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을 위해 뛴다-61] 캐나다의 북한 인권 지킴이 배리 데볼린 하원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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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캐나다, 유럽, 그리고 한국에는 마치 자기 집안일처럼 북한 인권을 개선하기 위해 수년째 뛰는 단체와 개인이 많이 있습니다. 미국, 캐나다, 유럽, 그리고 한국이 침묵하면 북한의 주민은 세계의 외면 속에 방치될 수 있다고 우려하기 때문입니다. ‘북한인권을 위해 뛴다,’ 오늘 이 시간에는 캐나다 연방의회의 배리 데볼린 하원의원을 만나봅니다.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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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보수당의 배리 데볼린 의원. Photo courtesy of openparliament.ca (Photo courtesy of openparliament.ca)

(캐나다 의회발언)

Mr. Speaker, I have a question for the Minister of Foreign Affairs . Earlier in the question period, the prime minter delivered...

(더빙)

의장님, 저는 캐나다 외무장관에게 질문이 있습니다. 조금 전 질의시간에 캐나다 총리는 북한의 연평도 포탄 공격으로 오늘 전사한 2명의 한국군인 가족에게 조의를 전했습니다. 외무장관은 얼마 전 북한 정권에 대한 새로운 조치를 발표한다고 했는데요, 캐나다 하원에 그 조치의 내용이 무엇인지, 그리고 북한에 대한 캐나다 정부의 입장은 무엇인지 밝혀주시기를 요청합니다.

지난해 11월 23일 캐나다 연방의회 회의장에서 한 젊은 캐나다 하원의원이 불쑥 던진 질문입니다. 그날따라 경제, 안보, 환경 등 각종 현안이 산적한 캐나다 의회에서 관심의 일부를 떼어 북한 문제에 초점을 맞춘 이 ‘용감한’ 하원의원은 누구일까?

주인공은 캐나다 보수당의 배리 데볼린 의원. 데볼린 의원은 2004년 처음 정계에 진출한 이후 내리 3선에 성공하고, 활발한 입법 활동으로 주목을 받아 지난 2008년에는 하원 부의장에 임명된 영향력있는 정치인인데요, 그런 의원이 한반도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배리 데볼린

: I became interested in Korea when my wife and I lived there for a year and a half in late 1990s, My wife and I taught English in Korea...

(더빙)

저와 아내는 1990년대 말에 한국에서 일 년 반가량 산적이 있어서 자연스럽게 한국에 관심을 기울이게 됐습니다. 저희 부부는 한국 부산에서 영어강사로 근무하면서 많은 한국 친구를 사귀게 됐고, 이후 한국과 관련한 여러 분야를 접하게 됐습니다. 북한의 인권 문제도 그런 분야 가운데 하나입니다.

한국에서 일한 경험을 통해 한국과 캐나다 간의 가교역할을 자처하는 데볼린 의원은 캐나다-한국의원 친선협회 공동회장으로 뛰던 3년 전, 탈북자들의 인권을 위한 국제의원연맹 회의에 우연히 참석했고, 이를 계기로 북한 인권의 참혹함에 눈을 뜨게 됐습니다.

때가 무르익으면 호기가 온다고 했던가? 때마침 연방하원 내 한인 사회 연락담당을 맡았던 데볼린 의원은 캐나다 수도 토론토에서 꾸준히 탈북자 인권문제를 제기해온 한인 2세 단체인 ‘한보이스’와 캐나다의 인권 단체인 ‘북한인권협의회’와 만나게 됩니다. 데볼린 의원과 캐나다 한인들은 당시만 해도 대부분 캐나다인이 탈북자와 그들에 대한 인권유린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는 데 공감하고, 캐나다인의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이해를 늘리는 작업이 시급하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의정 활동은 당연히 데볼린 의원의 몫이었습니다. 첫 열매로 데볼린 의원은 2009년 5월에 낸 발의안에서 “탈북자가 강제 북송되고, 감금, 고문을 당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문제가 조속히 해결될 것을 촉구했습니다. 지난해 여름에는 토론토에서 열린 북한 인권 관련 국제회의에서 특별연설과 ‘전략 모색’ 분과 회의에서 사회를 맡아 캐나다 언론인과 정치인들의 관심을 고조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배리 데볼린

: I have a motion in Canada, private member's motion, that is currently before House of Commons, it will be debated this spring..

(더빙)

현재 제가 상정한 북한 인권과 관련한 의원 개인 발의안이 연방하원에 계류 중입니다. 올봄에 토론될 예정입니다. 한 가지 짚고 싶은 점은 캐나다 의회는 미국 의회와 달라서 하원의원이 발의할 기회가 대단히 제한돼 있습니다. 미국 의원은 원할 경우 매달 발의할 수 있습니다. 제 경우 개인이 발의할 수 있는 의안이 앞으로 3년 내에 한번 밖에 남아 있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북한과 관련한 의안을 굳이 발의했다는 점은 이 사안이 얼마나 중요하고 심각한지를 방증하고도 남는 것입니다.

데볼린 의원은 자신의 발의안이 연방하원에서 초당파적으로 통과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7년 자신을 포함한 여러 캐나다 의원의 노력으로 캐나다 연방의회가 종군위안부 피해 여성들에 대한 일본의 공식사과와 배상, 교과서 게재를 촉구하는 위안부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 인권과 정의를 향해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던 기억이 새롭기 때문입니다.

배리 데볼린

: What I learned from that was the value of working together and trying to get unanimous support...

(더빙)

제가 그때 배운 점은 이겁니다. 집권 보수당과 자유당, 신민당, 퀘벡당 등이 초당적으로 손을 잡고 힘을 합쳐 결의안을 한마음으로 지지함으로써 유럽의회가 그 다음 달에 위안부 관련 결의안을 채택하는 등 국제사회에 더욱 강력한 연쇄 효과를 낼 수 있었음을 말입니다. 아시다시피 캐나다는 중간 크기의 국가입니다. 그런 나라의 의회에서는 한목소리를 내야 강하게 들립니다. 아직 표결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이번에도 캐나다 연방의회가 만장일치로 발의안을 통과시키기를 희망하고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데볼린 의원은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 말미에 몇 년 전 스테판 하퍼 캐나다 총리와 함께 판문점을 방문했던 기억을 되살리며, 캐나다는 용납할 수 없는 북한의 인권 문제를 계속 제기하고 변화를 보게 될 날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배리 데볼린

: I think North Korea really is the last vestige of the Cold War...

(더빙)

북한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냉전 시대의 잔재입니다. 그 대표적 상징물이 판문점인데요, 하퍼 총리와 그곳을 방문했을 때 건너편에 서 있는 북한 군인과 눈이 마주친 적이 있습니다. 그때 ‘한국어를 잘했으면’하고 얼마나 바랐는지 모릅니다. 그 군인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었거든요. ‘여보세요. 냉전은 20년 전에 벌써 끝났어요! 끝났다고요!’라고요. 안타까웠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시간이 흐르면서 북한 내 주민과 북한 밖 사람 간의 접촉과 의사소통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더 많은 북한주민이 북한 정권의 거짓말을 깨닫고 있습니다. 이런 깨달음을 통해 북한 정권이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이제는 그 끝이 어떻게 오느냐인데, 이 과정에서 북한 주민이 고통을 겪지 않았으면 하는 게 제 바램입니다.

‘북한 인권을 위해 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