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을 만나보는 RFA초대석, 진행에 전수일입니다.
새해 부산에 탈북청소년 대안학교가 처음으로 생긴다는 소식입니다. 수도권에만 있는 탈북청소년 학교가 경상남도의 제1도시에도 건립되면 탈북학생들은 물론 같은 또래의 한국학생들도 함께 어울리며 공부를 하는 통일 교육장이 될 것이라고 하는데요, 장대현학교의 초대 교장을 맡는 임창호 목사를 모시고 얘기를 들어봅니다. 임창호 목사는 부산 장대현교회와 한국에서 북한선교를 총괄하는 북한기독교총연합회를 이끌고 있습니다.
전수일: 부산은 한국 제2 대도시인데 탈북청소년 규모가 얼마 안 됩니까?
임창호 교장: 부산의 탈북자 수는 900여명이고, 그 가운데 청소년은 76명입니다.
탈북 학생들도 일반학교에서 공부를 하는데요 대부분 적응하기 위해 노력은 하지만 30퍼센트 정도, 숫자로 20여명은 적응에 고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부모들이 애를 먹습니다.
북한에서 한 공부 내용도 다르고 한국교과 수준과도 차이가 나서 그렇습니다. 북한에서는 소학교가 4년뿐인데 한국은 6년입니다. 그래서 소학교 졸업 후 한국에 와서 중학교에 입학하기도 힘듭니다.
어떤 아이들은 심한 경우 8-10년간 학교를 못 다니고 있다가 입학을 하기도 합니다. 중국에 팔려가 낳은 자녀들은 한국말을 못합니다. 중국인들 사이에서만 지내니까요. 또 조선족이나 한족 아버지와 살던 아이들은 호구가 없어서 중국학교에도 못 갑니다. 그래서 10살이 넘어도 방치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하지만 좋은 중국 남성을 만나면 그가 호구를 사서 자기 이름아래 입양시켜 중국학교에 보내기도 합니다.
이런 아이들은 물론이고 한국에서 태어난 아이들도 그렇습니다. 2천년도 이래 본격적인 탈북자들의 입국이 이뤄졌고 그 후 태어난 아이들은 대체로 10살-12살 정도인데요 중학교에 입학할 나이들입니다.
하지만 이 아이들도 집에서는 북한식 환경아래 자라기 때문에 적응에 한계가 있습니다.
부모가 한국사회를 잘 모르고 학교에서는 타 아동과 대화가 없고.
탈북자 부모는 가정생활 유지에 분주해서 여가활동이나 여행 등을 하기 어렵습니다. 자연히 그런 가정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이 한국사회의 교육환경의 혜택 못 받기 쉽습니다. 사설 학원은 비싸고 학습능력은 떨어지고 대화의 소재는 부족하고…그러면서 중, 고등학교에서 탈북청소년들의 불만이 많아집니다. 탈북 학생들끼리 모여 갱그룹도 만들어 사고도 치는 일도 있고 학교 성적이 안 오르고 왕따를 당해 등교를 거부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더욱이 사춘기가 되면 유혹도 많습니다.
전: 한국사회에 동화하기가 어려울 수 있겠네요.
임: 그렇습니다. 제가 이런 아이들과 10년 가까이 지내 보면서 이들에 대한 교육이 방치돼 있다는 현실을 느꼈습니다. 한국인으로 동화되는 과정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런 아동들을 위해 지역아동센테를 만들었습니다.
자원봉사 대학생 20명을 확보해 오후에 이 아이들이 일반 학교에서 배운 것을 보충해 주고 같이 놀아도 주고 고민도 듣고 하면서 친구가 되어주는 선생님들이죠. 저녁 식사를 먹여 귀가시키는데 아이들이 굉장히 좋아합니다. 지역아동센터에 아이들의 숫자가 늘어나면서 지역 사업구청에 요청해 교육기관으로 정식 인가를 받을 계획입니다. 인가가 되면 교사나 간식비 등 학교 운영비를 국가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인가 전에는 저희가 모두 대어야합니다. 하지만 사업구청은 2년 정도를 일단 자체적으로 운영해보고 그 후에 인가를 해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지역아동센터 교육은 이미 시작을 했습니다. 그리고 중고등 학교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서는 작년에 한 복지가가 12억원짜리 4층 빌딩을 기부했습니다.
