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제2의 고향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탈북해서 남한에 간 전직 평양의 무역일꾼이 북한 상류층 사람들의 생활을 공개합니다. 한편에서는 아직도 먹을 것이 부족해 힘들어 하는데 중앙당 사람들은 호의호식하면서 북한 안에서 딴 세상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북한상류층의 먹거리와 돈벌이에 대한 탈북자 김명철(가명)씨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중앙당 39호실 자금으로 무역을 하다가 문제가 생겨 탈북했다는 김 씨는 자신을 평양에서는 중산층에 속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평양에 살 땐 층 하나를 터서 150평 규모의 아파트에 살았다고 하는데요. 그가 말하는 평양 상류층의 생활은 가히 상식을 벗어납니다.
김명철: 내가 아는 사람만 해도 일주일에 한 번 우유목욕을 즐깁니다. 욕조에 우유를 채워놓고 하는 거죠. 피부 좋게 한다고요. 그 사람들 사는 게 그래요. 매일 아침 남포항 나가서 약수를 받아와요. 맹물로 밥을 안 해요. 약수터에 탱크 물차가 한 200대가 나가서 실어 와서 중앙당 집들에 아침 6시 반쯤 되면 물을 공급해요. 그리고 남새차가 와요. 농장에서 따서 공급하고 3일 있다가 다시 오는 겁니다. 계란, 육류는 하루에 한 번 아침에 공급하고요. 그렇게 사는 사람과 비교가 안 되죠.
기자: 전기 공급은 안 되서 고층에 사는 사람은 힘들다는 말은 뭔가요?
김명철: 평양시도 정전이 자주 됩니다. 그런데 낮에 그럽니다. 출퇴근 시간에는 승강기 사용이 됩니다. 고장 나기 전에는 움직이죠. 중심구역은 별 문제가 없어요. 난방에 대한 문제는 있어요. 평양에도 난방이 안 돼 발에 동상 있는 사람이 있어요. 나도 베란다에 보일러를 했는데 이 문제가 평양 사람들에게 고통이죠.
기자: 평양 사람들은 먹는 것은 문제없는 데 난방은 어쩔 수 없다?
김명철: 그런 거는 어쩔 수 없죠. 하지만 먹는 것도 다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에요. 평양에 산다고 해도 집사람들이 나가서 장사는 조금씩 다 하거든요. 남편이 많이 못 벌어오면 집사람들은 장마당으로 출근하죠. 그래도 지방보다는 생활수준이 엄청난 차이가 있어요.
북한 당국에서 수입하는 사치품들은 주로 북한 내 엘리트 계층에 선물로 내려 보내 충성심을 유지하는데 쓰인다고 알려졌습니다. 예를 들어 양주와 화장품, 시계 등이 대표적인데요. 김 씨는 우유목욕이 평양 고위층 사이에 유행이 된 것도 프랑스 영화와 같이 외래문화 유입에 기인하지 않았을까 추측합니다.
김명철: 지도원급 이상이면 한국 드라마 외국 것 다 봐요. 저도 많이 봤어요. 다는 전부 믿진 않아요. 영화는 세월을 한 10년 앞선다 하고 보는 거죠. 여기 와서 보니까 진짜 생활을 그렇게 하긴 하는데 그런 사람들도 그렇게 알지 않을까요? 일단 화장품이 한국 화장품만큼 좋지 않아서 프랑스에서 들여다 많이들 쓰는데 상류층은 그쪽 문화가 많이 들어와 있지 않을까요?
무역회사 지도원이 이었던 김 씨는 사업을 하기 위해 권력이 있는 사람과 친하게 지해야 했고 그 친구들은 일하지 않았지만 돈이 넘쳐나는 생활을 했다는 겁니다.
