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을 위해 뛴다-30] 언론인보호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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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캐나다, 그리고 유럽에는 마치 자기 집안일처럼 북한 인권을 개선하기 위해 수년째 뛰는 단체와 개인이 많이 있습니다. 미국, 캐나다, 그리고 유럽이 침묵하면 북한의 주민들은 세계의 외면 속에 방치될 수 있다고 우려하기 때문입니다.

'북한인권을 위해 뛴다' 오늘 이 시간에는 국제적인 비정부 단체인 '언론인보호위원회'를 찾아갑니다.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미국 NBC 방송의 간판 앵커 톰 브로커

: Most places where there's political oppression, the business of being a journalist is death-defying...

미국의 유명한 언론인 톰 브로커 씨는 2007년 국제적 비정부기구인 '언론인보호위원회'와 한 회견에서 "정치적 억압이 심한 지역에서 언론인의 역할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브로커 씨에 이어 아시아 언론인 쉘라 코로넬 씨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언론인들이 살해돼도 법정에서 제대로 된 심판이 내려지지 않는 악순환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개탄했습니다.

언론과 언론인에 가해지는 폭력의 악순환을 끊는 일. 이 일을 하는 단체가 바로 1981년 설립된 '언론인보호위원회'입니다. 2010년 5월 현재, 위원회의 미국 뉴욕 본부에 상근하는 23명은 세계 120여개 국가들을 감시하고, 저명한 언론인 35명이 이사회원으로 위원회의 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내년이면 설립 30주년을 맞는 언론인보호위원회는 그 활동 영역을 다양하게 넓혀가고 있습니다. 연례보고서와 특별보고서 등 매년 600개 이상의 보고서를 만들어 발표하고, 심각한 언론 탄압에 대해서는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를 통해 해당 정부를 상대로 압력을 넣어 신변에 위협을 받는 언론인들을 직접 보호하기도 합니다. 물리적 공격을 비롯해 사전검열, 유괴, 살해, 실종, 추방, 해고, 구속 등의 언론 탄압을 사례별로 정리해 위원회의 광범위한 조직망을 통해 전 세계 언론사에 알리는 작업도 함께 펼치고 있습니다.

이 언론인보호위원회가 보는 북한의 언론 자유는 세계 최악 중의 최악입니다. 언론인보호위원회의 밥 디에츠 아시아 담당 국장의 말입니다.

Bob Dietz

: Well, it's right up there at the top...

(더빙) 북한은 세계에서 언론 검열과 단속이 가장 심한 나라입니다. 언론에 대한 정부의 영향력이 막강한 버마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당국의 검열과 단속이 심각합니다. 무엇보다 독자적인 언론이 없고, 언론은 전적으로 국가의 통제를 받고 있습니다. 이들 관영언론은 오직 북한 정권을 위해서만 봉사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 결과, 북한주민들은 사실상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돼가고, 유통되는 정보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피해를 고스란히 뒤집어써왔습니다. 예를 들어, 북한의 관영매체는 90년대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찬양을 비롯한 정권에 좋은 소식만 내보내고 있었을 뿐, 당시의 끔찍한 기아 상황에 대해서는 일절 보도하지 않았던 것이 좋은 사례입니다. 국제사회 역시 북한 내부의 정확한 소식을 알기 어려운 제한성을 안고 있습니다. 마음은 있어도 북한주민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도와줘야 할 지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답답한 상황, 모든 게 현재진행형인 이런 상황에도 아주 가느다란 한줄기 빛이 보이고 있다는 게 위원회의 판단입니다.

Bob Dietz

: We are aware of some slight changes and some slight loosening of NOrth Kore...

(더빙) 북한 사회가 어느 정도 미세한 변화, 미세하나마 점차 느슨해지고 있는 점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물론 정부가 주도하는 변화, 위로부터의 변화는 아닙니다. 일반대중이 시작한 '아래로부터의 변화'입니다. 우리가 지금 보는 북한의 변화는 아주 느리게 진행되고 있는데요, 북한 정부가 지금보다는 조금 더 열린 자세를 취해야 하지 않나 하는 주민들의 바람이 바로 그것입니다.

일례로 중국을 넘나들며 장사하는 북한주민들은 대놓고 말을 하지 않아도 이미 북한이 북한의 관영언론이 선전하는 이상적 국가가 아니라는 점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고 디에츠 국장은 설명합니다. 게다가 일부 주민들은 한국 영화나 드라마가 담긴 DVD를 복제해 몰래 보고 있습니다. 한국 방송뿐만 아니라 중국 방송도 듣고 보고 있습니다. 이처럼 외부 소식이 북한으로 들어가는가 하면, 북한의 내부 소식도 외부로 서서히 알려지고 있습니다. 기자로 훈련받지는 않았지만 북한의 내부 상황을 나름대로 취재해 관련 정보를 일본 혹은 한국 언론사에 전달하는 북한주민들을 통해섭니다. 이들은 정부 당국자들이나 일반 주민들과의 대화를 은밀하게 녹음한 뒤 이를 북한 밖으로 유출하고 있는 겁니다.


Bob Dietz

: That might sound like a small gain, but in fact what wehave seen in other countries is that once this technology begins to pervade...

(더빙) 이런 아주 미세한 변화는 얼핏 그다지 큰 진전처럼 보이진 않습니다. 하지만 다른 국가들의 경험에 비추어 봤을 때, 일단 핸드폰이나 DVD 같은 정보 기술이 특정국가에 퍼져나가면, 사람들이 보다 쉽게 의사소통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정보를 보다 쉽게 나누게 됩니다. 이는 결국 일반 대중에 의한 풀뿌리 저널리즘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들이 공유한 정보는 교묘하게 정부의 감시를 피해 나가기 마련입니다. 지금과는 다른 정보의 원활한 유통을 바라는 주민들의 기대를 북한 당국이 어떻게 충족시키느냐가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디에츠 국장은 특히 최근 북한의 내부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는 사례가 크게 느는 현상은 북한 당국의 주민 통제가 느슨해지고 주민들이 더 자유로운 사회를 추구하려 한다는 변화상을 반영하는 것이라면서, 이런 정보를 전달하는 사람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이들이 지금 북한에서 진행되는 느리지만 놀라운 변화를 조심스럽게 이끌어갈 경우, 북한의 언론 역사에 자유로운 정보의 유통이라는 첫 씨앗을 뿌리는 자로 기억될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북한 인권을 위해 뛴다, 오늘은 국제적인 비정부 단체인 '언론인보호위원회'를 찾아가 봤습니다. 진행에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