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캐나다, 유럽, 그리고 한국에는 마치 자기 집안일처럼 북한 인권을 개선하기 위해 수년째 뛰는 단체와 개인이 많이 있습니다. 미국, 캐나다, 유럽, 그리고 한국이 침묵하면 북한의 주민은 세계의 외면 속에 방치될 수 있다고 우려하기 때문입니다.
'북한인권을 위해 뛴다,' 오늘 이 시간에는 최근 공개된 두 저명한 민간단체의 연례 인권 보고서에서 북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살펴봅니다.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지난해 세계에서 기독교인들에 대한 박해가 가장 심했던 국가는 어디일까요? 이란이나 이라크와 같은 이슬람 국가들일까요? 아니면 불교 급진주의자가 많은 스리랑카일까요? 정답은 과거 '동방의 예루살렘'으로 불렸던 북한입니다.
국제적인 기독교 선교단체인 '오픈도어스'가 이달 발표한 '2011 세계 감시 목록'에 따르면, 북한은 기독교인들을 박해하는 50개 국가들 가운데 박해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로써 북한은 9년 연속해서 최악의 탄압국으로 꼽혔습니다. 박해 정도를 점수로 환산할 때 북한은 100점 만점에 90.5점이었습니다. 오픈도어즈 내 북한 담당자로 지난 2009년에 평양을 방문했던 린지 베시 씨는 북한이 1위로 지목된 이유를 자유아시아방송에 이렇게 설명합니다.
린지 베시: 북한은 대외적으로 종교의 자유가 있는 것처럼 선전합니다. 예컨대 봉수교회, 칠골교회, 성당, 그리스 정교 등 4개 교회가 있습니다. 이 교회들은 북한 정부가 선전용으로 만든 것입니다. 출석자를 정부가 선별하고 있습니다. 평양 외에는 아예 교회가 없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에서 신앙생활은 비밀리에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기독교인이라는 사실이 발각되면 혹독한 처벌을 받게 됩니다.
'혹독한 처벌'의 내용은 무엇일까? 오픈도어스가 공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에서 체포된 기독교인들은 수백 명에 달하는데, 이들 가운데 일부는 목숨을 잃었습니다. 강제수용소에서 살고 있는 기독교인들은 5만∼7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오픈도어스가 자체 웹사이트에 게재한 북한 기독교인들의 증언, 한번 들어보시죠.
북한 남자 1: 예수를 믿는 사람들이 어떻게 극심하게 고통을 당하고 있고, 핍박을 당하고 있는지 (바깥세상에서) 잘 모르고 있습니다. 북한의 김정일 정권 하에서는 예수를 믿는 사람을 잡게 되면 3대를 멸족시킵니다.
북한 여자1: 어느 날 보위부가 우리 집에 와서 집을 조사했어요. 그리고 내가 손으로 쓴 성경구절을.. 나와 아이들을 모두 강제수용소로 끌고 갔어요. 부모님과 아이들까지 수용소로 끌려가서 심한 노동을 해야만 했어요.
북한 여자 2: (기독교를 믿었다고) 끌려서 요덕수용소에 갔습니다. 거기서 9년을 지냈는데, (크게 울먹이며) 저는 굶어죽은 사람들의 시체가 쌓여있는, 그 여름의 산과 들판을 영원히 잊지 못하고 이를 세상에 알리고 싶습니다.
베시 씨는 북한에서는 주민 모두가 지도자인 김정일을 숭배하도록 강요받고 있다면서, 보다 구체적인 사례를 설명합니다.
린지 베시: 지난해 5월 평성에서 한 지하 가정교회가 발각됐습니다. 이 교회의 예배에 참석했던 기독교인 23명 가운데 3명이 즉각 처형됐고, 나머지 20명은 요덕수용소로 보내졌습니다. 이게 바로 북한 기독교인들이 접하는 암울한 현실입니다.
북한은 기독교인을 색출하기 위해 자아비판 회의나 무작위 가택수색 등을 활용하고 있으며 심지어 교사들이 어린 학생들에게 '부모가 검은 책' 즉 성경을 읽는지 조사하라고 지시하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탈북자들이 중국에서 잡혀 북한으로 송환돼 조사받을 때 반드시 부인해야 하는 질문은 '기독교인들과 접촉했느냐'와 '성경을 읽었느냐'입니다.
그렇다면 이토록 종교의 자유를 탄압하는 북한이 자국민들에게 정치적 권리나 시민적 권리는 허용하고 있을까요? 미국의 저명한 인권단체인 '프리덤하우스'는 아니라고 딱 잘라 말합니다. 프리덤하우스의 사라 쿡 아시아연구분석관의 말입니다.
사라 쿡: 아직도 북한 주민의 인권은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최악입니다.
프리덤하우스가 최근 공개한 '2011 세계 자유 보고서'를 보면, 북한은 최악 중 최악의 인권탄압국입니다. 북한은 정치적 권리와 시민적 권리 측면에서 각각 가장 낮은 등급인 7점을 받았습니다. 프리덤 하우스는 지난 1972년부터 매년 전 세계 나라들의 인권 실태를 측정한 자유 실태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는데요, 북한은 첫 회부터 올해까지 40년 가까이 매년 최악의 인권탄압국 명단에 오르고 있는 겁니다.
그러면 프리덤하우스가 말하는 '정치적 권리'란 무엇일까요? 이는 국민이 정부를 포함해 누구의 간섭도 없이 공정하게 스스로 자유롭게 투표하는지 여부, 국민 누구나 정부와 군대의 압력 없이 정당을 조직하거나 선택할 수 있는 권리, 성분이나 종교 성향에 관계없이 의사를 표현할 권리, 그리고 정부와 국회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또 프리덤하우스가 규정하는 '시민적 권리'란 표현, 결사, 집회의 자유, 독립적인 사법권, 이동과 거주, 노동, 교육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프리덤하우스의 제니퍼 윈저 사무총장의 말입니다.
제니퍼 윈저: 북한 주민은 세계 각처에서 누구나 누리는 자유를 향유할 자격이 있습니다. 이 기본적 인권은 인간이 존엄성을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인 권리입니다. 기본적 인권이 더는 외부세계에서 강요하는 이상한 것으로 주민들에게 왜곡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그럼 북한 정권이 '생지옥'이라고 전하는 남한은 어떤 점수를 받았을까요? 남한은 정치적 권리에서 최고 점수인 1점, 시민권 권리에서는 2점을 받아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들과 함께 인권이 최대한 보장되는 나라로 분류됐습니다.
인권운동가들은 열악한 북한의 인권 상황을 개선하는 데 가장 큰 어려움으로 북한 정부의 무관심을 들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를 계속 제기하고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북한 인권을 위해 뛴다' 오늘은 최근 공개된 두 저명한 민간단체의 연례 인권 보고서에서 북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살펴보았습니다.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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