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수술 후, 다시 태어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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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제2의 고향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건강할 때는 모르다가 큰 수술을 한 번 받고 나면 세상이 달라 보인다고들 말합니다. 오늘은 남한에 가서 암 수술을 받고 투병생활을 하면서 지역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탈북여성 노우주 씨의 남한생활 이야기 전해드립니다.

노우주: 항암 치료는 초반에 했는데 몸이 받아주질 못해서 머리가 빠지고 탈수가 오고해서 식이요법으로 하겠다고 해서 바꿨습니다.

노우주 씨는 거듭되는 수술로 체력이 떨어져 몸에 무리가 덜 가는 방법을 찾아 자신의 몸을 돌보도 있습니다. 노 씨는 함경북도 청진이 고향인데요. 중국으로 돈 벌러 갔다가 인생이 바뀌게 됩니다.

노우주: 2002년 처음 탈북을 했어요. 중국에 친척이 있어서 도움을 받기 위해 나왔어요. 6개월 있으면서 일해서 번 돈하고 친척이 준 돈하고 가지고 북한으로 돌아가다 중국 공안에 붙잡혔어요. 그래서 가지고 있던 3천 위안을 모두 빼앗겼어요. 그때 5살 된 아들이 있었는데 시어머니에게 맡겨놓고 나와 일하고 돌아가는 길이었는데 돈 다 뺐기고 전기곤봉에 맞아서 기절해서 일주일 뒤 북송 됐어요.

중국 돈 3천 위안이면 당시 북한 돈으로 100만 원이 넘는 큰돈이었는데 중국 공안에 뺐기고 자신은 빈손으로 강제북송 당합니다. 그리고 북한에서 노동단련대에서 1년형을 살고 출소합니다. 먹지 못한 탓에 키 156Cm에 몸무게가 37Kg으로 겨울에 보는 나무마냥 뼈만 앙상하게 남습니다.

노우주: 다시 2003년 재탈북을 했어요. 이 땅에서 도저히 못 살겠구나 했죠. 돈이 있었으면 아들을 데리고 나왔을 텐데 돈 한 푼 없이 청진에서 비닐봉지에다 소금을 싸가지고 먹으면서 6일 동안 걸어서 회령까지 와서 야산에서 이틀자고 두만강을 건넜습니다.

중국에서 언제 다시 북송당할 지 모르는 불안한 생활을 접고 한국행을 택합니다.

노우주: 2007년 8월 인천공항에 내렸는데 너무 북한과 대조적이었어요. 녹음이 우거지고 논에 모가 자라고 하는 것이 희한하고 길거리마다 가로수 꽃이 만발하고 이곳이 정말 갈라진 남조선 땅이 맞는지 너무 행복하고 좋았어요. 하나원 교육을 마치고 경북 경산에 내려와서 간병인 학원을 다니면서 요양병원에서 간병사로 일했죠. 그러다가 2개월 반 만에 어르신 목욕을 시켜드리다가 쓰러졌어요. 그때 혈압이 60/40도 안됐어요. 원장이 이 몸을 가지고 어떻게 일했는가 하더라고요.

한고비를 넘기니 다른 고난이 기다리고 있다고 멋지게 한 번 살아보자 했는데 쓰러지고 맙니다. 그동안 정신력으로 견디며 몰랐는데 심각한 지병이 있었던 겁니다.

노우주: 그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어요. 그냥 알지도 못하는 병원에서 6인실이었는데 다른 환자는 자는 데 저는 잠들 수가 없었어요. 내일 수술을 하는 데 잠이 안 왔어요. 창밖을 보고 있는데 빨간 십자가가 보이는 거예요. 그때 그 십자가를 보면서 부르짖었어요. 하나님 제가 탈북을 한 것도 여기 온 것도 하나님의 뜻이니 저를 살리시든 죽이시든 하나님께 저를 맡깁니다. 1시간 반 정도 기도를 하니까 마음의 평화가 와서 잠이 들었죠. 3시 반에 자서 5시에 일어나 씻고 8시에 수술실에 들어가 2시에 나왔죠.

수술은 성공적이었습니다. 노 씨는 자신의 병이 강제북송당해 노동단련대에서 제대로 먹지 못하고 매일 12시간 이상 힘든 노동을 했던 것이 후유증으로 지금에 와서 나타났다고 믿고 있습니다. 하지만 누구를 원망하거나 하진 않습니다.

노우주: 과거에 갇혀 살면 지금 현재에 나가 있을 수 없죠. 내가 이제 남한에 와서 8살이다 이런 맘으로 살고 있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로 최저생계비를 받고 통일 강의를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주변에 좋은 분들이 많아서 용기를 주고 힘을 주니까 내가 잘 정착해서 모범이 되는 사람이 되자고 합니다. 저는 너무 지금의 생활이 행복합니다. 북한에 있었으면 눈치보고 살아야 하는데 여기는 자유가 있거든요. 저는 또 영남대학에서 사회복지학과에 입학을 했어요. 나중에 보육교사를 하던 상담을 하던 배워놓으면 내 것이 되니까 건강도 좋아지고 해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힘들 때면 노래를 듣습니다.

노우주: 제가 좋아하는 노래는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지금도 꾸준히 약은 먹는 데 제가 영양이 안 좋은 상태에서 위 수술을 하다보니까 잘 먹질 못했어요. 또 3년 있다가 자궁수술을 받았어요. 내가 왜 이런 병이 찾아올까 하면서도 한국에서 수술을 받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큰 수술을 받고 나니까 모든 것에 감사하고 손발을 움직일 수 있는 것도 감사한 거예요. 그때부터 봉사활동을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꾸준히 봉사활동을 하고 있어요.

이제 뒤는 돌아보지 않고 앞만 바라보면서 열심히 하루하루 감사한 마음으로 살자고 합니다.

노우주: 제 바람은 건강해서 지역사회에서 손가락질 받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구나 그런 소릴 듣고 싶습니다. 또 빨리 통일이 돼서 가족을 만나고 싶고요. 사랑하는 부모친지를 만나기 위해서라도 이를 악물고 열심히 살려고 노력합니다.

제2의 고향 오늘은 탈북여성 노우주 씨의 이야기를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