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제2의 고향’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남한에 정착해 새로운 출발을 시작하는 북한출신 주민의 이야기를 탈북자의 지역사회 정착을 돕는 기관인 하나센터를 통해 들어보는 ‘제2의 고향’ 시간입니다. 오늘은 남한 면적의 10%를 차지하고 큰 배를 만드는 조선산업이 발달한 경상남도 편입니다.
경상남도는 현재 18개의 시와 군 320개 읍,면,동으로 이뤄졌으며 도청 소재지는 창원시입니다. 경상남도는 1960년대 이후 중화학공업의 발달로 남한의 경제 발전을 이끌었으며 특히 기계, 조선산업이 발달해 세계 10위권의 조선사 중 4개 업체가 경상남도에 있습니다.
경상남도에 사는 탈북자의 3분의 2는 동부지역에 밀집해 있습니다. 이 지역의 탈북자 현황부터 살펴봅니다. 경남 동부 하나센터 배지철 사무장입니다.
배지철: 지역특성은 마산, 창원, 진해가 올해 창원시로 통합돼서 인구 100만 명이 넘는 대도시가 됐고 공장이 일단 많습니다. 그래서 취업이 용이하고 작년 기준하면 600명 정도 살았습니다.
경상남도 창원시에 있는 동부 하나센터는 올해 2월 개소했으며 매달 새로 전입하는 10명 이내의 탈북자를 대상으로 지역사회 적응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하나센터의 활동은 크게 두 가지 분야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탈북자에게 남한 사회를 바로 이해하도록 현장에 함께 가서 탈북자가 실생활을 체험하게 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지역 사회 남한 주민과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도록 만남의 장을 마련해주는 것입니다.
배지철: 3주간 지역적응 교육을 합니다. 정해진 시간은 60시간이지만 한 70시간 합니다. 나머지 11개월은 사후 관리하면서 계속 상담사도 가서 얘기하고 취업 지원도 하고 다양한 행사를 합니다. 하나센터가 탈북자의 경제적 자립과 사회통합을 목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행사를 합니다. 중요한 것이 지역에 통합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이죠. 제한된 선에서 여름에 하계캠프 다녀왔고 탈북자와 남한 사람이 다 모여서 발전방향을 주제로 토론회도 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현재 경상남도 동부 지역에 유입되는 탈북자는 주로 20대에서 30대 여성으로 이들 중 상당수는 중국에서 조선족 또는 한족과의 사이에서 아이를 낳은 경우가 많다고 했습니다. 이들 탈북 여성은 아이를 남한으로 불러들이려고 중국에 있는 배우자를 남한으로 초청해 국제결혼을 하고 다시 결합하지만 배우자가 남한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결국 결혼 생활이 파경에 이르는 예가 많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탈북 여성은 남성보다는 새로운 사회에 대한 적응력이 뛰어나 취업도 잘되고 한 번 취업이 되면 한직장에서 오래 근무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습니다.
탈북자의 남한사회 적응에서 최대 걸림돌이 되는 취업은 산업도시 경남에서는 그리 심각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특히 경남 동부하나센터에서는 탈북자가 원하는 분야에서 일할 수 있도록 직업훈련 학교와 연계해 취업에 실패가 없도록 충분한 분석과 이에 대한 대책을 세워놓고 있습니다.
배지철: 정부에서 나오는 취업장려금이 있습니다. 급여의 50%로 해서 50만 원이 2년 동안 탈북자를 고용한 사업주에게 지원됩니다. 그래서 제조업에서 탈북자를 선호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직률이 높습니다. 탈북자들이 무턱대고 취업을 하려고 덤비시다 보니까 이직률이 높습니다. 저희는 직업훈련학교나 기관의 심층 상담을 통해 취업시키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하나센터가 없었기 때문에 탈북자가 취업에 실패가 많았는데 지금은 저희가 심층적으로 관리를 하고 있어 조금 나아졌다고 생각합니다.
