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캐나다, 그리고 유럽에는 마치 자기 집안일처럼 북한 인권을 개선하기 위해 수년째 뛰는 단체와 개인이 많이 있습니다. 미국, 캐나다, 그리고 유럽이 침묵하면 북한의 주민은 세계의 외면 속에 방치될 수 있다고 우려하기 때문입니다. '북한인권을 위해 뛴다' 오늘 이 시간에는 에드 로이스 공화당 하원의원을 찾아갑니다.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미국 인구조사국이 실시한 '2008년 미국 지역사회조사'에서 집계된 전체 재미한인은 대략 134만 명입니다. 이 가운데 33%인 약 44만 명이 캘리포니아 주에 거주해, 한인 최대 밀집지역으로 꼽힙니다. 이 캘리포니아 주에서 한국인이 두 번째로 많이 사는 지역이 바로 남부에 있는 오렌지카운티입니다.
이 오렌지카운티를 지역구로 둔 에드 로이스 하원의원은 미국 하원의 위안부 결의안과 국군포로, 납북자 송환을 위한 결의안 통과에 결정적 역할을 한 미국 연방의회 내 대표적인 친한파 의원입니다. 2006년 월드컵 당시 한인 응원단에게 1,000개의 부채를 선물하는가 하면, 한국 내 맥아더 동상을 철거하겠다는 위협에 항의하고, 미국의 전설적인 한국계 전쟁 영웅인 고 김영옥 대령의 명예훈장 추서를 위해 노력하는 등 한인사회와 밀접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런 로이스 의원이 굳이 지역 현안과 크게 관련없는 북한의 인권문제에 뛰어든 계기는 십여 년 전 우연히 손에 들어온 북한과 관련한 사진 몇 장이었습니다.
Ed Royce
: (When I was a boy, I found my father's trunk from the second World War..)
(더빙)
제가 어렸을 적에 아버지가 2차 세계대전에서 쓰시던 가방을 다락방에서 찾아낸 적이 있습니다. 제 아버지는 전쟁 직후 연합군의 일원으로 독일의 다하우 강제수용소를 해방시켰는데요, 당시 수용소 사진을 많이 찍으셨더군요. 그런데 북한에서 나온 관련 사진들을 보는 순간, 제 어린 시절 기억 저편에 사라졌던 독일 수용소의 장면이 하나 둘 떠올랐습니다.
다하우 수용소는 영국과 미국 군대에 의해 2번째로 해방되어 서방 세계가 나치즘의 잔인성을 알게 된 독일 강제수용소 중 하나입니다. 로이스 의원은 북한 주민의 끔찍한 사진을 보면서, 아버지의 말을 떠올렸습니다. 당시 전 세계가 히틀러의 지옥 같은 수용소에 무감각했던 것은 그 실상을 제대로 몰랐기 때문이었다는 아버지의 말을. 로이스 의원은 그 순간 자신이 해야 할 일을 깨달았습니다.
Ed Royce
: (With respect to North Korea, we today do not have such an excuse because...)
(더빙)
북한의 경우에는 독일 나치 때와 달리 그 실상을 전혀 몰랐다는 핑계를 댈 수 없습니다. 왜냐면 우리는 이미 북한에서 수많은 사람이 굶어 죽었고, 최악의 인권유린이 자행되고 있고, 정치범 수용소가 존재함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만행에 더는 침묵해서는 안 되겠기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로이스 의원은 연방 하원의원으로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마침 이맘때 만난 동유럽의 두 지도자와 대화는 로이스 의원이 북한의 인권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마련하는 데 큰 영향을 주게 됩니다.
Ed Royce
: (I listen to speeches by Vaclav Havel, the poet who became...)
(더빙)
바츨라프 하벨 전 체코 대통령과 레흐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의 말을 들으면서 저는 라디오 방송의 중요성을 알게 됐습니다. 아시다시피 하벨 전 대통령은 시인이었습니다. 바웬사 전 대통령은 조선소의 노동자였습니다. 이 두 분다 하시는 말씀이 라디오 방송을 들으면서 각각 체코에서, 그리고 폴란드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한 정보를 외부세계로부터 듣게 돼 용기를 얻고 스스로의 힘으로 자유를 찾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는 겁니다. 북한 주민도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고 있고, 북한에서 실질적으로 어떤 일이 발생하고 있는지 진실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그 결과, 로이스 의원은 대북 방송에 강한 지지를 표명하게 됩니다. 구체적으로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들이 직접 방송을 제작하고 송출하는 '자유북한방송'의 미국법인이 공식적으로 출범하도록 물심양면으로 돕고, 비영리 공익방송인 '자유아시아방송'의 활동 시한을 철폐해, 영구 지원하는 법안의 입법을 추진하기도 했습니다.
로이스 의원은 특히 하원 외교위원회 산하 아시아태평양. 지구환경소위원회에 소속한 이점을 살려, 짐 리치 전 의원과 함께 하원에서 '북한인권법'을 공동 발의해 이 법의 통과를 위해 앞장섰습니다. 이 법은 2004년 만장일치로 연방 상하원을 통과됐습니다. 로이스 의원은 이 법은 무엇보다 미국 연방의회가 앞으로 북한의 인권 문제에 침묵을 지키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이 때문에 2004년부터 매년 열리는 ‘북한자유주간'에서는 아무리 바빠도 시간을 내 대북 라디오 방송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자리는 절대 빼놓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로이스 의원의 관심이 라디오 방송에만 있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가 2007년 7월 채택한 '탈북자 강제송환 중단 결의안'을 발의하는가 하면, 같은 해 미국의 유력지 월스트리트지에 기고한 글에서 부시 행정부가 북한과 대화를 위해 북한의 불법 금융활동을 눈감아줌으로써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문제를 해결하려는 조짐이 보인다고 신랄하게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상임위원회나 전체회의 결의와는 별도로 북한을 규탄하는 개별 성명을 내기도 했습니다.
탈북자 인권을 위한 국제의원연맹 소속으로 미국 의원으로는 처음으로 금강산을 방문하기도 한 로이스 의원은 국제사회가 앞으로 가장 우려할 부분은 북한의 차세대인 아동이라면서 이에 보다 적극적인 태도가 필요하다는 말로 회견을 마무리 짓습니다.
Ed Royce
: (The focus should be creating an opportunity for those malnourished children...)
(더빙)
영양실조에 걸린 북한 어린이에게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만성적인 영양실조로 북한 어린이 40%가 키가 제대로 크지 않는 등 발육 상태가 나쁩니다. 북한 어린이의 신장은 한국 어린이와 비교하면 평균 27cm 작고, 체중은 10㎏ 적게 나갑니다. 이렇게 되면 이들이 자라서 제대로 생각하는 데까지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국제사회는 북한 정부가 불법으로 인신매매, 마약밀매, 위조지폐 제조, 천안함 공격 등 호전적 행태를 포기하고, 여기에 쓰일 자원을 북한 어린이의 영양실조 문제를 개선하는 데 쓰도록 압력을 가해야합니다.
'북한 인권을 위해 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