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초대석] 자랑스런 한인상 수상한 뉴욕 한인커뮤니티재단 윤경복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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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런 한인상을 수상한 한인커뮤니티재단의 윤경복 사무총장. 사진-윤경복 사무총장 제공
자랑스런 한인상을 수상한 한인커뮤니티재단의 윤경복 사무총장. 사진-윤경복 사무총장 제공

화제의 인물을 만나보는 RFA 초대석, 진행에 전수일 입니다.

지난 1월 13일 ‘미주 한인의 날’을 맞아 뉴욕의 한인커뮤니티재단(KOREAN AMERICAN COMMUNITY FOUNDATION)의 윤경복 사무총장이 한미경제연구소가 수여하는 자랑스런 한인상을 수상했습니다.

윤 사무총장은 미국 주류사회에서 성공한 한인들과 힘을 합해 한인커뮤니티재단을 세우고
지난 10년동안 수백만 달러의 기금을 모아 지역 한인사회와 주류사회의 불우한 이웃을 돕는데 앞장서 왔습니다. 이민자들에게는 낯 설고 말 다른 미국땅에 정착하는 일 자체도 쉽지 않지만 주류사회에 대한 기여가 곧 한인사회와 후세들에게 돌아온다는 신념으로 자그맣게 시작한 한인커뮤니티의 활동은 이제는 미국의 주류사회와 주요 언론에서도 괄목할 만한 지역사회 지원 재단으로 성장했습니다. 이 단체를 이끌어 온 자랑스런 한인 윤경복 사무총장을 만나 봤습니다.

전수일: 이번 상이 처음은 아니죠. 2006년에는 뉴욕 아시안여성센터가 주는 피닉스 어워드 (Phoenix Awards), 뉴욕시가 주는 특별공로상을 수상하셨고 2009년에는 뉴욕한인회가 주는 ‘올해의 한인상’, 또 아시아아메리칸아동가족연합회가 주는 ‘케어링 포 칠드런 어워드’ (Caring For Children Foundation Awards)상도 받으셨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의 공통점은 한인사회, 지역사회, 그리고 미국사회에 기여한 활동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한인커뮤니티재단의 일도 한인사회와 지역사회, 미국사회에 기여하는 일일 텐데 어떻게 돕고 있습니까?

윤경복: 10년 전, 여기 총영사였던 조원일 대사님이 한인사회에서 알려진 사람들을 저녁에 초대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저도 미국 언론인의 한 사람으로 초청받았습니다. 에이비씨 뉴스의 주주 장, 또 변호사와 금융계 인사 등이 모였습니다. 그때 얘기를 나누며 논의 한 것이 우리 같이 미국에서 부모님들 희생으로 축복받은 한인들, 교육도 잘 받고 영어도 잘하고 미국사회에서 그런대로 성공했다고 하는 사람들이 한인사회를 위해 무엇을 했냐는 것이었습니다. 근데 한 게 없더군요. 물론 방법도 몰랐고 한국어도 잘 못한 이유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한인이라는 정체성은 깊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모색해 봤습니다. 항상 남의 도움을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비영리 후원단체들을 도와 보자는 뜻을 모았는데 이런 단체들은 자금을 모금하는 일이 제일 어렵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우리들이 네트워크 인맥을 동원해 후원재단을 세우기로 했습니다. 그것이 한인커뮤니티재단의 출발이 됐습니다. 첫 해에 열심히 기금을 모아 6만달러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모금액을 다섯 단체에 제공했습니다.

전: 어떤 단체들입니까?

윤: 저희가 후원하는 비영리단체들은 취약계층을 돕는 단체들입니다. 다섯 종류가 있습니다.

