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권을 위해 뛴다-28] 국경없는기자회(RS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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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캐나다, 그리고 유럽에는 마치 자기 집안일처럼 북한 인권을 개선하기 위해 수년째 뛰는 단체와 개인이 많이 있습니다. 미국, 캐나다, 그리고 유럽이 침묵하면 북한의 주민들은 세계의 외면 속에 방치될 수 있다고 우려하기 때문입니다.

'북한인권을 위해 뛴다' 오늘 이 시간에는 국제적인 언론인 인권 보호 단체인 '국경없는 기자회'를 찾아갑니다.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유나 리 기자: Hi, Reporters without Borders, this is Euna Lee from Los Angeles...

북한과 중국 국경 지역에서 탈북자 문제를 취재하다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 커런트 텔레비전 소속의 유나 리 기자는 국제 언론인 인권보호 단체이자 언론감시 단체인 ‘국경없는 기자회’에 전달한 영상 편지에서 전 세계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취재 활동을 하는 언론인들을 보호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깨달았다면서 심심한 감사함을 표시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국경없는 기자회는 지난해 4월 말 북한이 당시 억류하던 유나 리 기자와 로라 링 기자 두 명을 재판에 회부하기로 최종적으로 결정하자, 이를 강력히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인터넷 온라인을 통해 서명 운동을 펼치는 한편, 이들에 대한 조속한 석방을 촉구하는 청원서를 유엔에 주재한 북한 대표부에 전달하는 등 감금된 언론인의 상황을 대중에게 알리고, 이들의 석방을 위해 온 힘을 기울였기 때문입니다.

국경없는 기자회가 창설된 것은 1985년. 당초 목적은 기존 언론에서 다루지 않는 뉴스와 언론 보도에서 소외된 지역의 소식을 전하는 ‘대안 언론’이었습니다. 지금은 유나 리 기자의 사례처럼 언론 자유를 수호하고, 곤경에 처한 언론인을 구호하는 국제적인 조직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두고, 5개 대륙에 9개의 지부를 설치해, 현재 전 세계 130개국에 특파원과 조사원들이 활동하고 있고, 세계 각국의 언론단체와 유기적인 협조 체제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뱅상 브로셀 아시아 담당 국장은 자유아시아방송과 한 단독회견에서 국경없는 기자회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도움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기자들을 돕고, 언론을 적으로 간주해 언론인을 공격하는 소위 “언론의 약탈자”를 고발하고 비판한다면서, 북한을 대표적인 ‘언론 약탈자’로 지목했습니다.

뱅상 브로셀: It's not new because when the organization started 25 years ago, the situation in North Korea was already terrible... (더빙) 저희 단체가 설립된 지 벌써 25년인데요, 북한의 언론 자유가 심각할 정도로 침해받고 있다는 사실은 그때도 전혀 새로운 게 아니었습니다. 북한 언론은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개인숭배에 이용되고 있습니다. 방송 뉴스와 신문 기사는 언제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활동에 관한 보도로 시작하고, 김 위원장의 이름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으면 사상 재교육을 받아야 할 정도입니다.

국경없는 기자회가 2002년부터 해마다 발표하는 ‘세계언론자유지수’를 보면, 북한은 2002년부터 2006년까지는 조사대상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고, 2007년과 2008년에는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언론자유가 열악한 국가로 지목됐습니다. 지난해에는 평가대상 1백75개국 중 1백74위를 차지했습니다. 북한 국영회사의 국장급 관리가 허가 없이 해외에 전화를 걸었다는 이유로 총살당하고, 소수의 제한된 사람 이외에 일반인은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는 나라인 북한.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국가로 정보의 자유를 철저히 통제하고 있고, 모든 역량을 동원해 현 상태를 유지하려는 북한. 국경없는 기자회가 북한의 언론 자유 상황을 우려하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 북한에도 과거와 달리 외부 정보와 내부 정보가 하루가 멀다고 빠르게 들어가고 나오고 있습니다. 더는 ‘정보의 진공상태’가 아닌 겁니다. 이 거대한 변화의 촉매제 역할을 맡은 곳은 다름 아닌 대북 방송이라는 게 국경없는 기자회의 판단입니다.

뱅상 브로셀: We have been the witness and the supporter of such radios and... (더빙) 저희 단체는 특히 탈북자들의 운영하는 대북 방송들의 활동 죽 지켜봤고, 이런 노력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2009년부터는 서울에 있는 자유북한방송, 열린북한방송, 자유조선방송에 3년간 모두 4억 원, 미화로 약 36만 달러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저희뿐만 아니라 민간 기업, 각국 정부, 시민사회 단체들도 이 세 방송국에 지원해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국경없는 기자회가 2008년 ‘자유북한방송’에 세계 각국에서 언론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한 언론사에 주는 권위있는 상인 ‘올해의 매체상’을 준 것도 이 때문입니다. 당시 수상이유도 “북한 정권이 가장 위협적으로 여기는 자유북한방송이 테러와 음모의 위협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정보의 자유가 차단된 북한 땅에 외부세계의 진실을 알리는 점”이었습니다.

물론 많은 대북 방송은 북한이 보내는 강력한 ‘전파 방해’로 인해 방송 청취가 거의 불가능한 상태에 빠지는 때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북한 주민들의 방송 청취자 숫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피터 벡 미국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센터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북한 주민 1백만 명 이상이 당국의 감시를 피해 미국, 한국 등에서 송출되는 대북 방송을 청취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 내부의 정보 통제가 이완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국경없는 기자회를 창설한 로베르 메나르 씨는 몇 년 전 출판한 회고록에서 프랑스의 계몽철학자인 볼테르의 유명한 말을 인용했습니다. “나는 당신의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하지만 당신이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권리를 위해 싸울 것이다.” 이 원칙은 북한 주민에게도 공평하게 적용돼야 한다고 국경없는 기자회는 강조합니다.

지금 북한의 현실은 기자들이 단순히 북한 정권이 강요하는 선전 내용을 전달할 뿐인 만큼 언론인이 있다고 말하기조차 어렵습니다. 북한은 민간 언론사가 단 하나도 없는 거의 유일한 국가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북한의 제도와 법률은 혁파되어야 한다고 굳게 믿는 국경없는 기자회가 오늘도 북한에 구금된 언론인을 구출하고, 북한의 언론 상황을 감시하고 경고하는 까닭입니다.

‘북한 인권을 위해 뛴다’ 오늘은 국제적인 언론인 인권 보호 단체인 ‘국경없는 기자회’를 찾아가 봤습니다. 진행에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