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캐나다, 유럽, 그리고 한국에는 마치 자기 집안일처럼 북한 인권을 개선하기 위해 수년째 뛰는 단체와 개인이 많이 있습니다. 이들이 침묵하면 북한의 주민은 세계의 외면 속에 방치될 수 있다고 우려하기 때문입니다. '북한인권을 위해 뛴다,' 오늘 이 시간에는 동북아시아에 흩어진 북한인에 관한 토론회 내용을 전해드립니다.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헤이젤 스미스: According to recent surveys in South Korea, a third, a third of North Koreans... (더빙) 한국의 최근 조사를 보면, 한국에 사는 탈북자 가운데 삼분의 일이 처벌만 받지 않으면 고향으로 되돌아가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탈북자 세 명 가운데 한 명은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한겁니다. 왜 그럴까요?
영국의 저명한 북한 전문가인 헤이젤 스미스 크랜필드대학 교수는 최근 워싱턴에 있는 민간 연구기관인 우드로우윌슨센터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방금 들으신 질문으로 주제 발표를 시작했습니다. 스미스 교수의 발표 제목은 '한국 내 북한인 디아스포라'였습니다. 디아스포라는 '헤어져 흩어짐'을 뜻하는 그리스어로 팔레스타인 땅을 떠나 세계 각지에 흩어진 유대인과 그 공동체를 가리키지만 지금은 광범위하게 '헤어져 흩어진 백성'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스미스 교수는 이렇게 많은 탈북자가 여건만 되면 고향으로 되돌아가고 싶다는 대답을 했다는 것은 단적으로 이들이 한국 사회에 효과적으로 적응하지 못했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스미스 교수는 적응 실패의 이유로 크게 세 가지를 꼽았습니다. 첫째는 탈북자가 한국에 입국한 이후 겪는 사회, 문화적 충격 때문입니다. 한국은 북한과 달리, 생활방식도 다르고, 법이나 상식에 대한 개념도 다를뿐더러 심지어 언어까지도 다른 것이 탈북자들을 힘들게 한다는 설명입니다. 둘째는 경제적 어려움입니다.
헤이젤 스미스:
They largely feel they are discriminated against... (더빙) 많은 탈북자가 자신이 차별받는다고 느낍니다. 한국 내 탈북자의 수가 2010년 현재 2만 명을 넘었는데요, 근로 가능한 연령, 그러니까 15살에서 64살의 탈북자 가운데 대부분이 저임금에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최근 실시된 여러 설문조사를 들여다보면, 탈북자의 월평균 개인 소득이 50만 원 미만인 경우가 60%에 가깝습니다. 이는 한국 정부가 산정한 월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것입니다. 돈이 없다보니, 주거비가 싼 수도권 외곽지역에 몰려 살게 되고, 그 결과 근처에 사는 지역 주민들이 우려하는 경우도 나오고 있습니다.
마지막 이유는 탈북자들이 가진 한국 생활에 대한 비현실적 기대감입니다. 스미스 교수는 북한을 떠나 중국에서 고생하다가 사선을 몇 번 넘은 끝에 한국에 온 탈북자는 대부분 모든 문제가 쉽게 풀릴 것이라고 기대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의 하나로 스미스 교수는 최근 한국 정부가 탈북자들에게 공공기관 일자리를 많이 주려는 최근 일련의 조치를 들었습니다. 앞서 한국 정부는 이달부터 한국의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고용되는 행정보조 인력 2 만 명 가운데 약 1 % 인 2백 명 정도를 탈북자로 고용하는 방침을 세웠습니다. 이 방침에 따라 한국 정부는 탈북자가 지역 고용센터 등에 취업을 신청하면 각급 기관과 연계해 채용을 지원하고, 채용된 탈북자들의 능력 개발을 위한 별도 교육도 시행할 계획입니다.
이어 "일본의 북한인 디아스포라'라는 제목으로 주제발표를 한 아피차이 쉬퍼 UCLA 대학교 방문교수는 북한 정권의 미사일 발사와 핵개발, 그리고 일본인 납치 사건으로 초총련에 속한 재일 한국인들의 삶이 뒤흔들리고 있는 현실에 주목했습니다. 조총련이란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의 약자로 일본에 사는 한국인 가운데 북한을 지지하는 단체를 말합니다.
쉬퍼 교수는 일본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난 몇 년간 북한에 대한 반대여론에 편승해 조총련계 재일 한국인을 대상으로 여러 제제조치를 취하고 있고, 이들에 대한 일본인의 항의와 협박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문제는 이들이 '조국'이라 부르는 북한 정부가 정착 조총련계 재일 한국인을 전혀 배려하지 않고 있는 점입니다.
아피차이 쉬퍼:
The North Korean government tried to make use of their citizens... (더빙) 북한 정부는 조총련 지도부를 이용해 불법행위를 하고, 이들을 통해 막대한 돈을 받아 챙겼습니다. 심지어 북한에 필요한 기술 정보를 훔치게도 했습니다. 그 결과, 죄 없는 조총련계 한인이 고통 받고 있습니다. 일본 시민과 언론은 이들이 억압적인 북한 정권의 대리인이라고 간주하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조총련 지도부가 일본과 국교가 없는 북한의 사실상의 공관 역할을 하고, 1955년 출범 직후부터 북한에 대한 경제 지원을 끊임없이 해왔기 때문입니다.
쉬퍼 교수는 조총련계가 현재 재정난과 정체성을 포함해 많은 문제에 직면해있지만, 보다 더 큰 문제는 조총련의 존재를 핑계로 일본의 우익진영이 평화헌법을 개정하려 들고,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연단에 선 미국의 비정부기구 디펜스 포럼의 수전 숄티 회장은 "중국 내 북한인 디아스포라“라는 제목의 발표에서 중국에 사는 탈북 여성의 80%가 인신매매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숄티 회장은 중국의 ‘한 자녀 운동’ 정책의 결과 중국 내에 여성들이 부족해지면서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지금 중국에서는 북한 여성이 팔려 다니고 있다"면서 "이 시장은 과거 미국 남부에서 노예무역이 있을 때의 시장과 다르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중국 내 북한 여성의 인권유린 때문에 탈북 여성들이 한국에 도착했을 때는 상당수가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를 포함한 각종 정신적 질환에 시달린다고 전했습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란 전쟁이나 교통사고, 폭행, 강간, 홍수 등 생명을 위협하는 재난을 경험한 사람에게 이런 사건이 회상이나 꿈 등으로 반복되며 이와 연관된 자극에 대해 지속적으로 회피하며 신체적으로 긴장, 경계하는 상태가 지속되는 질환을 말합니다.
'북한 인권을 위해 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