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권을 위해 뛴다]⑯ 318파트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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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에는 마치 자기 집안일처럼 북한 인권을 개선하기 위해 수년째 뛰는 단체들이 많이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이 침묵하면 북한의 주민들은 세계의 외면 속에 방치될 수 있다고 우려하기 때문입니다. '북한인권을 위해 뛴다' 오늘 이 시간에는 미국의 민간단체인 '318 파트너스'를 찾아갑니다.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불쌍한 사람을 보면 도와주고 싶은 게 인지상정입니다. 그 불쌍한 사림이 같은 민족인 탈북자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탈북자를 도와준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닙니다. 더구나 그 탈북자가 중국에 있는 경우에는 쉽기는커녕 때로는 목숨을 걸어야 하는 위험한 일입니다.

중국 내 탈북자를 돕는 일이 옳다고 생각은 하지만, 실제 행동은 그렇게 옮기지 못하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행동으로 옮긴 소수도 있습니다. 미국 동부 뉴욕 주에서 가구 수입업자로 편안한 생활을 누리던 재미 한인 스티브 김 씨가 바로 그런 사람입니다.

사업차 중국에 자주 여행갔던 김 씨. 오가며 중국에서 고통받는 탈북자들의 실상을 목격하게 됩니다. 위험한 일인 줄 알면서도 탈북자들에게 음식과 피난처를 제공하기 위해 모금활동을 했고, 제3국으로 이동하는 것을 도왔습니다. 그러다 중국 공안에 체포됐고, 5년형을 선고받은 후, 4년간의 힘든 수감생활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게 2007년. 이때 결성된 인권 선교 단체가 '318 파트너즈'입니다.

스티브 김: ‘318 파트너스’는 중국 정부가 제게 형을 내릴 때 사용한 형법인 318조에서 따왔습니다. 이 318조는 ‘차인 비법 월경 죄’입니다. 다른 사람이 국경을 넘는 것을 도와준 죄입니다. 저는 기독교인입니다. 성경에서는 318을 어떻게 해석하는지 문득 궁금했죠. 창세기 14장 14절을 보니까,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통해서 조카 룻을 구할 때 318명을 보내 갇혀있던 조카를 구출한 것을 읽었습니다. 그 순간, 중국이 형법 318조로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과 탈북자를 돕는 사람들을 가둬놨지만, 하나님은 318명을 통해서 갇혀있는 자를 구출하실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318 파트너스’를 만들게 됐습니다.

‘파트너스’는 ‘동업자’ 혹은 ‘협력자’를 의미합니다. 318 파트너스가 일차적으로 318명의 동역자를 세우는 일에 힘을 쏟은 것은 이 때문입니다. 필요한 동역자를 모으기 위해 미국, 캐나다, 유럽 지역, 한국 등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닌 김 씨. 수십 명에 불과했던 동역자 수가 일 년 전 이맘때 280명이었던 게 올해 초 800명을 넘어, 일 년 새 갑절을 넘었다고 환히 웃습니다.

스티븐 김: 지금 곳곳에 산재해 있는 저희 동역자, 즉 회원이 약 800명 정도 됩니다. 이 가운데서 고정적으로 저희 사역에 헌금해주시는 분들도 100명 이상이 됩니다. 이제는 318명의 한 개 단체가 아니라,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에 318명, 뉴욕에 318명 등 각 지역에 318 파트너즈들이 세워지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중국으로 가는 탈북자 가운데 70% 이상이 여성이고, 특히 중국 내에 친척이 없으면 백이면 백 인신매매 당하는 현실이었기에, 이들을 신속하게 구출하는 게 급선무라고 318 파트너스는 판단했습니다. 오는 5월이면 창립 3년을 맞는 318 파트너스가 지금까지 구출한 탈북여성은 모두 48명. 지난해 6월에는 이 단체가 돕던 탈북자 일가족이 난민지위를 받아 동남아시아의 제3국에서 미국에 입국하는 경사도 있었습니다.

스티브 김: 미국에는 여러 탈북자가 오겠다고 했는데, 제3국에 와서 여러 가지 장애요인들이 있기 때문에 미국으로 가지 못하고 한국으로 가신 분이 거의 태반이고, 미국으로는 일가족이 온 게 답니다. 일가족 4명인데요, 미국에 온 한 백 명 이상 되는 탈북자 중에서 가장 온전한 가정입니다. 부모가 있고, 자식이 있는 온전한 가정으로 들어온 최초의 가정입니다.

김 씨의 활동 반경은 점차 넓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초에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 보내는 호소문을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에 보내, 정치범 수용소를 즉각 해체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이어 12월 말에는 뉴욕 시내에서 기독교를 전하고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폐지를 요구하며 북한에 직접 들어간 재미 한인 로버트 박 씨를 지지하는 행사를 대대적으로 개최했습니다.

이렇게 318 파트너스는 말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믿는 바를 드러내 보이며, 오늘도 북한의 인권 개선을 위해 달려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