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제2의 고향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우리가 흔히 하는 말 중에 배부르고 등 따시면 부러울 것이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생활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으니 불만도 없다는 표현이 되겠는데요. 북한에서는 먹을 것이 없어 항상 배가 고팠던 사람이 남한에 가서 요리사가 된 여성이 있습니다. 바로 요리사 탈북여성 조옥실 씨입니다. 오늘은 먹는 것의 행복에 대해 전해드립니다
조옥실: 저는 현재 한국예술직업전문학교에서 제과제빵과 한식 조리를 가르치고 있는 조옥실 입니다.
조옥실 씨가 탈북한 것은 2003년입니다. 북한에서 가장 힘들었다는 고난의 행군을 한고비 넘긴 때지만 여전히 먹을 것이 부족해서 경제적인 이유로 탈북 합니다. 고향을 떠난 것은 거의 10년이 되지만 남한 생활은 5년째입니다. 중국에서 잠시 살았기 때문인데요. 조 씨가 남한에 가서 요리사가 된 자신이 계획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조옥실: 하나원에서 나와서 탈북자들이 교육을 받는 뭐가 없을까 해서 정부에서 하는 직업훈련을 받게 됐습니다. 컴퓨터는 나이가 있어 좀 어려울 것 같고 대학 공부는 나중에 하자 했고 한국에서 살자면 건강하게 잘 먹어야 하니까 시작하게 됐죠.
기자: 남한에서 제일 맛있게 먹은 음식은 어떤 것입니까?
조옥실: 제일 맛있게 먹었던 것은 삼겹살입니다. 북한에서는 돼지고기를 싫어했는데 여기서 먹게 됐고 지금도 맛있게 먹는 것은 매운 족발 아니면 북한에 없는 아구찜입니다.
기자: 북한에서 삼겹살을 아실까요?
조옥실: 들어도 못 봤을 겁니다. 북한에서는 돼지고기를 먹는다면 삶은 것을 썰어 먹습니다. 남자는 고기를 썰어서 안주로 먹고 여성분들은 탕으로 먹는다든지 대체적으로 북한에선 돼지고기를 국이나 탕으로 먹습니다. 그런데 여기선 고기 그 자체를 구워 먹는 거죠. 아구찜은 바다에서 나오는 것인데 제가 바닷가에서 살았지만 보지 못했는데 찜으로 해서 먹는 거죠. 북한에서는 물을 많이 부어서 탕으로 먹는데 여기는 콩나물을 많이 넣고 찜으로 해서 그 고기 자체로 먹는 데 맛있습니다.
기자: 남한에서는 맛있는 음식점을 찾아다니면서 먹는 데 그런 것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조옥실: 북한에선 아침 먹고 돌아서면 점심을 뭘 먹을까? 그렇게 살았는데 탈북 전 우리 식구 여섯 명이 하루 300그램 국수로 살았습니다. 여기 오니까 맛집을 찾아다니면서 먹는 다고해서 뭘 그러나 배만 고프지만 안으면 되지 했는데 지금 보면 그것만큼 좋은 것이 없더라고요. 먼 곳을 휘발류 없애면서 가면서 산천구경 하고 남한에 사는 고마움도 느끼고 살면서 먹는 것이 이렇게 즐거운 것이구나 하고 느꼈죠. 그 즐거움이란 것이 대단하더라고요.
기자: 세상에 참 좋은 냄새가 고기 굽는 냄새, 빵 만드는 냄새, 커피 끓이는 냄새인데 예전에는 몰랐는데 이렇게 좋은 냄새가 있구나 하고 느끼는 것도 있을 것 같은데요.
조옥실: 네, 처음에는 이런 냄새를 접하지 못하다 보니까 직업훈련 받으면서 빵 냄새가 싫더라고요. 우리가 먹던 빵은 소다만 넣고 하는 건데 여기는 여러 가지가 들어가니까 싫고 했는데 나중에는 중독이 되더라고요. 길을 가다가도 냄새를 맡으면 어떤 빵인지 연상이 돼서 사먹을 때도 있어요. 커피도 북한에서는 몰랐는데 볶는 냄새가 처음에는 탄 냄새가 나서 싫었는데 이제는 그 냄새 때문에 일하다가도 커피 먹으로 가죠.
40대 중반으로 아직 혼자 살고 있는 조 씨는 전문 직업인으로 학원에서 요리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대상은 같은 북한출신 탈북자와 남한에 사는 조선족인데요. 조옥실 씨는 서로 다른 문화권에 살다온 사람들은 맛을 보는 미각도 당연히 틀리다고 말합니다.
조옥실: 저희가 금방 와서는 북한이나 중국에서 먹던 미원이 없으면 안 되더라고요. 남한 음식이 입에 안 맞아서 순대도 못 먹었어요. 맛이 없어서요. 그런데 지금은 영양이나 칼로리를 따져 먹는 남한식이 좋더라고요. 그래서 학생에게도 그렇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건강 생각안하고 혀 맛으로만 만든 음식이지만 건강으로 위해 이제 바꾸라고 해요. 북한음식이 때때로 생각나서 해보면 맛이 없어서 못 먹겠더라고요. 똑같은 재료로 하는데요.
기자: 남북한 음식을 비교하면 어떨까요?
조옥실: 북한의 음식은 모든 것이 짭니다. 소량으로 먹어야 하니까 모든 음식이 조림으로 짜게 하고 한국 음식은 싱거우면서 달고 일단 모든 음식이 단백하고 부드러워요. 북한 음식은 톡톡 쏘고 맵거나 짜게 해서 순간 맛으로 욕구를 채우게 하는 차이가 있어요. 한국 음식은 단백하고 부드러운 차이가 있어요.
항상 누구에게나 당당하게 그리고 성실하게 대하자는 조옥실 씨는 이제 앞으로 5년 뒤 그리고 더 나아가 10년 후 자신의 모습도 그려보면서 매 순간 행복을 찾고 있습니다.
조옥실: 저는 5년 안에는 북한에서 오신 분들 연령이 좀 많은 분들 열심히 가르치고 빨리 정착하는 법을 가르쳐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10년 후를 보면 사회복지 공부를 하기 때문에 제가 탈북해서 북에 계신 어머니 돌아가시는 것도 못 봤는데 앞으로는 어르신들 돌봐 드리는 일을 하며 봉사하고 살고 싶습니다.
제2의 고향 오늘은 탈북여성 요리사 조옥실 씨의 이야기를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