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에는 마치 자기 집안일처럼 북한 인권을 개선하기 위해 수년째 뛰는 단체들이 많이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이 침묵하면 북한의 주민들은 세계의 외면 속에 방치될 수 있다고 우려하기 때문입니다. '북한인권을 위해 뛴다' 오늘 이 시간에는 국제적 대북 인권단체인 '링크(LiNK)'를 찾아갑니다.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Danny Lee: 저는 북한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났습니다. 제가 중국에서 있을 때, 제일 안정감을 느낀 것은 누군가가 저를 지켜주고 누군가가 안전성을 보장해주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중국에 가서 1년 5-6개월 만에 링크를 만나서 링크에서 많은 보호를 받게 됐습니다.
탈북청년 ‘대니 리’ 씨는 올해 24살입니다. 리 씨는 최근 세계 최대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에서 링크가 중국에서 운영하는 보호소를 통해 도움을 받아 지금 미국에 살고 있다면서, 많은 탈북자가 자신처럼 자유로워지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 자유를.' 리 씨에게 도움을 준 ‘링크’를 한국말로 풀이하면 '북한에 자유를 주자'는 겁니다. 'Liberty in North Korea'의 영문 머리글자를 따서 만든 이름으로, 이 단체가 지향하는 바를 한 마디로 설명할 수 있는 단어인 셈입니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주에 본부를 둔 국제적 비영리 단체인 링크를 이끄는 송하나 대표의 말입니다.
Hannah Song:
I would say that the greatest achievement over the past 6 years.. (더빙) 지난 6년간 가장 큰 성과라면 뭐니 뭐니 해도 중국과 동남아시아에 있는 저희 단체의 여러 비밀 보호소를 통해 수백 명의 탈북자를 도운 일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 가운데 38명이 한국과 미국에 정착하도록 처음부터 끝까지 도와드렸습니다.
송 대표는 '처음부터 끝까지' 돕는다는 점을 몇 차례 강조합니다. 그 정확한 의미가 무엇인지 묻자, 다른 말로 표현하면 '전인적 접근법 (holistic approach)'이라는 대답이 나옵니다. 단순히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에 있는 탈북자에게 음식, 옷, 의약품을 지원하고, 제3국 정착에 필요한 서류 절차를 도와주는 등 일회성이 아니라, 제3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의 자립 기반을 조성하고 자활능력을 배양하는 장기적인 지원에 주안점을 둔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에게는 일반 난민과는 달리 탈북자들의 특수성을 고려한 시설이 절실하다고 송 대표는 덧붙입니다.
Hannah Song: So, we want to create a physical home that we will call "Liberty House"... (더빙) 저희가 '리버티 하우스' 즉 '자유의 집'을 건립하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한국에는 탈북자를 위한 사회정착 기관인 '하나원'이 있는데요, 미국에도 이런 시설이 있어야 합니다. 미국 정부는 일단 탈북자가 입국하면 다른 나라에서 온 난민들과 똑같은 대우를 하고 있습니다. 의료보험 혜택을 제공하고, 초기에 4백 달러 정도의 정착금과 3-4개월 치 임대료 중 일부를 주는 등의 지원이죠. 이 기간이 보통 6개월을 넘지 않는데요, 이후에는 모두 탈북자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합니다. 영어와 문화차이는 탈북자들이 특히 힘들어하는 부분이죠.
문제는 비밀 보호소가 수십 개가 넘고, 리버티 하우스도 전혀 작지 않은 규모이다 보니 운영자금이 매우 부족한 겁니다. 예를 들어, 한 명의 탈북자를 구출하는 데 드는 비용은 최소 2천 달러에서 2천500달러가 필요합니다. 올해 목표로 세운 100명의 탈북자 구출운동에는 약 20만 달러 이상이 든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리버티 하우스 건립까지 고려하면, 1백만 달러 이상의 자금이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링크는 지난달부터 오는 4월 말까지 10주간 미국 전역과 캐나다를 돌며 '북한에서는'이라는 기록영화를 상영하면서, 모금행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Insert: (National Geographic Documentary: Inside North Korea)
많은 북한 인권단체가 최근 대거 신청하는 국무부 기금을 받으면 어떠냐는 선심성 질문을 하니, 국무부 자금은 민주주의를 확산하고 차세대 지도자를 육성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기에, 링크가 벌이는 사업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만큼 사실상 어렵다고 답합니다. 그러나 큰 걱정은 하지 않습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열리는 경험을 수차례 겪은 까닭입니다.
Hannah Song: 해마다 열리는 미주한인학생총회 (KASCON)가 2004년 예일대에서 열렸을 때 주제가 ‘북한’이었습니다. 막 미국으로 돌아온 짐 버터워스 씨가 중국으로 탈출한 북한 주민들의 실상을 그린 기록영화 ‘서울 트레인’의 동영상을 보여주었고, 북한에 살고 있던 삼촌 일가 7명을 탈출시킨 재미 한인작가 이혜리 씨의 증언을 듣고, 참석했던 학생들은 큰 충격을 받았고, 바로 그 자리에서 만든 단체가 링크입니다. 지금은 캐나다, 이탈리아, 한국, 영국, 호주 등 세계 각지에 165개 이상의 지부를 두고 활동하는 커다란 단체로 자랐습니다. ‘북한 자유’를 위한 깃발 아래, 모두가 뭉쳐 기대 이상의 성과를 이뤄냈습니다.
처음에는 소규모의 재미한인 대학생 인권단체로 시작한 링크. 이제는 한인뿐만 아니라 백인과 흑인도 가담했고, 학생뿐만 아니라 직장인까지 포함해 30대부터 70대까지 폭넓게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역동적인 인권옹호단체로 세계적으로 자리를 굳힌 링크. 북한의 자유를 위해 뛰는 이들의 사전에 '불가능'이란 단어는 없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