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고향] 경상북도의 탈북자들 "조상의 뿌리 찾아 정착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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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제2의 고향’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남한에 정착해 새로운 출발을 시작하는 북한출신 주민의 이야기를 탈북자의 지역사회 정착을 돕는 기관인 하나센터 관계자를 통해 들어보는 ‘제2의 고향’ 시간입니다. 오늘은 교통의 요지로 제철업의 중심 도인 경상북도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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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뿌리를 찾아 경상북도 서북부에 정착하는 탈북자들이 많다. 사진은 안동 하회마을의 충효당. 사진-연합뉴스 제공

경상북도는 남한의 동남쪽에 있는 도로 경부선과 중앙선, 동해남부선, 대구선 등의 철도가 지나며 경부고속도로, 중앙고속도로, 중부내륙고속도로 등 큰 도로가 통과해 남한에서 교통이 제일 편리한 곳이기도합니다. 또한 경상북도에는 남한 최대의 제철소가 있어 산업도시로도 불립니다.

현재 경상북도에는 동부와 서북 권역에 하나센터가 탈북자의 지역사회적응을 돕고 있습니다. 먼저 남한 최대의 전자공업단지가 있는 구미 그리고 서울 면적의 두 배 반에 이르면서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로 불리는 안동을 포함하는 경상북도 서북부 하나센터를 가봅니다. 이 단체의 김영진 간사에게 탈북자 현황부터 들어봅니다.

김영진: 경북지역의 탈북자는 7개 권역에 사는데 그중 구미는 산업도시로 공장이 많아 취업이 잘됩니다. 구미에 오는 분들은 직장 때문에 오시고 올해는 구미와 안동에 주로 집중 유입이 되는데 안동은 안동 권씨를 중심으로 고향을 찾아오는 분이 많습니다.

경상북도 서북부에는 250여 명의 탈북자가 살고 있습니다. 특히 탈북자가 안동을 거주지로 택하는 이유는 남쪽이 고향인 탈북자 자신 또는 부모의 뿌리를 찾아 그곳에 정착하기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하나센터 관계자의 말처럼 이 지역은 공장에 대한 규제가 있는 곳으로 취업이 구미보다는 어려운 것도 문제로 지적되는 곳입니다.

김영진: 안동은 낙동강 상류 지역으로 굴뚝 사업이 전혀 안 되는 지역입니다. 안동에 뿌리를 찾아 왔지만 취업이 어려워 후회하시는 분도 좀 있습니다. 다른 지역에 일자리를 찾아 갔다 오시는데 식당이나 제조업에서 일하는 분이 많습니다.

안동에 자릴 잡은 탈북자는 농장에서 일하는 사람 또는 공사장 인부와 같이 일용직에 있거나 식당일 또는 유기농 채소 즉 남세를 키우는 곳에서 일하는 탈북자가 많다고 관계자는 덧붙였습니다. 그리고 경상북도 서북부에 빨리 뿌리를 내리고 정착하는 탈북자들은 변화한 환경에 대해 잘 대처하는 사람으로 사고가 개방적인 사람이 많았다고 김 간사는 말합니다.

김영진: 막막한 두려움을 많이 가지고 계신데 그것을 극복하는 정도에 따라 정착 기간이 달라진다고 봅니다. 방황하는 시간이 짧으면 짧을수록 정착을 빨리합니다. 예를 들면 구미에 일자리가 많은데도 다른 지역에 사는 탈북자의 말을 듣고 다른 곳을 다녀오시는 분이 많은데 그런 유혹을 이겨내시는 분들이 빨리 정착하고 있습니다.

(브릿지 음악)

이번에는 경상북도 동부 하나센터로 가봅니다. 동부는 창포종합사회복지관에서 하나센터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신복음 팀장의 설명입니다.

신복음: 동부는 영천과 포항, 경주를 담당하고. 현재 포항에 탈북자가 150여 분으로 제일 많고 경주와 영천은 탈북자가 좀 적습니다.

포항은 제철소가 있어 산업도시, 벽이 없는 박물관이라고 불릴 정도로 사찰과 유적, 석탑과 같은 문화재가 많아 경주시는 문화관공의 도시, 영천은 대한민국 육군 장교를 양성하는 육군 3사관학교가 있는 곳입니다. 이 지역들에 유입되는 탈북자는 한 달에 10명 이내로 하나센터에서 하는 지역사회 적응 기간을 거쳐 스스로 자립의 길을 찾고 있습니다.

신복음: 현재 저희가 2주 지역적응 교육을 하면서 현장에 있는 회사나 기업체를 방문해서 일하는 모습도 보고 취업 담당자에게 급여와 하는 일에 대해 듣습니다. 그리고 교육 후에도 정기적으로 이분들에게 취업과 일반 상담을 해줍니다.

보통 다른 지역에서는 하나센터의 지역사회적응 교육이 3주 총 70시간이지만 동부에서는 기간을 1주 줄이는 대신 하루에 하는 교육 기간을 늘려 탈북자가 단기간에 지역사회 적응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신복음: 오시는 분들이 30대 후반에서 40대 여성이 많습니다. 이분들은 특별한 기술이 없는 분들입니다. 탈북자들은 보수나 일의 강도에 대한 기대가 높습니다. 실제로 남한 사람이 한 달에 150만 원 정도 번다는 것이 특별한 기술 없이는 힘든데 탈북자들은 최소 150만 원 정도를 기대하니까 일자리가 별로 없고…

신 팀장은 매달 유입되는 탈북자 교육에서 남한 사회에서 성공하려면 마음가짐이 제일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신복음: 여기 와서는 보상을 받고자 하는 심리가 많습니다. 탈북자들에게는 집도 주고 생활 자금도 지원해 주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감사한 마음은 갖지만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생각까지는 많이 못 하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 돈을 받아서 일반적인 생활을 하려고 하는데 저는 이런 말을 해줍니다. 탈북해서 죽음의 사선을 넘었던 마음으로 생활해야한다. 남한에 자유가 있고 경제적 면에서 부를 누리는 것 같지만 우리는 치열하게 산다. 결코 쉽게 사는 것이 아니다. 탈북자도 죽음을 각오했던 처음 마음처럼 살지 않으면 이곳에서의 삶이 너무 힘들 것이다.

(브릿지 음악)

이번에는 포항에 뿌릴 내린 지 만 7년이 된 탈북여성 이연실(가명) 씨가 느끼는 포항은 어떤지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이연실: 포항을 떠나선 못살 것 같습니다. 이제는 친구도 많이 생겼고 여기를 떠나선 못살 것 같습니다.

이 씨는 북한에서의 꿈이 교사였지만 출신 성분 때문에 그 꿈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포항에서 3년동안 대학공부를 하고는 현재 입학 전 아이들을 돌보는 보육학교 교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 9시에서 오후 6시 반까지 아이들을 돌보면서 누구보다 자신의 직업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게 됐고 이 씨 누구 못지 않게 포항을 사랑하는 주민이됐습니다.

이연실: 제일 바다를 좋아 하고 한국에서 해가 제일 먼저 뜨는 호미곶이 있어 자랑스럽고 저는 어린이집 교사인데 배울 것이 너무 많고 여기 선생님들보다 잘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돈을 벌면 보육시설을 운영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 저는 복지사 자격증도 있는데 기회가 되면 다른 탈북자들이 정착에 드는 시간을 줄이는데 애쓰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제2의 고향’ 오늘은 경상북도 탈북자 현황을 살펴봤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경상남도 편입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