전: 저도 웹사이트에서 봤는데 건물이 훨출하고 커 보였습니다.
임: 그렇습니다. 원래 양노원으로 사용하던 건물인데요, 방 20개가 있습니다. 이걸 개조해 교실로 꾸미고 학교 시설로 바꾸는 중입니다. 비록 그와 관련한 자금이 들긴 하지만 헌금 등을 통해 추진하고 있습니다. 장대현 대안학교를 세울 것이라고 통일부에 알렸습니다. 일단 학교 단체의 정관으로 바꾸고 지역아동센터를 계속하라는 허락을 받았습니다. 지역아동센터는 보건복지부 소관으로 구청에서 관할하고 대안학교는 교육부 소관으로 시 교육청에서 맡아 합니다. 그래서 교육청에 통보하고20명 정도 학생을 받을 예정입니다. 4층은 학생 기숙사로 쓰게 됩니다.
전: 기숙사라고 하면 거기서 먹고 자는 것입니까?
임: 그렇습니다. 3층은 교사 기숙실로 만들어 아이들과 함께 자고 먹고 가르치도록 하고 2층과 1층은 각각 교실 식당 중강의실 도서실 음악실 등으로 꾸미는 중입니다.
전: 실제 개교는 내년 3월이라고 하던데요?
임: 그렇습니다. 올해 말까지는 내부 시설 장식을 마치고 내년 1월에 전국 대도시를 중심으로 학교 설명회 가질 예정입니다. 하나센터, YMCA, YWCA, 북한이탈주민재단 등을 통해 홍보하고 하나원에도 얘기해 부산지역으로 배정받는 아이들이 저희 학교가 있다는 걸 알도록 할 계획입니다.
전: 장대현학교를 세우게 되면 탈북 청소년들은 물론 남한 청소년들이 함께 배우게 한다는 취지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서울에 탈북자 교육기관들이 여러 개 있지만 남한 학생과 함께 교육을 시킨다는 학교는 처음 들었습니다.
임: 지금 전국에 탈북학생 대안학교가16개 있습니다. 모두 서울과 경기도 지역에 있습니다.
한겨레 여명 하늘꿈학교 등 3개학교가 국가 인가를 받았고 나머지 13개 학교는 저희처럼 아직 인가는 나있지 않습니다. 인가 될 때까지는 구비조건을 갖춰야 합니다.
그런데 저희가 남북 청소년을 함께 교육하겠다는 구상을 하게 된 데에는 저희 장대현교회 교우들의 협력이 있습니다. 저희 교회에서는 청소년들을 위한 주일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국인 자원봉사자들이 교사를 하고 있는데요 이들 가운데 청소년 자녀를 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들 자녀들이 부모를 따라와 주일학교에서 배우면서 탈북청소년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있습니다. 함께 공부도 하고 노래도 하고 식사 같이 하면서 예배도 보고. 친구가 되어서 잘 지냅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 아이들의 통합에는 문제가 없겠구나 하고 생각을 하게 됐죠. 남북한 출신 부모들이 서로 잘 내니까 아이들도 따라서 잘 어울리는 것이죠. 그래서 한국인 청소년들이 원하는 경우 저희 장대현학교에 입학을 시키자고 결정한 것이죠. 특히 북한선교에 뜻있는 부모나 자원봉사자들의 자녀들이 탈북민 자녀들과 함께 섞여 공부하면 한국사회에도 신선한 충격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장대현학교는 적당히 교육하는 대안학교가 아니라 일반적인 정상적 교육수준을 목표로 추진할 겁니다. 그래서 이미 일반 중학교에서 선생님을 하시던 두 분을 모셔왔습니다.
