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권을 위해 뛴다]⑬ 디펜스포럼재단<2편> 대북 인권단체들의 구심점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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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에는 마치 자기 집안일처럼 북한 인권을 개선하기 위해 수년째 뛰는 단체들이 많이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이 침묵하면 북한의 주민들은 세계의 외면 속에 방치될 수 있다고 우려하기 때문입니다.

'북한인권을 위해 뛴다' 오늘 이 시간에는 미국의 민간단체인 '디펜스포럼재단'을 계속해서 만나봅니다.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미국 텔레비전 방송국 보도: In Washington this week, the largest-ever US gathering of North Korean defectors, activists, and politicians called for greater effort to protect North Koreans...)

지난 4월로 6회째를 맞은 ‘북한자유주간.’ 미국의 여러 유력 방송사는 북한의 인권을 촉구하는 집회, 토론회, 영화 상영 등을 포함한 이 대규모 행사를 꽤 비중 있게 보도했습니다.

워싱턴에서 2004년 처음 열렸을 때만 해도 미국 내 주요 언론사가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초라한 행사였던 것에 비하면 놀라운 변화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전임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북한자유주간 행사 때 축전을 보내는가 하면, 행사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한미 양 가족과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 등 탈북자들이 백악관에 초청되고, 미국 국무부가 이 행사에 직접 참여해 탈북자를 면담하는 등 이 연례행사의 비중이나 영향력이 주요 언론사도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커졌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배경의 전 세계 60개 민간단체가 대거 참여하는 이 행사를 수년째 진두지휘하는 단체는 다름 아닌 디펜스포럼재단. 어렵사리 성사된 탈북자들의 의회청문회 증언이 북한의 인권 개선에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디펜스포럼재단은 북한인권의 개선이라는 지향점이 같은 세력을 규합함으로써 활동 반경을 넓히고, 이들과 공동으로 외부에서 북한의 인권을 개선하기 위한 동력을 만들어가기 시작한 겁니다.

수잔 숄티: I think having a week devoted to them to promote...(더빙) 북한의 인권 문제가 워낙 심각하고 다양해 하루에 모든 것을 제기할 수 없어 ‘북한 자유일’이 아닌 ‘북한자유주간’으로 설정해 행사를 치르고 있습니다. 지난 몇 년간 저희가 제기한 문제만 해도 탈북자의 제반 인권 상황, 한국전쟁 당시 북한군에 포로로 잡혔다가 휴전 이후 포로 교환 때 귀환하지 못한 국군포로 송환, 북한의 일본인 납치, 위조지폐, 마약판매 등 상당히 포괄적입니다. 이 연례행사를 통해서 북한의 인권과 관련한 국제적 연대가 더 강화되었고, 국제사회가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상당히 이바지했다고 봅니다.

실제로 2004년에 북한인권법이 미국 의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되고 북한인권특사가 새로 임명되고, 유엔에서는 대북인권결의안이 통과되면서 북한의 인권문제가 서서히 세계인의 관심으로 부각되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2006년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미국을 비롯한 세계의 주요 관심은 북한의 핵문제라는 원점으로 되돌아가고 맙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한국의 노무현 정부 때는 북한인권운동을 한다고 숄티 대표를 감시하기 위해 차가 따라다니기까지 했습니다. ‘북한인권운동의 대모(代母)’로 불리는 숄티 대표가 힘들고 지쳐 포기하고 싶어진 것도 무리는 아니었습니다.

수잔 숄티: Oh, yes. Certainly, it's been a very uphill battle...(더빙) 악전고투의 십여 년 세월이었죠. 누가 시켜서도 아니고. 북한주민들의 참상을 점차 알게 되고, 제가 믿는 하나님의 가슴을 저미는 북한주민들의 고통을 나 몰라라 할 수 없어서, ‘이게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이다’라고 믿고 줄기차게 매달려왔는데요. 디펜스포럼재단이 1996년 처음으로 북한인권 운동을 하기 시작했을 때나 지금이나 북한의 인권 상황은 그다지 나아지지 않았거든요. 참담했습니다.

그러다 한국을 방문한 어느 날, 민간단체와 영화배우들이 제3국의 주민들을 돕는 장면을 우연히 보게 된 숄티 대표.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이상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불행한 나라는 북한인데도, 북한의 인권에 대해 침묵하면서 외국을 돕는 게 안타까웠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비위를 건드리면 안 된다면서 북한주민의 인권참상에 관해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한국. 북한과 6자회담을 통해서 핵위기를 해결하겠다고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해 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가지 않는 미국. 자신마저 포기하면 북한인권을 개선할 수 있는 길은 더욱더 멀어진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습니다. 북한주민에 대한 열정이 마침내 포기라는 단어를 지워낸 순간이었습니다.


수잔 숄티: 그 이후 초점을 남한 내 탈북자 단체 지원으로 조금씩 바꾸어나갔습니다. 예를 들어 ‘자유북한방송,’ ‘탈북여성인권연대,’ ‘성공적인 통일을 만들어가는 사람들’ 등 탈북자들이 이끄는 단체는 북한주민들에게 외부정보를 제공하고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기 위해 애쓰고 있는데요, 자금이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이들을 지원해야 합니다. 또 다른 탈북자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이 벌이는 풍선 날리기 운동도 역시 중요한 활동입니다.

숄티 대표가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활동한 결과, 미국 국무부는 마침내 지난해 1월 처음으로 한국에 있는 민간 대북방송과 대북 인권단체들에 직접 자금을 지원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구체적으로, 숄티 대표가 미국법인 이사장을 맡고 있기도 한 ‘자유북한방송’이 50만 달러, ‘탈북여성인권연대’가 30만 달러, ‘성공적인 통일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20만 달러를 지원받았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이어 지난 4월에는 남한 내 인권 단체들을 초청해 자금을 지원받는 데 필요한 사업 계획서의 작성법, 선정 절차와 선정 기준, 자금 지원의 사후 관리 등을 소개하는 특별 설명회를 개최하기까지 했습니다.

북한 인권 문제에 매달려온 13년. 아무리 어려운 일이 있어도 중간에 포기하지 않는 ‘인내심,’ 그리고 두 명의 탈북자를 초청하면서 가졌던 ‘초심’을 잃지 않은 숄티 대표는 그 대가로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선물을 받게 됩니다. 2008년 제9회 ‘서울평화상’이 바로 그것입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기념해 만들어진 뒤 2년에 한 번씩 세계평화와 인류화합에 기여한 국내외 인사들을 수상자로 선정해 온 ‘서울평화상’ 수상자에는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과 국경없는 의사회, 그리고 노벨평화상을 받은 무하마드 유누스 그라민은행 설립자 등이 포함됐습니다. 이 권위있는 수상자 대열에 숄티 대표가 합류한 겁니다.

이 같은 격려에 힘입어 숄티 대표는 신발끈을 고쳐 매고 북한 인권 운동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다시 뛸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수잔 숄티: It's ever more important for us to press this human rights issues..(더빙) 지금이야말로 북한인권 문제를 더 강하게 제기할 때입니다. 북한주민에게 당신들의 적은 한국인과 미국인이 아니라 김정일이라는 점을 확실히 알려야 합니다. 한국, 일본, 유럽, 미국 등지에 사는 많은 사람이 북한 주민들을 염려하고 도움을 주려고 힘쓰고 있다는 점을 알려야합니다. 북한이 열릴 날이 그리 멀지 않았습니다. 생각보다 빨리 그날이 올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