첫째는 어르신들 노인을 위해 일하는 단체이고 둘째는 위험한 환경에 노출된 젊은이들을 돕는 단체입니다. 그 다음이 가정폭력 등으로 인한 결손가정을 돕는 단체와 심신이 건강하지 못한 분들을 돕는 단체, 그리고 다섯째로는 취업훈련과 교육이 필요한 사람들을 돕는 단체입니다.
그래서 이 다섯 단체에 6만불을 후원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10년 동안 저희가 후원한 단체는 모두 50여개, 그리고 지원 금액은 모두 3백만불에 달합니다. 그만큼 많이 성장했습니다. 저희 단체가 지원을 했다는 사실도 중요하지만 기금을 모금하는 과정에서 한인사회에 기부문화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했다는 것도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이민 1세대들은 먹고 살기에 바빠서 남을 돕는 게 어려웠습니다. 돈이 좀 남으면 그걸 자녀 교육에 투자합니다. 또 우리 1.5세대 2세대 역시 기부에 대한 교육을 받지 못해 베푸는 걸 못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재단이 하는 일 중의 한 가지는 그런 기부에 대한 의식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 부자가 되면 기부하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없어도 지금부터 조금씩 기부하는 운동에 참여하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벌이는 운동에 Dollar A Day For Our Neighbors 라는 게 있습니다. 이웃을 돕기 위해 하루에 1달라를 헌금하자는 것입니다. 커피 한 잔의 비용으로 할 수 있는 일입니다. 20대 30대 젊은이들 가운데 매달 30불의 이웃 돕기 헌금을 약속한 사람도 많고 더 많은 기부금을 약정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또 매년 연례만찬을 통해서도 기금을 모금하고 있습니다. 이 만찬은 뉴욕에서는 가장 큰 규모이고 많은 사람이 참여합니다. 천명 가까이 옵니다. 이 만찬에서 1밀리언 달러를 모금하는데 행사에 참석하는 분들이 기부해 헌금 백 만 달러나 모였습니다. 헌금에는 개인의 힘도 있지만 이런 개인들이 기업이나 회사를 끌어들여 이들의 헌금도 추가됩니다.

전: 지난 1월 9일 뉴욕타임스 신문에 한인커뮤니티재단 관련 기사가 났습니다. 윤 사무총장께서 이 신문에 하셨던 말을 우리말로 번역해 봤습니다.
'한인들이 모범이 되는 소수민족'이란 찬사를 받지만 그 뒤에는 가난하고 갈 데 없고 병든 사람들, 또 소외된 노인들이 한인사회에 있음을 간과해선 안 됩니다. 그리고 이민사회에서 성공하면 그렇지 못한 다른 사람들과는 거리가 멀어진다는 통념이 있습니다. 허나 진정한 성공은 정착에 어려워하고 고군분투하고 있는 다른 사람들을 이끌어 주고 함께 가는 것입니다.' 이런 말씀 하셨는데 지금까지 한 말씀과 맞아 떨어집니다.
그런데 한인사회를 중점적으로 돕는 일도 큰 일이지만 뉴욕시 지역사회를 위해 한 일도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작년 10월 허리케인 샌디 폭풍이 뉴저지와 뉴욕 지역을 강타했을 때 한인사회는 물론 지역사회 피해자를 돕기 위해 모금운동을 벌이셨었는데요.

윤: 두 가지 느낀 게 있습니다. 첫째는 한인사회에서 후원단체를 만든 게 10년이 됐고 그 동안 저희가 인맥구축과 경험을 축적한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샌디 사태와 같은 일이 일어나면 사람들은 돕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하지만 어떤 단체가 피해 입은 사람들에게 가장 효율적이고 투명하게 도움을 줄 것인가를 알기는 어렵습니다. 그런데 마침 저희 단체가 바로 그런 단체였습니다. 비상사태가 일어났을 때 그런 일을 시작한다면 너무 늦습니다. 과거부터 미리 그런 일을 해오고 관계를 맺어 온 단체가 필요한 것이죠.
또 한 가지는 우리는 인종을 상관치 않고 가장 피해를 많이 입은 사람에게 도움을 줬다는 것입니다. 한인 사회에서 피해 당한 사람도 있었지만 피해를 가장 많이 당한 사람들은 뉴욕의 백인 남미계 흑인 가릴 것 없이 모든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그래서 한인사회가 그런 좋은 일을 한다는 걸 인정 받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 단체는 시작할 때부터 목적이 우리 끼리끼리만, 한인사회만, 돕자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기자일 때에도 이런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우리 한인사회가 미국땅에 장착했으니 미국을 아름다운 나라로 만드는 사회라는 명성을 쌓아야 한다고 말입니다.

