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을 만나보는 RFA 초대석, 진행에 전수일 입니다.
미국 해병대군악단은 The President's Own 이라고 불립니다. 대통령의 악단이란 뜻이지요.
1798년 미국의 2대 대통령 존 애덤스 정부 때부터 지금까지 215년 동안 대통령을 위해 연주를 해 오고 있는 최정예의 특별한 군악단입니다. 외국 원수의 환영식과 국빈만찬 또 국가적인 축제와 행진 때 등 중요한 행사의 연주를 도맡아 하고 있는 해병대군악단은 특히 4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대통령 취임식 때 미국 국가와 애국심을 불러 일으키는 연주로 많은 미국인들에게 감동을 주고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이 해병대군악단에서 20년 넘도록 클라리넷을 연주하고 있는 한 인물이 있습니다.
한국 출신의 정지훈 상사입니다. 태어난 모국 한국과 지금의 조국 미국 그리고 20년 넘게 몸 담고 있는 해병대군악단을 너무나 사랑한다는 음악인 장지훈 상사를 만나 봤습니다.
전수일: 왜 대통령 전용 군악단은 육군 해군 공군이 아닌 해병대에서 뽑았습니까?
장지훈 상사: 셋째 대통령인 토마스 제퍼슨이 음악을 상당히 좋아하셨습니다. 바이얼린도 연주하셨고. 그래서 음악에 조예 깊으셨는데 당시 저희 해병대 연주를 들으시고 이건 백악관, 대통령의 악단이라고 이름 지어주시고 그때부터 저희 군악대가 대통령 악단이 됐습니다. 역사가 굉장히 오래됐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제퍼슨 대통령에게 감사해야 합니다.
전: 해병대 군악단에 입단하신 지 22년이 되셨다고 하던데요.
네. 제가 1990년 10월 중순에 입단했습니다.
전: 벌써 대통령 취임식 여섯 번째나 연주를 하셨다는데 그러면 아버지 조지 부쉬 대통령 때부터 였습니까?
장: 제가 밴드를 지원했을때는 이미 아버지 부시가 대통령이었습니다. 그래서 취임식으로는 아들 부시 대통령 2번, 클린턴 대통령 2번 그리고 오바마 대통령 2번 해서 6번째가 된 겁니다.
전: 그런데 4년전 오바마 대통령 1기 취임식 때도 연주를 하셨고 이번에 두 번째로 오바마 대통령을 위해 1월 21일 취임식에서 연주하셨습니다. 이번 연주와 관련해 소감이 있을 것 같습니다.
장: 이번이 두번째라서 첫번째보다는 덜 흥분할 것 같았지만 그래도 아주 좋았습니다. 날씨도 좋았고 초청 예술인들도 또 연사들도 좋은신 분들이 많이 와서 기뻤습니다. 워싱턴 몰(광장)을 찾은 관중이 절반밖에 안 찼다고 하던데 실제 보니까 꽉 찼더라구요.
전: 저도 텔레비전으로 봤는데 꽉 찼었습니다. 취임식에서 연주한 곡들은 어떤 것들이었는지 소개해 주시죠.

장: 몇 곡은 우리 군악단의 편곡자가 쓴 것이었고 그리고 취임식 시작때 한 곡은 존 윌리엄스라고 유명한 영화음악 작곡가가 만든 곡을 연주했고 절반 이상은 행진곡을 연주했습니다. 그리고 행진곡의 아버지로 잘 알려진 존 필립 수자가 작곡한 곡을 많이 했습니다. 또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행사음악으로 워싱턴과 제퍼슨 대통령을 위해 쓰여진 곡도 연주했습니다. 그리고 내셔날앤심, 애국가는 유명가수 비욘세와 같이 하고 My Country, 'Tis of Thee'는 켈리 클락슨과 같이 했습니다.
전: 대통령 취임식 때 연주하는 곡들은 모두 같습니까 아니면 대통령 취임식 때 마다 다릅니까?
대통령이 특별히 주문하는 곡이 있습니까?
장: 네. 반복되는 곡도 있지만 할 때마다 새로운 곡도 있습니다. 행진곡도 절반 정도씩 섞어서 하고 있습니다. 제퍼슨이나 링컨을 위해 쓰여진 곡 같은 것은 4년마다 계속 연주합니다. 국가와 미국찬가 같은 것도 꼭 합니다.