김명철: 내가 아는 사람은 일주일에 한 번씩 그렇게 해요. 내가 전화를 하면 지금 목욕 중이다 그래서 뭔 목욕을 그렇게 오래해 하면 우유 목욕한다는 거예요. 그런 정도쯤 되면 빨치산 출신이죠. 이 사람들은 돈을 안 벌어요. 다 갈취예요. 선을 대주는 겁니다. 자기는 항일투사 아들이라고 해서 한 달에 여자한테 2만 달러씩 썼어요. 돈을 상납하는 거죠. 북한에서 거래되기 힘든 물건을 거래할 때는 그러는 겁니다. 북한에서는 싸지만 중국에선 비싼 것을 거래해야 하는데 승인을 못 받는 겁니다. 빨치산 자식들은 간단히 받을 수 있어요. 중앙당 외화벌이 처에 39호 실에 돈을 어느 정도 상납 하겠다고 말하면 승인을 받게 해주는 겁니다. 그렇게 승인을 받으려면 돈을 엄청 써야 해요.
일주일 마다 우유목욕을 하는 사람, 유흥비로 한 달에 몇 만 달러씩 쓰는 사람이 평양에 있지만 그들의 생활은 일반 북한주민에게는 철저한 비밀로 노출되지 않습니다.
김명철: 평양 사람들도 다는 몰라요. 그렇게 산다는 것을 알면 지방 사람들이 들고 일어나겠죠. 그것을 다 모르고 사는 겁니다. 일단 평양 중심구역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은 철저한 비밀에 쌓여 사는 거죠. 지방 사람들이 평양에 친척이 있어서 오긴 와요. 보지 못한 희귀한 과일이 있으니까 먹는데 가지고 가겔 못해요. 일단 집에 왔으니까 실컷 먹어라 여기 있는 과일과 음식은 전부 선물이니까 가지고는 못 간다. 실컷 먹고 갈 때는 싸 보내는 적이 없어요. 그러다 보니까 다른 사람들은 말로 전해 들었지 실제 눈으로 보지 못했으니까 그렇게 산다고 믿지도 않고요.
사람 사는 세상이니 남자 몇 명모이면 술자리가 벌이지고 평소 안하던 농담도 하게 되지만 아무리 술을 마시고 취해도 입조심 하는 것엔 경계를 늦추지 않습니다.
김명철: 그런 말을 옮기지 못해요. 말 조금만 잘못해도 잡혀가니까요. 북한 술자리는 규정돼 있어요. 앉아 술 마시면 여자문제, 여자소리 하면 절대 문제없어요. 어디 가서 강간을 했다고 해도 안 잡혀가요. 그런데 세상 잘 산다 못 산다 김정은 가문 얘기 한다든가 그러면 바로 잡혀가요. 평양 사람조차 김정은 가족에 대해선 몰라요. 알려고도 안하고요. 그런 일이 많아요. 자고 일어나면 없어요. 인민반장은 국가보위부에서 와서 차에 싣고 갔다 이러는 겁니다.
북한에서 살 때 가족 외식을 하면 고려호텔에 가서 한 번에 1천 달러씩 쓰면서 경제적으로 아쉬운 것을 모르고 살았던 김 씨. 하지만 늘 불안한 마음으로 살았습니다. 자기도 친구처럼 언제든 영문도 모른채 끌려가 총살당할지 모른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김명철: 이상한 세상이에요. 돈이 있다고 해서 좋은 그런 세상이 아니에요. 돈이 있다고 근심걱정이 없는 게 아니에요. 일하면서 내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잖아요. 잡혀가 봐야 아는 거죠. 나도 국가보위부에 몇 번 끌려갔었는데 내가 생각지도 않았던 말을 하는 거예요. 외화벌이로 도라지, 버섯 하라고 했는데 왜 동을 가지고 움직였냐? 이런 트집을 하는 거죠. 높은 끈을 하나 잡아서 상납하면서 사는 거예요. 안 걸릴 사람이 없어요. 친구는 일본과 거래하면서 장성택한테 1만 달러씩 상납을 했어요. 술 한 잔 먹으면서 반말하고 그러다가 여자 문제로 트집잡혀서 총살됐어요. 항상 불안에 떨면서 살아야죠.
제2의 고향 오늘은 무역일꾼 김명철(가명)씨의 이야기를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