(브릿지 음악)
경상남도의 서부 지역은 통영, 진주, 사천이 중심이 되며 정부 영구임대 아파트가 있는 이 세 곳을 중심으로 탈북자가 모여 삽니다. 경남 서부 하나센터 강용호 소장입니다.
강용호: 함경도 분이 많다 보니까 바다를 못 본 사람도 있고 기후가 최고 남단이라서 겨울이라도 따뜻하고 지역 인심도 좋고 해서 경남에 오신 분은 지역에 만족도가 높은 편입니다. 한가지 염려스러운 점은 젊은 사람은 지역을 이탈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서울이나 경기도로 가려고 하는데 저희가 지역에 좋은 점을 알려주고 해서 지금은 나아지는데 하나센터가 문을 열기 전에 정착한 젊은 사람들은 많이 타지역으로 빠져 나갔더라고요.
진주시에 있는 경남 서부 하나센터는 지난 5월에 문을 열어 11월 현재 20여 명의 새로운 탈북자가 유입됐습니다. 그리고 거제도 지역은 새로 배정받는 탈북자는 없지만 조선소가 있기 때문에 용접 기술이 있는 탈북자들이 센터의 도움을 받지 않고 개인적으로 거제도에 정착해 사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강 소장은 덧붙였습니다. 서부 지역 역시 여성탈북자가 압도적이지만 연령대는 동부보다 높습니다.
강용호: 경남 서부 쪽에 내려오는 분이 95%가 여자분입니다. 50대가 많고 연령층이 높은 분만 내려오더라고요. 활동이 가능한 분은 고속도로 매표원으로 취업을 한 4명이 취업했고 나머지 분들은 고령자와 몸이 불편한 사람들로 일용직 일을 하거나 식당보조를 하다가 그만 두시는분도 있고
탈북자가 지역사회에 가면 처음 2-3일은 정착 도우미라고 해서 적십자사 봉사원들이 시장 보는 법 부터 알려주며 같이 따라다니면서 필요한 것을 지원해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북한주민을 지역사회 일원으로 받아 드리기 위해 지원을 해도 당사자인 탈북자가 마음의 문을 닫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정착에 많은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서부 하나센터에선 탈북자와 남한 주민 사이에 있는 어색한 벽을 먼저 없애기 위해 여러모로 애쓰고 있다고 말합니다.
강용호: 경계심이 많습니다. 주위 사람들에게 자기가 북한 출신임을 감추고자 합니다. 일단 지역주민이 이들을 바라보는 시각은 호기심 반 관심 반으로 보면 됩니다. 일단 이웃과 말만 트면 쉽게 동화가 되는데 탈북자 중심으로 활동하지 이웃 주민과 어울리는 경우는 많이 없습니다. 저희가 취업을 장려하는 이유가 직장에 나가야 남한 사람과 얘기도 나누고 생활하는 것도 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지역 사회에서 탈북자를 바라보는 시각은 따뜻하게 맞아주는 쪽이라고 봅니다.
(브릿지 음악)
경상남도에 가족과 함께 정착한 올해 38세의 이정철(가명) 씨는 창원에 첫발을 내디딘 소감을 이렇게 말합니다.
이정철: 창원은 서울 다음가는 큰 도시입니다. 완전 멋있습니다. 창원이 얼마나 큰지 모를 정도이고 그냥 좋다는 말밖에는 뭐라 표현을 못 하겠습니다.
본격적으로 남한 생활을 시작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이 씨의 음성은 한껏 들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는 매일 직접 경험하는 남한 생활이 신기하다며 모든 것을 새로 배운다고도 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출신성분이나 배경 없이도 노력만큼 돈을 벌 수 있는 남한에서 이제는 부족함 없이 살고 싶다고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정철: 제가 아직 잘 모르다보니까 아무래도 직업학교에 다녀서 자격증을 취득하고 그것으로 취직을 해서 여태껏 못살았던 것을 이제 잘살아 보려고 결심하고 있습니다.
‘제2의 고향’ 오늘은 경상남도 편이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전라도 편입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