전: 4년전에와 이번 취임식 때 오바마 대통령이 특별히 요청했던 곡이 있습니까?
장: 요청했던 곡은 없는 것 같습니다만 아마도 우리 지휘자가 백악관 음악 자문이니까 어떤 곡이 좋을지 선정은 상의 했을 겁니다.
전: 가장 기억에 남는 취임식 행사 연주는 어느 대통령 때였습니까?
장: 많은 사람들처럼 저도 4년 전 처음으로 흑인 대통령이 된 오바마 취임식 때가 특별하고 특이했던 것 같습니다.
전: 유명가수들이 나와 노래를 불렀는데요 이번에는 제임스 테일러가 아메리카 더 뷰티플, 켈리 클락슨의 마이 컨트리 티즈오브 디, 비욘세가 스타 스팽글드 배너 즉 국가 등 조국애를 고취하는 노래들을 불렀는데요, 4년전 2009년에는 중국계 미국인 첼리스트 요요마가 출연했었죠?
장: 네.
전: 근데 제가 알기에는 출연 가수나 연주가들과 예행연습을 한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연습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장: 네. 초청 가수나 연주가들과 저희 부대에서 한 번 맞춰보는 연습을 하고 또 일요일에는 취임식 현장에서 연습을 한 번 또 했습니다. 그리고 월요일 취임식 때는 실제 공연했습니다. 켈리 클락슨과는 그렇게 했고 제임스 테일러는 자신이 직접 기타 반주를 해서 우리와 연습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전: 그러니까 적어도 출연자들이 군악단과는 2번 연습을 한 다는 얘기군요.
장: 네. 그렇습니다.
전: 대통령 행사 때뿐만 아니라 해병대군악단은 전국 순회 공연도 한다고 들었습니다.
장: 네. 가을에 10월 초에서 말까지 내셔날 애뉴얼 투어 라고 해서 존 필립 수자 지휘자가 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연주를 했습니다. 그 전통이 아직까지 내려오고 있습니다. 연주를 가는 곳마다 가족들, 학생, 선생, 퇴역 군인들이 이웃과 함께 와서 저희 작품을 감상합니다. 특히 애국가로 시작해서 애국심을 불러일으키는 행진곡을 연주하노라면 어떤 분들을 눈물까지 글성거리면서 좋아하시죠. 그밖에도 해병대에 지원하고 싶은 젊은이들의 입대 지원을 받는 행사도 그날 엽니다. 그래서 여러가지 목적으로 저희가 연주 여행을 합니다. 미국을 다섯 지역으로 나눠서 여행을 하는데 작년에는 북동쪽의 뉴잉글랜드 지역으로 갔었고 다음에는 북서쪽 또 그 다음에는 서부쪽으로 연주 여행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5년이 지나면 앨라스카와 하와이를 제외한 미국의 48개주를 다 돌아 보는 셈입니다.
전: 그런데 공연이 없는 날은 연습을 하십니까? 해병대 군악단의 통상적인 하루 일과가 궁금합니다.
장: 우리 스케줄 일정이 변동이 많습니다. 저녁에 일할 때도 있고 주말, 휴일날 일할 때가 많은데 연주를 하든 연습을 하든 각 개인이 준비가 돼 있어야 하니까 일을 하지 않는 날에도 집에서 개인적으로 연습을 하지요.
전: 그렇군요. 그런데 장지훈 상사님은 어릴 적부터 음악을 배웠다고 들었습니다.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했고 박사학위까지 받으셨다던데, 그러면 대개 개인 연주가가 되든지 대학교 교수가 되든지 아니면 민간 교향악단에서 활약을 하는 분들이 많은데 왜 해병대 군악단에 들어 가셨나요?
장: 네. 연주가로서 졸업할 무렵에는 거의 가르치는 일은 생각하지 않고 오케스트라 일을 더 선호합니다. 그래서 저도 워싱턴 지역에 올 때는 오케스트라 입단이 좋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는 중에 여기 와서 오디션-실기시험-을 보면서 해병대 군악단의 수준이 굉장히 높은 걸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입단해서 1,2년 일을 하면서 군악단 수준이 대단하고 음악으로 만족할 수 있어서 이렇게 오래 일하게 됐습니다. 보통 음악하는 사람들은 군악단에 들어가고 싶어하지 않고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수준이 다를 것으로 생각하는데 실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한 번 군악단에서 연주해 보신 분들은 그런 생각을 바꾸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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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그런데 해병대군악단에서 장지훈 상사처럼 대학교에서 음악 전공하고 대학원 공부와 박사학위까지 받은 단원들이 있습니까?
