면 통일 한반도를 이끌 리더-지도자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차세대 리더 양성사업을 합니다. 또 셋째로는 통일의 물적 기반, 즉 기금 조성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그밖에 저희 단체의 연구 홍보 등의 사업도 추진 중입니다.

전: 여러 중요한 사업하고 계시는데 무엇보다 작년 출범할 때 '통일항아리'가 유명했죠. 통일 재원 모금은 어떤 식으로 합니까?

문: 통일항아리의 의미는 두가지가 있습니다. 달항아리를 상징물로 했는데 그 하나는 우리 어머니들이 어려운 형편에서도 끼니때마다 쌀을 조금씩 비축해 장래에 대비하는 전통이 있습니다. 그처럼 현재의 형편이 어려워도 지금부터 조금씩 통일을 위해 추렴하자는 의미입니다. 또 하나는 달항아리는 위와 아래 부분을 분리 제작해 최종과정에서 붙여 만듭니다. 그처럼 현재 남과 북이 서로 둘로 나뉘어 있지만 나중에 하나가 된다는 상징성이 있습니다. 저희는 적극적으로 가두모금이나 방문모금을 하지 않습니다. 모든 국민이 자발적으로 저희 웹사이트에 올라가 기금을 낼 수있습니다.

전: 한국 국민 개인이 원하면 얼마든지 출연할 수 있다는 것이군요?

문: 그렇습니다. 모금에 관한 미담도 많습니다. 전남 고흥 어르신들은 담뱃값을 아껴 수천만원을 기탁하셨고요, 어느 월남전 참전 군인은 나라에 빚을 갚고 싶다며 큰 돈을 마련해 주셨죠. 눈물겨운 사연들이 많습니다.

전: 아름다운 얘기가 많을 것 같습니다. 국민이 십시일반으로 참여해 조금씩이라도 통일재원을 채우는 건 좋지만 민간의 힘만으로 큰 규모의 통일재원을 충당하기는 어려울 것같다는 생각입니다. 정부의 재원은 없습니까?

문: 통일 첫해 들어갈 비용을 연구한 한 결과에 따르면 55조 정도가 됩니다. 민간 차원 만으로는 달성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통일부에서는 작년에 국회에 법률개정안을 냈습니다. 현재 남북교류협력법에 의한 남북협력기금 계정이 있는데, 이 계정에 통일기금 계정을 추가 설치해 협력기금이 다 사용하지 못하고 남은 예산을 매년 이 통일기금에 비축해 나가자는 개정안인데요, 현재 국회의 통일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검토 중입니다.

전: 개정안이 법으로 제정될 때 남북협력기금에서 사용되지 않은 자금의 일부를 적립시킬 수 있다는 것이군요?

문: 맞습니다. 다만 강조하고 싶은 말씀은 민간 차원의 기금이 얼마나 모아지겠냐고 언급하셨는데 중요한 건 우리가 민간으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것보다는 통일의 의지를 모은다는 것입니다. 통일항아리 사업은 기금보다는 통일에 대한 민족의 열렬한 의지를 모아 보자는 것이죠. 이렇게 함으로써 다음 세대는 물론 외국인들도 한국의 통일 의지를 보고 그걸 돕겠다는 분위기가 확산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가 더 큽니다.

전: 아까 통일 시 추산되는 첫해 비용이 55조원, 달러로 환산하면 500억달러정도인데요, 이 비용은 첫해 만 아니라 계속 들어가지 않겠습니까? 과거 한국 국민을 상대로 통일 설문조사를 하면 통일비용이 너무 부담스럽다면서 통일을 원하지 않는 사람이 많은 결과가 나오곤 했습니다. 이런 것이 기금 모금에 장애는 안 될까요?

문: 사실 통일비용이 적은 액수는 아니지만, 한국의 GDP 전체 비율의 6% 수준입니다. 또 그 돈이 순수하게 우리의 부담만은 아닙니다. 한반도 통일 자체가 우리 민족에게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큰 기회를 제공할 겁니다. 그래서 수많은 해외 지원과 자본이 모일 겁니다. 통일비용은 한 번 들만 끝이지만 분단비용은 영구적입니다. 분단이 지속되는 한 그 비용 역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우리 젊은이들이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는데 들어가는 비용 등, 여러 분단비용을 고려하면 천문학적 규모로 분단비용이 통일비용보다 훨씬 큽니다.

전: 그러니까 자세히 따져보면 실제 통일비용이 크다고 해도 분단으로 해서 통일이 안 된 상태에서 들어가는 비용이 훨씬 더 많고 더 영구적이라는 말씀이군요?

문: 그렇습니다.

전: 그렇다면 이런 큰 통일비용은 통일이 되면 어떤 곳에 쓰일까요?

문: 가장 중요한 건 북한동포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하는 곳에 쓰입니다. 건강 의료 식생활 등의 생계비용과 그밖의 복지비용도 포함합니다. 또 하나는 북한에 대한 투자부분인데요, 거의 모든 북한의 기존 사회간접시설은 통일후 계속 사용키 어려운 것으로 파악됩니다. 전기 통신 수력 등 사회간접자본은 통일이후 사용키 쉽지 않다는 말씀입니다. 철도만 해도 남쪽과 궤가 다르고, 전력 역시 송전시스템이나 시설이 남한과 달라 그걸 표준화 효율화하려면 큰 비용이 듭니다. 세변째는 북한동포의 삶의 수준을 남쪽 수준으로 올리기 위한 제반 사회적 투자입니다.

전: 통일이 되면 외부에서도 자본이 유입될 거라고 하셨는데요, 지금 통일생각의 지부가 미국 주요도시에서도 최근 출범하지 않았습니까?

