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권을 위해 뛴다-58] 2011년 북한 인권 주요 관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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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캐나다, 유럽, 그리고 한국에는 마치 자기 집안일처럼 북한 인권을 개선하기 위해 수년째 뛰는 단체와 개인이 많이 있습니다. 미국, 캐나다, 유럽, 그리고 한국이 침묵하면 북한의 주민은 세계의 외면 속에 방치될 수 있다고 우려하기 때문입니다. ‘북한인권을 위해 뛴다,’ 오늘 이 시간에는 올해 북한 인권과 관련한 주요 관심사를 알아봅니다.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2011년 순결, 평화, 명석의 상징 토끼해를 맞아, 북한인권의 개선을 촉구하는 다양한 활동이 한국, 미국, 일본, 캐나다, 유럽 등의 비정부단체,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 그리고 개인을 중심으로 뜨겁게 진행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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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4월 25일 한나라당 황우여 의원이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북한자유주간-북한 인권사진전 개막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올해 한국에서 북한 인권 분야 가운데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은 북한인권법의 통과 여부입니다. 북한인권법은 북한주민의 인권 증진에 기여하고, 인도적 지원 등을 통해 북한 주민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한 법률인데요, 2005년 8월 제17대 임시국회에서 처음 발의됐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논의도 못 하고 결국 폐기됐습니다. 다행히 제18대 국회가 출범해 2008년 다시 발의돼, 가까스로 외교통상통일위원회를 통과했는데요,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입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통일부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한 2011년 업무보고에서 북한인권법을 조속히 제정하겠다고 밝혔는데요, 한국의 여당인 한나라당에서는 북한의 인권과 중요한 관계가 없는 미국과 일본에도 북한인권법이 있는데 정작 한국이 아직 북한인권법을 통과시키지 못했다며 북한인권법에 대한 당의 관심을 촉구하고 있어 법안 처리가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이 법안을 발의한 한나라당의 황우여 의원의 말, 들어보시죠.

황우여

: 정부와 여당은 이 법을 우선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게다가 국민운동본부가 형성돼서 국민적으로도 지금 강력히 법 통과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민주당도 계속 거부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겁니다. 저희는 상반기 정도에 통과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 그렇게 안 되면 직권상정이라도 해야 되지 않느냐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국가기본법이기 때문에 직권상정보다는 여야합의로 그 안을 확정하는 게 좋다는 게 저희 입장입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말까지 미국 의회에 계류 중이었던 “탈북 고아 입양법안”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북한을 탈출해 중국 등지에서 떠도는 '탈북 고아'들의 입양을 촉진하기 위한 이 법안은 2010년 초 미국 상원과 하원에 잇따라 제출됐습니다. 하지만 지난 회기에 통과되지 못하고 자동 폐기됐습니다. 한국전쟁 고아 출신으로 미국에 입양돼 성공한 후 북한 고아를 돕는 일로 여생을 사는 ‘한-슈나이더 국제어린이재단’의 한상만 대표는 미국 상하원 의원 2명을 통해 법안이 다시 제출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한상만

: 그러지 않아도 지금 하버드대학교 졸업생이 친구와 자기 교수 2명하고 법안을 다시 작성하고 있습니다. 아마 이달 말까지 끝날 것입니다. 다시 법안 작성을 해서 저희가 대대적으로 로비활동을 벌여서 홍보활동을 하고, 청원서나 지원을 미국의회에서 받으려고 합니다. 올해에는 수월할 것 같습니다. 작년에는 민주당에 반대하는 의원이 있어서 염려했는데, 올해는 공화당 쪽에 국회의원이 많아져서입니다. 공화당에선 이 법안에 대해 협조하는 분위기입니다.

