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발집 여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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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제2의 고향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남한에 가서 창업을 한 탈북여성이 있습니다. 음식점인데요. 한 가지 음식을 주 종목으로 전문 취급하는 식당입니다. 오늘은 개점 두 달째를 맞는 남강원도 춘천의 백년족발 사장 강다현(가명) 씨를 소개합니다.

강다현: 우리는 이제 나가 준비하면 손님 받는 시간은 4시부터예요. 밤 1시까지 하고요. 족발은 저녁 퇴근 시간에 소주한잔 하면서 먹으니까 점심에는 족발을 잘 안 드시더라고요.

기자와 전화통화를 한 시각이 오전 11시경. 목소리가 좀 잠겨있는 것이 짐작컨대 늦게까지 일하고 아직 피곤이 덜 풀린 것이 아닐까 생각이 됐습니다.

강 씨는 함경북도에서 체육선수로 활동하다가 지난 2005년 탈북해 중국 생활을 거쳐 이제 남한에 간지 5년이 됩니다. 남한에 가면 눈에 보이는 것이 거리의 간판입니다. 굉장히 많은데요. 한집 건너 식당이라고 할 만큼 거리에는 식당이 즐비합니다. 먹는장사가 다른 것에 비해 남는 이문이 많기 때문일 겁니다. 그래서 여타업종에 비해 경쟁이 심합니다.

춘천에는 같은 이름의 백년족발 보쌈집이 3개 있습니다. 강씨는 3호점의 사장입니다. 강 씨가 족발집 문을 연 것이 두 달 정도 됩니다. 장사는 잘 되는지 대화를 나눠봅니다.

강다현: 어제 우리 52일 한 매출을 계산해서 평균을 내보니까 하루 140만원은 되더라고요.

기자: 예상한 만큼 매출이 나오는 건가요?

백년족발의 주 메뉴 중 하나인 빈대떡. 사진-강다현 제공
백년족발의 주 메뉴 중 하나인 빈대떡. 사진-강다현 제공

강다현: 우리가 처음 시작한 것을 감안하면 괜찮은 거예요. 족발 값이 비싸니까 족발을 몇 개 샀는가에 따라 다르지만 한 달에 135만 원정도 팔면 된다했는데 하루 족발 35개 정도 나가니까 우리가 원했던 것에 70% 정도는 되는 거예요. 만족은 못하지만 이정도면 다른 장사에 비하면 괜찮다고 봐야죠.

참고로 하루에 130만 원 정도면 미국 달러로 환산을 하면 대략 1천300달러가 된다는 말이죠.

열흘이면 만 달러 한 달이면 대략 3만 달러 매출을 올린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기자: 정육점에서 족발을 매일 사와서 그날 다 소비하는 건가요?

강다현: 우리는 생족만 사용하고 냉동은 사용하지 않아요. 아침 10시정도에 배달이 오면 가마에 넣는 순간까지 정성을 다하죠. 털도 면도칼로 다 깎고 냄새도 안 나니까 족발을 안 먹는다는 사람도 냄새가 없으니까 우리 것은 먹는다고 하는 사람이 많거든요.

기자: 족발을 가서 사는 것이 아니고 배달을 받는군요?

강다현: 네 우리는 본점에서 강원축산에서 받아서 이쪽으로 배달을 해주게 돼있어요.

기자: 손님상에 오르기까지 준비 시간은 얼마나 걸리나요?

강다현: 삶는 것만 2시간은 걸리고요 손질하는 것까지 하면 5시간 정도 걸린다고 봐야죠.

기자: 하루 평균 백만 원 넘게 매상이 오르는데 순이익은 얼마 보면 됩니까?

강다현: 순이익은 적어도 30만원은 된다고 보죠.

기자: 그 정도면 월급 받고 남의 집 일 하는 것보다 낫다고 보십니까?

강다현: 여기서도 사장이라고 그냥 가만히 지켜보는 것이 아니고 모든 일을 직접 해요. 야채 씻고 족발만 있는 것이 아니고 누룽지탕. 쟁반 막국수, 매운 족발이 있어요. 족발을 썰어서 매운 양념에 하는 건데 이 모든 것을 주방에서 하는데 직원들과 같이 해요. 하지만 이분들이 일당 받는 것보다는 내가 많죠. 자부심도 있고요

기자: 사장님이 쉬는 날은 언제입니까?

강다현: 없어요. 아직 정하지 않았어요. 자리 잡을 때까지는 쉴 수가 없는 거예요.

강 씨의 가게는 52평 규모로 한번에 70-80명이 식사를 할 수 있는 돼지족발 전문 식당입니다.

아직 사람들에게 알려지질 않아 쉬는 날 없이 매일 일을 한다고 하는데요. 강 씨가 이렇게 휴식 없이 일하는 것은 하루빨리 가게를 안정괘도에 올려놓기 위해서랍니다.

강다현: 힘들다고 생각하면 그렇지만 그래도 자기가 내 것을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니까 휴식을 한다면 만약 내가 없는 순간 뭔가 잘못이 있으면 손님께 불편을 드릴까 마음을 못 놓고 쉬질 못해요. 그날그날 들어오는 수입을 보면 안정이 돼가고 있다 정상괘도에 들어서고 있다고 느낌이 와요. 그러면 기쁜 마음이 들죠. 처음에는 힘들었어요. 시간이 기니까 체력이 되지 않아서 힘들었는데 지금은 적응이 돼서 아무렇지도 않아요.

기자: 남의 식당에서 일할 때와 달라진 점은 어떤 겁니까?

강다현: 우선 눈치를 안 보게 되는 것이 제일 좋아요. 월급 받고 일할 때는 내가 하는 일을 사장이 좋아하는지 또 무슨 말을 들으면 내가 진짜 잘못한 것이 있는지 신경을 쓰니까 힘들죠. 월급 받고 할 때는 끝나는 시간만 기다려졌는데 이제는 손님에게 어떻게 잘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는 것이 달라진 거죠.

강 씨가 고생을 하고 밑바닥부터 식당일에 대해 경험을 해서인지 같이 일하는 분들에 대한 배려의 마음도 넉넉합니다.

강다현: 저는 월급 받고 식당일을 중국에서도 했고 그 심정을 잘 알아서 우리도 11시에 가는 분이 있는데 그분은 시간이 되면 그냥 보내요. 저도 직원일 때를 생각해서 그 맘을 잘 알아요. 그래서 우리 가게서 일하는 분은 본인이 그만 두는 분은 없었어요. 알바생도 며칠 일하다가 맘에 안 맞는다고 그냥 가고 한다는데 우리 가게서는 그런 일이 없어요. 저도 일하면서 직원관리가 첫째고 그 다음이 손님관리라고 생각해요. 우리 일하는 분이 감기가 걸리면 약도 사주고 그래요.

기자: 일하는 분이 몇 명이나 되나요?

강다현: 우리는 손이 많이 가요. 야채 종류가 많고 매번 식탁에 된장국 시래기 나가니까요. 주방에는 3명이 있고요. 족발 써는 것도 신랑이 하면서 또 한명 있고 해서 알바까지 다 하면 8명이 직원이에요.

하루 열세시간 자신의 식당에서 일하면 하루가 갑니다. 강 씨도 말했듯 앞으로 2년만 참으면 경제적으로 걱정 없이 살수 있다는 목표를 향해 그는 콧노래를 부르며 오늘도 손님을 맞고 있습니다.

제2의 고향 오늘은 춘천의 백년족발집 사장 강다현(가명) 씨의 이야기를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