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초대석]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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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인물을 만나보는 RFA 초대석, 진행에 전수일 입니다.

북한의 대외보험총국 해외지사에서 근무하다 지난 2004년 탈북해 현재 한국의 국가안보전략연구소에서 북한 경제와 북한의 권력승계 문제를 집중 연구하고 있는 김광진 선임연구원. 그는 2009년부터 2년 간 미국 워싱턴에 있는 북한인권위원회의 방문연구원으로도 연구활동을 했습니다.

최근 워싱턴을 방문한 김광진 연구원을 만나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후 권력세습자로서 자신의 입지구축에 분주한 김정은과 그의 정권의 미래에 대해 얘기를 들어 봤습니다.

전수일: 지금 김정일 사후 김정은 체제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겠느냐, 즉 북조선 김정은 정권에 대한 향후 안정성에 대한 전망이 전문가들 사이에 엇갈리고 있습니다. 예로 조지 부시 전 미국대통령의 국가안전보장회의의 아시아담당국장이었고 북핵 6자회담의 미국측 차석 대표였던 빅터 차 조지타운대학교 교수는 자신이 과거에 그리고 지금까지 만나본 중국의 전문가들은 예외 없이 김정일이 사망하면 북한이 장기적으로 안정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고 합니다. 하지만 서울대학 국제대학원의 이근 교수는 일인독재체제에서 독재자 사망할 경우 붕괴할 수 있지만 북한은 전국적으로 당 조직과 국가기구가 잘 정비돼 있어 지도자가 죽더라도 다른 지도자가 국가기구를 장악하면 문제가 없다 그래서 붕괴가 쉽지 않을 거라고 주장하던데요, 김 연구원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광진 연구원: 우선 북한체제가 불안정하고 앞으로 붕괴가능성이 더 높아졌다는 주장에 공감합니다. 북한체제가 잘 정비돼 있어 지도부가 바뀌어도 새로운 어떤 지도자든지 체제를 유지할 수 있다는 주장에는 공감할 수 없습니다. 왜냐면 북한은 '김씨 왕조'이기 때문입니다. 김정은도 할아버지 김일성의 유산으로 데뷔했고 현재 권력승계 중이라서 김씨 왕조의 뿌리가 잘리면 정권이 바뀌고 체제가 분명히 붕괴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전: 북한통치체제에 정통한 어떤 탈북자가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김정은의 기반이 취약하다. 마치 중국의 모택동으로부터 권력을 물려받은 화국봉보다 훨씬 취약하다. 머지않아 2, 3년 내에 김정은의 고모부 장성택이 실세로 등장할 것이다"라고 그는 전망했습니다. 특히 장성택은 군과 당 경제, 수령경제의 비자금 관리처인 38호 39호실을 이미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는 얘기였는데요.

김광진: 김정은 체제는 분명 약합니다. 아버지 김정일도 권력 장악력, 인기, 정치적 카리스마 등에서 김일성과 비교하면 많이 뒤쳐져 있었습니다. 김정일은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선군정치로 군에 의존해 총대로 권력을 유지했습니다. 그런데 김정은은 김정일보다 훨씬 약합니다. 그건 무얼 의미할까요? 이런 말이 있습니다. 아버지 첫 세대가 회사를 일구면 둘째 세대는 유지하고 셋째 세대는 망가뜨린다는 것입니다. 또 부자가 3대째 못 간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저는 지금 북한의 처지에서는 김정은 체제가 굉장히 취약하고 불확실성이 많아 붕괴가능성이 많다는 쪽으로 생각합니다.

전: 붕괴가능성을 생각할 때 그건 김정은 친위체제 내에서도 어떤 쿠데타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는 얘깁니까?

김광진: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을 수 있는데 장성택은 확실하게 후견자로서 권력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그런 신호를 많이 보내고 있고 또 그런 중심적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이 권력을 공고히 하지 못하거나 현재 추진되고 있는 장성택의 후견시스템이 실패할 경우 군에 의한 쿠데타가 가능할 것입니다. 그걸로 '김씨왕조'는 붕괴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북한전문가 안드레이 란코프 박사는 북한은 10년이내에 격변기를 맞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 근거로 김정일을 보좌하고 있는 김경희 장성택 이영호 등의 나이가 70대줄에 있으니 결국 이들이 죽게 되면 독일식 흡수통일이 될 것이고 그게 북한의 운명이라고까지 하던데요.