올해로 8회째를 맞는 ‘북한자유주간 행사’도 눈여겨봐야 합니다. 이 행사는 2004년, 미국 내 60여 개 인권단체의 연합체인 북한자유연합의 주최로 시작됐는데요, 인권단체뿐 아니라 미국 정부, 상원과 하원 의원, 탈북자가 두루 참여해 북한의 인권을 개선하기 위한 중심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4월 마지막 주에 한국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이 행사를 주관하는 미국의 민간단체인 디펜스포럼의 수잔 숄티 대표의 말, 잠시 들어보시죠.

수잔 숄티

: We are going to have a much more sympathetic and more open South Korean...

(더빙)

북한자유주간 행사는 미국 워싱턴에서 매년 개최되다가, 지난해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렸는데요, 올해는 특히 한국에서 북한인권 문제를 논의한다는 사실에 대해 한국인이 보다 호의적이고 열린 자세로 나아오리라 봅니다. 왜냐면, 지난해 북한의 연평도 공격으로 김정일 정권의 진짜 얼굴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남한으로 도망 나온 탈북자들이 그동안 수없이 경고해왔던 북한 정권의 실체에 대한 한국인의 인식이 깨어나고 있는 만큼, 이번 행사는 상당히 중요한 자리매김을 하리라고 믿습니다.

캐나다에서는 캐나다 정부가 북한의 인권과 난민 문제에 관심을 갖도록 여러 단체가 함께한 노력이 드디어 결실을 맺을 전망입니다. 특히 2월 1일과 3일, 이틀에 걸쳐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의회공청회가 열리는데요, 여기에서 결정된 사항을 토대로 캐나다의 북한인권결의안이 상정될 예정입니다. 캐나다에 있는 북한인권협의회의 이경복 대표의 말입니다.

이경복

: 캐나다 의회 내 인권 소위원회가, 북한인권 문제를 중요한 안건으로 결정했습니다. 희망하기로는 캐나다 북한인권결의안이 본회에 상정돼 통과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어떤 내용으로 결의안을 냈으면 좋겠다! 하는 것을 우리 동포 사회 의견을 집약하기 위해서 관련 행사를 가졌습니다. 이걸 참고로 해서 인권 소위원회에 우리의 의사를 전달해서 기필코 어떤 일이 있더라도 반드시 올해에는 캐나다 의회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이 통과되도록 노력할 겁니다.

유럽연합에서는 북한군에 의해 지난해 11월 서해 연평도가 공격당하고 한국 해병 2명이 목숨을 잃은 상황 속에서 북한의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의 연초 영국 방문이 성사될지 주목됩니다. 데이비드 앨튼 영국 상원의원은 지난해 하반기에 북한을 방문한 직후 자유아시아방송에 최 의장이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영국의 사법과 의회 제도를 돌아보기 위해 2011년 초 영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데이비드 앨튼

: 1월부터 3월 사이가 될 예정인데요, 지난 10월 북한을 방문해 수십만 명이 수감된 것으로 알려진 정치범 수용소나 공개처형이 북한 주민의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고 시정돼야 한다는 것을 북한 측에 솔직하게 전달했습니다. 최 의장이 영국을 방문하면 영국의 사법체계나 의회를 돌아보고 이 문제를 더 논의할 겁니다.

아시아에서는 북한 주민과 탈북자들의 인권 보호 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하는 ‘북한인권난민국제회의’가 과연 중국의 특별행정구인 홍콩에서 열리게 될지에 눈길이 쏠리고 있습니다. 북한인권난민국제회의는 그동안 한국과 일본, 체코, 폴란드, 노르웨이, 영국, 호주 등 다양한 나라에서 개최됐는데요, 북한의 심각한 인권 문제를 국제사회에 지속적으로 알리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 국제회의를 개최하는 한국의 인권 단체인 ‘북한인권시민연합’은 지난해 캐나다에서 열린 회의 직후 홍콩의 아시아법조인협회가 회의 개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만큼, 홍콩에서 행사가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 계획이 현실화될 경우, 2만여 명으로 추산되는 탈북 여성 자녀의 국적과 교육, 보호 문제를 중국 전문가들과 함께 중국 정부에 제기해 실마리가 풀릴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인권을 위해 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