장: 네. 많습니다. 박사학위 소지자는 확실한 숫자는 몰라도 20-30퍼센트 정도가 됩니다. 많은 분들이 줄리아드나 이스트맨 노스웨스턴 등 유명 학교에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수준이 높은 것 같습니다.
전: 해병대 군악단의 단원이 모두 몇 명입니까?
장: 음악을 하는 단원은 100명 정도이고 지원관리담당 직원까지 합치면 140여명 됩니다.
한 가지 제 개인적인 경험을 덧붙이고 싶은데요, 제가 1990년대 들어 왔는데 그때 중국계 바이올린 주자가 은퇴했습니다. 그래서 그후 10년동안은 한국인으로서뿐만 아니라 동양인으로는 저 혼자였습니다. 그후로 중국계 일본계 베트남계 필리핀계 인도네시아계 등의 여러 동양인들이 입단해서 지금은 10명이 넘는 동양계가 있습니다. 그게 자랑스럽습니다. 특히 텍사스에서 주에서 태어난 한국계 한 사람도 있습니다. 바이올린을 하는 김태림이란 동료인데 미국인과 결혼해서 태림 스미스입니다. 한국말을 잘 모르는 영어권의 한인이지만 저와 더불어 한국사람입니다.
전: 그러니까 장 상사님이 들어가고 나서 동양계 분들이 입단하기 시작했다는 말씀이군요.
장: 네. 10년 넘게 동양사람은 저 혼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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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그런데 부모님 따라서 12살 때 미국에 이민왔다고 들었습니다. 한국에서도 음악 공부를 하셨나요?
장: 아닙니다. 우리 아버지께서 한국에서 음악을 좀 하셨습니다. 편곡도 하시고 베이스 악기도 다루셨습니다. 거기에 확실히 영향을 받았습니다.
전: 어머님은 음악을 하셨나요?
장: 아닙니다.
전: 결국은 아버님 영향은 한국에 있을 때부터 받기는 했지만 실제 음악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미국에 와서 였군요?
장: 네. 우리가 이민 왔을 때 형은 14살이었고 저는 12살이었는데 환경이 바뀌고 영어도 어렵고 학업에 방황했습니다. 저희 아버지께서는 우리들이 음악은 알고 있으니까 형에게 음악을 먼저 시키셨고 저도 형을 보고 하겠다고 나서서 음악을 하게 된 겁니다.
전: 형은 어떤 악기를 하셨나요?
장: 형님도 대학에서 클라리넷을 전공하고 작곡도 하셨지요. 근데 지금은 비즈네스를 하십니다.
전: 근데 클라리넷을 택한 이유가 있습니까?
장: 음악을 시작할 때 아버지께서 우리는 몸이 작고 강한 체격이 아니니까 금관악기는 피하고 플루트나 클라리넷을 해보라고 권하셨는데 형이 클라리넷을 선택하자 저도 형을 보고 같은 악기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전: 지금 장 상사님 슬하에 딸 과 아들, 싸만사 (Samantha)와 이썬 (Ethan)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아버지처럼 음악을 하고 있습니까?
장: 저는 철저히 시키고 있진 않은데 오히려 애들 엄마가 잘 시키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몇 년동안 피아노를 배우고 있고 싸만사는 학교에서 바이얼린도 2년째 하고 있습니다.
전: 몇학년입니까?
장: 싸만사는 지금 4학년이구요 이썬은 2학년입니다.
전: 그렇군요. 다음 대통령 취임식 때도 또 다음 또 다음 취임식 때도 연주를 하실 겁니까?
장: 그때는 제가 아마도 은퇴를 할 무렵인데요 제 생각은 한 번 더 했으면 합니다.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RFA 초대석, 오늘은 미국 대통령의 악단으로 알려진 해병대군악단에서 20년 넘게 클라리넷을 연주하고 있는 장지훈 상사를 만나 봤습니다. 저는 전수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