김광진: 북한이 언제 붕괴될지 꼭 집어서 예측하긴 어렵습니다. 허나 권력 속성상 권력을 완전히 장악하고 공고히 하기 전까지가 오히려 더 위험합니다. 그러니까 앞으로 1,2년 혹은 3년 정도가 가장 위험할 것으로 저는 생각합니다. 앞서 지적한 대로 후견세력 후견체제를 바탕으로 한 김정은의 권력장악이 실패하면 북한 정권은 붕괴될 것이고 그에 대한 외부의 대처도 중요합니다. 대한민국은 어떠한 준비가 돼 있고 북의 붕괴를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그리고 중국이나 미국은 또 어떻게 대비할 것이냐에 따라 결과는 다르겠지만 저는 한국주도의 자유민주체제로의 흡수통일 가능성이 높지 않겠냐는 생각입니다.

전: 하지만 중국의 한 교수 전문가는 현재 중국과 북한이 경제협력과 교역을 더욱 늘려 단순한 안보차원적인 교역규모를 넘어서면 지금 김정은 체제도 계속 안정될 것이 아니겠냐고 전망했습니다. 외부 특히 외부 중에서도 북한의 후견국이라고 할 수 있는 중국이 계속 교역규모를 확장해 북한 경제의 악화를 막거나 숨통이 끊어지는걸 막아줄 경우 그 체제가 지속되지 않겠냐는 주장입니다.

김광진: 지금까지 경험으로 보면 중국이 자기들이 손해 보면서까지 북한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경제적 희생을 해오지 않았습니다. 물론 북한의 중국경제 의존도가 높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중국이 북한이 먹고 살 수 있을 정도로 도와주진 않았습니다. 간신히 체제유지 정권유지나 하고 내부 폭동이 일어나지 않을 정도로만 지원해줬습니다. 저는 중국이 김정은에게도 앞으로 필요 이상의 경제적 지원과 자원의 주입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그렇다면 현재 남북한이 함께 하고 있는 개성공단사업을 보죠. 지금 남북 간 관계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근 통계에 따르면 개성공단 생산액은 작년이 재작년보다 20여퍼센트 이상 늘어났다고 합니다. 그리고 북조선 근로자들의 수도 늘어났고요. 결국 남북경제교류의 근간인 개성공단 같은 것이 확대되면 북쪽의 수입이 늘어 38호 39호실에 들어가는 자금도 불어 날 텐데 그렇다면 김정은 체제의 경제력도 줄어들지는 않을 것 아닙니까?

김광진: 현상유지는 어느 정도 될 겁니다. 하지만 남북의 경제 격차나 외부세계와의 소득수준 경제격차가 날이 갈 수록 커질 것입니다. 그건 북한이 현재 상태를 유지한다고 해도 상대적으로 볼 때 그 경제격차나 빈곤으로 엄청난 고통을 받게 된다는 걸 의미합니다. 현재 북한의 상태는 그야말로 초보적인 생존에 머무는 상태라서 국민의 불만은 계속 쌓일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그래서 저는 북한의 현재 경제 상황을 유지한다 해도 별로 긍정적으로 보지 않습니다. 김정은 체제 유지도 그렇게 쉽진 않을 것입니다. 왜냐면 외부정보와 접촉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을 계속 속이고 그들을 외부세계와 고립시키는 게 불가능해 질 것이기 때문에 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결국 도탄에 빠진 북한경제를 되살리는 게 김정은 체제에 대한 인민의 지지를 더 얻을 수 있는 핵심이 될 것 같은데요 외부로부터의 정보유입이 증가하고 북한주민도 이제는 북한과 외부 세계에 대한 실태도 알게 되면서 현 북한체제에 대한 불만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 지도부가 어떤 식으로 나서야 그나마 현 체제를 유지하거나 북한주민의 생활을 향상 시킬 수 있겠습니까?

김광진: 북한인민들은 수십 년 동안 고통 속에 살아왔고 '김씨왕조'체제에서 많이 시달려 왔습니다. 김정은 체제가 과감하게 과거의 잘못된 것을 버리고 국민을 위한 국민중심의 정책을 편다면, 그리고 대한민국 중국 미국 일본 러시아 등의 주변국들과 국제사회가 북한의 개혁개방을 돕고 외부세계로 나오도록 인도해주고 적극 협조한다면 현재의 김정은 정권은 그나마 좀 더 길게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개혁개방이 되면 북한지도부는 응징 받게 될 것이란 두려움이 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김광진: 당연하죠. 북한정권이 갖고 있는 딜레마 입니다. 개혁개방 하는 경우 김씨 체제는 붕괴하고 도태될 것이지만 그걸 거부한다 해도 역시 현재상태로는 더 나아갈 수 없는 그런 최악의 상황이 되는 딜레마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국민과 나라를 위해 좋은 선택을 하는 게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RFA초대석, 이 시간에는 북한의 대외보험총국 해외지사에서 근무하다 지난 2004년 탈북해 현재 한국의 국가안보전략연구소에서 북한 경제와 북한의 권력승계 문제를 집중 연구하고 있는 김광진 선임연구원을 만나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후 세습자 김정은과 그의 정권의 미래에 대한 얘기를 들어 봤습니다. 저는 전수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