전: 단순히 한인들 만을 위한 기부단체나 자선단체로 생각되기 보다는 살고 있는 지역사회 여러 소수민족이 있는 미국을 돕자는 정신으로 시작했다는 말씀이군요.

윤: 네.

전: 그런데 미국의 주류사회를 도움으로 해서 우리 한인사회에 돌아오는 도움도 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 주류사회의 한인들에 대한 이해와 호감도 높아지고, 또 어려운 한인들이 실제 다른 지원단체의 도움을 받는 경우도 있고 정치력도 신장이 되고 … 그 실예로 2011년 10월 미국의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이 한인사회 주민들의 의견과 제안을 수렴하는 타운홀 미팅을 처음으로 열었다고 들었습니다.

윤: 우리는 정치에 참여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마이클 불룸버그 시장이 저희의 기금모금 연례만찬에 참석했었습니다. 그는 한인사회 단체의 규모에 놀라움을 보였습니다. 한인 사회를 좀더 진지하게 생각하고 관심도 가지게 된 계기 같았습니다. 그래서 블룸버그 시장과 간부들이 우리 한인사회와 만나고 싶다고 제의했습니다. 저희 단체에 회동을 주선해 달라고 부탁한 것입니다.
우리 한인들은 남을 도와줄 줄 알고 기부하는 사람들입니다. 한인교회도 나서서 불쌍한 사람 돕는 일을 하고요. 하지만 미국에서는 개인적으로 조용히 주는 것보다는 우리 재단과 같은 단체를 통해 기부하는 게 전략적으로 우리의 목소리를 높일 수 있고 또 효율적으로 도울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1천 명이 개인적으로 주는 것 보다는 모아서 주는 게 더 큰 힘이 된다는 것이죠. 그래서 우리의 목소리와 우리 한인사회를 좀 더 알리고 위상을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우리의 다음 세대에도 좋은 기반을 쌓고 좋은 선물을 주는 것입니다.
제가 볼 때 저처럼 미국에서 자란 사람들은 저희와 같은 단체가 없으면 그런 일을 하기 어려울 겁니다. 교육 많이 받고 부모님들의 투자를 많이 받아 성공한 분들이 여기에서 고생하고 있는 사람을 남으로 생각하고 분리되면 한인사회는 갈라져 힘을 잃게 됩니다. 우리의 아래 세대들이 이런 일을 할 수 있도록 지금 우리가 그 다리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 기회를 노치면 안 됩니다. 이런 기반이 있어야 미국의 정치와 정책 등에 대해 한인사회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그래야 희망이 있습니다.

전: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 헌신 기부활동이 앞으로 우리 한인사회가 미국 내에서 지위를 인정받고
미국 주류사회에서 큰 활동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말씀이군요?

윤: 그렇습니다.

전: 2002년도에 단체를 설립 후 잘 이끌어 오셨습니다. 그래서 많은 주류 언론에서도 주목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와 자선활동을 계속 늘려 나갈 계획이신가요?

윤: 10년 전 뉴욕에 한인커뮤티니재단을 세운 이래 한인사회에 큰 힘을 주어왔습니다. 앞으로 저희의 경험을 통해 다른 주에 있는 한인사회와도 활발한 교류를 하고 싶습니다. 다른 도시의 한인사회 지도자들이 저희 단체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금은 다섯 분야에 대한 비영리단체를 후원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더 많은 다른 분야에도 힘을 보탤 수 있는 일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RFA 초대석, 오늘은 미국 주류사회에서 성공한 한인들과 힘을 합해 한인커뮤니티재단을 세우고 지난 10년동안 수백만 달러의 기금을 모아 지역 한인사회와 주류사회의 불우한 이웃을 돕는데 앞장서 온 공로로 지난 1월 13일 ‘미주 한인의 날’을 맞아 자랑스런 한국인 상을 받은 윤경복 사무총장의 사무총장의 말을 들어 봤습니다. 저는 전수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