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제2의 고향’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남한에 간 탈북자들은 자신이 첫발을 내디딘 지역사회에 뿌리를 내리고 고향처럼 여기며 살고 있습니다. 특히 남한에서도 강원도는 북한과 같은 이름을 쓰는 유일한 남쪽 도시여서 탈북자들 사이에선 친근감을 준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강원도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놓고 올림픽 조사평가위원회의 현지 실사가 보도되면서 다시 한 번 관심의 대상이 된 도시입니다. 오늘은 강원도의 종합정책연구기관으로 전문두뇌 집단인 강원발전연구원 김승희 부연구원에게 ‘강원도 탈북자 생활실태 분석’ 이란 보고서 내용과 관련해 들어 보겠습니다.
기자: 남한 통일부는 2011년 현재 2만 명이 조금 넘는 탈북자가 남한에 사는 것으로 집계하고 있는데 강원도에 사는 탈북자의 수는 어느 정도나 되는지 탈북자 현황부터 소개해 주시죠.
김승희: 한 3% 내외인 300여 명이 강원도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높은 수치는 아닙니다. 대체적으로 탈북자의 65% 정도가 수도권에 밀집해 있고 그다음 수도권과 광역시가 아닌 지역은 3% 미만이 있기 때문에 강원도 역시 그 정도가 거주하고 있습니다.
기자: 강원도 내의 시군 차원에서 탈북자 지원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습니까?
김승희: 탈북자 정착 지원은 거의 중앙 정부에서 하고 있습니다. 탈북자 지원은 크게 3단계로 지원이 이뤄집니다. 시설보호단계인 1단계를 거치고 나면 2단계 초기정착지원으로 강원도나 각 지역 거주지에 편입하는데 그곳에서 자격인정, 학력인정, 정착금 지원, 주택지원이 이뤄지고 마지막 3단계에는 거주지 보호단계라고 해서 5년간 의료급여, 직업훈련, 영농정착 등 각종 애로사항에 대한 지원을 각 시와 군이 하게 됩니다.
기자: 지역사회에 전입한 탈북자가 받게 되는 지원에 대해 다시 요약을 해주시겠습니까.
김승희: 강원도에 오시면 도 차원에서는 탈북자에 대한 거주지 정착을 위해 시군이나 주택공사와 협력을 해서 공공임대주택의 알선과 교환 업무를 맡고 정착관련 지원을 강원도청에서 하게 됩니다. 시와 군 차원에서는 거주하면서 발생하는 문제나 애로사항, 취업알선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또한 수시로 정착 실태와 관련해 정착 도우미가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기자: 도 차원에서 탈북자의 생활실태를 분석해 보고서를 내는 일은 흔치 않은데요. 이번 조사에서 강원도를 거주지로 결정한 탈북자의 선택기준은 어떻게 나왔습니까.
김승희: 저희가 조사한 바로는 거주지 선택 기준은 대체로 국가에서 결정하거나 공공임대주택을 받을 수 있는 여부에 따라 결정이 됐습니다. 강원도를 선택한 분들도 80% 정도가 본인의 의사보다는 국가에서 결정하거나 주택사정에 따라 결정이 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자: 그 말은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국가가 탈북자가 살아야 하는 지역을 결정해주고 있다는 말로도 들릴 수도 있겠는데요. 보충 설명이 필요하겠습니다.
김승희: 예, 그 의미보다는 우선 공공주택 배정을 받을 수 있어서가 가장 큰 이유였고 그다음이 친구의 추천, 본인과 가족이 선택했다고 한 분도 7% 정도였기 때문에 크게 보면 본인의 선택이 20% 정도 되고 공공임대주택이 가능해서가 20% 정도 그다음 40% 정도가 국가에서 결정해준 내용이 될 수 있겠습니다.
기자: 실제 강원도에 사는 탈북자들이 느끼는 지역사회에 대한 만족도는 어느 정도로 조사됐는지요.
김승희: 저희가 만족도를 조사했는데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평균 이상으로 나왔습니다. 특히 지역 규모가 크고 인구가 많은 시 지역일수록 만족도가 높게 나왔습니다. 우선은 강원도에 거주하는 탈북자는 강원도가 전국에서 유일하게 북한과 같은 지명을 쓰기 때문에 거주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고 강원도는 대도시의 경우 수도권으로의 접근이 1시간 반 정도로 다른 지역보다 좋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기자: 보고서에는 탈북자의 대다수가 도심에 밀집해 있고 그분들의 연령대가 한창 일할 때인 30대에서 50대까지로 나타났는데 실제 취업에는 어려움이 없는지요.
김승희: 우선 이분들은 취업에 대한 의지가 80% 정도로 상당히 높게 나타났고 그 중 73%는 취업훈련을 원하는 분도 많아서 취업에 대한 관심도는 높게 나타난 반면 취업률은 30% 정도에 지나지 않아서 이분들에 대한 직업훈련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과제로 나타났습니다.
기자: 이렇게 특정한 지역에 탈북자가 밀집했고 또 여성이 대부분인데 이들의 일자리 대책이 시급해 보이는데 어떻습니까?
김승희: 여성의 비율이 굉장히 높고 희망 직업이 차이가 있기 때문에 기존의 일률적인 직업교육보다는 탈북자가 희망하는 일자리를 중심으로 또 여성들에게 맞는 일자리를 발굴해서 취업지원이 이뤄져야 할 필요성이 이번 조사에서 나타났고 그에 대한 방향으로 도 차원에서 지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자: 탈북 여성들이 하고 싶어하는 일은 어떤 분야로 조사됐나요?
김승희: 여성들이 원하는 직업교육은 컴퓨터,정보통신, 음식 조리, 피부미용, 아동보육 등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취업훈련을 특화하는 방안이 필요할 것으로 봅니다.
기자: 지역 사회에 대한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다고 하셨지만 이들이 또 요구하는 부분도 있을 듯한데 어떤 것이었나요?
김승희: 이번 조사에서 이분들이 느끼는 애로 사항은 정착지원금이 올랐으면 좋겠다, 의료비 확대 지원이 필요하다, 생필품에 대한 더 많은 지원, 공공임대주택 뿐만 아니라 좀 더 다양한 주거 지원이 있으면 좋겠다는 등의 의견이 나왔고 가장 중요한 것은 취업에 대한 교육과 알선에 대한 의견이 많았습니다.
기자: 앞으로 강원도를 찾게 되는 탈북자가 하루라도 빨리 지역사회에 어려움 없이 정착하기 위해서 개선되고 지원이 이뤄져야 하겠다고 보는 부분은 어떤 것들이었습니까?
김승희: 이번 조사를 하면서 느낀점은 이분들이 우리가 보기엔 같은 민족이기 때문에 적응해서 잘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는 것 같습니다. 보통 여성결혼 이민자에 대해선 다문화 정책을 펴고 있는데 탈북자에 대해서도 다른 세상에서 살았던 분들이기 때문에 지역사회 적응을 하는데 좀 더 세심하게 신경을 써서 지역사회 차원에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특히 탈북 여성이 많기 때문에 정책적으로도 여성에 맞춰 지역사회 적응 교육도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2의 고향’ 오늘은 남한의 강원도에 사는 ‘탈북자들의 생활실태 분석’ 보고서를 작성한 강원발전연구원 김승희 부연구원과 함께했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