문: 그렇습니다. 작년 6월 통일생각 단체를 결성한 후 국내 지부들을 설치했고 금년에는 해외지부에 착수했습니다. 미국에서 제일 먼저 지부 설립을 시작해 8월에 엘에이 시카고 지부, 10월에는 워싱턴 뉴욕 달라스, 그리고 조만간 애틀란타 시애틀의 지부 설립을 위해 준비 중입니다. 금년 말까지 미국 전역에 지부가 설치될 계획입니다. 카나다 중국 일본 등에도 지부를 결성할 계획이고요. 해외지부 설립의 주요 이유는 한반도 통일은 남북 스스로 이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제사회의 협력과 지원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민족이 과거 나라를 잃었을 때 해외동포 특히 미주동포가 나라와 민족의 운명을 개척하는데 앞장섰었습니다. 통일문제도 미주동포의 역할이 중요하고 또 선봉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미주지역의 지부 설치에 박차를 가한 이유입니다.

전: 미주 지부에서 하는 일도 한국 본부와 같은 일을 하게됩니까?

문: 그렇습니다. 특히 현지 미국인들에게 한반도 통일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저희 회원은 3부류로 돼있습니다. 회비를 내는 정회원, 우리 단체의 취지인 한반도 통일의 당위성에 찬성하는 분들로 구성되는 서명회원, 그리고 재능을 기부하는 회원 등입니다. 그런데 서명회원 대부분이 외국인입니다. 이분들이 현지 미국인들의 한반도 통일인식을 높이는데 대단히 중요합니다.

전: 문 대표께서는 통일부에서 중요한 일을 맡아 하셨고 개성공단관리위원장도 하셨습니다. 개성공단이 통일준비에 중요하고 개성공단이 확장돼 제2개성공단도 만들어져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던데요, 왜 개성공단이 통일준비에 중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문: 개성공단은 무엇보다도 남북간의 좋은 협력 모델입니다. 남쪽 자본과 기술 북쪽 토지와 노동력을 결합해 경제적 부를 키워나가는 모델로 매우 효율적입니다. 많은 입주기업이 큰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통일준비 차원에서 남쪽은 공단을 통해 북쪽 사회와 체제와 북한동포의 이해를 깊이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북쪽은 시장경제의 실험을 통해 그에 익숙해지고 이해를 높이는 훌륭한 상호 교류와 교육의 매개체가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공단은 통일준비에 중요합니다. 유럽통합의 역사에 비춰볼 때 일종의 기초적인 경제통합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증가하면 남북간 경제통합지구가 여러 개로 늘어나는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남북한 전체적인 경제통합과 나아가 민족통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전: 커다란 목표는 그렇게 잡는다 하더라고 현재 남북한이 개성공단과 관련해 겪고 있는 현실을 보면 통관 통신 통행등 3통 문제, 외국기업 투자 유치문제 등 계속 협의해야 할 문제가 있습니다. 소위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를 어떻게 접근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문: 한마디로 개성공단의 국제적 수준의 경쟁력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 남과 북이 아무리 협력한다해도 개성공단의 대상 시장은 세계 시장이기 때문입니다. 거기서 경쟁할 수 있는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지 않으면 안됩니다. 3통 문제가 이 점에서 중요합니다. 휴대폰, 인터넷이 소통돼 본사와 공단 지사 간의 통신과 물류가 원활해야합니다. 뿐만아니라 국제 경제와 사업정보를 실시간으로 확보하는 게 중요합니다. 통관도 여러 절차를 거치지 않고 간편한 시스템을 도입해 물류 소통을 신속히 해야 합니다. 이걸 촉진하는데 3통 전체가 새체제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투자자들의 원금과 활동이 보장되는 것도 중요하고 인력의 신변 안전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전: 이런 문제를 북측도 이해하고 있을까요?

문: 상당한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고 봅니다.

전: 그렇다면 앞으로 이런 것은 점차적으로 실현될 수도 있다는 말이네요?

문: 그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북측이 새롭게 시장경제 도입의 징후가 있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개성공단을 적어도 세계적 수준의 공단으로 발전시키려면 국제적 차원의 경쟁력 확보를 가능하게 하는 이런 제도의 도입이 중요합니다. 또 국제화 얘기와 관련해 외국기업이 들어오게 하는 건 이들로 하여금 공단의 안전에 기여하는 축으로 삼기 위한 취지가 있다는 지적이 있지만 그런 의미 보다는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갖자면 세계 각국으로 자본 시설 노우하우 기술이 자유롭게 들어와야 합니다. 그런 맥락에서 개성공단의 국제화가 대단히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문 대표께서 많은 분에게 받는 질문일텐데요, 한반도 통일이 될 건지, 된다면 언제 될 것인지?

문: 저는 한반도 통일이 멀지 않았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 자신이 통일생각 단체를 위해 일을 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고요. 한반도 주위의 정세가 과거의 단절과 대결 분위기에서 화해와 협력과 통합의 질서로 바뀌어 가고 있고 그것이 시대 정신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많은 연구기관이, 예를 들어 러시아의 이메모 라든가 하는 연구기관은 한반도의 조기 통일 가능성을 전망하고 있습니다. 저는 다만 그 통일과정이 너무 급격하고 무질서한 방향으로 전개되지 않는 게 좋다고 봅니다. 남과 북이 서로 힘을 합하고 점진적으로 질서있게 통일을 이뤄나가는 것이 큰 과제입니다. 그런 일이 우리 세대에 반드시 이룩되도록 힘을 경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RFA 초대석, 이 시간에는 한반도 통일을 위해서는 남북 간의 노력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공감대 확산이 필요하다는 신념아래 최근 미국의 주요 도시들에 잇따라 해외 지부를 설립한 한국의 통일단체 '통일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문무홍 상임대표를 모시고 얘기를 들어 봤습니다.

저는 전수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