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권을 위해 뛴다-32] 국제선교단체 '순교자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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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캐나다, 그리고 유럽에는 마치 자기 집안일처럼 북한 인권을 개선하기 위해 수년째 뛰는 단체와 개인이 많이 있습니다. 미국, 캐나다, 그리고 유럽이 침묵하면 북한의 주민들은 세계의 외면 속에 방치될 수 있다고 우려하기 때문입니다. ‘북한인권을 위해 뛴다’ 오늘 이 시간에는 국제적 선교단체인 ‘순교자의 소리’를 찾아갑니다.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Richard Wurmbrand 목사, 미국 상원 의회 증언 현장)

1966년 5월. 미국 워싱턴의 연방 상원의원 건물. 수많은 상원 의원이 참석한 청문회에서 증언하다 말고 갑자기 상의를 벗고 고문으로 전신에 생긴 열여덟 군데의 깊은 상처를 보여주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중년 남성이 있습니다. 이 동유럽계 남자는 간절히 호소합니다. “당신들은 공산치하에서 신음하는 기독교인들을 대신해 루마니아 공산당 정부에 이런 고문이 일어나는 이유와 책임을 물어야 할 의무가 있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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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선교단체 '순교자의 소리'를 세운 리처드 범브란트(Richard Wurmbrand) 목사. - PHOTO courtesy of crestinipentruisrael.org (PHOTO courtesy of crestinipentruisrael.org)

이 주인공은 1967년 국제적 기독교 선교단체인 ‘순교자의 소리(Voice of the Martyrs)'를 세운 리처드 범브란트 목사입니다. 1945년 공산주의자들이 루마니아를 점령해 교회를 자기들이 원하는 목적으로 통제하기 시작하자, 지하선교를 시작하면서 힘들고 어려운 가시밭길을 밟았던 범브란트 목사. 1948년 공산 치하에서 8년간 투옥됐고, 1959년 다시 6년간 재 투옥되는 등 14년간의 감옥생활은 그 가시밭길의 극히 일부분이었습니다.

설립자의 이 같은 경험으로 순교자의 소리는 루마니아의 독재자 차우셰스쿠 정권보다 더 잔악한 북한 정권 아래서 핍박받는 북한의 기독교인들을 위해 열심히 활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순교자의 소리’ 본부의 터드 네틀턴 국장은 말합니다.

Todd Nettleton

: Because of his time in Communist prisons, he was particularly sensitive at Christian persecution in Communist countries, and obviously North Korea...

(더빙) 범브란트 목사는 공산정권의 감옥에서 지낸 세월로 인해 공산 치하에서 기독교인들이 박해당하는 현실에 특히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북한은 두말할 것 없이 그런 현실의 대표적 사례였습니다. 아시다시피 북한은 지구상에서 가장 폐쇄적이고 억압적인 국가입니다. 비록 현재 북한에서 일어나는 핍박을 당장 멈출 수 없고, 북한 내 기독교인들과 쉽게 접촉하기가 어렵지만, 저희는 이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순교자의 소리는 위험을 무릅쓰고 북한 내 기독교인들에게 성경과 전도지를 전달하고, 라디오 방송을 통해 이들을 격려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지하교회는 무엇보다 하나님의 말씀에 목말라 있고, 체계 있는 성경공부와 목회 훈련을 받기를 갈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성경 구절을 적은 풍선을 남한을 통해 북한으로 날려 보내는 일을 수십 년째 계속하는 까닭입니다. 이와 함께, 탈북자들을 교회 지도자로 양성해 이들이 북한으로 들어가서 지하교회를 이끌도록 하는 지하대학을 중국에서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순교자의 소리는 특히 믿음 때문에 죽임당한 기독교인의 가족을 돌아보는 일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북한에는 수십만 명의 기독교인이 있지만, 북한 당국의 감시와 탄압이 심해 이들에 대한 지원활동이 쉽지만은 않다고 순교자의 소리는 말합니다. 그럼에도 지난해에는 북한의 지하교인 약 750명에게 성경과 쌀, 옷가지, 영양제, 치약 등 북한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물품을 지원했습니다.

네틀턴 국장은 순교자의 소리가 북한의 인권 상황과 관련해 이뤄낸 가장 큰 공헌이 무엇이냐는 자유아시아방송의 질문에 박해 때문에 소리 지를 수 없는 북한 기독교인들을 대신해 그들의 피 묻은 소리를 미국 기독교인들에게 전해 이들을 믿음 안에서 경성시킨 점이라고 대답합니다.

Todd Nettleton

: You know we have written numerous articles about North Korea in our monthly newsletter, that is freely distributed to over half a million homes in the United States...

(더빙) 아시다시피 저희는 월간 소식지를 통해 북한의 끔찍한 상황에 대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기사를 다루었습니다. 이 소식지는 미국에서만 50만 명 이상의 기독교인들에게 배포되고 있습니다. 그 결과, 북한에 대해, 특히 북한의 기독교인에 대해 무지했던 미국 기독교인들이 북한 인권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늘어난 미국 내 기독교인들의 후원과 관심으로 순교자의 소리는 2008년과 2009년 북한의 사업체, 정부 기관 등의 팩스 번호를 수집해 사랑과 용서에 관한 기독교 메시지와 성경 구절을 매주 보내는 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쳤습니다. 그러자 북한 측은 북한 핀란드 대사관에서 발송한 팩스로 “우리는 당신들이 누군지 잘 알고 있다. 한 번만 더 이 같은 불순한 내용의 팩스를 보낸다면 당신들에게 매우 나쁜 일이 생길 것이니 후회할 일을 하지 말라”는 경고장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순교자의 소리는 이런 협박성 표현들이 외부 정보 유입에 대한 북한 지도부의 두려움을 잘 보여준다고 해석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네틀턴 국장은 북한 내 기독교인들의 안전을 우려해 더 이상 자세히 말할 수 없다면서, 다만 올해 북한에 대한 지원사업을 보다 확대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하고 있다고만 밝혔습니다.

Todd Nettleton

: We are continuing the balloon project to launch balloons into North Korea and we are continuing our fax campaign...

(더빙) 저희 단체는 풍선 날리기 사업과 팩스 보내기 운동을 계속할 겁니다. 이런 일련의 사업을 통해 저희는 북한 내 기독교인들에게 전 세계의 기독교인들이 그들을 잊지 않고 기도하고 있으며 어떻게든 도와주려고 애쓴다는 사실, 그리고 하나님이 결코 그들을 버리지 않았다는 격려의 말을 전하고자 하는 겁니다.

미국 상원 청문회를 마친 5개월 뒤인 1966년 9월. 범브란트 목사는 루마니아 공산 정부가 자신을 암살하기로 결정했다는 경고를 받았습니다. 이런 죽음의 위협에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던 범브란트 목사의 정신을 이은 ‘순교자의 소리’는 북한 내 순교자들의 소리를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오늘도 활발히 뛰고 있습니다.

‘북한인권을 위해 뛴다’ 오늘은 국제적 선교단체인 ‘순교자의 소리’를 찾아가 봤습니다. 진행에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