전: 학교의 교과과정을 준비하고 계실 텐데요, 남한의 일반학교의 교과목, 영어 수학 국어 같은 것을 가르치게 됩니까?
임: 기본적인 과목은 같습니다.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다섯가지는 기본적으로 가르치고 개인편차와 수학능력에 따라 개인지도를 하게 됩니다. 선생님들이 24시간 상주할 수 있으니까 일단 반 배정시험을 친 다음에는 각자 수준에 맞도록 지도해 학업을 따라가도록 하는 것이죠. 그리고 저희는 기독교 신앙에 입각한 학교이자 통일을 지향하는 학교라서 북한을 객관적으로 제대로 알리는 교육을 할 것입니다.
원래 남북한은 하나였다는 것, 북한에는 수려한 산과 강이 있고 또 지하자원이 풍부한 곳이라는 것, 역사적으로 고구려 후예라는 등 통일이 되면 더 좋아질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북한의 미래와 통일 한국에 대한 꿈을 갖게 해주는 것이 교육 목적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주역은 저희 학생들이라는 밝은 통일교육을 시킬 것입니다. 또 탈북청소년들의 내적인 치유를 위해 전문가들을 초빙해 음악과 미술을 통한 치료도 하고 체육도 활성화 시키려 합니다. 마침 근처에 구청에서 사용하는 큰 운동장이 있습니다.
주말에는 한국사회 문화체험 교실을 마련합니다. 매주 토요일을 한국체험의 날로 정해 한국 교회의 북한선교부나 북한주민을 아끼는 분들에게 청소년들을 완전히 맡기는 것이죠. 영화구경을 하든 비치 해변가, 등산, 재래시장, 백화점, 관공서, 우체국, 은행 등을 방문해 체험 일정을 짜서 다양한 한국사회를 체험하도록 할 예정입니다.
전: 그러니까 문화체험이란 것은 탈북민 청소년들이 새로 정착한 한국을 일상생활을 통해 알아가도록 하자는 취지이군요.
임: 그렇습니다.
전: 교과 과정은 어떤 등급의 학교 수준입니까?
임: 중등학교 기준입니다. 하지만 학력이 너무 떨어져 기초적인 초등교육이 필요한 경우 개인지도를 하고 고등학교 검정고시 교육도 할 계획입니다.
전: 학교 이름이 장대현인데요, 그 이름에 대해 궁금한 청취자가 있을 것 같습니다.
임: 장대현은 평양에 있었던 지역 이름입니다. 1893년 거기에 장대현교회가 세워졌습니다. 한국교회의 가장 큰 교회이자 모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 벌써 120년이 됐네요.
임: 그렇습니다. 그 교회에서 첫 목사가 나왔고 첫 선교사도 파송됐습니다. 근데 그 장대현교회가 지금의 김일성 동상 자리에 있었습니다. 김일성이 장대현교회를 무너뜨리고 자기 동상을 세운 것이죠. 통일이 되면 김일성 동상을 무너뜨리고 그 옆에 장대현교회와 숭실학당을 재건해야 합니다. 저희 교회 이름도 장대현이고 지역아동센터 역시 장대현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개교할 학교도 장대현학교이죠. 북한의 원래 위대한 교회의 모습을 회복하는 상징성이 있는 이름입니다. 앞으로 평양 그곳에 장대현학교가 세워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또 북한의 재건에 여기서 배운 학생들이 큰 일군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학교 이름을 장대현으로 지었습니다.
RFA 초대석, 이 시간에는 새해 경상남도의 제1도시인 부산에 처음으로 생기는 탈북청소년 대안학교 ‘장대현학교’의 초대교장인 임창호 목사를 모시고 얘기를 들어 봤습니다.
저는 전수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